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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16

르콕 탐정 - 에밀 가보리오 / 한진영 : 별점 2.5점

르콕 탐정 - 6점 에밀 가보리오 지음, 한진영 옮김/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파리의 한 술집에서 격투 끝에 살해된 세 남자의 용의자로 한 남자가 현장에서 체포되고,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20대 중반의 르콕이 등장한다. 르콕은 상관인 제브롤 경감의 무시에도 불구하고 현장검증과 수사를 통해 체포된 사나이 메이가 사실은 뭔가 배경이 있는 인물이라고 추리한 뒤 세그뮬러 예심판사와 동료형사 압생트, 그리고 일종의 범죄 자문위원(?)인 타바레 등의 도움으로 진상을 밝혀내게 된다.

에밀 가보리오의 전설적인 추리소설. 포우 직후에 발표된, 19세기에 쓰여진 초창기 추리소설로 이 작품을 비롯해서 여러편의 작품을 발표한 가보리오는 현대 추리소설의 형성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셜록 홈즈도 르콕 탐정을 “그는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존재야” 라며 폄하하는 장면이 있지만 코난 도일 경 스스로 이 작품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겠죠.
한마디로 추리 역사상, 거의 추리소설의 아버지쯤 되는 작품으로 그동안 역사적인 가치로나 호기심으로나 항상 관심을 두고 있었는데 이번에 국일미디어에서 발행되었네요. 물론 저는 당장 샀습니다. 책도 묵직하니 무려! 500페이지 가까운 장편으로 기대하게 만들더군요.

하지만 내용면에서는 아무래도 초기 작품 답게, 좀 지루하고 맥이 빠지는 편입니다. 초반부의 사건 현장만 분석해서 추리하는 르콕의 모습은 홈즈와 굉장히 유사하고, 나름대로 색다른 재미도 주지만 갈수록 사건 자체의 트릭 보다는 범인의 정체를 밝히는 데에 목적을 두고, 순전히 탐문수사에 의존하는 르콕의 수사 방식이 굉장히 지루하거든요. 르콕의 모든 행동들은 홈즈가 비판할 정도로 어설프기도 하고요.
마지막 부분에서 용의자를 도망치게 놓아주고 용의자의 뒤를 쫓는다는 방식도 순진하지만, 드러난 용의자의 정체를 몰라 고민하다가 탐정 타바레의 자문으로 쉽게 해결되는 결말부 같은 것은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뭐 그 타바레의 추론 자체도 그다지 놀라운 것도 아니라서 더 맥이 빠지네요. 이렇다면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당시의 “경찰 수사” 소설이라고 하는게 더 적당할 것 같아요.

원래 이 책은 2부작으로 2부째에서는 주요 등장인물들의 과거사, 그리고 그것에 얽힌 여러가지 이야기를 다룬다고 하는데 2부는 추리소설보다는 뒤마식의 모험 소설에 가까울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구성은 셜록 홈즈 장편 “주홍색 연구”나 “4인의 서명” 등에서 전반부에 사건이 벌어지고 후반부에는 범인의 회상으로 이루어지는 구성과 유사한 것 같은데 이 당시 추세였을까요?

어쨌거나 기작으로의 미덕과 역사적인 가치는 분명하지만, 그만큼 조금 어수룩하고 순진한… 현대독자들이 보기에는 부족한 점 또한 많습니다. (무려 100년도 전에 쓰여진 책이니까요) 그만큼 세월이 흐른 것이겠지요. 이 책도 조금만 더 짧았었더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결론적으로 지 읽기에는 역사적 가치 이외의 다른 재미를 찾기 힘들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물론 저로서는 이런 책이 나와주니 고맙기만 하다! 쪽이었지만, 사실… 많이 팔릴 것 같진 않네요^^ 그래도 꾸준히 나와주었으면 합니다. (욕심일까나..) 아울러 뒷부분의 정태원씨의 해설은 언제나처럼 좋았습니다. 차후에 국일미디어 책들이 많이 나오면 뒷 부분의 해설만 따로 모아서 책으로 내 놓아도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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