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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8

그린살인사건 - S.S 반 다인 / 안동림 : 별점 2점

그린살인사건 - 4점
S.S. 반 다인 지음, 안동림 옮김/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아래 리뷰에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린 저택에 살고 있는 그린 미망인과 다섯 자녀는 서로 적개심을 가지고 있지만, 아버지의 유언 —"25년 동안 그린 저택에 살아야 상속권을 가질 수 있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동거 중이었다. 그러던 어느 겨울, 큰 딸 줄리아와 막내이자 양녀인 에이더가 저격당했고, 줄리아는 사망했다. 단순 강도 사건인줄 알았지만 큰아들 체스터가 지방검사 매컴에게 사건 수사를 의뢰하면서 파일로 번스까지 개입한 수사가 다시 시작되었다. 그러나 곧바로 체스터마저 저격당한 시체로 발견되는데...

저는 1차 세계대전부터 2차 세계대전 전까지의 고전 황금기(Golden Age) 추리소설을 가장 좋아합니다. 뛰어난 캐릭터성을 지닌 탐정들과 격조 높은 트릭이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유럽 작품 한정입니다. 동시기 미국 장편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당대를 대표하는 미국 작가 반 다인과, 시기는 조금 늦지만 엘러리 퀸의 작품들이 대표적으로 대체로 장황한 대사와 잘난 척이 넘치고, 불필요하게 이야기가 길어서 영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도 이런 제 취향 탓에 한동안 손에 잡지 않았는데, 이번 연휴 기간 동안 완독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탐정계에서도 손꼽히는 잘난 척 대마왕인 파일로 번스의 장황한 인용문과 허영은 짜증날 정도로 넘쳐납니다. 번스의 대사들에 나오는 인용문의 주석들만 따로 페이지가 할애될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나 이런 묘사는 번스가 박식하다는 것 외에는 독자에게 전하는 정보가 전무합니다. 예를 들자면, 세 번째 사건 직후 번스는 모두 앞에서 이렇게 떠벌입니다.

"이 일련의 살인의 배후에 있는 것, 그것은 가차 없는 아집이며 끝장 모를 타산입니다. 우리가 겨누고 있는 상대는 지칠 줄 모르는 '고정관념 (idee fixe)'입니다. 광기 어린 악마주의의 논리입니다. 또한 더욱 소름끼치는 것은 기상천외의 로맨틱한 정신 때문에 도착된 상상력, 이것이 지금 우리가 대결하고 있는 상대인 것입니다. 작열하는 불을 태우는 자아 중심주의, 환각 속에서 인식되는 낙관주의, 이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대결하고 있는 것입니다."

솔직히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르겠어요. 이런 대사만 좀 쳐냈더라도 보다 짧고 임팩트 있는 작품이 되었을 텐데 말이죠. 그나마 마지막에 '사진과 회화의 차이'를 논하면서, 세세한 사건의 전체 구도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논리는 꽤 그럴싸하긴 한데.... 이 역시도 장황한 대사에 질린 매컴이 단 세 줄로 요약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회화와 사진은 서로 다르네. 그림에 있는 대상에는 디자인이 있고, 사진에 있는 대상에는 디자인이 없네. 그 디자인을 판별하기 위해서는 그림을 많이 연구해야 한다는 거지."

추리적으로도 문제가 많습니다. 동기가 너무나 확실해서 범인을 특정하기 쉽지만 증거가 아무것도 없는 탓입니다. 결국 범행 현장을 덮치지 못했더라면 범인을 검거할 방법 자체가 없습니다. 물증이 하나도 없는 완전범죄! 그래서 마지막 번스의 행동은 오히려 범인의 예술을 망친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차라리 원하는 모든 것을 손에 넣은 에이더의 승리로 작품을 끝맺었더라면, 이 작품은 추리소설사에 길이 남을 명작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어요.

고전 황금기 본격 추리소설답지 않게 트릭이 별로 없다는 점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줄리아·에이더 저격 사건, 체스터 살인 사건, 렉스 살인 사건, 에이더 독살 미수, 그린 부인 독살 사건의 총 다섯 건의 범죄 중에서 트릭이 사용된 것은 렉스 살인 사건 단 한 건 뿐이거든요. 트릭 자체의 수준은 나쁘지 않지만, 이 정도 규모의 대작 장편에서 활용하기에는 밀도가 부족합니다.

그린 부인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는 의학적 이론과 결합된 작전은 흥미로웠지만, 이후의 전개가 이를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했다는 점도 아쉬웠습니다. 시체만 없었어도 가능한 작전이었기에, 차라리 방화를 일으킬 생각은 왜 하지 않았는지 궁금해지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만약 앞서 말한 완전범죄 결말이었다면 3.5점 정도는 줬을 텐데, 추리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부실하니 좋은 점수를 주기가 어렵네요. 제게 반 다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더해준 작품이었습니다.

덧붙이자면, 이 작품의 큰 특징은 엘러리 퀸의 "Y의 비극"과 굉장히 유사하다는 겁니다. 비정상적인 그린 가문의 어머니와 형제·자매에 대한 설정과 묘사는 "Y의 비극"의 해터 가문과 별반 다를 게 없으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연쇄 살인 사건 역시 판박이니까요. 이 작품이 1928년, "Y의 비극"이 1932년에 발표되었으니 원전으로서의 가치는 이 작품이 더 높겠지만, 앞서 말한 추리적인 문제와 트릭의 빈약함 때문에 정작 원전으로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는 듯합니다. 추리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네요.

2006/01/16

우치다 공포만화 컬렉션 - 우치다 야스오 원작 : 전체 평균 별점은 1.5점


프리랜서 라이터 아사미 미츠히코를 탐정으로 내세운, "여정 미스터리"라는 분야에서 유명한 우치다 야스오의 여러 작품들을 만화화하여 출판한 기획물. 현재 1권에서 11권까지 나와 있으며, 아사미 미츠히코 만이 아닌 다른 명탐정들, 이른바 우치다 야스오의 3대 명탐정이라는 시나노의 콜롬보 다케무라 이와오, 경시청의 오카베 경부 등을 망라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 작가의 작품을 만화 시리즈화해서 출간하는 기획의 시도는 높이 살 만 하고, 국내에 많이 소개되지 않은 작가인 탓에 만화로라도 번역된 것 역시 고마와 해야 할 일이겠죠. 그런데 문제는 작품의 수준만 본다면 오히려 돈이 아까운 것도 많다는 것입니다. 계속 사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이것 참 고민되네요.

이유로는, 일단 권마다 다른 작가들을 쓰고 있는데 기획한 곳이 순정만화 전문지인지 대체로 작화가 순정체입니다. 순정체라는게 문제가 될 수는 없겠지만 수준 자체가 낮은 작품이 많아요. 솔직히 작품과 잘 어울리지도 않고요.
또 우치다 야스오 소설은 한권밖에는 읽어보지 않았지만 "추리" 보다는 이색적인 풍광에 왠지 더 치우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이 만화 시리즈도 역시나 추리적인 요소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든 작품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한권 분량으로 페이지수가 제한된 탓에 축약이 너무 심한 것도 문제에요. 쉽게 읽히기는 하지만 이해하기는 어려운 작품이 있을 정도니까요.

결론적으로, 만화화 자체에는 실패한 듯한 느낌입니다. 내용도 좀 낡고 고리타분한 것이 많아 21세기에 읽기에는 지나칠 정도로 구식이 아닌가 싶은 작품이 많은 것도 감점 요인이고요.
만화 쪽으로 실력을 인정받는 탄탄한 작가 혼자서 전체를 맡아 작업했더라면 더욱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싶어서 아쉽네요. 원작 작품 선정에서부터 만화적인 구성 모두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는 것을 볼 때, 좋은 기획을 살릴 수 있는 좋은 편집자를 구하지 못한 티도 많이 나서 더더욱 아쉽습니다.

저같은 매니아라면 구입하셔도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3만원이 넘는 재앙이 되리라 생각되니 빌려서 보시는 것이 보다 나은 선택이 될 것 같네요. 그나마 볼만한 책은 4권 "밀실 살인 사건", 7권 "트럼프 책의 비밀", 9권 "시인의 망령", 10권 "여섯개의 숫자" 정도입니다. 전체 평균 별점은 1.5점정도?
권별 상세 리뷰는 아래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제목이 왜 "우치다 공포만화 컬렉션" 인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습니다....

1권 바람의 레퀴엠 - 책이 어디있는지 모르는 관계로... 추후 추가하겠습니다.

2권 북쪽에서 온 남자 : 그림 히다카 료
가수 지망생 쇼코의 신변에서 일어난 두개의 살인사건. 두 사건을 연결하는 "북쪽에서 온 남자" 란 과연 누구인가?
아오모리현 시모키타 반도를 부대로 무녀의 예언을 등장시켜 이색적인 분위기를 전해주는 작품.. 이지만 결정적인 추리 부분에서 문제가 많습니다. 왜 두명을 죽였는지에 대한 당위성 자체가 없고 예언과 우연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고 있으며 만화로 구성된 전개 자체도 마음에 들지 않는 별볼일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3권 장미의 살인 : 그림 토바 쇼코
여고생 유괴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먼 친척 동생 오가타 사토시가 의심받게 되자 아사미 미츠히코가 직접 진상을 밝히기 위해 사건에 뛰어든다.
여정보다는 "다카라즈카"라는 극단을 주요 소재로 삼은 작품입니다. 이외에도 유명 연예인이 등장하는 등 예능계를 무대로 했다는 점에서는 다른 아사미 미츠히코 시리즈와는 사뭇 다른 느낌과 재미를 전해 주더군요. 추리 부분에서도 맥락이나 단서를 하나씩 쫓아나가는 전개도 좋았고요.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결말이 너무 시시해서 결과적으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4권 밀실 살인 사건 : 그림 에구치 유
우에노 역사 재개발을 둘러싸고 상인회의 갈등이 팽배해 있던 중 개발 회사의 중역인 와다 후미오의 살인 용의로 궁지에 몰려 있던 테라야마 코지 마저 자살한 시체로 발견된다. 자살 전 테라야마의 사건 의뢰 편지를 받은 아사미 미츠히코가 사건 해결을 위해 나선다.
우에노 역이라는 꽤 친숙한 소재를 등장시킨 아사미 미츠히코 시리즈 중 한편입니다. 밀실 살인 사건이라는 제목에 걸맞는 그다지 기발한 트릭은 등장하지 않지만 추리와 동기, 전개가 납득할 만 하고 결말까지 확실한 작품이었습니다.

5권 백화점 연쇄 살인 사건 : 그림 시토 료코
하카타의 백화점 경쟁 관계를 둘러 싼 기업간의 전쟁이 극심한 상황에서 우연히 사적 발굴현장에 참석한 아사미 미츠히코는 백골이 된 사체를 발견하고 사체의 정체가 밝혀진 후 자신의 옛 연인과 친구가 사건에 관련된 사실을 알게된 형이 직접 아사미 미츠히코에게 사건을 의뢰하는데...
일단 그림, 만화적인 수준에서 제일 처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컷의 배열이나 전개가 도대체 알아먹기 힘들 정도의 수준이라 화가 날 정도더군요. 추리와 단서 등도 맥락에 맞는 것이 거의 없었지만 일단 내용 이해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거의 쓰레기에 가까운 수준의 작품이라 할 수 있겠네요...

6권 나비부인의 눈물 : 그림 타마이 마키코
나가사키에서 악덕 카스테라 업자 야마오카 쇼지가 살해되고 전통 카스테라 업자 마츠나미가 용의자로 몰린다. 마츠나미의 딸인 하루카는 추리작가 우치다의 소개로 아사미 미츠히코를 알게 되고 그를 초청하게 된다. 이후 저명 유명인사가 2명이나 연쇄적으로 살해되는 사건으로 발전하는데...
나가사키를 무대로 한 본격 여정 미스테리로 우치다 선생이라는 추리작가가 등장하는 것이 재미나네요. 그림도 꽤 마음에 들고 만화적으로는 나무랄데 없는 구성이라 읽기에는 편했습니다. 단지 "공원 나비부인 동상에 걸어놓은 펜던트"같이 정통파 미스테리 비스무리하게 거창하게 벌려놓은, 그것도 여러명이 죽어나가는 사건의 무게에 비해서 추리의 전개가 얄팍해서 아쉬울 뿐입니다.

7권 트럼프 책의 비밀 : 그림 츠키시마 츠구미
시오리는 살해당한 아버지가 최후로 남긴 단서인 "트럼프의 책"이라는 단어를 두고 고민하던 중 탐정이라는 아사미 미츠히코라는 인물을 알게 된다. 그가 사건 해결을 위해 도와주면서 동분 서주 하던 중 아버지의 부하직원도 살해당하는 등 사건은 계속 커져만 가는데...
쿠슈 야나가와를 주로 하여 펼쳐지는 진정한 본격 여정 미스테리입니다. 다른 작품들에 비해 "쿠슈 야나가와"라는 지역 자체가 이야기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구조로 진정한 여정 미스테리라 볼 수 있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다른 작품은 여정이라는 것이 사실 이색적 풍광을 보여주는 것 이외의 추리적 의미는 거의 없었거든요. 다이잉 메시지 해독 트릭이 주 트릭인데 괜찮은 수준이었고 무엇보다도 반전이 인상적인 작품이라 높이 살 만 합니다. 만화로서도 그림은 그다지 잘 그린 건 아니지만 만화적으로 전개해 나가는 솜씨가 좋아서 마음에 들었고요.

