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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9

끝내주는 책 - 김지현 외 : 별점 3점

끝내주는 책 - 6점 알라딘 도서팀 엮음/알라딘

알라딘 창사 16주년 기념 무료 e-book입니다. 국내 장르 문학계에서는 유명한 편집자, 작가, 번역자 분들이 각자 고른, 제목 그대로 "끝내주는" 장르문학 한 권씩에 대해 소개하는 에세이 모음집으로 모두 19분이 19권의 책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가 장르문학 애호가이긴 하지만, 이 책에 실린 저자분들을 모두 알진 못합니다. 아는 분은 도진기, 이영도, 이우혁, 듀나, 좌백, 진산 작가님과 출판사 대표님인 김홍민(북스피어), 안태민(불새) 8명 뿐입니다. 절반도 안 되네요. 엘릭시르, 황금가지 편집장님과 "미스테리아" 편집장님, 피니스아프리카에 대표님도 잘 아는 출판사와 잡지라 친숙하게 느껴지긴 합니다만, 이 분들까지 쳐도 12명이니 많이 부족하네요.
여튼, 이러한 도서 관계자분들은 과연 어떻게 책을 소개할까? 라는 호기심에 읽기 시작했습니다. 저 역시 장르소설 전문 리뷰어를 자청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다른 분들은 과연 장르문학 소개를 어떻게 접근할지가 아주 궁금했거든요. 물론 무료라는 이유도 컸습니다.

그런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참 대단한 글들이었습니다! 소개된 책들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 들게끔 하는 측면에서 말이죠.
제가 읽고 리뷰를 남기기도 한 "GOTH", "LA 컨피덴셜", "살의의 쐐기"와 비교해서, 제 리뷰에 무엇이 부족한지도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표피적으로만 접근하고, 좋은 점도 제 취향 중심으로 짤막하게 쓸 뿐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 할지라도 제 리뷰만 읽고 딱히 읽고 싶다는 의욕이 생기기는 힘들죠. 허나 이 책에 소개된 글들은 단지 책에 대한 간단한 정보 나열뿐만이 아니라, 왜 좋았는지에 대한 감상, 기타 정보와 글을 쓴 저자의 독서 당시 일상이 결합되어 자세하게 쓰여져 있는 등 하나의 완성된 에세이로 봐도 무방한 좋은 글들입니다. 스포일러는 전혀 없으면서도 딱 궁금한 부분까지만 이야기해주면서 읽는 사람을 감질나게, 안달나게 만드는 솜씨들도 제법이었고 말이죠.

일종의 에세이라 각 글들을 요약하기는 힘들기에 딱히 소개하진 않겠습니다만, 가장 와 닿았던 것은 "영웅문"을 소개한 임지호의 글이었습니다. 중, 고등학교 때 무협소설에 몰두했던 제 자신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영웅문"을 소개하며 에도가와 란포의 작품을 인용하는 것이 참 맛깔나더군요! "에도가와 란포의 작품 중 「바쇼 한 명의 문제」라는 단편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일본 정형시 하이쿠의 전신인 하이카이는 원래 서민들의 심심풀이 정도였는데 마쓰오 바쇼라는 천재가 등장하면서 예술로 승화되었다. '탐정 소설에서도 이러한 천재성이 두드러진 작가가 나타나면 탐정 소설 또한 예술로 평가받는 날이 올 것이다'라는 이야기다. 란포는 탐정 소설계를 통틀어 바쇼 같은 작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었겠지만,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라는 부분인데 "영웅문"이 바로 바쇼 같은 책이라는 거죠. 참 그럴듯하지 않나요? "영웅문"은 충분히 이러한 대접을 받을 가치가 있는 걸작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도 하고요.

김준혁이 "어스시의 마법사"를 소개하며 인용하는 명대사 역시 책에 대한 호감을 높이는데 일조합니다. 대마법사 오지언의 말인 듯합니다. “주문을 시험해 보고 싶은 게로구나. 너는 우물에서 너무 많은 물을 퍼 올렸다. 기다리렴. 어른이 된다는 건 참는 것이지, 힘을 다스리는 이가 된다는 건 아홉 배나 더 인내한다는 것이고.”

안태민의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도 기억에 남네요. 마지막 글이기도 할 뿐더러 국내에서 어렵고도 어려운 SF 전문 출판사의 대표로서 왜 이 일을 하게 되었는지를 자신의 추억과 작품과 엮어 잘 소개하고 있거든요.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중 명대사인 ‘탄스타플’, 즉 ‘공짜 점심은 없다(There ain’t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라는 말에 빗대어 자신의 처지를 말해주는 부분이 특히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울러 소개된 책들 중 8권은 이런저런 경로로 읽었으니 11권을 읽지 않았는데, 지금 가장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은 듀나의 단편집들과 나카타 에이이치의 "기치조지의 아사히나 군", 코니 윌리스의 "개는 말할 것도 없고"입니다. 물론 다른 책들도 모두 찾아봐야 될 테고요.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점. 이렇게 장르문학에 대한 소개가 맛깔나게 된 에세이집은 따로 찾아보기 힘든데, 알라딘에서 멋진 기획을 선보여 준 것 같습니다. 무료이니 만큼 장르문학을 좋아하신다면 한 번씩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2016/12/31

2016 내 블로그 리뷰 총결산

2015 내 블로그 리뷰 총결산

13차, 열 세번째를 맞는 블로그 결산입니다. 숫자부터 정리해보면, 2016년 읽은 책 중 리뷰를 남긴 책은 추리 / 호러 장르문학 53 (53)권, 기타 장르문학 8 (10)권, 역사서 18 (12)권, 디자인 및 스터디 도서 4 (5)권, Food 및 구루메 관련 도서 9 (7)권, 기타 도서 15 (21)권으로 모두 107 (107)권입니다(괄호는 작년). 작년과 거의 비슷하군요.

