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뜻밖의 음식사 - ![]() 김경훈 지음/오늘의책 |
우리나라에서 옛부터 먹어온 먹거리들을 음식 색깔에 따라 블루, 레드, 옐로우, 블랙 & 화이트로 구분하여 설명하는 책. 우리의 오랜 먹거리 목차를 구태여 영어로 한 이유는 이해할 수 없지만, 어쨌건 역사와 요리, 음식이라는 저의 미시사적 관심사를 충족시키는 주제의 책이기에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음식이나 요리가 아니라 먹거리가 되는 재료 자체에 주목했기 때문에 다른 유사 서적에서 많이 보아왔던 주제들 - 김치나 갈비 같은 - 이 없다는 점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단순히 재료의 역사에만 치중하지 않고, 주요 요리들의 레시피를 소개해 주는 것도 좋았어요. 그림이 곁들여진 것은 아니나 꽤 구체적이라 한 번 해 먹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들더군요. 이러한 점들 덕분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를 몇 개 소개해드리자면,
- 매실을 예전에는 국의 조미료로도 썼다는 것은 처음 알았네요. 제호탕 만드는 법도 눈여겨봐 둘 만했습니다.
- 박하로 박하주와 박하차 만드는 법은 꼭 한 번 따라 해 봐야겠습니다. 그런데 박하잎은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요? 박하주 - 소주 1리터에 잘게 썬 박하잎 50그램을 넣어 2개월 밀봉 후 마심. 박하차 - 깨끗이 씻은 박하잎을 물에 넣고 오래 끓인 다음 체로 찌꺼기는 걸러내고 꿀이나 설탕을 섞어 마심.
- 오미자로 만드는 중국 사천성의 태수 여경대의 전설적인 정력제 독계산! 나이 70에 자식을 여럿 낳고, 결국 버린 약을 수탉이 먹고는 암탉 등에 올라 내리지 않아 암탉의 벼슬이 다 벗겨져 독계가 되었다는 고사에서 유래되었다 하는데, 육종용 3푼, 오미자 3푼, 토사자 3푼, 원지 3푼, 사상자 4푼을 빻아서 체에 받혀 분말로 만든 것을 하루에 한 스푼씩 먹는 것이라고 합니다. 저 재료들, 갖고 싶다...
- 산수유는 남자 몸에 참 좋은 게 맞더군요. 그중 정력 증강에 탁월하다는 산수유주! 산수유 열매를 잘 말린 뒤 5~6배 정도의 소주를 붓고 3개월간 그늘에서 보관하면 된답니다. 와우!
그 외의 다른 먹거리들도 재미있게 소개되고 있으니, 이런 류의 미시사 서적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추천드립니다. 제 별점은 3점입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