8권 침묵의 돌 : 그림 히다카 료
신주쿠와 쿠라시키에서 일어난 두개의 살인사건을 연결하는 단서는 무엇인가? 명수사관 오카베 경위의 추리로 사건의 실마리가 서서히 풀리기 시작하는데...
경시청의 천재 오카베 경위 시리즈입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히카리라는 여대생이라 전개 방식이 상당히 독특한 느낌을 가져다 주더군요. 두개의 살인사건이 벌어진 당위성 자체가 상당히 설득력 있고 주인공 히카리의 전문 지식을 이용한 결정적 단서 제공 같은 재미가 살아 있어서 결정적인 추리와 동기 부분에 비록 문제는 약간 있지만 저는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뒤에 실린 단편 "잠자는 불꽃"도 치정극으로 보이는 전개속에 은근한 재미를 주는 작품이라 좋았고요.

9권 시인의 망령 : 그림 사토미 유
사쿠타로라는 작가의 시와 똑같이 구현된 살인 사건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오카베 경위가 사건을 맡은 후 스가이 쿠니오라는 은퇴한 전직 형사의 도움을 받으며 점차 용의자에게 접근하던 중 스가이마저 살해당하게 되는데...
역시 오카베 경위 시리즈로 "시를 따라한 연쇄 살인"이라는 착상이 일단 좋았습니다. 이 시리즈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림도 괜찮은 편이었고 스토리 전개를 만화적으로 잘 구현해 내기도 했고요. 하지만 추리적으로는 "ABC 살인사건" 과 유사한 전개로 참신함보다는 의외성에 기대는 느낌이 강했으며 동기와 과정 역시지 설득력이 떨어지더군요. 한마디로 어렵고 복잡하게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래도 재미는 있는, 나름대로 흥미진진한 작품이었습니다. 뒤에 단편 "거울 속의 여인" 이 실려있는데 이 단편도 추천작입니다.

10권 여섯개의 숫자 : 그림 츠키시마 츠쿠미
동경 타마호반에서 의문의 사체가 발견되는데 그가 남긴 것은 6개의 숫자가 적힌 종이 쪽지 뿐. 오카베 경위는 피해자의 딸 치아키에게서 피해자가 마지막으로 한 "침없는 벌"이라는 의문의 단서를 접한다. 한편 치아키와 은퇴를 앞둔 베테랑 형사 카와 반장의 컴비가 오카베 경위의 적극적 지원으로 점차 사건의 진상에 접근해 나간다...
오카베 경위 시리즈이긴 한데 실제 탐정역은 치아키라는 소녀라 이색적이더군요. 치아키와 베테랑 형사 카와 반장이라는 컴비가 꽤 재미난 설정이라 좋았습니다. 여섯개의 숫자와 "침없는 벌"이라는 단서로 점차 사건의 진상에 접근해 나가는 과정의 묘사 역시 합리적인, 이치에 맞는 깔끔한 전개를 보여주고요. 책 뒤의 해설을 보니 영상화도 두번이나 된 인기 작품으로 여기서 결성된 (?) 이 컴비 주연의 단편 시리즈도 있다고 하는데 그 작품들도 기대되더군요. 어쨌거나 재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

11권 여신의 저주 : 그림 나가오 후미코
귀신 모미지 전설의 마을 토가쿠시에서 전설을 모방한 연쇄 살인사건이 일어나는데... 수사를 지휘하는 다케무라 경위는 사건의 그림자에 숨겨진 비참한 사연을 밝혀내게 된다.
나가노현 경찰 본부 수사1과 경위 다케무라 이와오 (시나노의 콜롬보) 시리즈입니다. 하지만 내용만 놓고 본다면 "미스터리 민속탐정 야쿠모"와 비슷한 전통 무속과 살인 사건의 조합이라는 전개라 그다지 신선하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추리적으로 문제가 많은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옛날이라면 모를까 21세기에 읽기에는 너무나 고리타분하면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 전통 신앙에 많은 것을 기대는 설정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고 내용 역시 그냥 뻔한 복수극일 뿐이었습니다. 새로운 탐정을 만나는 재미 이외에 특기할 만한 점은 없는 작품이네요.

2018/06/02

주간문춘선정 동서미스터리 100 개정판

하우미스터리에 올라온 주간문춘선정 동서미스터리 100! 저도 예전에 소개했던 1986년 리스트의 신규 개정판입니다.

온라인 사이트에는 50개씩만 실려있는 듯 한데 리뷰를 남긴 작품 (링크), 리뷰는 없지만 읽은 작품 (붉은색)을 체크해 보았습니다. 일본 작품들 중에서는 국내 출간된 39편 중 도저히 읽을 엄두가 나지 않은 "도구라 마구라". "흑사관 살인사건"과 얼마전 출간된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 그리고 "모방범"과 "죽음의 샘"의 5편을 읽지 않았네요. 해외 작품은 국내 출간 44편 중 "밀레니엄 1", "본 컬렉터", "흥분"의 3편을 빼고는 다 읽어 보았고요. 와 대단하다! 8편만 더 읽으면 일단은 완전정복이니만큼 당분간은 이 리스트부터 정복해봐야 겠습니다. 딕 프랜시스의 "흥분"은 왜 읽지 않았는지 모르겠네요.

  • 2013.02.18 수정 "죽음의 샘" 완독
  • 2013.02.24 수정 "흥분" 완독
  • 2013.03.02 수정 "본컬렉터" 완독
  • 2013.03.08 수정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 완독
  • 2017.10.16 수정 "하늘을 나는 말" 완독
  • 2018.3.30 수정 "레이디 조커" 1권 완독
  • 2021.1.3 수정 "비숍 살인사건" 완독
  • 2021.5.7 수정 "통" 재독
  • 2023.2.12 수정 "황제의 코담뱃갑" 재독
  • 2024.11.15 수정 "11장의 트럼프" 완독
  • 2025.04.19 수정 "요이 금병매(금병매 살인사건) 완독
  • 2026.02.26 수정 "십각관의 살인" 추가

아울러 이런 류의 리스트에 대한 신뢰도가 대폭 하락하긴 했지만 이 리스트는 고전 걸작이 많기에 꽤 괜찮다 생각됩니다. 전부 재미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워도 대부분은 자신있게 권해드릴만 하니 아직 읽지 않으신 작품이 있다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일본" 

1위 옥문도, 요코미조 세이시 

2위 허무에의 공물, 나카이 히데오 

3위 점성술 살인 사건, 시마다 소지 

4위 도구라 마구라, 유메노 규사쿠 

5위 화차, 미야베 미유키 

6위 점과 선, 마쓰모토 세이초 

7위 대 유괴, 덴도 신 

8위 십각관의 살인, 아야쓰지 유키토 

9위 망량의 상자, 교고쿠 나쓰히코 

10위 혼진 살인 사건, 요코미조 세이시 

11위 검은 트렁크, 아유카와 데쓰야 (국내 미출간) 

12위 회귀천 정사, 렌조 미키히코 

13위 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 게이고 

14위 흑사관 살인 사건, 오구리 무시타로 

15위 살아 있는 시체의 죽음, 야마구치 마사야 

16위 아 아이이치로의 낭패, 아와사카 쓰마오 

17위 하늘을 나는 말, 기타무라 카오루 

18위 백야행, 히가시노 게이고 

19위 불연속 살인 사건, 사카구치 안고 

20위 시계관의 살인, 아야쓰지 유키토 

21위 기울어진 저택의 범죄, 시마다 소지 

22위 쌍두의 악마, 아리스가와 아리스 

23위 우부메의 여름, 교고쿠 나쓰히코 

24위 이전 동화, 에도가와 란포 

25위 모래 그릇, 마쓰모토 세이초 

26위 내가 죽인 소녀, 하라 료 

27위 외딴 섬 악마, 에도가와 란포 

28위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 다카기 아키미쓰 

29위 레이디 조커, 다카무라 카오루 

30위 요이 금병매, 야마다 후타로

31위 기아 해협, 미나가미 쓰토무 (국내 미출간) 

32위 문신 살인 사건, 다카기 아키미쓰 

33위 리라장 사건, 아유카와 데쓰야 

34위 혼란 계략, 아와사카 쓰마오 (국내 미출간) 

35위 음수, 에도가와 란포 

36위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37위 제로의 초점, 마쓰모토 세이초

38위 11장의 트럼프, 아와사카 쓰마오 (국내 미출간) 

39위 이누가미 일족, 요코미조 세이시 

40위 상자 속의 실락, 다케모토 겐지 (국내 미출간) 

41위 모방범, 미야베 미유키 

42위 한시치 체포록, 오카모토 기도 

43위 아웃, 기리노 나쓰오 

44위 죽음의 샘, 미나가와 히로코

45위 독 원숭이, 오사와 아리마사

46위 산 고양이의 여름, 후나도 요이치 (국내 미출간) 

47위 테러리스트의 파라솔, 후지와라 이오리 

48위 태양 흑점, 야마다 후타로 (국내 미출간) 

49위 무당거미의 이치, 교고쿠 나쓰히코 

50위 불야성, 하세 세이슈

"해외" 

1위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2위 Y의 비극, 엘러리 퀸 

3위 셜록 홈스의 모험, 아서 코난 도일 

4위 환상의 여인, 윌리엄 아이리시 

5위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6위 기나긴 이별, 레이먼드 챈들러 

7위 장미의 이름, 움베르토 에코 

8위 브라운 신부의 동심, G. K. 체스터튼 

9위 양들의 침묵, 토머스 해리스 

10위 화형 법정, 존 딕슨 카

11위 오리엔트 특급 살인 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12위 밀레니엄 1, 스티그 라르손 

13위 죽음의 키스, 아이라 레빈 

14위 X의 비극, 엘러리 퀸 

15위 소름, 로스 맥도널드 

16위 세 개의 관, 존 딕슨 카 

17위 재칼의 날, 프레드릭 포사이드 

18위 주교 살인 사건, S. S. 반 다인 

18위 독수리 내리다, 잭 히긴스 

20위 독 초콜릿 살인 사건, 앤서니 버클리 콕스 

21위 800만 가지의 죽는 방법, 로렌스 블록 

22위. 본 컬렉터, 제프리 디버 

23위 그리스 관 미스터리, 엘러리 퀸 

24위 제제벨의 죽음, 크리스티아나 M. 브랜드 

25위 심야 플러스 원, 개빈 라이얼 

26위 별의 계승자, 제임스 P. 호건 

27위 화이트 재즈, 제임스 엘로이 (국내 미출간) 

28위 노란 방의 비밀, 가스통 루르 

29위 무죄 추정, 스콧 터로 

30위 웃는 경관, 셰발과 발뢰 

31위 시행 착오, 앤서니 버클리 콕스 

32위 쉐도우 81, 루시엔 네이험 (국내 미출간) 

33위 통, F. W. 크로포츠 

34위 모르그가의 살인, 에드거 앨런 포 

35위 흥분, 딕 프랜시스 

36위 몰타의 매, 대실 해밋 

37위 황제의 코담배 케이스, 존 딕슨 카 

39위 붉은 수확, 대실 해밋 

39위 시간의 딸, 조세핀 테이 

40위 경찰 서장, 스튜어트 우즈 (국내 미출간) 

41위 신데렐라의 함정, 세바스티앙 자프리조 

42위 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 엘러리 퀸 

43위 크리스마스의 프로스트 경부, R. D. 윙필드 (국내 미출간) 

44위 유다의 창, 존 딕슨 카

45위 나인 테일러스, 도로시. L. 세이어스 

46위 채찍을 쥔 오른손, 딕 프랜시스 

47위. 버스커빌 가의 개, 아서 코난 도일

48위 붉은 머리 가문의 비극, 이든 필포츠 

49위 점핑 제니, 앤서니 버클리 (국내 미출간) 

50위 보이지 않는 그린, 존 토머스 슬라덱 (국내 미출간)

2023/11/18

명작 추리 소설 5선 : 이 서술 트릭이 굉장해!

소설에 대해 안내하고 소개해주는 일본 사이트 '소설마루' 에서 발견한 글입니다. 가볍게 소개해 드립니다.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의 핵심 트릭이 노출되어 있으니, 읽으시기 전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2004/08/21

크리스마스 푸딩의 모험 - 애거서 크리스티 / 황해선 : 별점 3점

크리스마스 푸딩의 모험 - 6점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황해선 옮김/해문출판사

네, 바로 이어서 또다른 단편집 "크리스마스 푸딩의 모험"을 읽었습니다. 사실 아주 오래전에 읽기는 했지만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어차피 단편집은 좋아하니 소장용으로 구입해도 괜찮다 싶어 구입하게 되었네요.