각 항목별 베스트 - 워스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올해 발표된 작품 기준이 아니라 제가 올 한해 보고 읽은 것들 기준입니다.


2016년 베스트 추리소설 : 

"탐정은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단평 : 세상은 넓고, 모르는 작가도 많고, 재미있는 작품도 아직 이렇게나 많다! 

올해 추리, 호러 장르물 중 별점 4점 이상 작품은 단 한편도 없습니다. 그런데 별점 3점짜리는 "별도 없는 한밤에", "천사들의 탐정", "미스테리아 8호", "사냥개 탐정", "검은 수도사", "가면 무도회 1,2", "탐정은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엠브리오 기담"의 여덟 편이나 됩니다. 

다 좋은 작품들이지만 한편을 꼽기 위해서 우선 잡지인 "미스테리아 8호"를 뺐습니다. 호러 성향이 강한 "별도 없는 한밤에", "엠브리오 기담"과 역사 모험물 성격이 강한 "검은 수도사"도 빼면 네 편이 남네요. 다 좋은 작품들이지만 이 중 추리적으로도 괜찮고 재미도 있으며, 무엇보다도 새로운 발견의 기쁨을 선사한 "탐정은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를 올해의 베스트로 꼽습니다.

2016년 워스트 추리소설 :

"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 

단평 : '미스터리'가 아니었다... 

2016년에는 별점 2점 이하의 작품이 무려 16편이라고 한탄했는데 올해는 26편입니다! 읽은 작품 중 반 가까이가 수준 이하였다는 이야기지요. 참으로 너무합니다. 최악인 별점 1.5점 이하도 무려 열 편이나 되고요.

하지만 최악 중의 최악인 별점 1점을 획득한 작품은 이 작품 뿐입니다. 최악인 이유는 책의 완성도를 떠나 '미스터리'가 아닌 탓이에요. 그냥 청춘 연애물일 뿐이거든요. 작품의 수준을 떠나 구태여 추리물이라고 소개하여 제 시간을 낭비하게 만든 괘씸한 마케팅 때문에 올해의 워스트로 꼽습니다.

2016년 베스트 기타 장르문학 : 

"제라르 준장의 회상" 

단평 : 시대를 뛰어넘다. 

올해의 기타 장르문학에서는 별점 3.5점의 이 작품이 베스트입니다. 모두 10권도 읽지 않아 한권의 베스트를 꼽기는 좀 애매하지만요. 여튼 코난 도일 경의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고전 명작 모험물입니다.

2016년 워스트 기타 장르문학 : 

"양심의 문제" 

단평 : 바탕에 깔린 사상 문제. 

도서출판 불새의 용기있는 행보에는 항상 박수를 보내는 바이지만... 이 작품만큼은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습니다. 역겨운 식민지 시대의 유산인 제국주의적 세계관을 은연 중에 포장하여 강요하기 때문입니다.

2016년 베스트 역사 도서 : 

"신들의 연기, 담배" 

단평 : 교양과 재미의 절묘한 결합. 

이 책은 올해의 유이한 별점 4점짜리 책입니다. 교양과 재미,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놀라운 결과물이죠. 제가 꼭 흡연자이기 때문은 아닙니다.

2016년 워스트 역사 도서 : 

"조선의 武와 전쟁" 

단평 :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역사 도서는 좀 가려읽는 편이라 워스트가 대체로 없는 편인데 올해는 이 책이 뽑혔습니다. 단평대로 기대한 내용에 전혀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도저도 아닌 결과물이었어요.

2016년 베스트 디자인 / 스터디 도서 : 

올해 이 분야는 달랑 4권만 읽었기에 별도로 평하지는 않겠습니다. 내년에는 이 쪽 분야도 좀 더 열심히 읽겠습니다.

2016년 베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백미진수" 

단평 : 실력자가 애정을 담아 쓴 미식 에세이의 진수.

이 책은 올해 유이한 별점 4점짜리 책입니다. 읽는 내내 즐거우면서도 유용한 좋은 에세이였어요.

2016년 워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레시피" 

단평 : 발췌에 이은 레시피 소개에 그친, 날로 먹은 책 

제목 그대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한 음식, 요리를 발췌한 후 해당 레시피 소개가 전부인 책. 저자의 아이디어는 눈꼽만치도 들어있지 않습니다.

2016년 워스트 기타 도서 :

"서프라이즈 : 인물편" 

단평 : 이 책이 존재할 이유를 모르겠다. 

올해 기타 도서는 전부 고만고만해서 베스트를 꼽기는 쉽지 않네요. 별점 3점짜리 작품이 있기는 하지만 ("장서의 괴로움") 독보적이라고 하기는 어렵거든요. 하지만 워스트는 확실합니다. 총 4편의 별점 1.5점짜리 망작들 중에서도 이 책이 선명하게 빛나기 때문입니다. 왜 책이 나왔는지 이유 자체를 모를 무의미한 결과물입니다.

2016년 베스트 기타 Comic :

"피너츠 완전판" 

단평 : 발간만으로도 감사한 완전판! 

올해 별점 3점을 넘는 만화는 많았지만 그렇다고 압도적으로 점수가 좋은 작품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총 4권을 읽었고, 대체로 별점이 우수했던 "피너츠 완전판"을 올해의 작품으로 꼽아봅니다. 단평 그대로 발간된 것 만으로도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2016년 워스트 기타 Comic : 

"역시 빵이 좋아!" 

단평 : 만화로 보기에는 여러모로 애매했다. 

