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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25

음양사 - 타키타 요지로

 


우근위부중장(右近衛府中將)인 미나모토노 히로마사(源博雅, 이토 히데아키)는 원령에 씌인 상사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당대 최고의 음양사인 아베노 세이메이(安倍晴明, 노무라 만사이)를 찾아간다. 세이메이의 집에서 히로마사를 맞이한 것은 시키가미(式神)인 미츠무시(蜜蟲, 이마이 에리코). 미츠무시가 눈 앞에서 갑자기 나비로 변신하는 신비한 광경을 직접 목격한 히로마사는 당황하면서도 불가사의한 힘을 지닌 세이메이에게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리고 세이메이 역시 왕실의 녹을 먹는 사람으로서는 드물게 청렴결백한 히로마사에게 끌리는데. 헤이안 시대에는 음양료라는 관청이 존재했다. 음양료는 천황을 보필하는 풍수와 점성술, 퇴마를 관장하는 기관. 이 무렵, 헤이안쿄의 다이리(內裏)에서는 음양두(陰陽頭 : 음양료의 우두머리)인 도손(道尊, 사나다 히로유키)이 주문의식을 거행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도손은 '수도의 수호자(都の守り人)'의 출현을 예언하는데 그것은 천자의 사랑을 받아 임신 중인 좌대신(좌의정에 해당) 후지와라노 모로스케(藤原師輔, 야지마 켄이치)의 딸 히데코(任子)의 뱃 속 아이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얼마 후 히데코는 아들을 낳고, 그 아이는 돈페이 친황(敦平親王)으로 명명되는데 친황의 존재는 좌대신 후지와라노 모로스게의 지위를 반석 위에 올려 놓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을 용납할 수 없었던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딸 스케히메(祐姬, 나츠카와 유이)를 이미 황제에게 바쳐 아들까지 얻게 한 우대신(우의정에 해당) 후지와라노 모토가타(藤原元方, 에모토 아키라)였다. 손자의 장래와 자신의 지위가 위태롭게 된 것이다. 한편 세이메이는 최근 들어 수도 여기저기에서 불온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음을 느낀다. 어느날 밤, 히로마사는 세이메이를 찾아 와 태어난지 얼마 안되는 돈페이 친황의 몸에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사실을 알려 준다. 이야기를 듣자 세이메이는 곧 친황의 몸에 강력한 저주가 내려지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이 저주와 비밀을 풀기 위해 불가사의한 여인 아오네(靑音, 코이즈미 쿄코)를 불러, 미츠무시, 히로마사와 함께 천왕이 있는 다이리로 향한다. 그러나 친황의 몸에 내려진 저주는 세이메이 일행이 앞으로 직면하게 될 사건의 시작에 불과했다…

위의 줄거리를 가진 “음양사”는 2001년도에 제작된 작품으로 TV에서 인기있었던 시리즈를 10억엔이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로 영화화한 것입니다. 이번 설 연휴에 케이블 TV에서 방영해 주어서 보게 되었습니다.

일단 저는 원작만화를 상당히 좋아합니다. 세이메이와 히로마사라는 캐릭터의 매력과 더불어 뭔가 허전한 그림이나 이야기, 헤이안 시대의 뭔가 나른한 묘사 같은 것이 잘 어우러진 이색작이죠. 원작자인 “유메바쿠라 바쿠”와 함께 작업한 데즈카 오사무의 며느리로 알려진 “오카노 레이코”의 그림 역시 환상의 컴비인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저같은 원작만화의 팬을 사로잡을 수 있는 여러 장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캐스팅이 완벽한데요, 특히 “세이메이”역의 노무라 만사이(野村萬齊)와 “히로마사” 역의 이토 히데아키는 정말 대단합니다. 노무라 만사이는 일본의 전통예술 중 하나인 교겐(狂言)계의 스타이자 후계자라고 하는데 2차원세계의 세이메이를 정말 말투, 몸짓, 행동 하나하나로 완벽하게 재현해 내고 있습니다. 이토 히데아키 역시 조금 멍청하고 단순한 히로마사역을 잘 소화해 내고 있고요. 그리고 10억엔의 제작비를 들였다는 대작 답게 헤이안시대를 재현한 세트나 의상 등은 상당히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음악이나 미술효과 역시 마음에 듭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원작에 비해 스케일을 키운 이야기 탓에 이야기가 갈수록 흔들려 막판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세이메이의 눈물을 보여준다던가, 거대한 음모에 비해 너무나도 시시하게 끝나는 악당의 최후, 그리고 제작비에 비해 의아할 정도로 초라한 특수효과나 CG가 아쉽습니다. 스토리 측면에서는 뭐 재밌는 요소도 분명히 있고 억지스러운 것은 아니니 그냥 그렇다고 쳐도 제작비에 비해 초라한 “화면발”은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그냥 TV드라마로 착각했을 정도였거든요. 더군다나 이 영화의 여배우들은 하나같이 왜 이 모양들인지…..

저 같은 원작팬에게야 물론 좋은 선물이고 노무라 만사이씨의 연기는 만점짜리이지만 영화는 스토리와 비쥬얼 측면에서 사실 많이 부족했었지 않나 싶습니다. 이런 긴 호흡의 장편보다는 차라리 원작의 에피소드를 살린 단편 옴니버스 형식의 TV 시리즈가 더 재미있을 것 같네요.

나름의 재미와 즐거움은 있었지만 이래저래 2% 정도 부족한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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