첫번째 단편이자 표제작인 "크리스마스 푸딩의 모험"은 크리스티 여사가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맞춰서 쓴 듯한 경쾌하고 유쾌한 단편입니다. 한 외국 왕자의 스캔들을 해결하기 위해 왕자가 도둑맞은 보석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은 포와로가 도둑이 초대받았다는 영국 시골의 킹스 레이시 저택에 찾아가 레이시 가문 사람들과 크리스마스 파티를 벌이며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입니다.
사건 자체가 살인사건이 아니라 소박하기도 하고, 아무도 죽지 않으며 악당만 손해보는 전형적인 권선징악형 스토리 구조로 이루어져 추리소설에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에요. 포와로의 캐릭터도 잘 살아있어서 아주 유쾌하고요. 특히 아이들과 벌이는 두뇌게임(?)이 재미있습니다.
"완전범죄"형 사건이 아니라서 트릭이랄게 별로 없다는 점이 좀 아쉽지만 별다른 사건과 트릭 없이 복잡한 복선들과 대화들만을 가지고 하나의 수준높은 단편으로 완성했다는 점에서 크리스티 여사의 거장으로의 풍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두번째 단편 "스페인 궤짝의 비밀"은 밀실에서의 의문의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정통파 퍼즐 미스터리 본격 추리물입니다.
리치 대령이 주최하는 파티에 참석 예정이다가 급한 일로 스코틀랜드로 가게되어 불참하게 된 클레이턴씨가 다음날 리치 대령의 집 거실에 놓여있는 스페인 궤짝에서 시체로 발견되고, 클레이턴 부인의 도움을 요청받은 포와로가 "회색의 뇌세포"를 이용하여 사건을 명쾌하게 풀어낸다는 내용이죠.
살인사건의 트릭 자체도 괜찮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레몬양의 캐릭터가 아주 잘 표현되어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마음에 들었어요. 사건의 해결에 아무런 증거가 없다.. 라는 것 정도가 유일한 약점이랄까요? 별점은 3점입니다.

세번째 단편 "꿈"은 매일 특정시각에 자살하는 꿈을 꾸는 백만장자의 상담을 받은 포와로가 실제로 그 시간에 백만장자가 자살하게 되자 참고인으로 불려언 뒤, 그야말로 앉은 자리에서(!) 사건을 해결한다는 내용으로 포와로의 추리력이 빛을 발하는 작품이죠.. 트릭 자체야 신선할게 없지만 독자와의 두뇌게임이 비교적 공정한 편이고 사건의 해결도 깔끔한 우수한 단편입니다. 역시나 별점은 3점.

마지막 작품 "그린쇼의 아방궁"은 마플양이 등장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단편입니다. 부유한 노부인 그린쇼 양의 의문의 살인사건을 현장 한번 방문하지 않고 관련자들의 증언과 진술만으로 진상을 짚어내는 마플양 특유의 모습이 잘 그려진 작품이죠. 다만 트릭면으로는 "꿈"과 상당히 유사하기 때문에 "꿈" 바로 뒤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린쇼 양의 의미없어 보이는 말들과 마플양의 사소한 주변 사건들이 결국 진상으로 연결되는 구조는 역시 명불허전이에요. 역시 별점은 3점입니다.

결론 내리자면 전체 평균 별점은 3점. 포와로와 마플양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좋은 단편집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예전에 읽었던 기억은 있지만 정말 십년이상 된 듯 하고 그래서인지 트릭이나 내용이 모두 신선하게 느껴져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어요.

그러나 해문측의 편집인지, 아니면 전집에서 원래 그렇게 편집을 했는지 전부 6편의 작품이 실려있는 단편집이 4편만 실려있는 것으로 편집되어 있는데 독자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쁘네요. 모처럼 크리스티 여사가 요리에 비유하며 소개글까지 써 놓았는데 2편이나 빠지다니... "패배한 개"는 이번에 단편집을 구입했지만 24마리의 검은 티티새때문에 "쥐덫"을 또 살 생각은 없으니 이빨을 맞추는 일은 영원히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2005/08/12

동서(東西)미스터리 베스트 100

일본 추리작가협회가 1,315인의 앙케이트로 뽑은 동서 미스터리 베스트 100입니다. 요새 통 책 읽을 시간이 없어 이런 글로 땜빵하게 되네요.
일본편과 해외편, 즉 동-서 리스트가 따로 있는데 해외편만 옮겨 보았습니다. 국내 출간된 작품은 파란색으로 표시했는데, 대충 봐도 2/3은 번역되어 나온 듯 하군요. 최근에 동서 추리 문고가 복간된 탓에 고전이 많이 소개된 탓이 크지만 어쨌건 반가운 일입니다. 절판된 책도 포함시켰기 때문에 지금은 구할 수 없는 책도 있기는 하지만요.

하여튼 이 리스트에 실린 작품들은 제가 읽어본 바로는 대체로 수긍할 만한 걸작들이 대부분이라 읽지 못한 작품이 있다면 차분히 손 대 보아도 후회하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너무 고전이라 지금 읽기에 낡고 지루한 작품도 있지만 다 나름의 맛이 있는 것이니까요. 국내 출간작은 볼드체, 읽은건 적색 볼드체입니다. 제 블로그에 리뷰가 있는 작품들은 링크를 걸어 두었고요. 내용이 궁금하시면 링크를 통해 참고하셔도 좋겠습니다.
원문에 가시면 일본 편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출처는 역시 "Mystery Best"입니다. 원문은 여기서 확인하세요.

그나저나... 1위가 "Y의 비극" 이네요. 2위는 "환상의 여인" 이고.... 약간 의외이긴 합니다. 하지만 제일 의외는 역시 5위의 "독수리는 날개치며 내리다". 제가 보기에는 "추리" 소설은 아니라는 생각인데 말이죠. 일본인들의 독일군 선호 취향이 반영된건가.

[해외편]

1. Y의 비극 - 엘러리 퀸
2. 환상의 여인 - 윌리엄 아이리쉬
3. 기나긴 이별 - 레이몬드 챈들러
4.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아가사 크리스티
5. 독수리는 날개치며 내리다 - 잭 히긴스

6. 심야플러스1 - 개빈 라이얼
7. 통 - 크로프트
8.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 애거서 크리스티
9. 승정(비숍)살인사건 - 반 다인
10. 셜록 홈즈의 모험 - 코난 도일

11. 여왕폐하 율리시즈 호 - 알리스테어 맥클린
12. 쟈칼의 날 - 프레드릭 포사이스

13. 안녕 내사랑 - 레이몬드 챈들러
14. 화형법정 - 딕슨 카

15. 섀도우 81 - 루시안 네하임
16. 노란방의 비밀 - 가스통 르루
17. 죽음의 키스 - 아이라 레빈

18. 빨간머리 레드메인즈 - 이든 필포츠
19. 흥분 - 딕 프란시스

19. 말타의 매 - 더쉴 해미트
21. 높은 바위 - 데스몬드 배글리
22. 그린 살인사건 - 반 다인
23. 지푸라기 여자 - 카트리느 아를레
24. 소름 - 로스 맥도널드
25. 브라운신부의 동심 - 체스터튼
26. 세 개의 관 - 딕슨 카

27. X의 비극 - 엘러리 퀸
28. 첫가을 - 로버트 B 파커 ("약속의 땅"이라는 작품이 출간되어 있는데 이 작품이 어떤 작품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29. 피의 수확 - 더쉴 해미트
30. 웃는 경관 - 바르 & 슈발

31. 이집트 십자가의 비밀 - 엘러리 퀸
32. 암살자 - 로버트 러들럼 (많은 작품이 소개된 작가인데 역시 이 작품이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33. 추운나라에서 온 스파이 - 죤 르 카레
34.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 - 아가사 크리스티

35. 유다의 창 - 카터 딕슨
36. 모르그가의 살인 - 에드거 알란 포우
37. 당신을 닮은 사람 - 로얄드 달
38. はなれわざ Tour de Force - 크리스티나 브랜드
39. 사라진 소녀 - 콜린 덱스터
40. 황금벌레 - 에드거 알란 포우
41. 813 - 모리스 르블랑

41. 사라진 남자 - B.프리맨틀
43. 빅 슬립 - 레이몬드 챈들러
44. 진리는 시간의 딸 - 죠세핀 테이

45. 바스커빌가의 개 - 코난 도일
46. 독 쵸콜릿 사건 - 안토니 버클리

46. 상복의 랑데뷰 - 코넬 울리치
48. 오른손 - 딕 프란시스
49. 스위트 홈 살인사건 - 크레이그 라이스
49. 도버 4 / 절단 - 죠이스 포터
51. 월장석 - 윌키 콜린스
52. 백만달러를 돌려줘! (한푼도 더도말고 덜도말고) - 제프리 아처
53. 재앙의 거리 - 엘러리 퀸

54. 위철리 가의 여인 - 로스 맥도널드
54. 그리스 관의 비밀 - 엘러리 퀸

56. 우편배달부는 벨을 두번 울린다 - 제임스 M 케인

56. 탈출항로 - 잭 히긴스 (어떤 작품인지 역시 잘 몰라서....)
58. 야수는 죽어야 한다 - 니콜라스 블레이크
59. 더욱더 위험한 게임 (가장 위대한 게임) - 개빈 라이얼
60. 죽어가는 자를 위한 기도 - 잭 히긴스
61. 흑거미클럽 - 아이작 아시모프
61. 시행착오 - 안토니 버클리 콕스

63. 휴먼 파이터 - 그레이엄 그린
64. 호그 연속살인 - 윌리엄 디 안드레아
64. 경관혐오 - 에드 멕베인

64. 도둑맞은 편지 - 에드거 알란 포우
67. 신데렐라의 함정 - 세바스티앙 자프리조

68. 레베카 - 다프네 뒤 모리에
68. 황제의 코담배 케이스 - 딕슨 카
70. 악마의 선택 - 프레드릭 포사이스
71. 타이타닉호를 인양하라 - 클라이브 커슬러
71. 디미트리오스의 관 - 에릭 앰블러

73. 大穴 Odds Against  - 딕 프란시스
74. 마천루의 몸값 - 리쳐드 제섭
74. 어둠 속의 목소리 - 이든 필포츠
74. 트렌트 최후의 사건 - E.C 벤틀리
77. 복수법정 - 헨리 덴커

78. 이별을 알리러 온 남자 - 브라이언 프리맨틀
79. 보이지 않는 그린 - 죤 슬라텍
80. 나바론의 요새 - 알리스테어 맥클린
81. A-10 탈환팀 출동하라 - S.L 톰슨
82. 주정뱅이 탐정가를 가다 - 커트 캐년
83. 사나이의 목 - 죠르쥬 시므농
84. 어센덴 - 서머셋 모옴

85. 바늘구멍 - 켄 폴레트
86. 9마일은 너무 멀다 - 해리 케멜먼

86. 빨강집의 수수께끼 - A.A 밀른

88. 유리열쇠 - 더쉴 해미트
89. 리리안과 악당들 - 토니 켄릭
90. 네덜란드 구두의 비밀 - 엘러리 퀸
90. 제제벨의 죽음 - 크리스티나 브랜드
92. 이와 손톱 - 빌 S 벨린져
93. 불타는 사나이 (크리시 1) - A.J 퀸넬
94. 피의 줄 - A.J 퀸넬 (크리시 시리즈가 아닐까요?)
94. 도중의 집 - 엘러리 퀸
94. 즐거운 장례식 - 에드먼드 크리스핀
97. 크로이든발 12시 30분 - F.W 크로포츠
97. 오뎃사 파일 - 프레드릭 포사이스
99. 제 1의 대죄 - 로렌스 샌더스

99. 酔いどれの誇り - 제임스 크램리

** 2006. 11.29 추가 : 읽은 것은 볼드체
** 2008. 04.21 추가 : 한 4편 정도 더 읽었네요.
** 2011.11.20 추가 : 이제 국내에 출간된 건 거의 다 읽은 것 같습니다.
** 2020.02.01 추가
** 2026.04.11 추가

2018/11/23

맥파이 살인 사건 - 앤서니 호로비츠 / 이은선 : 별점 3점

맥파이 살인 사건 - 6점
앤서니 호로비츠 지음, 이은선 옮김/열린책들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별고 없는 조용한 마을 색스비온에이번에서 대저택 파이 홀의 가정부 메리 블래키스턴의 장례식이 치뤄졌다. 추도식을 맡은 목사, 음흉한 앤티크 숍 주인, 고인과 갈등을 겪은 아들, 시신을 발견한 관리인 등 등장인물들의 미심쩍은 행동과 죽음을 둘러싼 소문들이 밀도 있게 흘렀고, 이후 파이 홀의 주인인 매그너스 파이마저 기이한 죽음을 맞았다. 소식을 접한 탐정 아티쿠스 퓐트는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하는데... 라는 내용의 인기 추리 소설 시리즈 아티쿠스 퓐트 시리즈 최신작 "맥파이 살인 사건" 원고를 읽던 담당 편집자 수전 라일랜드는 소설의 결말이 누락된 것을 알아챘다.
원고를 전해 준 출판사 사장 찰스로부터 작가 앨런 콘웨이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은 수전은, 사라진 원고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앨런의 자택과 주변 인물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점차 앨런 콘웨이 죽음이 자살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는데...

작 중 최고의 인기 추리 소설 시리즈 중 하나인 아티쿠스 퓐트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맥파이 살인 사건"과, 이 책의 출판을 담당하는 클로버리프 북스의 소설팀 팀장 수전 라일랜드가 저자인 앨런 콘웨이 사망 사건에 얽힌 진상을 추적하는 두 개의 소설이 함께 수록된 작품입니다.
본 이야기 속에 하나 이상의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는 일반적인 액자 소설이라기보다는 "맥파이 살인 사건" 자체가 하나의 독립된, 완성된 추리 소설로 수전 라일랜드 이야기의 동기로 사용된다는 점이 특이했습니다. 보통 액자 소설은 본편 주인공에게 소설 내용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데, 이 작품에서의 "맥파이 살인 사건"은 강력한 동기 외에는 딱히 다른 역할을 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인기 시리즈로 베스트셀러가 확실한 작품인데다가 수전 라일랜드부터가 굉장한 추리소설 매니아라서 안 찾고는 못 배겼을 거라는, 굉장히 확실한 동기라는 측면에서는 설득력은 높습니다. 