올해 별점 1점짜리 망작은 본 작 외에 "스파이 vs 스파이", "산적 다이어리 2"가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작품들은 최소한 '만화' 이기는 한데 이 작품은 아무리 봐도 만화가 아닙니다. 빵 소개서를 만화처럼 만든 것에 불과하니까요. 최소한의 이야기와 재미도 없기에 올해의 워스트로 꼽습니다.

그외 영화, 만화 등은 대체로 부분별로 5편 이상 감상한 것이 없기에 올해는 선정하지 않습니다.


결산평 : 

총 독서 권수가 작년과 똑같다는게 놀라운데 여튼 올해도 100권을 넘겼습니다. 이 정도면 취미인으로 할만큼 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제가 나이가 든 탓인지, 아니면 출간작들의 수준이 갈 수록 떨어지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평균 이하의 작품들 수가 급증했다는 겁니다. "장서의 괴로움"에 나온 유명한 장서가 다니자와의 명서 감정술처럼 - "명저라는 홍보에 넘어가 샀던 책은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류 이하 책을 이것저것 찾아 읽지 않았다면 초일류를 초일류라고 인정할 수 없었을지 모른다" - 좋은 작품을 만나기 위한 통과의례일 수는 있겠지만, 몇몇 망작들은 그야말로 읽는 시간조차 아깝기 그지 없었습니다. 뭐 좋게 생각하면 이런 작품들을 소개하는게 제 미미한 블로그의 존재 의미겠죠. 찾아주시는 분들의 시간이라도 아껴야 할 테니까요.

하여튼,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여러분들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것을 이루고 성취하시는 한해가 되셨으면 합니다. 

작년에도 말씀드렸지만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이라면 남들이 관심갖지 않는 사소하고 디테일한 것들에도 관심을 가지시는, 정말로 세심한 분임이 분명할테니 내년에는 더욱 잘 되실거에요. 사랑합니다~!

2014/12/31

2014 내 블로그 리뷰 총결산

2013 내 블로그 리뷰 총결산

11차, 열한 번째 블로그 결산 보고입니다.

2014년 읽은 책 중 리뷰를 남긴 책은 추리/호러 장르문학 48 (58)권, 기타 장르문학 11 (3)권, 역사서 19 (21)권, 디자인 및 스터디 도서 5 (0)권, Food 및 구루메 관련 도서 10 (4)권, 기타 도서 17 (13)권으로 모두 110 (99)권입니다(괄호는 작년).

결산의 기준이 될 만한 10권 이상 읽은 분야는 추리/호러, 기타 장르문학, 역사서, Food 및 구루메 관련 도서, 기타 도서입니다. 작년 대비 고루고루 읽은 편이네요.

아울러 올해는 영화, 만화도 두루두루 보고 읽고 리뷰를 남겼기에 결산에 함께 포함시킵니다.

참고로, 하기 베스트·워스트는 올해 발표된 작품 기준이 아니라 제가 올 한 해 보고 읽은 것들 기준입니다.

2014년 베스트 추리소설 :

"몰타의 매"

단평 : 단점은 사소할 뿐, 이 바닥의 영원한 고전, 원전임.

2014년 워스트 추리소설 :

"하숙인"

단평 : 읽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별점 2점 이하의 작품도 제법 많지만 별점 1점짜리 책은 두 권 존재합니다. 이 작품과 "탐정 취미"지요. 그러나 "탐정 취미"는 아마추어들의 습작 모음 형식이 강하므로 정당하게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때문에 이 작품을 단독 워스트로 선정합니다.

2014년 베스트 기타 장르문학 :

"민들레 소녀"

단평 : SF에서 손꼽을 만한 러브 스토리.

2014년 워스트 기타 장르문학 :

"끝없는 시간의 흐름 끝에서"

단평 : 읽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2)

2014년 베스트 역사 도서 :

"유홍준의 국보순례"

단평 : 이런 책을 소장하지 않으면 무슨 책을 소장하랴.

2014년 워스트 역사 도서 :

올해는 별점 1점대의 책이 없어서 선정하지 않습니다.

2014년 베스트 Food/구루메 관련 도서 :

"식탁 위의 한국사"

단평 : 재미는 물론 자료적 가치까지 최상급.

2014년 워스트 Food/구루메 관련 도서 :

역사와 마찬가지 이유로 워스트는 선정하지 않습니다.

2014년 베스트 기타 도서 :

"바다 한가운데서"

단평 : 이게 바로 논픽션이다!

2014년 워스트 기타 도서 :

"맨발의 청춘"

단평 : 오래되기만 했을 뿐.

2014년 베스트 Movie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단평 : 아, 이런 영화를 너무 오랫동안 안 봤었나 보다.

2014년 워스트 Movie :

"로보캅"

단평 : 이럴거라면 리부트하지 않는 게 좋았다.

2014년 베스트 추리/호러 만화 :

"인터뷰"

단평 : 한국 웹툰의 힘.

2014년 워스트 추리/호러 만화 :

"소년탐정 김전일 2부 13 게임관 살인사건"

단평 : 제발 좀 끝내줘.

2014년 베스트 기타 만화 :

"군화와 전선 1"

단평 : 재미와 함께 지식욕까지 충족!

2014년 워스트 기타 만화 :

"라이징 임팩트 1~17"

단평 : 전형적인 왕도 배틀물인데 유치했다.

결산평 :

전체적으로 열심히 읽고 리뷰를 남긴 한 해였다 자평합니다. 한 권으로 치기 어려운 단편 e-book이 포함되어 약간 거품이 있지만 총 권수가 작년 대비 10% 증가하기도 했고, 개인적 목표인 1년에 100권 읽기는 초과 달성해서 뿌듯하네요. 다만 추리 소설을 작년 대비 10권 이상 덜 읽어서 전체 리뷰 중 비중이 반 이하로 줄어들었는데, 이 블로그의 정체성에 약간 문제가 생겼으려나요? 그래도 행복한 한 해였습니다. 이글루스도 줌닷컴에 인수된 후 크게 문제는 없어 보여 다행이고요. 검색 기능의 강화 및 백업 기능만 도입되면 더할 나위 없을 텐데...

