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량의 상자 - 상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손안의책(사철나무) |
은퇴한 유명 여배우 미나미 기누코의 동생이자, 재계의 거물 시바타 가문과 연관이 있는 소녀 유즈키 가나코가 열차에 치이고 그 뒤에 유괴장까지 날아오자 경찰은 대대적인 보호에 나섰다.
한편 도쿄 일대에 여성의 토막난 팔다리가 발견되는 엽기 사건이 뒤이어 발생하고, 우연찮게 세기구치와 추젠지, 에노키즈, 기바 등의 인물들이 사건에 얽히게 되었다. 결국 추젠지의 추리에 의해 점차 복잡한 사건들의 진상이 밝혀지는데...
"쿄고쿠도" 시리즈 두번째 작품. 전작 "우부메의 여름"에 대한 개인적 평가가 그냥 저냥이라 더욱 평이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선뜻 손이 가지 않았는데 옥수수밭 님이 책을 제공해 주셔서 늦게나마 읽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옥수수밭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확실히 전작보다는 낫더군요. 전작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이유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전개 방식, 지루할 정도로 길게 늘여썼다라는 느낌, 그리고 추리적으로 반칙이라 생각되는 황당한 트릭 때문이었는데 이 책은 전작보다는 덜 혼란스러운, 이해하기 쉽더군요. 추리적인 부분도 그런대로 잘 갖추어진 편이었고요.
소설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트릭은 영화 <박싱 헬레나>를 연상시키지만, 훨씬 스케일이 크고 상상력 또한 기발해서 이색적인 재미를 전해 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의 에필로그 부분의 여운도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말이죠.
하지만 추리소설로 보기 힘들 정도로 트릭이 비현실적이라는 것은 단점임에는 분명합니다. 전작에서처럼 작중에서 추젠지의 입을 빌어 사건의 동기가 설명되는데 여기서 작가의 생각이 지나칠 정도로 반영된다는 것도 단점이에요. 덕분에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인 가나코 살해 미수 사건에 대한 동기가 애매하게 처리되기 때문입니다. 좀 더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지 않았나 싶네요. 작가의 현학적 욕심이 과해 불필요하고 장황한 묘사가 많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요.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 재미 하나만큼은 확실하나 너무나 길 뿐더러 정통 추리소설이라 보기에는 힘들어서 추리소설 애호가 분들께 선뜻 추천하기는 좀 어렵네요. 신감각의 이색적인 변격물을 읽고 싶으신 분들께 권해드립니다.
덧붙이자면,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통해 쿄고쿠 나츠히코의 작법이랄까..... 그런 것을 어느정도 엿볼 수 있었던 것이 제일 만족스러운 점이였어요. 소설의 뼈대를 완성한 뒤 부가적인 요소들을 덧붙여 나가는 방식으로 짐작되는데 예를 들자면, 이 책의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추리적 트릭, 즉 "상자"와 "토막살인 시체" 라는 아이디어를 작가의 또 다른 전문 분야인 요괴에 관련된 지식과 합쳐 "망량"이라는 존재에 대한 장황한 설명과 해석을 덧붙여 나가는 식입니다. 작중 소설가 구보 슌코의 작품 인용이라던가 여러 편지들의 인용들이 대표적인 예일테고요.
"망량" 이라는 존재와 영능력 등에 대한 설명은 현학적 재미요소일 뿐 소설의 기본적 전개나 추리적 부분과는 별반 상관없는 부분이기도 하고, 처음 읽을 때에는 혼란을 일으키나 끝까지 한번 읽고 난 뒤에 다시 되새겨 보면 상황마다 참 알맞게 들어가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 방법이 참으로 교묘하지만 아주 효과적이었다 생각됩니다. 다음에 혹 제가 창작할 일이 있다면 한번 따라해보고 싶네요.
"쿄고쿠도" 시리즈 두번째 작품. 전작 "우부메의 여름"에 대한 개인적 평가가 그냥 저냥이라 더욱 평이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선뜻 손이 가지 않았는데 옥수수밭 님이 책을 제공해 주셔서 늦게나마 읽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옥수수밭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확실히 전작보다는 낫더군요. 전작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이유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전개 방식, 지루할 정도로 길게 늘여썼다라는 느낌, 그리고 추리적으로 반칙이라 생각되는 황당한 트릭 때문이었는데 이 책은 전작보다는 덜 혼란스러운, 이해하기 쉽더군요. 추리적인 부분도 그런대로 잘 갖추어진 편이었고요.
소설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트릭은 영화 <박싱 헬레나>를 연상시키지만, 훨씬 스케일이 크고 상상력 또한 기발해서 이색적인 재미를 전해 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의 에필로그 부분의 여운도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말이죠.
하지만 추리소설로 보기 힘들 정도로 트릭이 비현실적이라는 것은 단점임에는 분명합니다. 전작에서처럼 작중에서 추젠지의 입을 빌어 사건의 동기가 설명되는데 여기서 작가의 생각이 지나칠 정도로 반영된다는 것도 단점이에요. 덕분에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인 가나코 살해 미수 사건에 대한 동기가 애매하게 처리되기 때문입니다. 좀 더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지 않았나 싶네요. 작가의 현학적 욕심이 과해 불필요하고 장황한 묘사가 많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요.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 재미 하나만큼은 확실하나 너무나 길 뿐더러 정통 추리소설이라 보기에는 힘들어서 추리소설 애호가 분들께 선뜻 추천하기는 좀 어렵네요. 신감각의 이색적인 변격물을 읽고 싶으신 분들께 권해드립니다.
덧붙이자면,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통해 쿄고쿠 나츠히코의 작법이랄까..... 그런 것을 어느정도 엿볼 수 있었던 것이 제일 만족스러운 점이였어요. 소설의 뼈대를 완성한 뒤 부가적인 요소들을 덧붙여 나가는 방식으로 짐작되는데 예를 들자면, 이 책의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추리적 트릭, 즉 "상자"와 "토막살인 시체" 라는 아이디어를 작가의 또 다른 전문 분야인 요괴에 관련된 지식과 합쳐 "망량"이라는 존재에 대한 장황한 설명과 해석을 덧붙여 나가는 식입니다. 작중 소설가 구보 슌코의 작품 인용이라던가 여러 편지들의 인용들이 대표적인 예일테고요.
"망량" 이라는 존재와 영능력 등에 대한 설명은 현학적 재미요소일 뿐 소설의 기본적 전개나 추리적 부분과는 별반 상관없는 부분이기도 하고, 처음 읽을 때에는 혼란을 일으키나 끝까지 한번 읽고 난 뒤에 다시 되새겨 보면 상황마다 참 알맞게 들어가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 방법이 참으로 교묘하지만 아주 효과적이었다 생각됩니다. 다음에 혹 제가 창작할 일이 있다면 한번 따라해보고 싶네요.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