문제는 "맥파이 살인 사건"이 앨런 콘웨이 사건에서 큰 단서가 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앨런 콘웨이가 추리 소설을 싫어하고 증오했는지를 설명해 주는 도구로만 사용될 뿐입니다. 딱히 대단한 단서나 트릭이 숨겨져 있지는 않습니다. 그런 도구로의 사용도 대부분 앨런 콘웨이의 장난에 불과해서 크게 와 닿지 않고요. 오히려 "맥파이 살인 사건" 이라는 추리 소설 자체만으로의 완성도가 높은 수준이라 이렇게 사용되는게 아깝게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1955년을 무대로 하고 있는데 크리스티 여사님으로 대표되는 당대 본격 추리물과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을 정도였거든요. 단서의 제공도 공정하며 모든 등장 인물들이 동기가 있고 수상하다는 전개도 본격물스러우며, 범인을 추리하는 과정도 무척이나 합리적이며 범인의 동기도 확실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수전 라일랜드의 활약을 그린 본 편도 흥미롭습니다. 추리 소설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딱히 대단한 능력은 없는 출판사 직원이 보여줄 수 있는 한계의 최대치를 뽑아내는 전개도 좋으며 ,본격물답게 엄청나게 많은 용의자가 엄청나게 많은 수상한 점을 드러내지만 이 모든게 마지막에 제대로 밝혀지는 결말까지는 아주 완벽했어요.

하지만 범인이 드러난 직후부터는 영 마음에 들지 않아요. 일단 범인이 찰스였다는 진상은 놀랍습니다. 그러나 이게 밝혀지는 이유가 잠깐 스쳐지나간 해고된 비서와의 대화에서 비롯된다는건 우연에 기댄 작위적인 전개일 뿐 아니라, 찰스의 행동이 너무나 허술해서 황당할 정도에요. 앨런 콘웨이을 사전에 만났고, 이미 완성된 원고를 전달받았다는걸 수전이 아는 순간 모든게 끝나 버리잖아요? 마지막에 수전을 죽일 생각이 들었다면 비서부터 죽였어야지요.
동기에 대한 설득력도 낮습니다. 앨런 콘웨이가 아티쿠스 퓐트 시리즈를 완벽한 조롱거리로 끝장내기로 작정했다 하더라도, 그의 계획과 인터뷰는 책을 화제로 만들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작품 자체의 수준도 높은 만큼, 판매에 지장이 있으리라 생각되지는 않아요. TV 시리즈야 물 건너 갈 수도 있겠지만 판매량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증명한다면 영상화 판권을 소유한 업체가 쉽게 포기할 것으로 보이지도 않고요. 즉, 수전 라일랜드가 처음에 찰스를 의심하다가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일 리 없다'고 생각을 접은게 타당한 추리입니다. 수전만큼의 추리 소설에 대한 애정을 찰스가 보였다면 그나마 조금 나았을지도 모르지만 이래서야 현실성이 없죠.
아울러 앨런 콘웨이가 시리즈 제목을 활용하여 '애너그램' 이라는 말을 만들어 안배한게 고작 '아티쿠스 퓐트의 이름을 풀어서 해석하면 욕이다'라는 핵심 동기는 물론, 앨런이 추리 소설을 우습게 보았다는 각종 설정(예를 들어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지하철 역 이름이나 만년필 회사 등으로 대충 지은 것)도 딱히 이상하다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추리 소설이라는 장르를 우습게 보고 그것을 조롱하고자 했더라면 좀 더 거대한 무언가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수전을 죽이려고 시도한 후 경찰에 체포되어 출판계 동료들이 수전을 배신자라 생각하여 등을 돌렸다는 후일담도 와닿지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앨런 콘웨이는 모든 사람들이 싫어해서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했더라도, 수전을 죽이려고 시도한 것은 엄연한 범죄인데 배신자는 무슨 배신자입니까... 마지막 수전이 그리스로 옮겨가는 에필로그는 솔직히 완전한 사족이었고요.

그래서 별점은 3점입니다. 두 편의 완성도 높은 추리 소설을 한 권으로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은 굉장하지만 위의 단점으로 감점합니다. 욕심이 좀 지나쳤달까요? 차라리 "맥파이 살인 사건" 만으로 출간되었더라면 더 나았을 겁니다. 그래도 추리적으로는 볼만한 부분이 많고, 현대에 전통 본격물을 제대로 복원한 공 만큼은 인정합니다. 추리 장르 애호가시라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2008/07/22

제 3의 시효 - 요코야마 히데오 / 김성기 : 별점 3점

제3의 시효 - 6점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김성기 옮김/노블마인

요코야마 히데오의 연작 단편집으로 만화 "강력1반"의 원작이기도 합니다. 작품은 F현 경찰청 강력반의 이야기로 총 6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1편은 1반, 2편은 2반, 3편은 3반, 4편은 3반 모두의 이야기이며 5편은 1반의 신참형사, 마지막 6편은 1반과 3반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반의 이야기가 좀 많긴 한데 나름 균형은 잘 맞추고 있는 편입니다.

전부 3개의 반으로 구성되어 있는 조직에서 각 반마다 지나칠 정도로 치열한 경쟁의식을 품고 있다는 설정도 특이하지만 각 반마다 특색있는 반장들이 그려지는데 이 반장들 캐릭터가 굉장히 잘 살아 있습니다. 1반의 절대 웃지 않는 "파란 귀신" 구치키와 2반의 전 공안 출신의 엘리트이자 감정없는 냉혈한인 구스미, 3반의 절대 육감의 소유자인 무라세라는 캐릭터들이 각각의 별명과 설정에 잘 어울리는 수사방법, 즉 구치키의 끈질기고 합리적으로 물고 늘어지는 정공법 스타일과 구스미의 용의자를 함정에 빠트리는 지능형 스타일, 그리고 구스미의 육감을 이용하여 범인을 그려내는 수사방법들이 작품에 잘 드러나고 있거든요.

경찰들이 주인공인 경찰 소설이기에 본격 추리의 맛을 느끼기는 좀 어렵지만 대부분의 작품에서 상당한 수준의 트릭이나 두뇌게임이 등장해서 추리 애호가로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던 것은 덤이라 생각됩니다. 별점을 준다면 3점은 충분한 작품으로 보이네요. 아울러 개인적인 베스트를 꼽자면 제일 마지막 작품인 "흑백의 반전"을 꼽겠습니다. 다른 작품들도 좋지만 만화로 이미 접한 작품은 신선함이 조금 떨어지긴 했으니까요.
만화화 된 것은 1편에서 4편까지이며 나머지 2편은 처음 접한 작품인데 원작을 읽고나니 만화쪽도 비록 복사본을 많이 사용해서 쉽게 만든 작품이기는 하지만 캐릭터도 잘 구현하고 스토리도 매끄럽게끔 잘 극화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화도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1. 침묵의 알리바이
구스미의 1반이 맡은 사건은 현금차량 탈취 살인 강도 사건으로 용의자 유모토를 체포하는데 성공하나 유모토는 법정에서 범행을 전면 부인한다. 알리바이를 제시함에 따라 조사를 맡았던 시마즈의 미숙함과 더불어 찾아온 위기에 1반 반장 "파란 귀신" 구치키가 직접 나서게 된다.
추리물로 보기에는 단서가 부족하고 법정물로 보기에도 애매하지만 구치키의 캐릭터와 함께 몇가지 사소한 단서에서 풀어내는 진상이 인상적인 단편입니다. 조금 더 길게 가져가서 정통 수사물로 만드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은 생각은 들지만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2. 제 3의 시효
부녀자 강간 후 남편 살해사건을 저지르고 도망중인 용의자 다케우치의 공소시효를 앞두고 2반은 다케우치의 범행 피해자의 집으로 출동한다. 다케우치가 1주일 간 대만으로 도피했던 것으로 공소시효가 연장된 것을 모를 것이라 여기고 과거의 인연으로 다케우치가 연락할 것을 기다린 것.
냉혈한 구스미와 1반 소속 형사로 2반에 지원나온 모리 형사가 주축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공소시효 연장에 따른 긴장감도 넘치지만 구스미의 치밀한 계략에 따른 "제 3의 시효"와 진범에 대한 추리가 아주 좋았습니다. 단서도 비교적 공정한 편이라 추리 애호가로서 즐겁게 읽은 작품입니다.

3. 죄수의 딜레마
형사과장 다하타는 자신의 휘하 3반 소속 반장들의 실력은 인정하지만 서로의 경쟁 때문에 고민이 많다. 마침 진행되는 사건은 3건. 1반의 주부 살인사건과 2반의 조리사 살인사건, 3반의 증권맨 살인사건.
3건의 사건이 해결되는 과정을 형사과장 시점에서 그린 이색작입니다. 2반의 사건은 제목의 "죄수의 딜레마"를 끄집어 내기 위한 장치일 뿐이지만 구스미의 심리 조작이 빛났고 1반, 3반의 사건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사건이라 보다 흥미진진 했습니다. 나름 형사들의 인정이나 인간관계를 보여주는 에피소드라 훈훈함이 남다르기도 했고요. 추리적으로도 눈여겨 볼 부분이 많은 작품이었습니다.

4. 밀실의 탈출구
무라세 반장이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3반의 히가시데가 반장 대리를 맡는다. 마침 백골로 발견된 여성 사체 사건의 용의자를 알아낸 히가시데는 용의자의 맨션을 덮치지만 용의자는 깜쪽같이 사라져버리고, 이 사건을 위한 대책회의가 열리는데..
3반이 주역이지만 주역은 무라세 반장이라기 보다는 반장 대리 히가시데 입니다. 반장 대리의 역할을 맡았지만 동기인 이시가미와의 경쟁으로 날카로운 심리 상태와 용의자가 사라진 것에 대한 의심 등 다양한 심리를 디테일하게 그리고 있어서 읽는 재미가 느껴지더군요. 흡사 본격물의 느낌을 주는 제목만큼의 대단한 트릭이 나오지는 않지만 비교적 합리적인 트릭이기도 하고, 정보의 제공이 공정하며 추리의 과정도 설득력이 높다는 점 역시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5. 페르소나의 미소
청산가리를 이용한 노숙자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과거의 트라우마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신참 형사 야시로가 수사를 맡게된다.
1반의 신참 형사 야시로가 주인공인 단편입니다. 야시로의 과거의 트라우마 (어렸을 때 유괴사건 범행에 연루된 것) 가 자세하게 설명되는 등 추리와 수사보다는 한 개인에 대한 소품같은 느낌을 많이 가져다 준 작품입니다. 등장인물도 굉장히 적어서 더욱 그런 느낌을 받은 것 같기도 하네요. 과거의 사건들과 연결되는 트릭은 괜찮았지만 이 단편집에서는 제일 처지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6. 흑백의 반전
일가족 세 명이 칼에 찔려 살해된 사건이 발생한다. 다하타 과장은 3반이 맡은 이 사건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며 1반을 보조로 투입시키지만 두 반은 경쟁의식으로 과열되어 과장의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수사가 전개된다.
2반이 등장하지 않고 1반과 3반이 경쟁하는 작품입니다. 두 반의 반장 캐릭터와 유사한 각각의 수사방법이 잘 묘사되어 있기도 하지만 트릭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모처럼 "본격" 스러운 작품이라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결국 과장이 의도한 대로 시너지(?) 효과를 불러 일으키며 사건이 종료되는 것 역시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결말이기도 했고요. 사건의 동기와 범인, 트릭, 수사과정 모두 합리적이고 잘 짜여진 완성도 높은 작품이었습니다.

2017/01/23

야간열차 살인 사건 - 케리 그린우드 / 정미현 : 별점 1.5점

야간열차 살인 사건 - 4점
케리 그린우드 지음, 정미현 옮김/딜라일라북스

귀족 영애인 프라이니는 하녀 도트와 함께 밸러랫 행 열차로 여행 중, 일등실 객차에 클로로포름이 뿌려지는 상황에 마주쳤다. 프라이니의 기지로 승객들은 빠르게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승객 중 한명인 헨더슨 부인이 기차 근처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
헨더슨 부인의 딸 유니스는 명탐정으로 이름난 프라이니에게 사건을 의뢰했고, 프라이니는 기차 승객으로 기억을 잃은 제니까지 떠 맡은 채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데..

귀족영애 탐정 프라이니 시리즈입니다. 어쩌다 보니 세 번째 부터 읽게 되었네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아무리 보아도 그 어떤 매력을 찾을 수 없는 졸작입니다. 일단 주인공 프라이니부터 한심합니다. 매력적인 외모와 두뇌, 행동력에 재산까지 갖춘 자유로운 신여성이라는 설정인데 도가 지나쳐서 짜증이 납니다. 비현실적인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요.
그나마 앞선 설정들이야 만화 등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뻔하디 뻔한 설정이라 쳐도, 남자가 마음에 들면 두 번째 만남만에 정사를 갖는 모습을 자유로운 신여성(?)이라고 포장하는건 무리입니다. 여성 모두를 유혹하는 싸구려 펄프 픽션 속 마초를 빗대어 만든 설정으로 보이는데, 일단 정통파 계보에 드는 탐정들 중에 그런 싸구려는 없으며, 있어도 대체로 그러한 유혹은 사건 해결을 위한 수단의 하나로 사용됩니다. 아니면 상대 여성이 여성의 매력을 이용해서 벌이는 음모이지요. 그러나 이 작품 속 정사는 사건 해결과는 무관한, 순전히 프라이니의 성욕을 해결하기 위한 용도입니다. 심지어 상대방 린지가 숫총각이라는 점에서 '숫총각 사냥하는 선배 누나 혹은 유부녀'가 등장하는 싸구려 성인물에 가깝습니다. 아니,  싸구려 성인물은 성욕 자극이라는 대 명제에 충실한 반면 이 작품은 그렇지도 못하니 더 별로입니다.

