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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8

개는 어디에 - 요네자와 호노부 / 권영주 : 별점 2점

개는 어디에 - 4점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권영주 옮김/문학동네

아래 리뷰에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야 조이치로는 은행원이었지만 피부병으로 직장을 그만둔 뒤, 고향으로 돌아와 조사 사무소 "고야 S&R"을 차렸다. 잃어버린 개를 찾는 수준의 일을 맡을 생각이었지만, 처음 맡은건 도쿄에서 실종된 여자를 찾아달라는 의뢰였다...

요네자와 호노부의 첫 번째 장편 추리소설입니다. 탐정이 등장하고 평범한 직장인의 실종 사건이 주요 사건이라는 점은 사회파 분위기가 느껴지고, 묘사와 설정, 캐릭터 등에서는 작가 특유의 일상계 분위기도 느껴집니다. 그러나 첫 장편이었기 때문이었을까요? 전체적으로 뭔가 쓰고 싶은 건 많은데 제대로 마무리하지는 못한 느낌이 강합니다. 의도와 욕심에 비해 전체적인 완성도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거든요.

이유는 여러 가지 있지만 가장 큰건 의뢰된 사건의 설득력이 약하다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사쿠라 도코 사건은 동기부터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자기 개인 사이트에 악성 댓글 좀 달았다고 살의까지 품게 된다? 물론 사쿠라 도코에 대한 폭행을 암시하는 묘사가 보이기는 하나 순전히 고야의 추정일 뿐입니다. 최소한 실종까지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치더라도, 나머지는 설득력을 가지기 어려웠습니다. 비약이 너무 심했어요.

또 두 번째 사건인 고문서의 진위 및 정체를 파악은 구태여 탐정에게 맡기지 않아도 마을 도서관을 통해서 충분히 밝혀낼 수 있는 사건이라서 의뢰가 필요했을지도 의심스러웠어요. 고문서의 가치를 생각해볼 때 아무도 그 정체를 모른다는 것도 별로 현실적이지 않았고요.

이 두 사건이 하나로 엮인다는 것도 굉장히 작위적입니다. 책 뒤의 소갯글에서 "기묘한 접점"이라고 포장하는데, 그 정도는 아닙니다. 그냥 대놓고 "이 두 사건은 관련되어 있다"라는 식으로, 별다른 고민 없이 쉽게 쓰여졌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너무나 많은 우연이 많이 개입되어 있는 것도 단점입니다. 동네 야생견 퇴치 모임에서 우연히 사쿠라 도코의 절친을 만난다던가, 처음으로 사쿠라 도코가 다녔던 회사에 전화를 걸었을 때 그녀의 약혼자(?)가 전화를 받는다던가 하는 것들 모두가 그러합니다. 이렇게 운이 좋다면 탐정 일로 충분히 먹고 살 수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죠.

그 외에도 주인공 캐릭터인 고야 조이치로는 병약하고 의욕 없어 보이는 모습이 심심했고, 부하 한페는 전형적인 하드보일드 탐정을 동경하는 인물이라 식상했습니다. 오기와라 히로시의 "하드보일드 에그"와 거의 똑같았어요. 발표 시기를 보면 아무래도 "하드보일드 에그" 쪽이 먼저였을 것 같고요.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정통 추리물로 보기에는 허점이 많고, 그냥저냥한 일상계로 보기에도 애매한, 킬링타임용으로 적합한 수준입니다. 딱히 권해드리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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