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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19

크리시 시리즈 (1,2,4,5) - A.J 퀸넬 / 이종인 : 평균 별점 2.5점

크리시 1 - 6점
A. J. 퀸넬 지음, 이종인 옮김/시공사
크리시 2 - 6점
A. J. 퀸넬 지음, 이종인 옮김/시공사
크리시 4 - 6점
A. J. 퀸넬 지음, 이종인 옮김/시공사
크리시 5 - 6점
A. J. 퀸넬 지음, 이종인 옮김/시공사

얼마전 개봉되었던 덴젤 워싱턴 주연작 "Man On Fire"의 원작소설 시리즈입니다. 
크리시는 주인공 이름으로, 17세에 해병대를 입대하였지만 상관 폭행죄로 2년 뒤 불명예제대한 후 베트남전에서 시작해서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를 망라하는 전대륙의 전장을 용병으로 누빈 전쟁의 프로라고 되어 있습니다.
총 시리즈 5권 중 3권은 없어서 1,2,4,5권만 차례로 읽었는데, 1권은 영화화된 "불타는 사나이", 2권은 "죽음을 부르는 사나이", 4권은 "저주받은 욕망", 5권은 "지옥에서 온 사나이" 라는 제목입니다. 1권은 보디가드로 일하던 크리시가 보호하던 소녀가 유괴당해 죽자 그녀를 유괴한 마피아를 단신으로 일망타진한다는 이야기, 2권은 1권에서 만나 결혼한 아내와 딸이 비행기 테러로 죽자 테러리스트의 두목을 자신이 키운 양아들 수제자와 함께 처단하는 이야기, 4권은 아프리카 코뿔소 밀렵조직과 홍콩 트라이어드 최대 방파를 일거에 박살내는 이야기, 5권은 크메르루주의 한 단체와 그 두목을 작살내는 이야기입니다.

작품을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소규모의 전쟁에 퍼니셔를 연상케하는 슈퍼 히어로(?)가 활약한다는 내용이에요. 미국판 무협지라고나 할까요?
약간 바꿔 설정한다면 "주인공 구리시(求理屍)는 과거 소림사의 제자로 입문했지만 쫓겨난 뒤 여러 작은 방파를 돌며 무공을 익혀 스스로 일가를 이룬 고수로 속한 방파의 명에 따라 중원에 피바람을 불러온 고수. 하지만 무림에서 떠난 뒤 권태감과 상실감에 시달리며 음주로 나날을 보내던 중 한 표국의 딸을 호위하는 임무를 맡은 후, 그 꾸냥과 서로 애틋한 감정을 나누며 서서히 재기하게되나 꾸냥이 녹림의 무리에게 납치당해 능욕 후 죽음을 당하고 그도 사경을 헤메는 중상을 입게 된다. 
그러나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뒤 그는 복수를 결심하고 한 사찰에서 은거하며 상처를 치료하고 만반의 준비를 갖춰 무림 최대의 세력을 자랑하던 녹림방에 단신으로 도전하여 그들을 전멸시키는데..... "(이상 1편 줄거리) 

시리즈 모두가 이런 식이에요. 전쟁의 프로 크리시의 적은 무조건 죽음, 적이 속한 단체는 박살!이고 크리시의 친구들은 의리와 우정으로 움직이는 프로들로 구성된 용병집단. 여자들은 크리시의 매력에 빠지거나 적이거나 아니면 돌봐줘야 하는 인물들로만 묘사되는, 그야말로 강한 남자들만이 살아 숨쉬는 마쵸이즘으로 가득한 시리즈죠. 이러한 점에서는 영화화 된 것도 당연하다 생각될 정도에요. 그야말로 상투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내용이니까요.

하지만 이러한 비현실적인 부분을 덮어 줄 수 있을만큼 용병이라는 설정에 기반한 여러 무기나 전투에 대한 묘사가 디테일하면서도 현실적이라는 것은 큰 장점입니다. 작가가 실제 군경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말이죠. 또한 작전을 위한 여러 방면에서의 무기 조달, 공격 방법, 군자금(?)입수 및 처리 등에 대한 묘사 역시 굉장합니다. 
무엇보다도 소설의 핵심이 되는 복수를 위한 "작전"들에 대한 부분은 정말 손을 떼기 어려울 정도로 재미있더군요. 말없는 전투기계 원맨아미 크리시를 비롯해 그의 여러 동료들에 대한 자세한 설정도 마음에 들어서 다른 가족들은 다 죽어도 이 친구들만은 살아남기를 독자 입장에서 바랠 정도였습니다.
모든 책 마지막 부분에 군사평론가 양욱씨의 "무기도감"이 부록으로 실려 있는데 이것도 몇페이지 안되지만 꽤 볼만했고요.

허나 마쵸이즘의 부산물이라 할 수 있는 지나친 폭력성과 성적인 묘사는 부담스러웠어요. 1편은 보호하던 소녀가 강간당해 죽고 2편에서는 아내와 딸, 새로 얻은 아내가 죽고 4편에서는 수제자로 키운 양아들이 죽고 애인이 강간당하는 등 복수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잔인한 죽음과 성적 폭력이 난무하거든요. 특히 1편의 소녀와 4편의 중국 여성은 정말 불쌍하다 생각될 정도로 리얼한 묘사를 보여줘서 더욱 그러합니다. (영화판에서는 소녀의 죽음을 원작과는 다르게 했더군요. 전형적 헐리우드 스타일로 바꿔 놓았더라고요.)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늘어나는 성적 묘사는 지하철에서 펼쳐놓고 읽기에는 창피할 정도로 장황하게 등장하고 말이죠. (제일 황당한 묘사는 "비단으로 만든 굴(?)"이라는 부분입니다....)

그래도 최소한 "재미" 측면에서는 합격점을 줄 수 있는 시리즈입니다. 구태여 평하자면 1편과 4편은 추리적으로 약간의 연결고리를 가진 요소들과 복선이 존재해서 보다 복잡한 구성의 재미를 가져다 주고 2편과 5편은 "전투"와 "작전"측면이 더 재미있는 작품이었어요. 킬링타임용으로는 꽤 괜찮은 선택이라 생각되기에 별점은 평균해서 2.5점입니다. 하지만... 여성분들에게는 절대로 비추천이니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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