추리적으로도 어처구니가 없는 이야기의 연속입니다. 대단한 분장도 하지 않았는데 앨러스테어가 기차에서 보았던 젊고 핸섬한 승무원이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한다는 것부터 문제입니다. 아무리 클로르포름에 취했어도, 사건 직후 키라던가 얼굴 인상을 그대로 기억하고 하고 증언하는걸 보면 설득력이 낮습니다. 하지만 이건 실종된 헨더슨 부인 살인사건의 진상에 비하면 솔직히 약과입니다.

  1. 기차에서 헨더슨 부인의 목을 밧줄로 묶고
  2. 그 줄을 급수탑으로 던진 뒤
  3. 급수탑을 기어 올라가 밧줄을 잡아당겨 노인을 끌어낸 후
  4. 시체 위로 뛰어내렸다.

라는데, 비록 급수 때문에 3분간 정차했다 하더라도 2~3의 과정을 그 짧은 시간 어떻게 했다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헨더슨 부인을 창문에 기대어 놓은 후, 객실 지붕에 올라가서 헨더슨 부인의 목에 밧줄을 걸고 그것을 선로에서 10여미터 떨어진 급수탑에 던진 뒤 10미터를 전력 질주하고 급수탑을 올라간 뒤 밧줄을 잡아당겼다? 이게 3분 안에 과연 가능할까요? 설령 가능했다 하더라도 앨러스테어가 클로르포름을 이용하여 객실 승객들을 마취시킨 다음이라면 이러한 복잡한 행동으로 노부인을 살해할 이유도 없습니다. 도주에 도움을 주는 것도 아니고, 사건을 복잡하게 만들어 수사에 혼선을 주지도 못하니까요. 마지막까지 이유가 설명되는 것도 아니고요. 이럴 바에야 그냥 창 밖으로 내던지는게 훨씬 쉬웠을 겁니다.

또 승무원을 가장한 핸섬한 젊은이가 유력한 용의자이며, 동기와 외모 등을 종합해보면 앨러스테어가 범인일 가능성이 높은 상태에서 그의 유일한 알리바이가 친구 린지에 의해 뒤집혀 버린다는 전개도 시시하기 짝이 없습니다. 추리의 여지도 없어서 프라이니가 사건 해결을 위해서 하는 것 역시 전무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알리바이를 증명해 줄 수 있는 동거인의 조사조차 게을리한 경찰의 무능함만 돋보이입니다.

중간에 등장하는, 기억을 잃은 소녀 제인 사건은 프라이니와 그의 친구들(버트와 세스)의 활약으로 해결된다는 점에서 그나마 헨더슨 부인 살인사건보다야 낫긴 합니다. 하지만 어처구니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버튼이 최면술로 불쌍한 고아 소녀들이나 납치한 소녀들을 사창가에 팔아 넘긴다는 범행 자체가 문제에요. 최면술을 기억을 완벽하게 없앤다던가, 마음대로 조종한다는 식으로 무슨 마법처럼 묘사하고 있는 탓입니다. 최면술이 설령 마법과 같은 효과를 발휘했더라도 이 작품에 등장하는 것 처럼 30여명 이상에게 모두 성공적으로 최면을 걸거나, 특정한 자극이나 신호 없이 눈빛과 대사만으로 순식간에 최면을 걸고 푸는건 무리입니다. 마지막 순간에 고양이에게 눈을 공격당한 최면술사 헨리 버턴이 그 능력을 잃게 된다는 결말도 후련하지만, 역시 과학적으로 보이지는 않았고요. 하여간 최면술이 등장한 작품치고 제대로 된 걸 못 봤어요.

그래서 제 별점은 1.5점입니다. 책 만듬새도 괜찮고 여성 작가다운 꼼꼼한 묘사에 약간의 점수를 더하나 추리물로서는 그 어떤 가치를 찾아볼 수 없는 망작입니다. 앨리스테어가 행하는 여자에 대한 막되먹은 행동과 "자고로 여자란 출산 이후엔 전부 쓸모없어지지" 등의 대사를 보면 작가의 의도는 대충 짐작이 가긴 합니다. 유능하고 강력한 여성이 멍청한 남자들을 가지고 놀고 사악한 마초를 응징하는 페미니즘 영웅물을 노골적으로 그리려 한 것이겠지요. 뭐 그 생각이 잘못된건 아니에요. 문제는 그게 뭐든간에 최소한의 완성도는 있어야 했습니다. 2017년 들어 처음 읽은 추리 소설이 이따위라니, 기분이 별로 좋지 않네요.

덧붙이자면 TV 시리즈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역시나 그닥 기대가 안되는군요. 추리보다는 작중 묘사되는 온갖 화려한 의상들이나 세세한 디테일들, 그리고 사창가에서의 격투라던가 마지막 프라이니 집 앞에서 앨러스테어와 벌이는 격투 등 액션의 비중이 높은 추리 속성이 조금 들어간 시대극 액션물이라 생각되거든요. "각시탈" 처럼요! 잠깐 찾아보았는데 프라이니 캐릭터도 딱히 매력적이지도 않고요. 여튼 이 작품에 대해서는 책이든 영상물이든 더 찾아볼 일은 없을 겁니다.

2004/09/07

빅포 - 애거서 크리스티 / 유명우 : 별점 1.5점

빅포 - 4점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해문출판사

이름 그대로 4명의 인물 - 조직의 보스이자 브레인이라 할 수 있는 존재는 중국인 리창옌, 자금을 대는 거부 미국인 에이브 라일랜드, 천재 여류 과학자이면서도 사악한 무기를 개발하려고 하는 프랑스인 올리비에 부인, 조직의 킬러인 전직 연극배우 - 을 중심으로 구성된 빅 포 (Big Four)라는 악의 세력에 맞서 싸우는 포와로의 활약을 그린 단편집.
이들은 자신들의 세계정복(?) 계획에 포와로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되리라 예상하여 포와로를 제거하려 하고 포와로는 헤이스팅스와 함께 힘을 모아 대결한다는 조금은 단순한 설정인데 각 단편들이 하나의 큰 이야기 흐름을 따라가고 있는 연작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번째 사건은 행방불명 되었었던 영국 정보부원 메이얼링의 살해사건입니다. 메이얼링이 포와로에게 빅포의 위험을 알리다가 포와로 방 침대에서 살해당한 시체로 발견되며 살해당한 증거는 시계의 문자판으로 만든 "4"라는 숫자 이외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는 것. 그런데 정작 트릭은 범인이 "변장의 명수"였다.. 라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무한 것이라 뭐라 이야기할게 없네요.

두번째 사건은 훼일리라는 빅포의 존재를 알고있는 노인이 살해당한 사건으로 교묘하게 잘 짜여진 트릭이 등장합니다. 범인이 진작부터 살해를 목적으로 하인을 포섭하는 부분은 좀 억지스럽지만 영국의 여름 날씨와 푸줏간 주인을 연결하는 부분이 아주 괜찮았어요.

세번째 사건은 젊은 유망한 과학자 할리데이의 실종사건입니다. 빅포의 구성원 중 한명인 과학자 올리비에 부인의 정체가 폭로되는 부분으로 빅포의 하수인으로 포와로의 옛사랑 로사코프 백작부인이 등장하는 등 연작의 전체 구성에 있어서는 중요한 작품이나 추리적으로는 빵점에 가까웠습니다. 스파이 소설이나 모험 소설로 보는게 더 타당한 작품이었어요.

네번째 사건에서는 빅포의 나머지 멤버가 미국인 거부 에이브 라일랜드라는 것이 밝혀집니다. 헤이스팅스가 좌충우돌하는 내용이 거의 전부로 세번째 사건처럼 전체에 있어서는 중요한 내용이긴 하지만 추리적인 요소는 거의 없다는 것이 동일합니다. 한마디로 별로라는 이야기죠...

다섯번째 사건은 부유한 여행가 페인터의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빅포가 페인터의 회고록 출판을 막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페인터가 죽기 전 남긴 "노란 자스민"이라는 글귀를 토대로 범인을 알아낸다는, 어떻게보면 전형적인 포와로식 단편입니다. 이 책의 다른 사건들에 비해 추리적 가치가 비교적 높은 내용이라 그나마 마음에 든 편입니다.

여섯번째 사건은 러시아 체스 고수와 미국인 체스 고수의 시합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입니다. 이 책의 가장 뛰어난 단편으로 크리스티 여사의 단편에서 거의 보기 드문 과학적, 기계적 트릭이 등장하고 있으며 살인의 원인과 동기도 매끄럽게 처리하고 있는 좋은 작품이었어요.

일곱번째 사건은 헤이스팅스의 부인을 납치, 헤이스팅스로 하여금 포와로를 배신하게 하려 하는 빅포의 음모가 그려집니다. 그냥 뻔한 모험소설로 포와로의 "액션"이 등장하긴 하지만 건질건 거의 없는 최악의 작품이었습니다. 크리스티 여사 작품 중에서도 최악으로는 1, 2위를 다투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였어요.

여덟번째 사건에서는 빅포의 킬러인 연극배우의 정체를 밝히려는 포와로의 치밀한 노력이 빛나는 편입니다. 외모와 행동에서 유출한 데이터만 가지고 끈질기게 추적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모험소설적인 내용과 추리적인 부분과의 모범적인 공존 형태를 보여주고는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역시 마지막 부분이 많이 허무한 등 아쉬운 점이 더 많았습니다.

마지막 사건은 포와로의 죽음과 포와로의 쌍동이 형 아킬의 등장, 빅포의 회의장소에서 벌어지는 마지막 사투를 담고 있습니다. 쌍동이 형에 관한 반전은 괜찮았지만 빅포의 너무나 허무한 최후나 포와로와 헤이스팅스의 탈출이 "운이 좋아서" (물론 포와로의 준비는 있었지만) 가능했다는 등, 내용상의 헛점이 많아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네요.

결론내리자면 홈즈 시리즈의 분위기가 많이 느껴지는 모험물 스타일의 작품이었습니다. 거대한 악의 세력과 맞서 싸우는 포와로의 활약을 그리고 싶었던 크리스티 여사의 의도는 확실히 전해지고요. 그러나.... 포와로라는 캐릭터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설정이라 생각되며 빅포라는 악의 조직이 너무 비현실적으로 그려져서 설득력도 떨어지고 왠지 아동물같은 느낌마저 들었습니다.(거의 "검은별" 수준입니다....)
괜찮은 아이디어나 트릭이 간간히 등장하고 여섯번째 사건 같은 경우는 상당한 수준으로 충분한 재미를 전해주긴 합니다만 괜찮은 아이디어들을 빅포라는 조직과 무리하게 연관 시키면서 무너져 버리는 부분이 많아 안타깝네요.
"부부탐정" 처럼 악당 조직은 중간 중간 별개의 이야기로 등장하고 아예 다른 내용으로 꾸며져 한권의 단편집으로 처리하였으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하여간.... 제가 읽은 크리스티 여사의 작품 중 최악이었습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2021/12/19

고전 추리·범죄소설 100선 - 마틴 에드워즈 / 성소희 : 별점 2.5점

고전 추리·범죄소설 100선 - 6점 마틴 에드워즈 지음, 성소희 옮김/시그마북스

영국 국립 도서관에서 발간한 고전 범죄소설 시리즈를 읽을 때 참고할 안내서입니다. 1901년에서 1950년 사이에 출간된 소설 중 범죄 소설에 초점을 맞춰 모두 102편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시기별, 장르별, 특징별로 상세하게 범주를 구분하고, 범주별로 왜 그 작품을 선정했는지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다는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덕분에 소개된 작품만 읽어도, 고전 추리, 범죄 소설이 어떻게 시작되어 어떻게 황금기를 지나게 되었는지를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정통 고전 본격물'을 일컫는, 이른바 '페어플레이 미스터리'에 대해서 한 번 살펴보면 저자는 1차대전 이후 전쟁에 지친 대중이 현실 도피와 함께 흥미진진한 게임을 원했기 때문에 이 분야가 탄생했다고 설명합니다. 점점 소설 속 탐정과 지혜를 겨루는 작품이 많아졌으며, 그 결과 오락거리로 즐기는 가벼운 문학의 새 시대가 열린 것이지요. 이른바 범죄 소설의 '황금기'가 바로 이 시기인겁니다. 복잡한 퍼즐, 이야기 속 단서 삽입, 독자를 현혹시키는 여러가지 장치들을 선보이기 위해 장편 형식이 유행하게 된 것도 필연이었고요. 

또 불가능 범죄 미스터리에 대해 설명하면서, 단편 형식이 가장 잘 맞는다는 주장도 기억에 남습니다. 독자가 불신을 유예하는 시간, 즉 사실주의에 입각한 비판을 멈춰놓는 시간이 짧아야 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인데, 저 역시 동의하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리뷰를 쓸 때는 "생각해보니 억지스럽고 작위적이었다'고는 해도, 최소한 읽는 동안에는 그런 생각을 할 틈 없이 두뇌 게임만을 온전히 즐기려면 이야기가 길면 안 되겠지요.

