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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3

C.M.B. 박물관 사건목록(씨엠비) 35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2.5점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35 - 6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전통의 시리즈 제 35권. 이번 권에는 4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마약 밀매살인 사건 등 강력 사건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일상계스러운 느낌이 특징이에요. 신라와 타츠키가 '지나가다' 우연히 만난 사건들로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철저하게 '방관자' 역할로 추리만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죠. <<도미토리>>에서, 각성제 유통 혐의를 받는 츠노다가 누명을 벗지 못한 들, <<도토리와 솔방울>>에서 조난당한 부자를 찾아내지 못한 들, <<알리바이>>에서 알리바이 증명을 못한 들 신라가 손해볼건 없거든요. <<크리스마스의 마우>>는 마우가 주인공이니 더 이야기할 필요도 없습니다.

물론 탐정이 철저하게 방관자이며 제 3자라는게 나쁜건 아닙니다. 고등학생이 살인 사건에 계속 휘말리는 것 보다야 현실적이죠. 개인적으로는 이런 일상계 느낌을 더 좋아하기도 하고요. 그러나 추리적으로는 <<도토리와 솔방울>> 말고는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이 많지 않고, 등장하는 추리와 트릭들도 비교적 소박한 편이라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듭니다. 신라가 주인공이 아니라서 별다른 드라마도 없고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 아주 모자라지도, 아주 빼어나지도 않은 평작 수준이었다 생각되네요. 보다 상세한 리뷰는 아래를 확인하세요. 언제나처럼 스포일러는 가득한 점 잊지 마시길!

<<도미토리>>
타이 푸켓의 백 패커들을 위한 싼 숙소인 '도미토리'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여러명의 여행객들이 묵는 숙소인데, 일본인 츠노다가 각성제 소지 혐의로 체포되고 이를 우연히 일본 대사관에 방문했던 신라 일행이 돕게 되지요. 여행객들이 각자 토산품으로 산 힌두교 신상을 자랑하는데, 츠노다가 산 시바 상에서 각성제가 발견되었거든요.
시바 상의 대좌는 호랑이어야 하는데, 각성제가 들어있던 대좌는 연꽃이라 비슈누와 바꿔치기 된 것이며 때문에 비슈누 상의 주인인 코버가 범인이라는게 결말입니다.

대단한 트릭이 등장하는건 아니며, 증거도 딱히 없고 코버의 말 실수가 전부인지라 추리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듭니다. 그래도 C.M.B 특유의 현학적인 설명이 핵심 결말과 이어지는 전개는 나쁘지 않았으며, '지식'이 중요하다는걸 알려주는 마지막 장면은 좋았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크리스마스의 마우>>
급사한 제약회사 회장 집에 방문한 마우가 8천만불어치 컬렉션 전부를 구입한 뒤, 고갱 그림 도난 사건과 엮이게 되는 이야기. 마우가 탐정역으로 등장하지요.
보험사와 피해자, 은행이 차고 친 이야기라게 내용의 전부라 재미도 없고 추리적으로도 가치 없는 졸작입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도토리와 솔방울>>
산악 경찰대에 구조 전화가 걸려온다. 산행 중이던 아버지가 사고로 쓰러진 뒤, 아들이 전화를 건 것. 아들은 사고 현장에 대해 이런저런 정보를 알려준다. 아들이 말한 '폭포' 등의 단서를 토대로 장소를 확신한 대원은 자신있게 현장으로 출동한다. 그러나 정작 부자는 찾지 못하고, 신라 일행의 도움을 받게 된다.

조난자가 자신의 위치를 몇 가지 단서로 알려주고, 이를 토대로 구조에 나선다는 추리물.
부자의 위치를 확인하는데 솔방울의 모양이 중요한 단서로 쓰이는 것도 좋지만, 왜 있지도 않은 폭포를 있다고 했는지?에 대한 설명을 '눈의 착각'이었다며 풀어나가는 전개가 아주 좋았습니다. 두 개의 물줄기가 교묘하게 겹치는 특정 지형에서만 가능하지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였으니까요. 절벽이 물에 비쳐서 생긴 '깊은 구멍'에 대한 설명 역시 아주 만족스러웠고요. 대단하지는 않지만 풍성한 아이디어가 가득하여 즐겁게 읽었습니다.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5점! 이번 권의 베스트였습니다.

<<알리바이>>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과는 조금 다르게, 일상계에 가까운 작품.
살인 사건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무죄인 주인공이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해 나가는게 핵심이며, 이 증명에 그가 목도리를 떨어트렸던 아주 사소한 행동이 단서가 된다는 점에서 그러합니다. 이 단서를 통해 '그는 목도리를 벗어서 손에 들고 있었으며, 아마도 직전의 식사는 코트와 목도리를 벗어서 놓을 수 있는 곳에서 먹었다' 는 추리도 아주 합리적이었어요.

문제는 시체를 숨기는 핵심 트릭입니다. 조명을 조작했다는 이야기인데, 그만큼 잘 되었을지 전혀 모르겠더라고요. 설령 잘 되었다 하더라도 결정적인 증거 (조명 조작)가 남는다는 점에서, 좋은 트릭으로 보기는 힘들지요.
그래서 별점은 2.5점. 본편 트릭보다는 알리바이 증명에 대한 일상계스러운 추리와 '현재를 즐겨야 한다'는 결말이 훨씬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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