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04/01/29

Happy SF 03 : 신들의 사회 - 로저 젤라즈니

신들의 사회 - 8점
로저 젤라즈니 지음, 김상훈 옮김/행복한책읽기

먼 미래의 어느 행성인 이곳에 우주선 “인도의 별”을 타고온 1세대 이주민 중 한명으로 과학 기술로 다들 신으로 군림하던 1세대인들에게 “촉진주의”의 기치를 들고 반란을 일으키나 패배한 뒤 추방당했던 "샘"을 죽음의 신 “야마-다르마”가 기계장치의 도움으로 부활시킨다. 샘은 몇번에 걸친 전투와 환생 끝에 마지막으로 제 1세대 중 한명이었지만 전 세계를 기독교화 하려는 야심가 “니리티”와 신들의 전쟁에 참전하는데…

뉴 웨이브 SF의 걸작으로 인도신화를 배경으로 한 장대한 서사 SF입니다. 힌두 신화의 신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방대한 세계관과 역사관 속에서 서양인이 잘 이해할 수 없을 불교 사상과 윤회, 전생, “업” 등등의 종교적 요소와 신들의 무기인 “열추적 미사일 = 루드라의 화살”, “우레의 전차 = 공격형 비행선”, 등 같은 SF적인 요소를 잘 결합시킨 작품이죠.

사실 힌두의 신들이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싸운다.. 라는 설정은 이제 21세기가 된 지금에는 그다지 특이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더군요. "공작왕", “3X3 eyes”도 있고, “수라왕 슈라토”도 있고 clamp의 “리그-베다 (성전)” 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 책의 세계관과 역사관, 설정은 정말 대단합니다. 그냥 단순한 신들의 설정만 빌려와 전투 능력만을 강조한 후대 일본의 여타 작품들과는 달리, 온갖 동양철학과 사상을 집어넣어 방대하면서도 심오하게 묘사하고 있거든요. 그렇지만 딱딱하지만은 않고 소설적으로도 굉장히 재미있는 것이, 흡사 무협지를 읽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예를 들자면 다양한 능력과 기술로 전투를 묘사할 뿐더러 전투 와중에 설법을 교환하는 특이한 장면들이 그러합니다. 목을 조르면서 “아무도 공기를 찬미하는 자는 없다, 하지만 그것이 없을 경우를 생각해 보라!” 라는 장면이 대표적이죠
샘이 “불타”의 모습으로 설법을 하는 중간부분까지는 조금 지루하지만 뒷 부분의 전투장면등은 확실히! 재미있습니다.

사람 취향을 좀 타는 책일 수도 있지만 책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너무나도 가볍고 얄팍한 설정의 기존 환타지에 비하면 확실히 무게감이 느껴지는 수작입니다. 물론 저도 재미있게 읽었고요. SF와 환타지를 좋아하시는 장르문학 팬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작품이 아닐까 싶네요. 별점은 4점입니다.

PS : 번역이 조금 딱딱해서 읽기가 좀 어렵더라고요. 더 부드럽게… 표현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