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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9

타블렛의 도래에 따른 국내 중소업체의 미래

 <태블릿PC 틈새시장 도전장 국내 중소업체 “우리도 뛴다”> 라는 기사를 보고, 그리고 최근 포스팅 된 몇몇 분들의 글을 읽고 적어봅니다.

일단 타블렛이라는 시장 전망부터 알아보죠. 가트너 리포트에 따르면 전체 PC성장을 견인할 만큼 커진다고 하는군요. 곧이곧대로 이러한 전망을 받아들이지는 않지만 전 세계적으로 이미 700만대를 넘게 판 디바이스 시장이 한번에 쓰러지리라 믿는게 더 어리석겠죠? 주요 경쟁상대로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이 있습니다만 타블렛은 스마트폰과 노트북 사이에 존재하는 틈새시장을 제대로 공략한 물건이기에 두 제품과의 차별점이 뚜렷합니다. 상대적으로 대형화면에다가 배터리 용량도 당연히 여유가 있기 때문에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한 용도로는 스마트폰에 앞서고 휴대성, 즉시성 측면에서 노트북에 앞서기 때문입니다. 이건 단순히 가격의 문제가 아니죠. 물론 저 개인적으로도 향후에는 타블렛과 노트북이 하나로 합쳐지는 흐름은 필연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당장의 일은 아닐 것으로 판단됩니다.
때문에 경쟁 제품들의 출시, 그에 따른 가격경쟁과 더불어 전용 앱-컨텐츠 시장의 확대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보일 겁니다. 한마디로 시장전망은 밝습니다.

어쨌건 애플이 창조하여 거의 장악한 이 시장에 삼성이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안드로이드 차기 버전이 등장하면 LG도 출시한다고 하는 등 2011년부터는 본격적인 경쟁 시대가 열리겠죠. 하지만 이 경쟁 시대에 국내 중소업체가 낄 자리는 없다는 것이 솔직한 제 생각입니다. 이유는 당연하게도 성능과 가격에 있어서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모바일 단말 원가의 핵심부터 보자면 LCD - 메인칩셋 - 낸드플래시 메모리입니다. 이 3종 세트는 국내 대기업들의 경우 자체적으로, 혹은 계열사를 통해 수급할 수 있기에 가격적으로도 대기업을 상대하기 어렵지만 더 큰 문제는 LCD를 제외하고는 국내 대기업들의 현재 주력인 '스마트폰'과 동일한 것입니다. 당연히 대기업들은 스마트폰을 생산하며 부수적으로 타블렛을 제조하는 것이 가능하고 물량 조절도 손쉽겠죠? 타블렛의 판매가 부진하다면 스마트폰 쪽으로 재고를 돌리면 되니까. 덧붙이자면 포팅이나 개발이 여러모로 더욱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고요.
하지만 국내 중소업체는 스마트폰을 제조할 여건이 안되기에 상기 부품을 전부 타블렛 용으로 구매하여 제조, 생산, 판매해야 합니다. 유동성 측면에서 상대가 안되겠죠. 또 스마트폰의 경우 10만대 이상의 물량은 기본이니 대량 구매를 통한 가격 하락의 잇점이 큰데 국내 중소업체가 과연 한번에 얼마나 구매를 할 수 있을지도 솔직히 의문이에요. 한 2만대 물량이 고작이 아닐까 싶으니까요.

애플이 주도하고 대기업들이 반격을 준비하는, 이미 레드오션이 되어버린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중소업체의 선택은 그래서 몇가지 없습니다. 그럼 그것들을 하나씩 분석해보죠.
일단 가끔 이야기가 나오곤 하는 컨텐츠 차별화는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이야기입니다. 컨텐츠 제공업자가 미치지 않고서야 중소기업 단말에 올인하는 전략을 펼리가 없죠.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있는 업체를 중심으로 진행하는 것이 당연하니까요. 컨텐츠를 쥐고있는 회사라면 자사 단말에 올인할 수도 있지만 국내 중소업체는 그런 회사가 하나도 없는 상황이며 EBS 강의 컨텐츠 어쩌구 하는데 웹 베이스로 컨텐츠 제공 시장이 이동하면, 포팅이 필요없는 상황이 된다면 이게 무슨 경쟁력을 가지는지 전 도무지 알 수가 없네요.게임? 결국 컨텐츠와 같은 이슈겠죠. 메이저 업체 - 플랫폼 중심으로 컨텐츠가 제공될겁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화면 사이즈를 줄이는 등으로 휴대성을 높이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5인치 이하가 된다면 강력한 경쟁상대인 스마트폰과의 변별력이 없습니다. 타블렛의 가장 큰 장점은 화면의 크기잖아요. "현재 나오고 있는 7인치 태블릿 무리들은 ‘DOA(도착 즉시 사망·Dead On Arrival)’의 운명이 될 것이며 (7인치 태블릿PC) 제조사들은 자신들이 만든 제품이 너무 작다는 뼈아픈 교훈을 얻고 내년에 크기를 늘리게 될 것”이라고 잡스가 말하기도 했죠. 그런데 그 7인치보다 작은 화면? 이건 말도 안돼는 얘깁니다. (개인적으로는 7인치가 아슬아슬한 타블렛의 허용범위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은 뭐... 타블렛이 굉장히 디자인을 많이 타는 제품은 아니니 의미가 없고 가격경쟁력은 앞서 말했듯 원가면 - 개발비 측면에서 경쟁력을 전혀 가질 수 없을 뿐 아니라 이통사의 보조금도 받을 수 없는 등 악재만 있습니다. 게다가 세계시장을 놓고 본다면 중국산 제품과의 가격경쟁력 승부에서도 이길리가 만무하고요. 성능은 둘째치고서라도 중국제품은 정말 겁나게 쌉니다!

안드로이드만 포팅시키면 기본적으로는 제조사가 할게 별로 없는 단말이기에 중소업체들의 도전도 이어지겠지만 결국 노트북 시장이 그러했듯 가격 경쟁력과 성능, 그 어떤 것도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없는 제품으로 극히 일부의 얼리어답터를 제외한 Mass Market 진입은 불가능할 겁니다. 앞으로는 애플을 중심으로 대기업이 주도하는 중고가 시장과 중국 제품이 대부분인 저가 시장으로 확실히 시장이 양분될 것으로 보이네요.

그럼 국내 중소업체들은 앞으로 뭘 해야 하냐고요? 그건 저도 모르죠. 하지만 남들 다 한다고 해서 시작하거나, 할게 없어서 한다거나 보다는 차라리 보다 참신한 제품으로 승부하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게 과연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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