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플러스 원 - 개빈 라이얼 지음, 최운권 옮김/해문출판사 |
영국인 루이스 케인은 2차 대전 당시 '칸톤'이라는 암호명으로 프랑스 레지스탕스를 도와 활약했었던 인물로, 대부호 마간하르트를 리히텐슈타인까지 호송해달라는 옛 동료였던 변호사 멜랑의 의뢰를 받았다. 그러나 보디가드로 고용된 그와 유럽 No.3의 총잡이 하베이, 그리고 마간하르트와 그의 비서 재먼이 떠나는 여정은 단순한 호송이 아니었다. 곧 그들의 목숨을 노리는 킬러들이 등장하고 경찰의 추적도 시작되는데...
개빈 라이얼의 1급 서스펜스 스릴러 소설입니다. '호송' 이라는 특이한 주제도 좋지만, 캐릭터가 생생하게 살아있다는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주인공이자 호송의 중심 인물 루이스 케인이 과거 레지스탕스 때의 다양한 경험과 인맥을 살려 난관을 헤쳐나가는 모습은 정말로 리얼합니다. 알콜 중독과 싸우는 총잡이 하베이의 캐릭터 역시 묵직한 매력을 전해주고요. 또한 자신의 머리와 몸에 의지하여 상대방 킬러들과 두뇌 싸움을 벌이며 위기를 벗어나가는 과정에서의 서스펜스도 대단했습니다. 고전적이면서도 아날로그적으로 고전 명작의 향취가 물씬 납니다.
험난한 호송 과정의 묘사 뿐인 단순한 모험 서스펜스 스릴러에 머물지 않습니다. 리히텐슈타인으로 향하는 마간하르트의 '목적'과 그에 따르는 반전이 여러 개의 복선을 통하여 치밀하게 설계되어 있는 정교함도 갖추고 있습니다. 덕분에 끝까지 손에 땀을 쥐면서 읽을 수 있었네요. 그 외의 묘사들, 특히 프랑스에서 리히텐슈타인까지 유럽 대륙을 관통하는 여정의 디테일 역시 재미를 더해 주었고요.
그러나 범인의 계획이 허술하다는 약점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무려 1천만파운드라는 돈이 걸려있는데(1파운드 = 2,000원으로 계산하면 무려 2백억원!), 마간하르트를 죽이기 위해 벌이는 작전이 너무 쪼잔하고 스케일이 작기 때문입니다. 호송의 중간 과정에서 케인 일행에게 너무 많은 기회를 준 것도 의문이고요. 마지막으로, 마간하르트가 프랑스 경찰에 체포되었다면 범인의 계획은 실패하였을 것이라는 점에서(합법적으로 주주 모임을 연기할 수 있었을테니) 운에 기댄 측면이 많다는건 분명 단점이겠지요.
하지만 고전적이고 묵직한 스릴러의 참맛을 잘 전해주는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제 별점은 3점입니다.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은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