여튼, 제 미미한 블로그에 들러주시는 여러분들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것을 이루고 성취하시는 한 해가 되셨으면 합니다. 제 블로그를 들러주실 정도라면 남들 관심 밖의 것들에도 관심을 가지시는 정말로 세심한 분임이 분명할 테니 내년에는 더욱 잘되실 거예요. 사랑합니다~!

2018/12/31

2018 내 블로그 리뷰 총 결산

2017 내 블로그 리뷰 총 결산

15차, 열 다섯번째!를 맞는 블로그 결산입니다. 숫자부터 정리해보면, 2018년 읽은 책 중 리뷰를 남긴 책은 추리 / 호러 장르문학 40 (52)권, 기타 장르문학 3 (3)권, 역사서 9 (15)권, Food 및 구루메 관련 도서 18 (9)권, 기타 도서 21 (20)권으로 모두 91 (101)권입니다(괄호는 작년)

이런 저런 일들이 많아 작년보다는 독서에 소홀했지만 그래도 한달에 7~8권 수준이면 뭐 나쁘지는 않네요. 각 항목별 베스트 - 워스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올해 발표된 작품 기준이 아니라 제가 올 한해 보고 읽은 것들 기준입니다.

2018년 베스트 추리소설 : "살인범은 그곳에 있다" 

올해 추리 분야 도서 중 유일한 별점 4점짜리 책입니다. 소설이 아니라는게 유일한 단점입니다. 재미 뿐 아니라 생각해 볼만 한 메시지를 함께 전해주는 좋은 작품이에요.

2018년 워스트 추리소설 : "유령탑" 

사실 모리 히로시의 사이카와 모에 시리즈 중 한 권인 "지금은 더 이상 없다"도 올해 별점 1점을 받은 망작이기는 합니다만, 이 작품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름과 그림을 전면에 내세워 홍보하고 팔아먹었다는 점에서 죄질이 더 나빠 단독 워스트로 선정합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림과 설명을 제외하면 건질만한 부분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부디 다른 분들은 속지 마시길 바랍니다.

2018년 베스트 / 워스트 기타 장르문학 : 올해 기타 장르문학은 딱 3권, 그 중에서도 두 권만이 정식 출간된 책이라 따로 선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고양이 발 살인사건""마음의 지배자" 모두 좋았어요. 두 작품 모두 단편집인데 별점 4점, 5점짜리 작품도 수록되어 있을 정도로 말이죠. 장르 문학에 관심있으신 모든 분들께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2018년 베스트 역사 도서 : "원더랜드"

역사 관련 서적을 10권 이하로 읽은건 오랫만이네요. 다행히 별점 4점짜리 책은 언제나처럼 존재합니다. 유희와 놀거리에 대해 심도깊게 고찰한 이 책입니다. 제 리뷰로는 이 책의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데, 취미와 오락, 유희 관련 문화에 대해 관심있으시다면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2018년 워스트 역사 도서 : "만물의 유래사" 

미시사 서적과 백과 사전류를 좋아해서 충동 구매한 책인데 프랑스인이 프랑스를 위해 만든 시대 착오적인 결과물입니다. 확실히 백과 사전의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지나갔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줍니다.

2018년 베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늑대를 요리하는 법"

올 한해 제법 많이 읽었는데 별점 4점짜리 책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도판과 번역만 충실했더라도 별점 4점은 충분했을터라 베스트 도서로 선정합니다. 재미도 있고 여러모로 참고가 될 내용도 많은 좋은 책이에요.

2018년 워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소주 이야기"

미시사 서적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두서가 없고, 소주 자체에 대한 고찰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무엇보다도 저자 스스로 석달 자료 조사를 거쳐 열흘 만에 쓴 책이라고 하는 말 만큼이나 내용이 두서없는 졸작입니다. 저렴한 가격만이 장점입니다.

2018년 베스트 기타 도서 : "범죄 과학, 그날의 진실을 밝혀라"

이번 해에 기타 도서의 베스트는 별점 4.5점에 빛나는 이 책입니다. "깃털", "클래식 음반세계의 끝", "아주 오래된 서점"의 별점 4점 트리오는 조금 아깝네요.

2018년 워스트 기타 도서 : 올해 기타 도서는 별점 2점 아래가 없어서 워스트는 딱히 꼽지 않겠습니다. 별점 2점으로 워스트가 되는 것도 괴로운 일이니까요.

결산평 : 15년 째라니... 강산이 변해도 이제 한번 반이 변했네요. 올 한 해 무탈하게 보냈다는게 너무나 기쁩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 원하시는 일 다들 이루시는 그런 한해 되시기를 바랍니다. 작년, 그리고 재작년에도 말씀드렸지만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이라면 남들이 관심갖지 않는 사소하고 디테일한 것들에도 관심을 가지시는, 정말로 세심한 분임이 분명할테니 내년에는 더욱 잘 되실거에요. 사랑합니다~!

2022/12/29

2022 내 블로그 리뷰 총 결산

열아홉번째 블로그 리뷰 총 결산. 드디어 이 블로그가 성인이 되었습니다. 19금 컨텐츠도 이제 소화할 수 있겠네요.

