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제벨의 죽음 - 크리스티나 브랜드 지음, 신상웅 옮김/동서문화동판주식회사 |
파페튜어의 지인으로 켄트의 유명한 형사인 콕크릴 경감은 연극 현장에 있다가 우연히 사건에 뛰어든 뒤, 연극에 관련된 몇몇 인물들 모두가 조니의 죽음에 원한을 품고 있어서 이사벨을 살해할 동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유명한 고전 걸작 중 하나죠. 작가 브랜드 여사도 유명하고요. 허나 왠지 손이 선뜻 가지 않았습니다만 인터넷 서점 알라딘 적립금이 쌓였길래 그냥 지른 작품입니다. 저에게 주는 선물로 말이죠.
작가의 작품으로 이 작품의 탐정이기도 한 콕크릴 경감이 등장하는 작품 "초록이 무서워"는 아주 예전에 영화를 본 기억이 있는데 정통 추리에 충실하면서도 재미도 있었던 작품이라 읽기 전부터 기대가 무척 컸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역시나 명불허전! 기대에 벗어나지 않는 아주 멋진 정통 추리물이었습니다. 용의자가 적다는 고전적인 상황 설정도 더해져 흥미롭게 추리를 즐기며, 간만에 머리를 한껏 써 가며 완독하였습니다.
특히나 가장 큰 트릭인 "공개된 장소, 그것도 밀실에서의 대담한 살인"은 명쾌하면서도 합당한 트릭이라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트릭과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과정 모두 공정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 트릭, 그리고 "적기사의 정체"가 흡사 "독 초콜릿 사건"처럼 용의자들 모두가 살인을 저지를 수 있다는 해석으로 전개되는 것도 무척 흥미로왔고요. 아울러 성경을 따른 듯한 사건 전개 방식 역시 주요한 요소는 아니지만 잘 고안해 내었구나!라는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아울러 피해자인 제제벨 (이제벨)이 철저한 악녀로 묘사되어 범죄에 대한 혐오감이 덜해진 덕분에 사건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던 것도 장점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탐정인 콕크릴 경감이 괴팍한 성격에 불만쟁이 노인네라 감정이입하기에는 무척 힘든 딱딱한 인물로 묘사된 탓이 가장 큽니다. 모스 경감처럼 괴퍅한 노인이라도 유머를 덧붙여 좀 더 부드럽게 묘사했다면 더 좋았을겁니다. 물론 시리즈 캐릭터이니 쉽사리 성격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했겠지만 이러한 전형적인 영국식(?) 묘사는 지루한 감이 없잖아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번역의 문제도 좀 있는 듯 했습니다)
또 마지막 추리쇼는 별로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극적이기는 한데 비현실적이고 불필요한 전개였어요. 콕크릴 경감이 정말 명탐정이라면 1:1 대결을 하는게 타당했습니다.
그래도 간만에 즐긴 정통 고전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나름대로 해피엔딩(?)이라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별점은 4점입니다.
옛날에 감상했던 "초록이 무서워" 영화가 보고 싶은데 그건 무리일테고... 작가의 다른 작품이 번역되면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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