이런 추리소설 통사적인 측면 말고도, 작품별 소개글도 수준이 높아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진짜 흥미를 자아내는 선까지만 알려주는, 스포일러가 전혀 없는 내용 요약도 일품이며 소개된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도 충실히 수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영상화 버젼에 대한 정보가 아주 디테일해요. 영화는 물론, TV 시리즈까지 모두 소개하고 있으며, 심지어 에드먼드 크리스핀의 "움직이는 장난감 가게"에서, 통제 불능 상태의 로터리와 마주치는 두 번째 추격 장면은 히치콕이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을 각색한 영화에 활용했다는 이야기까지 소개될 정도니까요. 

비슷하거나 영향을 받은 작품에 대한 소개 역시 그 방대함과 깊이가 남다른 수준이며 그 외 여러가지 토막 정보들도 충실합니다. 바로네스 오르치의 "미스 엘리엇 사건"은 1915년 어니스트 섀클턴 경이 남극 탐험을 떠날 때 챙겨갔던 책이었다, 크리스티아나 브랜드가 1979년, "독 초콜릿 사건" 재판본 서문을 쓰면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일곱 번째 방법을 발표했다, 우드소프의 1932년 데뷔작 "사립학교 살인사건"은 1934년 미국 사립학교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과 소름끼칠 정도로 닮아있었다는 등의 이야기들 처럼요. 1931년 발표되었던 에블린 엘더의 "흑백 살인"은 주인공 샘 호더가 그린 그림이, 프랜시스 비딩의 1935년 작 "노리치의 피해자들"에서는 용의자들 사진이 중요 단서로 사용되었다는 등의 추리 소설 관련된 아이디어가 이미 20세기 초엽에 정립되었다는 정보들도 재미있었습니다. 읽으면서 저자의 추리, 범죄 소설 분야에 대한 방대하면서 해박한 지식에는 감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추리 소설가들이 작품을 썼던 의도들도 볼만했던 정보입니다. A.E.W 메이슨이 "독화살의 집"을 쓸 때 목표로 했던 건, 미스터리가 모두 해결된 후 추가 설명해야 하는 내용을 가능한 없애겠다는 것처럼요. 페어플레이 추리 소설의 초창기 표본인 "밤중에"를 쓴 고렐 경의 목표는 모든 필수적인 정보를 독자에게도 공정하게 제공하는 것이었다고 하며, 고렐 경의 이 작품에서 건물 평면도, 지도 등이 처음 수록되었다고 합니다. A.A. 밀튼은 추리 소설은 이해하기 쉬운 말로 써야 한다고 주장했고, 또 탐정이 독자보다 특별한 지식을 더 많이 알고 있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는데, 과연 곰돌이 푸를 쓴 작가답습니다. 

가장 마음에 든 건 마이클 이네스의 말이었습니다. 그는 "추리 소설은 어쨌거나 순전한 오락물이니 독자를 당황하게 할 뿐만 아니라 즐겁게 해 주겠다는 야망을 저버려서는 안된다"는데 정말이지 맞는 말입니다! 빅터 로렌조 화이트처치가 "다이애나 웅덩이의 범죄"를 쓸 때, 본인 스스로 왜 범죄가 일어났고 누가 범인인지 모르고 있었다는 창작법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독자 뿐 아니라 작가조차도 의미를 모르는 단서들을 살펴보며 수사를 하고 글을 썼다는 건데, 발상이 참 독특했어요.

하지만 이 책의 가장 큰 문제는, 안내서임에도 불구하고 그 안내에 따를 수 없다는 점입니다. 국내 소개된 작품이 턱없이 부족한 탓입니다. 총 102편 중 국내 소개된 작품은 아래의 29편에 불과합니다. 절판된 책도 포함한 것으로, 실제 쉽게 구할 수 있는 책은 그보다도 훨씬 적을 거에요. 이래서야 이 책을 읽는 의미가 많이 퇴색할 수 밖에 없지요.

  1. "배스커빌 가의 사냥개" - 아서 코난 도일
  2. "네 명의 의인" - 에드거 월리스
  3. "브라운 신부의 순진" - G.K. 체스터턴
  4. "오시리스의 눈" - R. 오스틴 프리먼
  5. "하숙인" - 마리 벨록 로운즈
  6. "맹인탐정 맥스 캐러도스" - 어니스트 브래머
  7. "트렌트 마지막 사건" - E.C. 벤틀리
  8. "통" - 프리먼 윌스 크로프츠
  9. "붉은 저택의 비밀" - A.A. 밀른
  10. "스타일즈 저택의 괴사건" - 애거사 크리스티
  11. "증인이 너무 많다" - 도로시 L. 세이어즈
  12. "독 초콜릿 사건" - 앤서니 버클리
  13. "목사관 살인사건" - 애거사 크리스티
  14. "세 개의 관" - 존 딕슨 카
  15. "붉은 머리 가문의 비극" - 이든 필포츠
  16. "녹색은 위험" - 크리스티아나 브랜드
  17. "시행착오" - 앤서니 버클리
  18. "완벽한 살인사건" - 크리스토퍼 부시
  19. "ABC 살인사건" - 애거사 크리스티
  20. "막다른 사건 부서" - 로이 비커스
  21. "살의" - 프랜시스 아일즈
  22. "프랜차이즈 저택 사건" - 조세핀 테이
  23. "데인 가의 저주" - 대실 해밋
  24. "재앙의 거리" - 엘러리 퀸
  25. "붉은 오른손" - 조엘 타운슬리 로저스
  26. "열차 안의 낯선 자들" -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27. "수상한 라트비아인" - 조르주 심농
  28. "이시드로 파로디의 여섯 가지 사건" - H. 부스토스 도메크
  29. "야수는 죽어야 한다" - 니콜라스 블레이크

자유 추리문고에서 출간된 "포튠을 불러라"는 이 책에서 소개한 "포춘 씨, 부탁입니다"와는 다른 단편집으로 생각됩니다. 언급되고 있는 "작은 집"이라는 작품이 포함되어 있으나 그 외 수록작은 다르거든요. 그래서 정식으로 소개된 걸로 치지는 않겠습니다. 게다가 저는 소개된 작품은 한 3~4권 빼고 전부 읽었기에, 별 의미없는 소개였던 셈입니다. 

추리 소설 역사에 대한 자료적 가치는 높지만, 이런 이유로 감점하여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2013/12/30

미타라이 기요시의 인사 - 시마다 소지 / 한희선 : 별점 2점

미타라이 기요시의 인사 - 4점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옮김/검은숲

총 네 편의 중단편이 수록된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 초기 작품집.

"점성술 살인사건"은 일본에 추리문학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온 걸작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미타라이라는 탐정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이후 작품들도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고요. 엘러리 퀸과 반 다인의 뒤를 잇는 잘난척 덩어리에다가, 뭐 하나 못하는 게 없는 잘난 인물로 묘사되니 마음에 들래야 들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나 "마신유희"에서는 그 정점을 찍었었죠.

다행히 이 책 수록작들은 위의 단점이 두드러지지는 않습니다. "점성술 살인사건" 바로 직후에 이어지는 초기작인 덕분이겠지요. 신본격 시대를 연 작가답게 고전적인 퍼즐 미스터리 스타일 정통 본격 추리물들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네 편의 이야기 모두 장르가 조금씩 다른 것도 재미를 더합니다. 첫 번째 작품은 전형적인 알리바이 깨트리기가 밀실 살인과 결합되어 있으며, 두 번째 작품은 일종의 순간 이동 트릭이 등장합니다. 세 번째는 붉은 머리 클럽이 연상되는 일종의 사기극을 그린 소품이고 네 번째는 유괴극이거든요.

또 두 번째, 세 번째 작품의 화자가 이시오카가 아니라는 것도 특이한 점이에요. 물론 두 번째 작품은 화자가 다르다고 해서 딱히 달라진건 없습니다. 미타라이의 경이적인 재즈기타 실력을 설명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고요. 반면 세 번째 작품은 사건이 워낙에 독특하고, 화자의 버릇이 사건의 핵심 중 하나라는 점에서 화자 변경이 꽤 효과적으로 사용된 편입니다.

결론내리자면, 작품마다 편차가 크고 불필요한 설정, 묘사가 많기 때문에 별점은 2점입니다만, 최악이라 할 수 있는 두 번째 작품 "질주하는 사자"만 빠졌어도 별점 0.5점은 더 줄 수 있습니다. 다른 작품들은 비교적 괜찮고, 무엇보다도 트릭만큼은 신본격의 장을 연 작가의 명성에 어울립니다. 본격 퍼즐 미스터리 애호가시라면 한 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장르소설의 명가 "검은숲"에서 출간된 책답게 장정과 디자인도 괜찮습니다.

덧붙여, 작가의 후기에서 미타라이 작품의 영상화를 반대하는 이유가 전형적인 일본인과는 정반대의 캐릭터를 구현하고 싶었다는 캐릭터론이 펼쳐지는데, 전형적인 일본인에 대한 설명은 수긍이 가지만 미타라이라는 캐릭터가 그것에 반하는 캐릭터라는 것에는 절대 수긍할 수 없었습니다. 경찰을 싫어하고, 높은 사람을 싫어하는 잘난척하는 독설가에다가 사람의 본성에 관심이 많으며, 음악 등 다방면에 조예가 깊다는 점에서 아무리 봐도 "셜록 홈즈"의 판박이에 불과하니까요.

수록작별 간단한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포일러 포함되어 있는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숫자 자물쇠"

"점성술 살인사건"에 등장했던 다케코시 형사가 미타라이에게 미궁의 밀실 살인 사건의 해결을 부탁하는 내용으로, "점성술 살인사건" 바로 직후에 이어지는 초기작입니다.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한 순간 이동 트릭(정체되는 도로 위 트럭 짐칸에 있던 범인이 몰래 빠져나와 지하철로 이동하여 범행을 저지르고 다시 복귀!) 만큼은 아주 좋았습니다. 과연 짐칸을 향해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았을지는 의심스럽지만, 습관처럼 계속된 출근 방법이라는 전제가 있으니 딱히 문제라 할 수 없겠지요. 미타라이가 의외의 자상한 면을 드러내는 것도 인상적이었고요.

그러나 밀실 트릭 자체는 별게 아니고, 초반 3단 숫자 자물쇠의 조합에 대한 경우의 수가 의도적으로 잘못 전달되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듭니다. 총 3자리의 번호가 1부터 0까지로 조합된다면 누가 생각해도 10*10*10으로 경우의 수는 1,000개밖에 없잖아요.

아울러 범인이 왜 번호를 하나씩 시험해가며 문을 열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등장하지 않는 것도 이해불가예요. 어차피 죽일 생각이었고 딱히 미궁에 빠뜨리려는 의도로 보이지 않은 만큼 그냥 힘으로 뜯어도 됐을 텐데 말이죠. 동기 역시 설득력이 약해 아쉽더군요.

때문에 별점은 2점. 숫자 자물쇠 이야기를 빼고 좀 더 짧고 깔끔하게, 설득력 있는 동기로 전개하는 게 좋았을 겁니다.

"질주하는 사자"

재즈 동호인 모임에서 진주목걸이 도난 사건이 벌어졌다. 그리고 유력한 용의자 구도는 기차에 치인 시체로 발견되는데...

구도가 죽는 순간까지 도저히 기차에 치인 장소로 갈 수 없다는 불가사의를 다룬 작품.

앞선 리뷰에서 말씀드렸듯 수록작 중 최악입니다. 일단 트릭부터 설명하자면, 조잡한 장치 트릭입니다. 문제는 작품 내에서의 설명으로는 독자가 떠올리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T자형으로 이루어진 맨션에 대해 작품 내에서 계속 장황하게 설명하기 때문에 미루어 짐작할 수는 있지만요.

범행의 동기도 어이가 없기는 마찬가지예요. 몇 명 없는 모임에서 보석 도난 사건이 일어난다면 용의선상에 오를 건 분명한데 어떻게 빠져나갈지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다는 것도 황당하지만, 사람들이 한둘이 아닌 모임에서 목을 졸라 살해한다는 건 정말 말도 안 돼지요.

작품과는 무관한 미타라이의 세계급 재즈기타 실력 설정 역시 짜증나는 요소였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천재성의 묘사가 캐릭터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전혀 점수를 주고 싶지 않아요.

결론적으로 별점은 1점입니다. 점수를 준 부분은 진주목걸이 절도와 관련된 마술 트릭과 마지막 숫자 "7"에 대한 가벼운 농담 같은 반전뿐입니다.

"시덴카이 연구 보존회"

화자인 세키네가 부장에게 자기가 겪은 가장 희한한 일을 이야기하는데 옆에 있던 미타라이가 간단하게 그 진상을 풀어 알려주는 이야기.

핵심은 이른바 시덴카이 연구 보존회 회장이라는 젠키치 할아버지의 사기극인데, 미타라이의 추리는 비약이 심해 논리적으로 보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젠키치 할아버지의 웅대한 이상이 너무 맛깔나게 묘사되어 재미있게 읽을 수는 있었습니다.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추리와 트릭은 영 아니더라도 "시덴카이 연구 보존회"라는 발상에 점수를 줍니다. 희한한 일, 기이한 조직, 그리고 예상치 못한 범죄의 결합이라는 측면에서 "붉은 머리 클럽"에 대한 오마주로 보이기도 하네요.