올해 읽은 책은 권수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괄호는 작년)
추리 / 호러 장르문학 71 (57)권, 기타 장르문학 5 (3)권, 역사서 5 (17)권, 디자인 or 스터디 4 (1), Food 및 구루메 관련 도서 4 (15)권, 기타 도서 13 (24)권
모두 102 (117) 권을 읽었습니다. 작년과 비교하면 약 15% 정도 감소했네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덕분으로 외부 활동이 늘었고 대선, 월드컵 등 굵직한 이벤트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추리 / 호러 장르문학은 더 많이 읽었고, 그동안 자주 읽었던 역사서와 음식 관련 도서에 대한 관심이 급감한건 아무래도 짬이 나서 책을 읽는 시간에는 좀 더 흥미 위주의 책을 집어들게 된 탓이고요. 올해 추리 소설 1,100권째 리뷰를 달성하느라 좀 많이 달렸던 이유도 있을겁니다.

그럼 언제나처럼 각 항목별 베스트 - 워스트를 소개해드립니다. 언제나처럼, 올해 발표된 작품 기준이 아니라 제가 올 한해 보고 읽은 것들 기준입니다.

2022년 베스트 추리소설 :
<<디오게네스 변주곡>>
올해는 별점 3.5점을 받은 작품이 두 편 있었습니다. 이 책과 미쓰다 신조의 <<마가>>입니다. 두 작품 다 좋은 작품이지만, 단편집으로 <<추리 소설가의 등단 살인>>, <<숨어있는 X>>라는 두 편의 별점 4점 짜리 단편이 수록된 이 작품을 올해의 베스트로 꼽겠습니다.

아울러 올해 읽은 단편 중 최고의 단편은 <<미스터리를 읽은 남자>> 수록작인 <<엘러리 퀸을 읽은 남자>>입니다. 보기드문 별점 5점짜리 단편이지요. <<디오게네스 변주곡>> 수록작 2편과 교고쿠 나쓰히코의 <<싫은 소설>> 수록작 <<싫은 여자친구>>는 별점 4점으로 아쉽게 선정되지 못했네요.

2022년 워스트 추리소설 :
<<심야의 손님>>
별점 1점짜리 작품이 이렇게 많았던 해도 드물 것 같습니다. A.J 킨넬의 <<퍼펙트 맨>>, 엘러리 퀸의 <<샴 쌍둥이 미스터리>>, 오쿠라 데루코의 <<심야의 손님>>, 모리스 르블랑의 <<수정 마개>>, 시로다리아 교의 <<명탐정에게 장미를>>의 여섯 편이나 되니까요. 최악 중에서도 최악은 <<심야의 손님>>이었습니다. 단편집인데 수록작들은 별점 1점도 못되는 작품들 투성이거든요. 이렇게 뭐 하나 건질거 없는 망작은 정말이지 오랫만에 봅니다.

2022년 베스트 기타 장르문학 :
<<프로젝트 헤일메리>>

2022년 워스트 기타 장르문학 :
<<변덕쟁이 로봇>>

2022년 베스트 역사 도서 :
<<기억의 의자>>
달랑 5권 읽긴 했지만 역사 관련 도서들은 언제나 평타 이상은 쳐 줬었죠. 별점 3.5점을 받은건 이 책이 유일했지만, 다른 책들도 별점 2.5점 이상이었고요. 올해도 워스트는 따로 선정하지 않겠습니다.

2022년 베스트 디자인 or Study :
<<당신이 찾는 서체가 없네요>>
달랑 4권 읽기는 했지만, 그 중에 군계일학처럼 빛나는 별점 4점짜리 책입니다.
그 외 책들도 가장 낮은 점수가 별점 2점이니, 워스트는 역시 선정하지 않겠습니다.

2022년 베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혼밥 자작 감행>>
디자인 관련 서적과 마찬가지로 4권만 읽었는데 놀랍게도 모두 별점 3점입니다! 평균 별점으로는 가장 높은 분야네요. 다 좋았지만 제가 사랑하는 만화 <<술 한잔 인생 한입>>의 삶을 구현한 듯한 쇼지 사다오의 에세이 <<혼밥 자작 감행>>을 베스트로 꼽아봅니다.

2022년 베스트 기타 도서 :
<<덜미, 완전범죄는 없다 1>>
범죄 관련 논픽션으로 완벽했던 결과물. <<그것이 알고 싶다>>를 애청하신다면,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는 책입니다.

2022년 워스트 기타 도서 :
<<그 남자의 시계>>
별점 1.5점을 받은 책은 <<그 남자의 시계>>와 <<룸>>의 두 권입니다. 이 중 워스트는 <<그 남자의 시계>>입니다. 두 권 모두 기대했던 내용이 아니어서 실망이 컸지만, <<그 남자의 시계>>가 가격 측면에서는 더 비쌌으니 감점도 더 크게 받아야겠지요.

2022년 베스트 Movie :
<<탑건 : 매버릭>>
한 마디만 하겠습니다. 극장에서 두 번 봤습니다.
워스트는 딱히 꼽을게 없네요...

2022년 베스트 Comic - 추리 or 호러 :
<<BOX ~ 상자 속에 무언가 있다>>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상상력이 나름 정교한 이야기와 결합된 수작 모험물.

2022년 워스트 Comic - 추리 or 호러 :
<<C.M.B 박물관 사건목록 44>>
설득력없는 트릭의 향연. 시리즈가 끝난게 다행이다 싶네요.

2022년 베스트 Comic - 기타 :
<<혼자를 기르는 법>>
독특한 작화, 무거운 분위기, 가벼운 개그의 조합. 좋았습니다.

2022년 워스트 Comic - 기타 :
<<지구 멸망 일주일 전, 뭐 먹을까?>>
독특한 설정 외에는 건질게 없었던 망작.


2022년 한 해도 이렇게 저물어가네요. 여러분들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새해에는 원하시는 일 다들 이루시는 그런 한해 되시기를 바랍니다. 작년, 그리고 재작년에도 말씀드렸지만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이라면 남들이 관심갖지 않는 사소하고 디테일한 것들에도 관심을 가지시는, 정말로 세심한 분일테니 내년에는 더욱 잘 되실게 분명합니다. 사랑합니다~!

