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얼굴 시드니 셀던 지음, 최운권 옮김/해문출판사 |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날 뉴욕에서 한 동성연애자가 살해된다. 피살자의 이름은 존 핸슨. 경찰은 피살자가 다니던 정신병원 의사 주드 스티븐스 박사를 찾아오나 별다른 수확을 거두지 못한다. 이후 주드 박사의 여비서 캐롤마저 잔인하게 살해되자 경찰 맥그리비는 이전의 사건에서의 원한(?)도 겸해서 주드 박사를 의심하기 시작하고, 주드 박사도 숱한 생명의 위협을 겪고 자신의 결백과 진범을 밝히기 위해 사립탐정을 고용하게 된다.
그러나 고용한 사립탐정 무디마저 결정적 단서를 손에 쥔 채 살해당하자 주드 박사는 경찰과 미지의 범인 양쪽의 위협에서 생명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맞서며 마침내 최후의 순간에 무디가 마지막 남긴 말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데...
"대작가" 시드니 셀던의 장편 추리소설 데뷰작. 시드니 셀던의 B급 드라마 소설은 익히 많이 읽었었지만 추리소설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책은 처음 읽어보네요. 그래도 명성이 있으니 로렌스 샌더스 수준은 되겠구나 싶어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읽어보니 역시나입니다. 문장부터 싸구려 티가 좔좔 흐르는 것이 펄프픽션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것 같네요. 일단 기본 스토리가 허무맹랑하고 알맹이가 없어요.
게다가 추리물로서의 기본 요소 역시 빵점입니다. 등장하는 가장 중요한 단서가 일종의 말장난 수준이고, 진범의 정체를 알게 되는 것도 결국 범인에게 끌려 가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 작품의 어디를 보고 추리소설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의심스럽네요. 그나마 극적 재미라 할 수 있는 범인과 협력하는 공범자의 정체마저도 중간부분을 넘어가면 너무 티가 나서 도저히 모르고 넘어갈 수 없어요. 한마디로 스릴러로서의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없다고 느껴집니다.
그나마 딱 한가지, 비서가 잔인하게 살해된 진짜 이유를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부분 정도는 눈여겨 볼 만 합니다. 영화판에서 일하던 전력 탓인지 스피디한 전개나 중간중간 시선을 잡아끄는 서스펜스가 요소요소 적절히 들어가서 지루함을 덜어 주는 점, 그리고 별로 생각할 필요가 없으므로 쉽게쉽게 빨리빨리 읽을 수 있었다는 점도 장점이긴 하고요.
그러나 단점이 압도적이기에 별점은 1.5점입니다. 이 책이 세계 추리 걸작선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까닭 자체을 잘 모르겠습니다. 수준 이하도 정도가 있어야죠... 이제 시드니 셀던 책은 두번 다시 거들떠도 보지 않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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