"그리스 개"

그리스의 일본인 해상왕 아들이 유괴된 사건을 다루는 전형적인 유괴극인데, 유괴극의 가장 큰 숙제인 몸값 전달에 대한 신선한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등장하는 암호 트릭도 꽤 기발했고요. 초반의 타코야키 가게 도난 사건까지 엮어 전개하는 짜임새도 괜찮았습니다.

범인이 누군지 피해자가 눈치챈 시점에서 이미 게임은 끝난 거 아닌가라는 문제, 그리고 "개"에 대해 지나치게 비중을 둔 전개는 약간 의아하지만 평작은 됩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2008/10/02

샤라쿠 살인사건 - 다카하시 가츠히코 / 안소현 : 별점 4점

샤라쿠 살인사건 - 8점 다카하시 가츠히코 지음, 안소현 옮김/두드림

우키요에 연구의 일본 최고 권위자인 니시지마 교수의 제자 츠다 료헤이는 우연히 구입한 한 화집에서 수수께끼의 화가 샤라쿠의 정체가 드러난 결정적 단서를 입수하고 조사에 착수한다. 한편 니시지마 교수의 제자였다가 파문당한 뒤, 교수의 라이벌 사가 아츠시를 돕는 옛 선배 고쿠후 역시 사가 아츠시의 죽음 이후 조우한 츠다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여 츠다는 샤라쿠가 아키타 난화의 화가 치카마츠 쇼헤이라는 사실을 증명해 내게 된다. 그러나 이후 니시지마 교수가 살해된 채 발견되며, 독자적으로 조사를 진행하던 고쿠후 역시 뺑소니 차에 치여 숨을 거두는 등 일련의 사건이 발생하고, 츠다는 이 모든 것의 뒤에 존재한 음모를 깨닫게 된다.


책 커버에서 "주간문춘 선정 20세기 걸작 미스터리 8위"라고도 선전하고 있고, "문예춘추 선정 일본 미스테리 100선"에도 선정되기도 한 유명한 작품입니다.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이기도 하죠. 원채 기대하고 있던 작품이라 번역 자체가 무척 반가왔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단순히 미술적인 취향만 놓고 본다면 샤라쿠의 인물화보다는 호쿠사이의 풍경화를 훨~씬 좋아하긴 하지만 이전에 "하이쿠와 우키요에. 그리고 에도시절 " 이라는 책을 살 정도로 우키요에에 대해서도 나름 관심이 있었기에, 진작에 사서 읽었어야 하는데 이런저런 이벤트를 통해 응모해 놓은 상태라 뒤늦게 구입한 책이기도 합니다. (이벤트는 다 떨어졌다는 이야기죠...) 

읽기 전에는 샤라쿠의 정체를 밝혀내는 과정이 중심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생각 외로 두가지의 큰 축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하나는 앞서 이야기한 샤라쿠의 정체를 밝혀내는 과정이 치밀하게 전개되는 역사추리물적인 부분이고 또 하나는 샤라쿠의 정체를 밝혀내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과 그것에 대한 해결 과정을 그린 부분입니다.

이 중 이 작품이 유명해진 결정적 요소이기도 한 수수께끼의 우키요에 화가 샤라쿠가 누구인가? 에 대한 의문, 그리고 주인공이 찾은 작은 단서에서 시작하여 샤라쿠의 정체를 밝혀내는 과정은 초중반부까지 전개되는데 무척 흥미진진합니다. 샤라쿠가 아키타 난화의 화가였을 것이다라는 가설은 상당한 수준의 설득력을 지니고 있고요. 우키요에를 다년간 연구한 저자의 경력이 말해주듯 작품에서 펼쳐지는 저자의 우키요에에 대한 엄청난 내공과 상세한 해설 역시 인상적입니다. 우키요에와 샤라쿠 관련해서는 참고서가 될 수 있는 수준이니까요. 동봉된 칼라 엽서 형태의 많은 도판 역시 충실해서 작품 이해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고요.

또한 중반부 이후부터의 살인사건을 밝혀내는 과정 역시 정통 추리소설로 보기에는 대단한 트릭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사건의 인과관계가 확실하고 동기도 잘 부여되어 있으며 사건을 밝혀내는 과정도 합리적입니다. 때문에 추리적인 면만 놓고 본다면 합격점을 충분히 주고도 남음이 있네요. 정말 모든 것이 치밀하게 잘 짜여졌다는 느낌을 주거든요. 때문에 400페이지가 넘는 대 장편임에도 불구하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책의 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지나칠 정도로 과도한 당대 우키요에에 대한 설명은 이 책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솔직히 지루한 감도 없잖아 있긴 합니다. 샤라쿠가 활동했던 시기를 중심으로 워낙 많은 인물들이 등장해서 머리가 휙휙 돌아갈 지경인데 이 모든 인물들이 우리나라에는 친숙하지 않은 인물들이라 몰입을 방해한다는 것도 국내 정서와는 좀 거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우키요에에 대한 자세하고 디테일한 설명은 샤라쿠의 정체를 파헤치는 과정의 이야기인 초중반부에 집중되어 있어서 이후의 살인사건 이야기가 밀결합되어 있다기 보다는 전혀 다른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욕심을 버리고 좀 들어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가 제대로 된 수준의 추리소설을 썼을 때의 내공의 깊이를 짐작케 하는 역작으로 평점은 별 4점입니다. 몰랐는데 오래전에 읽었던 단편집 "붉은 기억" 의 작가라 왠지 모를 친숙함도 느껴졌고 그때도 글 하나는 잘 쓴다.. 라고 생각되었던 만큼 역시 기대에 값하는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국내 정서에 좀 맞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겠죠. 한번 읽어서는 제대로 된 이해가 어려운 만큼 한번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해 줍니다.

2022/12/04

"시간표 트릭"이라는 하나의 장르를 확립한, 만족도 높은 철도 미스터리 걸작들.

* 언제나처럼 honto의 북트리 서비스를 통한 추리 소설 추천입니다. 그런데 소개작 중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기차 시간표 트릭이 사용된건 아니니, 제목은 조금 잘못된 셈입니다. 기차가 주요 무대이자 소재인 작품들이라고 하는게 맞았을거에요. 아니면 <<오리엔트 특급 살인>>을 빼고, 니시무라 교타로 작품을 넣는게 맞지 않았을까 싶네요.

'움직이는 밀실'이라고 하는 점이 소재로서도 다루기 쉽기 때문일까요? 열차는 미스터리의 무대로 자주 등장합니다. 또한 일본에서는 초 단위의 정확한 운행을 이용한 '시간표 트릭' 이라는 독자적인 미스터리 문화도 탄생했지요. 차내에 숨어있는 범인, 시간표가 만들어내는 알리바이...... 여행의 과정보다는 수수께끼 풀이에 비중을 두고 있는 철도 미스터리, 그 걸작들을 소개해 드립니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크리스티의 수많은 대표작 중에서도 여러 번 영상화된 덕분에 특히 유명한 작품. 터키에서 프랑스행 오리엔트 특급을 탄 명탐정 푸아로가 열차 안 밀실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조우한다는 이야기. 푸아로는 용의자들의 철벽 알리바이를 대화라는 무기로 무너뜨린다. 수수께끼 풀이의 순도가 높은 미스터리 작품.

<<점과 선>> 마츠모토 세이초
일본 미스터리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 시간표를 사용한 '알리바이 트릭', 그리고 현실적인 배경과 사회성을 가진 사건을 그린 '사회파 미스터리'의 융합은 이후 미스터리계에 큰 영향을 주었다. 60년 이상 전에 쓰여진, 고전 중 고전인 철도 미스터리.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 다카기 아키미쓰
인형을 이용한 연쇄 예고 살인에 명탐정 가미즈 교스케가 도전하는 다카기 아키미츠의 대표작 중 하나. 첫 사건은 단두대에서 인형의 목이 잘린 후, 두 번째 사건은 열차에 인형이 치인 뒤 똑같이 실행된다. 제목인 '인형이 왜 살해되는지?'가 작품의 핵심이며, '독자에 대한 도전장'까지 포함되어 있는, 범인 찾기의 흥취를 즐길 수 있는 걸작.

<<검은 백조>> 아유카와 데쓰야 : 국내 미출간
철도 미스터리뿐만 아니라, 수많은 알리바이 트릭을 이용한 작품을 발표한 작가가 창조한 '오니츠라 경부' 시리즈 중 하나. 살인 사건 수사선상에 떠오른 용의자를 오느츠라 경부가 꾸준한 수사를 통해 조금씩 몰아붙인다. 맹점을 찌르는 시간표 트릭에 논리적인 추리가 합쳐진 추천작.

<<신칸센 살인사건>> 모리무라 세이이치
<<인간의 증명>>, <<고층의 사각>> 등으로 알려진 모리무라 세이이치가 발표한 첫 번째 철도 미스터리. 신칸센 열차내에서 발견된 시체는 엑스포 이권을 두고 다투고 있던 연예 프로덕션 실력자였다. 용의자는 후속 차량에 승차하고 있어 범행은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다.... 연예계의 어두운 부분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작품.

2012/08/16

세계 10대 추리소설 리스트 정리 (Brutus 397호 참고)

이런 리스트는 별로 신뢰하지 않지만 요청도 있었고 마침 자료가 있기에 몇 자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일본 잡지 Brutus에서 전문가 대상으로 선정한 리스트 중심입니다. 90년대 후반 자료이니 과거의 리스트에 비하면 그래도 최신 작품이 몇 개 있긴 하지만, 대표작들은 역시 대동소이하네요.

*2007.3.19 첫 작성
*2012.08.16 링크 추가
*2014.08.01 링크 추가
*2020.02.01 링크 추가

오토 펜즐러 (유명 추리 평론가 및 전문서점 "미스테리어스 북 숍" 점주) 선정 All Time Best 10

  1. 윌키 콜린즈 "백의의 여자"
  2. "바스커빌가의 개" – 코넌 도일
  3. "상복의 랑데뷰" – 코넬 울리치
  4. 아이라 레빈 "죽음의 키스"
  5. "말타의 매" – 더쉴 해미트
  6. 로스 토마스 "대역전"
  7. "레베카" – 다프네 뒤 모리에
  8. 프레드릭 브라운 "이상한 나라의 살인"
  9. 토머스 해리스 "레드 드래곤"
  10. 애거서 크리스티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제이 퍼설 (미스테리 전문 서점 "세익스피어 & 컴퍼니" 원 바이어) 선정 All Time Best 10

  1. "기나긴 이별" – 레이몬드 챈들러
  2. "유리 열쇠" – 더쉴 해미트
  3. "우편배달부는 벨을 두 번 울린다" – 제임스 M 케인
  4. "셜록 홈즈의 모험" – 코넌 도일
  5. 제임스 크럼리 "안녕 달콤한 입술이여"
  6. 짐 톰슨 "Pop.1280"
  7. 죠너던 래티머 "Solomon's Vineyard"
  8. 로스 토머스 "대역전"
  9. 엘모어 레오나드 "Unknown Man #89"
  10. 토머스 페리 "도망친 킬러"

세계 10대 추리 소설 (히치콕 매거진 선정 / 동률 포함 총 12작품)

  1. "Y의 비극" – 엘러리 퀸
  2. "통" – F.W 크로프츠
  3. "비숍 살인사건" – 반 다인
  4. "그린 살인사건" – 반 다인
  5. 윌리엄 아이리쉬 "환상의 여인"
  6. 애거서 크리스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7. "빨간머리 레드메인즈" – 이든 필포츠
  8. 가스통 르루 "노란방의 비밀"
  9. "기나긴 이별" – 레이몬드 챈들러
  10. "어둠 속의 목소리" – 이든 필포츠
  11. 애거서 크리스티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12. "바스커빌가의 개" – 코넌 도일

동서미스터리 베스트 100

2019/10/25

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사건 - 구라치 준 / 김윤수 : 별점 2점

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사건 - 4점
구라치 준 지음, 김윤수 옮김/작가정신

잘 모르는 작가의 단편집입니다. 표제작을 포함한 모두 여섯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제목이 흥미로와서 별 생각없이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제목에서 연상되는 기발함, 기묘함이 부족한 탓이 가장 큽니다. 개개의 이야기들 모두 아이디어에 비하면 긴 편이라는 것도 단점이고요. 호시 신이치였다면 10페이지 안 쪽으로 끝냈을, 그런 내용들에 불과하거든요. "사내 연애"와 "파와 케이크의 살인 현장"은 특히 쇼트쇼트 스타일로 쓰여지는게 어울렸을겁니다. 기발한 농담에 가까운 이야기였다는 점에서요.

물론 쓰고 싶은 글을 느긋하게 썼구나 싶은 작품도 있습니다. "밤을 보는 고양이"는 고양이를 정말 사랑하는 애묘인이구나! 싶은 묘사가 가득하여 읽는 내내 아주 흐뭇했어요. "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사건"은 기발함이 추리적으로 잘 포장된 괜찮은 이야기였고요.

하지만 별점은 2점입니다. 재미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고 아이디어도 괜찮았지만 약간은 어정쩡한 느낌이 컸기 때문입니다. 호시 신이치 쪽인지, 아토다 다카시 쪽인지를 좀 더 명확히 하면 좋겠네요. 호시 신이치 쪽이라면 더 짧게, 아토다 다카시 쪽이라면 아이디어의 보강과 약간의 엽기성(?)이 추가되어야 할 겁니다.

