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어디에 -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권영주 옮김/문학동네 |
<아래 리뷰에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래 은행원이었지만 피부병으로 직장을 그만둔 뒤 고향으로 돌아와 조사 사무소 "고야 S&R"을 차린 고야 조이치로. 잃어버린 개를 찾는 수준의 일을 맡을 생각이었지만 첫 의뢰로 도쿄에서 실종된 여자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게 된다.
요네자와 호노부의 장편소설. 작가의 첫 추리 장편이라고 합니다. 탐정이 등장하고 평범한 직장인의 실종사건이 주요 사건이라는 점에서 사회파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하고 묘사와 설정, 캐릭터 등에서는 작가 특유의 일상계 분위기도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러나 첫 장편이었기 때문이었을까요? 전체적으로 뭔가 쓰고 싶은건 많은데 제대로 마무리하지는 못한 느낌으로 의도와 욕심에 비해 전체적인 완성도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이유는 여러가지 있지만 가장 큰 것은 의뢰된 사건의 설득력이 약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가장 중요한 사쿠라 도코 사건은 동기부터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아요. 자기 개인 사이트에 악성 댓글 좀 달았다고 살의까지 품게된다? 물론 사쿠라 도코에 대한 폭행을 암시하는 묘사가 보이기는 하나 순전히 고야의 추정일 뿐이죠. 최소한 실종까지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겠지만 나머지는 설득력을 가지기 어려웠습니다. 비약이 너무 심했어요.
또 두번째 사건인 고문서의 진위 및 정체를 파악은 구태여 탐정에게 맡기지 않아도 마을 도서관을 통해서 충분히 밝혀낼 수 있는 사건이기에 의뢰가 과연 필요했을지도 의심스러웠어요. 고문서의 가치를 생각해볼때 아무도 그 정체를 모른다는 것도 별로 현실적이지 않은 점이죠.
아울러 이 두 사건이 하나로 엮인다는 것은 그 자체가 굉장히 작위적이었습니다. 책 뒤의 소갯글처럼 "기묘한 접점"을 보인다기 보다는 그냥 대놓고 "이 두 사건은 관련되어 있다"라는 식으로 뭐랄까, 별다른 고민없이 너무 쉽게 쓴 것이 아닌가 생각되더군요.
그리고 너무나 많은 우연이 많이 개입되어 있는 것도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든 부분입니다. 동네 야생견 퇴치 모임에서 우연히 사쿠라 도코의 절친을 만난다던가, 처음으로 사쿠라 도코가 다녔던 회사에 전화를 걸었을 때 그녀의 약혼자(?)가 전화를 받는다던가 하는 것들 모두요. 이렇게 운이 좋다면 탐정일로 충분히 먹고 살 수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죠.
그 외에도 주인공 캐릭터인 고야 조이치로는 왠지모르게 병약하고 의욕없어 보이는 모습이 심심했고 부하 한페의 캐릭터는 하드보일드 탐정을 동경하는 전형적인 캐릭터라 식상했습니다. 오기와라 히로시의 <하드보일드 에그> 와 거의 동일하달까요. 발표시기를 보면 아무래도 <하드보일드 에그> 쪽이 먼저였을 것 같고요.
결론내리자면 정통 추리물로 보기에는 헛점이 많고 그냥저냥한 일상계로 보기에도 애매한, 킬링타임용으로 적합한 평균 이하의 작품이었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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