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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1

마리오네트의 덫 - 아카가와 지로 / 이용택 : 별점 1점

마리오네트의 덫 - 2점
아카가와 지로 지음, 이용택 옮김/리버스맵

프랑스어 전공 대학원생 우에다 슈이치는 지도교수의 소개로 프랑스어 가정교사로 일하게 된다. 그가 일하게 된 곳은 외딴 곳 저택인 미네기시 집안의 대 저택. 일하던 중 슈이치는 우연히 미네기시 집안의 막내딸 마사코가 감금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그녀를 풀어주게 되지만 그녀는 사실 연쇄살인범이었다.
마사코의 연쇄살인극이 펼쳐지는 동안 슈이치의 약혼녀 미나코는 슈이치를 구해내기 위해 미네기시 집안 마약 밀매의 본거지인 요양소로 잠입하는데...

아카가와 지로의 초기 대표작 중 한편인 범죄 스릴러. 요새 아카가와 지로 출판 러쉬에 힘입어 정발되었네요.
사실 명성에 비하면 그리 높은 퀄리티의 작품을 쓰는 작가는 아닌, 일본의 "시드니 셀던" 정도의 작가로 알고 있어서 별로 챙겨 읽지는 않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읽고 난 결과는! 역시나였습니다.
대충의 줄거리만 보아도 아시겠지만 마약왕의 외딴 대저택과 저택에 있는 미모의 세자매 (흑묘관인가?), 그 중 큰딸은 색녀에 막내는 광기어린 연쇄살인마라는 현실성은 아예 찾아볼 수도 없는 설정을 바탕으로 치밀하지도 않은 즉흥적인 연쇄살인을 모래성처럼 쌓고 그 중간중간에 정사신같은 자극적인 묘사를 끼워넣은 싸구려 3류 소설입니다. 십여 페이지에 한번씩은 자극적인 장면이 등장하니 3류 소설의 교과서라 해도 되겠어요.
물론 자극적인 장면을 등장시킨다는 조건을 충족시키면서도 나름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했던 <로망 포르노>라는 장르가 있기는 합니다만... 이 작품은 그냥 자극과 흥행이 될만한 요소만 집중적으로 파고든 펄프 픽션에 불과합니다.

추리적으로 본다면 애초부터 추리소설이라고 하기는 힘들고 그나마 미치광이 연쇄 살인범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서스펜스 스릴러로 부를수 있으나 이야기 자체가 헛점 투성이라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 전무합니다. 슈이치가 마사코를 조종해 범죄를 저지른다는 이유와 방법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는 것이 가장 큰 예이겠죠. 그 외의 설정과 여러 사건들은 솔직히 성인만화라고 해도 유치할 수준이고요. 마지막에 반전이 있기는 하나 반전 역시도 설득력이 전무한, 만화같은 이야기라는 문제점은 동일합니다.

어떻게 보면 제 기대 수준을 거의 맞추긴 했습니다. 그만큼 애초에 기대치가 낮기는 했지만요. 그러나 제 기대치보다도 형편없었다는건 좀 문제네요. 별점은 1점입니다. 혹 궁금하신 분들께는 시간이 아무리 많이 남으셔도 세상에는 훨씬 유익한 것이 많으니 이 책만큼은 관심두지 않으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그나저나 왜 이 작가가 일본에서(나마) 인기가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한층 더 깊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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