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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15

엘러리 퀸의 모험 - 엘러리 퀸 / 장백일 : 별점 4점

엘러리 퀸의 모험 - 8점 엘러리 퀸 지음, 장백일 옮김/동서문화동판주식회사
제가 좋아하는 단편집입니다. 시그마북스 버전으로 “새로운 모험”은 가지고 있었지만 오히려 전반부에 해당하는 이 책은 절판된 후 구하지 못하던 차에 이번에 동서 추리 문고본으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1. 아프리카 출장 직원의 모험 / 2. 목매달린 곡예사의 모험 / 3. 1페니 검은 우표의 모험 / 4. 수염난 여자의 모험 / 5. 세 절름발이 사나이의 모험 / 6. 보이지 않는 연인의 모험 / 7. 티크 담배갑의 모험 / 8. 쌍두견의 모험 / 9. 유리돔 시계의 모험 / 10. 일곱 마리 검은 고양이의 모험 의 10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그마북스 판본에서 “미친 티 파티”가 빠진 모양인데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 저는 에드가상 수상 단편선으로 이미 가지고 있어서 별로 아쉽지는 않네요.

첫번째 단편 “아프리카 출장 직원의 모험”은 엘러리 퀸이 모교에 범죄관련 프로그램 강의를 맡아 3명의 학생들과 한 살인사건의 조사를 하는 이야기로, 아프리카에 출장 갔다 온 피해자의 소지품과 현장 검증을 토대로 각각의 추리를 펼치는 이야기로 구성이 독특하고 마음에 들었습니다. 시리즈로 나왔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는데, 아쉽게도 이 한편 밖에 없네요. 약간 “라쇼몽” 같기도 하고 색다릅니다. 뭐.. 추리적으로는 범작이네요.
“1페니 검은 우표의 모험”은 우표 수집상에서 일어난 도난 사건과 색다른 책 도둑을 등장시켜 독자의 허를 찌릅니다.
“수염난 여자의 모험”은 “피해자가 그리던 그림속 여자에게 그려진 수염”이라는 단서만으로 추리하는 정말로! 기발한 작품이고요,
“유리돔 시계의 모험”은 작가 스스로가 “굉장히 쉬운 사건”이라고 강조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가장 과학적(?)이고 공정한 단편입니다.
마지막 “일곱 마리 검은 고양이의 모험”은 “고양이를 싫어하는 노파가 사간 똑같이 생긴 일곱마리 고양이” 라는 수수께끼 같은 상황에서 펼쳐지는, 작품집을 마무리 하는 단편 답게 최고 수준의 재미와 흥미를 주는 작품입니다. 나머지 작품들도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모두 상당한 수준들이고요.

하나 아쉬운 것은, 각 단편마다 단편집 제목 때문인지 전부 “모험”이라는 말이 붙어있는데 요건 좀 어색한 거 같습니다. 이왕이면 더 멋진 제목을 붙였으면 좋았을 것을… (미국 작가들은 이런 말장난을 즐기는 것 같더라고요)

결론내리자면 제가워낙 단편집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명불허전! 거장의 명성답게 엘러리 퀸과 함께하는, 전통적인 고전 추리 퍼즐 미스터리의 진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모험” 보다는 고풍스럽고 전통적인 미스터리라 더욱 좋았던 것 같네요. 시그마 북스 판본으로 사지 못한 것은 조금 애석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이쪽 번역도 괜찮은 편이었고요. 별점은 4점입니다. 정통 고전 본격 추리의 맛을 느끼시고 싶으시다면 강추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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