2021 내 블로그 리뷰 총 결산

2020/12/29

2020 내 블로그 리뷰 총 결산

열 일곱번 째 블로그 리뷰 총 결산입니다. 블로그 나이가 성인이 될 날도 얼마 안 남았네요.

올해 특징이라면, 독서가 취미이신 모든 분들이라면 마찬가지겠지만 독서량이 엄청나게 늘었다는 겁니다. 이 결산을 시작하고 책을 가장 많이 읽있네요. 코로나 사태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숫자로 정리해보면, 2020년 읽은 책 중 리뷰를 남긴 책은 추리 / 호러 장르문학 77 (48)권, 기타 장르문학 4 (1)권, 역사서 9 (15)권, 디자인 or 스터디 4 (4), Food 및 구루메 관련 도서 25 (11)권, 기타 도서 14 (18)권으로 모두 133 (97)권입니다(괄호는 작년). 작년보다 30% 정도 늘었군요. 분야로 따지면 추리 / 호러 등 장르 문학과 Food 및 구루메 관련 책을 많이 읽은게 눈에 띄고요. 방콕하고 있는 동안에는 아무래도 좀 자극적이고 재미있거나, 주요 관심사를 찾아 읽기 마련이니 당연합니다.

그럼 언제나처럼 각 항목별 베스트 - 워스트를 소개해드립니다.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올해 발표된 작품 기준이 아니라 제가 올 한해 보고 읽은 것들 기준입니다.

2020년 베스트 추리소설 : "흉가" 

올해 읽은 작품 중 별점 3점 이상 작품은 21편입니다. 꽤 수확이 많았던 한해였어요. 읽은 작품 중 1/3 가까이가 수작 이상인 셈이니까요. 이중 올해의 베스트는 "흉가"입니다. 무섭고 재미난 이야기 전개도 훌륭하지만 복잡한 설정, 복선 회수, 결말까지 완벽했습니다. 욕설, 육두문자 없이 초등학생을 주인공으로 끌고간다는 점도 아주 마음에 들었고요. 코로나로 외출도 못하는 더운 여름 휴가철에 탐독할만한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아울러 올해 읽은 단편집 중에서 최고의 단편도 뽑아 보겠습니다. 별점 4점 짜리 작품으로는 아카가와 지로 "유령 열차" 수록작인 "비 옷을 입은 시체", 곤도 후미에의 "타르트 타탱의 꿈" 수록작인 "텅빈 카슐레", 스티븐 킹의 "악몽과 몽상 1" 수록작인 "돌런의 캐딜락", 마쓰모토 세이초의 "현란한 유리" 수록작인 "비와 2층", 미쓰다 신조의 "괴담의 테이프" 수록작인 "빈 집을 지키던 밤", 이사카 고타로의 "남은 날은 전부 휴가" 수록작인 "작은 병정들의 비밀 작전",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 1"수록작인 "탐정 스페이드",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 수록작인 "푸른 히아신스 향기", "뇌물과 부패"가 있습니다.
그러나 별점 4.5점짜리 작품이 무려 2편이나 있어서 4점 정도로는 후보가 될 수 없었어요. 별점 4.5점을 받은 작품은 미야베 미유키의 "희망장" 수록작인 "희망장"과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 2" 수록작인 "두 개의 양념병"입니다.
이 중 베스트로는 "희망장"을 선정합니다. "두 개의 양념병"도 걸작이지만, 발표된지도 오래되었고 워낙에 유명한 작품이니 양보해도 될 것 같네요.

2020년 워스트 추리소설 : "너무 예쁜 소녀" 

많이 읽은 만큼 실망스러웠던 작품도 많았습니다. 75권 중 별점 2점 이하 작품이 28편이었거든요. 그래도 평균 이하 작품이 2/3를 넘었던 작년보다는 1/3에 불과하니 다행이라고 해야겠지요.

그러나 졸작 오브 더 졸작, 정말로 종이가 아깝고 나무에게 미안한 별점 1점의 작품도 세 편이나 됩니다. "너무 예쁜 소녀", "콜드게임", "루팡의 딸"이 그 주인공이지요. 이 중 워스트로는 "너무 예쁜 소녀"를 선정합니다. "콜드게임"은 잔혹한 왕따 가해자를 편드는 듯한 설정이 문제였을 뿐 재미면에서는 나름 합격점을 줄 만 했고, "루팡의 딸"은 최소한 짧기라도 하니까요. "너무 예쁜 소녀"는 추리도 없고 스릴도 없는데 길기까지한 완벽한 시간 낭비였습니다. 끝까지 참고 읽은 저에게 상을 주고 싶습니다.

2020년 베스트 / 워스트 기타 장르문학 : 

올해 기타 장르문학은 4권만 읽었는데 모두 고만고만했습니다. 별도의 베스트, 워스트는 없습니다.

2020년 베스트 역사 도서 : "일본 과학기술 총력전" 

올해는 아홉 권밖에 읽지 않았는데 일곱 권이 별점 3점 이상이었습니다. 별점 4점짜리 책도 "펜슬 퍼펙트", "일본 과학기술 총력전", "의식주, 살아있는 조선의 풍경"의 세 권이나 되고요. 

이 중 베스트로는 "일본 과학기술 총력전"을 꼽겠습니다. 일본이라는 나라를 알기 위한 핵심적인 정보를 제공해 줄 뿐 아니라, 재미도 있고 가격까지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2020년 워스트 역사 도서 : 

올해 역사 도서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가장 나쁜 별점이 2점이었습니다. 이 정도로 워스트로 꼽기에는 너무 가혹하기에, 올해는 별도로 선정하지 않겠습니다. 역사 도서는 대체로 선방한 한해였어요.