각 단편별 상세 소개로 리뷰를 마칩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한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ABC

불특정한 희생자를 살해하는 무차별 살인이 벌어지는데, 주인공은 우연히 2 건의 살인 사건이 ABC의 규칙을 따른다는걸 알아내고 C에 해당하는 희생자를 찾아내어 살해하려 했다. 이유는 유산을 노리고 동생을 죽일 계획인데 동생이 'D'에 해당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

호그 연속 살인과 ABC 살인 사건의 결합은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귀환"에서도 써 먹은 아이디어입니다. 아마 다른 작품에도 쓰여진 경우가 있을 거에요. 그만큼 유명한 트릭이자 설정이니까요. 하지만 이 작품의 진짜 핵심 아이디어는 범인이 C 사건을 일으킨 뒤, 곧바로 다수의 D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는 반전입니다. 여러 사람이 연쇄 살인에 편승하여 저마다 모방 범죄를 일으킨 것이죠. 그리고 주인공이 급작스럽게 자신도 D에 해당하는 인물이었다는걸 깨달으며 마무리됩니다.

반전과 결말 모두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어요. 흔해 빠진 서두를 조금 더 줄여서 쇼트쇼트로 발표했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 같네요. 별점은 2.5점입니다.

"사내 편애"

인사 관리를 컴퓨터가 전담하게 된 이후, AI 시스템 '마더컴'로부터 편애를 받게 된 주인공이 회사 내에서 이런 저런 황당한 일을 겪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인공 지능이 인사 관리를 한다는 아이디어는 새롭지 않지만 '모더레이트 플리커 메소드식 (MFM)' 이라고 불리우는 설정이 아주 기발합니다. 인사 관리를 지나치게 합리적이지 않도록 하는, 인간적인 모호함을 넣은 서브 프로그램으로 덕분에 좀 느슨하고 인간적으로 관리하게 된다는 설정입니다.
이런 시스템을 도입할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인 '공정성'이 훼손되는거라 일부러 이런 오류를 집어넣을 이유는 없지만, 상황 자체는 꽤 그럴듯 했습니다.

이 모호함이 주인공 데라시마에게는 '편애'로 작동하여 일으키는 소동들도 재미있습니다. 전무가 직접 커피를 타다 주고, 상사가 허물을 덮어주는 정도에서 마음에 둔 여사원과 억지로 이어주는 민폐 수준의 도움까지 진화하게 되거든요. 심지어 마음을 고백한 것도 아닌데 주인공의 눈빛 등을 분석하여 이런 억지를 이끌어내니 어떻게 보면 무섭지요.

그러나 결국 지긋지긋해진 주인공이 회사를 그만 두고 다른 회사 면접을 보는데 그 회사 마더컴은 주인공을 그냥 싫어하더라는 결말은 조금 시시했습니다. 조금 더 재미있는 상황을 끌어낼 부분이 많았는데 너무 쉽게, 상상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이야기를 끝낸 느낌이에요. 별점은 2점입니다.

"파와 케이크의 살인 현장"

살해된 피해자 입에 파가 물려있고, 머리 맡에는 케이크가 놓여있는 기묘한 상황을 그린 단편입니다.

살인 사건이 등장하는데 추리물로 보기는 어려워요. 나카모토 경부의 합리적인 수사를 통해 범인은 아주 쉽게 밝혀지기 때문입니다. 기묘한 범행 현장에 대한 아마치 형사의 추리가 전부인데, 진상이 밝혀지지 않기도 하고요. 어떻게 보면 혼잣말과 비슷한 수준의 이야기라 공허합니다. 아마치 형사 본인 스스로도 마음껏 공상한, 상식 밖의 엉뚱한 생각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니까요.

물론 실제 진상이 드러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를 스토킹하면서 피해자가 파를 싫어하고 케이크를 좋아했다는 걸 알게 된 범인이 살인을 저지른 후, 좋아하는 케이크를 먹고 싶어도 싫어하는 파가 입을 막고 있어서 먹지 못해 원통해서 마음 편히 성불하지 못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성불을 막기 위해 벌인 일이었다는 추리는 솔직히 억지스러워요. 피해자에게 집착해서 그녀가 죽어서 영원히 손에 닿지 않는 곳에 가면 안되어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건데, 누가봐도 정신병자의 행동입니다. 정신병자의 정신나간 행동을 합리적으로 추리한다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에요.

때문에 추리 소설로의 가치는 별로 없습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밤을 보는 고양이"

할머니 혼자 사는 시골집에 내려간 주인공 유리에는 할머니의 고양이 미코가 며칠동안 밤에 어딘가를 바라보는걸 알아챈다. 미코는 무엇을 보는 것일까?

앞서 말씀드렸듯이 고양이 미코에 대한 묘사가 꽉 채워져 있는데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시종일관 느껴져 좋았습니다. 고양이를 쓰다듬고, 만지고, 같이 노는 장면 하나하나가 모두 사랑스러워요.

하지만 고양이가 어딘가를 바라보는 이유가 '냄새' 때문이며, 이는 이웃집 할머니를 아들이 암매장하기 위해 땅을 판 탓이라는 결말은 좀 억지스럽습니다. 고양이의 후각이 예민한건 맞지만, 이웃집에서 땅을 판다고 밤에 자지 않고 그쪽을 쳐다본다는건 좀 이상하잖아요? 땅을 판다고 해서 그렇게 특별한 냄새가 날지도 잘 모르겠고요. 실제로 공사 현장 옆에 산다고 해서 고양이가 그곳을 바라보지는 않는 것과 같은 이치 아닐까요?

그래서 별점은 2점. 고양이 묘사는 좋지만 그 외에는 그냥저냥한 소품이었습니다.

"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사건"

패전 직전인 1944년 겨울, 나가노 현에 위치한 제국 육군 특수 과학 연구소 2-13호 실험실에서 벌어진 기묘한 살인 사건이 벌어졌다. 날카로운 흉기는 하나도 없는 밀실인 실험실에서 피해자가 후두부를 날카로운 흉기로 얻어 맞아 죽은 사건이었다. 언뜻 두부 모서리에 부딪혀 사망한 걸로 보이는데 과연 진상은 무엇일까?

밀실 살인물이자 불가능 범죄물입니다. 

매드 사이언티스트 마사키 박사가 실험실에서 연구하고 있는 인력 '공간 전위', 즉 일종의 텔레포트 현상을 인력으로 발생시켜 미국에 폭탄을 투하한다는 연구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라는, 특무 첩보 기관에서 파견 나온 도네 소좌의 추리는 꽤 기발했습니다. 공간 전위의 첫번째는 공간 역전 현상으로 공간이 뒤집혀 피해자는 거꾸로 떨어졌고, 우연찮게 지금은 움푹 들어간 천장 모서리에 후두부가 찍히게 되었다는 추리입니다. 공간 역전이 일어나면 움푹 들어간 곳은 반대로 튀어나올 테니까요.

하지만 당연히 이런 괴기한 추리는 진상도 뭐도 아니며, 뒤이어 주인공인 이즈카 가쓰오 이등병의 합리적인 추리가 등장합니다. 범인은 도네 소좌이며, 이유는 피해자가 스파이였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흉기는 벽돌 같은 걸로 범행 후 멀리 던져버렸고, 아침에 문을 열 때 문 앞의 눈이 치워져 있었다는게 증거고요. 밀실은 특무대 소속이면 자물쇠 여는 것 쯤은 식은죽먹기였을거라는 식으로 넘어갑니다.

그러나 이 역시 이즈카 이등병의 상상일 뿐입니다. 근거도 없고, 진상도 결국 밝혀지지 않아요. 그리고 이즈카 이등병의 상상이 진상이었다 하더라도 설득력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사고를 위장하여 연구에 종사하는 병사들을 죽이는건 별로 어렵지 않다고 이즈카 본인 스스로 이야기하는데, 도네 소좌가 이런 불가능한 상황을 연출해 가면서까지 가게우라 이등병을 죽일 이유는 없으니까요. 그가 스파이라고 생각했다면 사람들 앞에서 총으로 쏴 죽여도 괜찮았을겁니다. 그만큼 미친 시대였지요.

그래도 일본의 전황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 무식한 특수 과학 실험, 생명 경시 풍조가 만연하고 있는 걸 풍자하는 묘사와 내용은 인정할 만 합니다. 공간 전위라는 기묘한 실험에 대한 아이디어와 이를 추리에 응용한 발상도 좋았고요. 차라리 이 추리가 마지막에 진상처럼 드러나고, 결국 진상은 아무도 모르지만 미친 시대에 누가 그런걸 신경이나 쓸까? 라는 형태로 마무리했더라면 훨씬 마음에 들었을텐데 여러모로 아쉽네요. 별점은 2.5점입니다.

"네코마루 선배의 출장"

하마오카는 회사 연구소에 극비 신소재 관련 자료를 가져오기 위해 방문했다. 그런데 마침 그 곳에서 인형탈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학교 선배 네코마루를 만났고, 우연히 연구소 내 산책을 함께 하다가 연구 소장 살인 미수 사건을 접하게 되는데...

일종의 불가능 범죄를 다룬 정통 본격 추리물입니다. 그런데 도가 지나친 삼엄한 연구소 경비, 기묘한 연구원과 도저히 알 수 없는 센스의 연구소 마스코트 네코멜론군, 이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기이한 네코마루 선배 등 설정이 만화적이라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건 단점입니다. 네코마루 선배 정도만이었다면 괜찮았을텐데 말이죠. 이래서야 지극히 현실적인 동기 - 극비 신소재에 대한 정보를 빼돌리는 것 - 와 거리감이 커서 영 와 닿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시종일관 장난으로 일관하는 행동과는 다르게 추리 자체는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네코마루 선배의 추리만큼은 괜찮았습니다. 아무도 범행을 저지를 수 없었으니 이 범행은 소장의 자작극이다! 그리고 물이 가득 든 양동이를 던질 수 없으니 빈 양동이를 던져 부딪혔고 물은 그 전에 쏟아 놓았다!는 추리로 아주 현실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극비 신소재 자료를 빼돌리고 이를 하마오카에게 뒤집어 씌우려 했다는 동기도 좋았고요. 농담같은 철저한 보안은 구급차를 타고 빠져나감으로써 뚫을 수 있다는 발상 역시 보안이 나름 강한 회사에 다니는 제 입장에서 보아도 설득력이 높아 보입니다. 과연 시리즈 작품에 탐정으로 등장할 만 합니다.

만화적이고 과장된 묘사를 줄이고 좀 더 일상계스러운 작품으로 쓰는게 여러모로 더 나아 보이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다음 작품이 기대됩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2009/01/22

저명작가가 뽑은 미스터리 / SF 베스트 5

쇼켄 추리문고 창간 40주년을 맞아 저명작가들이 쇼켄 추리 / SF 문고 출간본들 중 재미있는 작품들 5편을 꼽은 리스트로 출처는 "미스터리베스트" 입니다. 추리작가 위주로만 번역해서 올립니다.


'2013.06.24. 링크 추가'
'2025.01.05 링크 추가'

아리스가와 아리스
1. Y의 비극 : 엘러리 퀸
2. 브라운 신부의 동심 : G.K 체스터튼
3. 구부러진 경첩 : 딕슨 카
4. 그린 살인사건 : 반 다인
5. 독초콜릿 사건 : 안소니 버클리 콕스

기타무라 카오루
1. 일본탐정소설전집2 에도가와란포
2. 아 아이이치로의 낭패 : 아와사카 츠마오
3. 브라운 신부의 동심 : G.K 체스터튼
4. 불청객들의 뷔페 : 크리스티나 브랜드
5. 새하얀 거짓말 : 프레드릭 브라운

교코쿠 나츠히코
1. 흡혈귀 드랴큐라 : 브램 스토커
2. 기암성 : 모리스 르블랑
3. 현자의 돌 : 콜린 윌슨
4. 일본탐정소설전집10 사카구치안고
5. 키드 피스톨즈의 모험 : 야마구치 마사야

고이케 마리코
1. 신데렐라의 함정 : 세바스티앙 자프리조
2. 이천만달러와 물고기 한마리 : 카트리느 아를레
3. 실루엣 - 아이리쉬 단편집 4 : 윌리엄 아이리쉬
4. 악녀 이브 : 바틀리 체이스
5. 두명의 아내를 가진 남자 : 패트릭 퀜틴
 
미야베 미유키
1. 어둠의 스캐너 : 필립 K 딕
2. 브라운 신부의 동심 : G.K 체스터튼
3. 미스 마플과 13개의 수수께끼 : 애거서 크리스티
4. 매드 사이언티스트 : 스튜어트 D 시프 편저
5. 7명의 아줌마 : 패트리시아 맥거

에도가와 란포
1. 빨간머리 레드메인즈 : 이든 필포츠
2. 노란방의 비밀 : 가스통 르루
3. 승정(비숍)살인사건 : 반 다인
4. Y의 비극 : 엘러리 퀸
5. 트렌트 최후의 사건 : E.C 벤틀리
6.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 애거서 크리스티
7. 모자수집광 사건 : 딕슨 카
8. 붉은 집의 수수께끼 : A.A 밀른
9. 통 : F.W 크로포츠
10. 나인 테일러스 : 도로시 L 세이어스

란포 혼자 10편의 작품을 선정하는 것도 눈에 띄는데 역시 거장은 거장인가 봅니다. 여튼 간략하게 평하자면, 유명작가들은 대부분 고전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몇몇 작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고전이 국내에 번역되었다는 것도 반가운 일이고요. 저도 이 리스트를 보다가 다시 읽고 싶어진 책이 몇권 생겼는데, 이번 연휴때 들춰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