2020년 베스트 디자인 or Study : "명작순례" 

이쪽 분야 책들은 도판만 괜찮아도 평균 이상은 해 줍니다. 그래서 실패가 별로 없는 분야인데, 이 책은 그 중에서도 올해 유일의 별점 5점을 받은 책이에요.요. 수록된 글들도 좋고, 도판까지 완벽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책을 사지 않으면 무슨 책을 사겠습니까.

2020년 워스트 디자인 or Study : 

올해 이 분야는 네 권 밖에는 읽지 않았는데 가장 나쁜 별점이 2.5점입니다. 그래서 올해는 워스트 도서가 없습니다.

2020년 베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커리의 지구사" 

'지구사' 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식문화 역사 시리즈 중 한 권. 제가 읽었던 시리즈 중에서는 최고작입니다. 커리에 대한 역사는 물론, 세계화된 과정과 세계속 커리 요리들, 그리고 커리의 현재까지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커리를 좋아하는 모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2020년 워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중세 유럽의 레시피" 

제목에서 기대했던 중세 유럽 요리에 대한 깊이있는 정보는 커녕, 최소한의 재미와 자료적 가치도 기대하기 어려운 별점 1점짜리 망작입니다. 담고있는 내용에 비하면 가격도 어처구니 없는 수준이고요. 저처럼 낚이는 분이 없으면 좋겠네요.

2020년 베스트 기타 도서 : "탱크의 탄생" 

올해 읽은 기타 도서는 특출나게 빼어난 책은 없었지만, 평균 이상 재미를 전해주는 괜찮은 책들이 제법 많았었습니다. "심리 조작의 비밀", "탱크의 탄생", "망령의 기억", "깃털 도둑"이 별점 3점을 받은, 그런 책들이었지요.

다 좋은 책이지만 이 중 베스트로는 "탱크의 탄생"을 꼽겠습니다. 제가 아주 좋아라하는 '도감' 분야의 책으로 도판, 일러스트가 완벽하게 제 취향이었기 때문이에요. 이 책의 가장 단점은 제법 비싼 가격일 뿐이에요. 무기 도감을 좋아하신다면 놓치지 마시길.

2020년 워스트 기타 도서 : "편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인데 장르 문학이 아니라 드라마라서 기타 도서로 분류하였습니다. 작위적이고 뻔한 전개도 감점 요소이지만 무엇보다도 핵심 주제 - 범죄자 가족이 고통을 받아야 하는가? - 에 대해 주인공의 심정을 공감하기 어려웠기에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었어요.

2020년 베스트 Movie : "포드 V 페라리" 

많은 영화를 본 건 아니지만 올해 최고의 영화는 코로나 사태 직전 영화관에서 감상한 이 영화입니다. 남자 가슴을 뛰게 만드는 웅장한 화면과 음향 효과가 발군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마 영화관에서 보지 않았다면 베스트 영화는 다른 작품이 되었을거에요.

그나저나, 언제쯤 극장에서 영화를 다시 볼 수 있을까요?

2020년 워스트 Movie : "머더 미스터리" 

'정통 미스터리'라고 소개된 글에 낚였네요. 일견 전형적인 미스터리물로 보이지만, 실제 영화는 전형적인 헐리우드 코미디 영화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추리적으로 건질건 전무해요. 게다가 별로 웃기지도 않고요. 왜 애덤 샌들러를 요새 보기 힘든지 새삼 느끼게 해 준 망작이었습니다.

2020년 베스트 Comic - 추리 or 호러 : 

올 한 해는 "시마 코사쿠의 사건부"를 제외하고는 추리 or 호러 만화는 전통의 시리즈인 Q.E.D와 C.M.B의 후속권을 읽었을 뿐입니다. 이 중 최고는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 목록 36" 이었습니다. 수록작 중 "산의 의사"와 "카스미장 사건"이 아주 좋았기 때문입니다. 별점 3.5점은 충분합니다. 

에피소드별로 살펴보자면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35" 수록작인 "도토리와 솔방울",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39" 수록작 "상상 속 살인", "Q.E.D iff 12" 수록작 "재생의 시간"도 별점 3.5점의 좋은 작품들이었습니다.

2020년 워스트 Comic - 추리 or 호러 : 

책 전체 평균 별점은 2점이 가장 낮은데, 이 정도로 워스트로 꼽기는 좀 가혹하지요. 그래서 에피소드로 워스트를 꼽아 봅니다.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37" 수록작인 "크로스로드"와 "종려나무 동전"이 별점 1점입니다. 동기, 트릭, 진상 모두 작위적이고 납득하기 어려운 졸작이었어요.

2020년 베스트 Comic - 기타 : "모로호시 다이지로 자선 단편집" 

2020년 만화들은 별점 3점짜리가 무려 14편이라서 많아서 한 편을 꼽기 어렵네요. 그래도 이 중에서 딱 한 편!을 꼽으라면 "모로호시 다이지로 자선 단편집"입니다. 다른 단편집에서 이미 접했었던 작품들이 많이 수록된 탓에 감점했을 뿐, 모로호시 다이지로라는 작가에 대해 잘 알려주는 좋은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단편집을 읽어보지 않고 이 책만 읽는다면, 별점 4점도 거뜬했을거에요.

2020년 워스트 Comic - 기타 : "지구빙해사기" 

대가 다니구치 지로의 작품이 불명예스러운 올해의 워스트네요. 당대를 풍미했던 오토모 가즈히로와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야기, 설정, 작화와 분위기를 적당히 섞어 만든 하이브리드 혼종이나 결과물은 전혀 그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결산평 : 

이글루스 블로그 운영도 17년 째인데, 올 한해가 가장 변화도 많고 드라마틱했습니다. 다른 해에 비해 유별나게 책을 많이 읽기도 했고요. 그러나 코로나라는 예상치못한 질병 탓이라서 마냥 좋아할 수는 없네요. 코로나 때문에 많은 분들이 힘들어 하셨고, 지금도 계속 힘든 분들이 계실 터라 가슴도 무척 아프고요. 모쪼록 코로나 사태가 빨리 진정되어, 기쁜 마음으로 블로그 운영을 비롯한 일상 생활을 보낼 수 있게 되면 좋겠네요.

여러분들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새해에는 원하시는 일 다들 이루시는 그런 한해 되시기를 바랍니다. 작년, 그리고 재작년에도 말씀드렸지만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이라면 남들이 관심갖지 않는 사소하고 디테일한 것들에도 관심을 가지시는, 정말로 세심한 분일테니 내년에는 더욱 잘 되실게 분명합니다. 사랑합니다~!

2017/12/28

2017 내 블로그 리뷰 총 결산

2016 내 블로그 리뷰 총결산

14차, 열 네번째!를 맞는 블로그 결산입니다. 열네살이라... 블로그 생활도 이제 중학생 레벨에 진입한다니 감개무량합니다.

숫자부터 정리해보면, 2017년 읽은 책 중 리뷰를 남긴 책은 추리 / 호러 장르문학 52 (53)권, 기타 장르문학 3 (8)권, 역사서 15 (18)권, 디자인 및 스터디 도서 2 (4)권, Food 및 구루메 관련 도서 9 (9)권, 기타 도서 20 (15)권으로 모두 101 (107)권입니다(괄호는 작년). 작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100권은 넘겼으니 만족합니다. 

각 항목별 베스트 - 워스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올해 발표된 작품 기준이 아니라 제가 올 한해 보고 읽은 것들 기준입니다.


2017년 베스트 추리소설 : 

"올빼미의 울음" 

단평 :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장편 중에서 재미와 함께 서스펜스를 가져다 주는 보기드문 수작.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추리, 호러 장르물 중 별점 4점 이상 작품은 단 한편도 없습니다. 이 작품 홀로 별점 3.5점을 받았을 뿐이죠. 전반적으로 흉작인데, 내년에는 좀 더 재미있는 작품을 많이 읽었으면 합니다.

2017년 워스트 추리소설 : 

"나를 사랑한 스파이" "후쿠오카 살인" 

단평 : 과연 바닥은 어디인가? 

올해 별점 1점을 받은 쓰레기는 이 두 편입니다. 뭐라 이야기하기도 어려운 수준의 망작들입니다. 꼭 피해가시기를 권해드립니다.

2017년 베스트 / 워스트 기타 장르문학 : 

"수상작 없음" 

올해 기타 장르문학은 딱 3권밖에 읽지 않아 선정할 작품이 없네요.

2017년 베스트 역사 도서 : 

"보석 천 개의 유혹" 

단평 : 첫번째 장은 별점 5점도 아깝지 않음. 

올해는 역사 도서 중에서 "대지를 보라" "북로우의 도둑들" "보석 천 개의 유혹" 이 별점 4점이었습니다. 무려 세 권이나 별점 4점이라니 대단하지요.
전부 재미와 가치를 동시에 지닌 좋은 책들이지만 이중 한 권을 꼽는다면, 일제 강점기 시대에 대한 개인적 관심사가 크게 작용한 "대지를 보라", 특정 특정 소재에 집중한 "북로우의 도둑들" 보다는 재미와 대중적인 측면에서 앞서는"보석 천 개의 유혹"을 올해의 베스트로 꼽습니다.

2017년 워스트 역사 도서 :

"수상작 없음" 

역사 도서는 좀 가려읽는 편이라 워스트가 대체로 없습니다. 올해 별점 2점 짜리 책은 두 권인데 "워스트"라고 할만한 책들은 아닙니다.

2017년 베스트 디자인 / 스터디 도서 : 

"수상작 없음" 

읽은 책이 2권 밖에 안되기에 평가가 불가하네요.

2017년 베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수상작 없음" 

올해 읽은 10권 모두 고만고만해서 딱히 베스트는 없습니다. 별점 3점짜리 책은 4권인데 이 정도 별점은 베스트로는 좀 애매하죠.

2017년 워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진짜? 가짜?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본 음식 이야기" 

단평 : 전반적으로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크다. 

온갖 잡다한 정보를 담아내어서 주제에 걸맞지도 않았고, 깊이있는 내용도 부족한 등 총체적 난국입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e-book 으로 읽어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2017년 베스트 기타 도서 : 

"작가의 수지" 

단평 : 이쪽 바닥에 속한, 관심있는 사람들 모두의 필독서.

작가로서의 벌이에 대한 상세한 정보 전달은 물론 여러모로 허투루 듣기 어려운 프로 작가의 의식이 선명히 빛나는 멋진 에세이입니다. 재미까지 있으니 별점 4점을 받는건 당연하지요. 이 쪽 바닥 (출판)에 어떤 식으로든 속해 있거나 관심이 있으시다면 꼭 한 번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2017년 워스트 기타 도서 : 

"윤광준의 신 생활명품" 

단평 : "생활 명품"과는 몇 광년 멀어지다. 

올해 기타 도서 중 별점 1.5점을 받은 책은 이 책과 "학교 출입 금지" 의 두 권입니다. 그래도 "학교 출입 금지" 는 애초부터 제 취향은 아닌, 아동용 성장기 비스무레한 책이라 그렇다 치더라도(딸이 골라줘서 억지로 읽었을 뿐입니다...) 이 책은 너무나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당당한 올해의 워스트에요. "생활 명품" 이라는 말이 아까운, 그냥 비싼 명품 소갯글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널리고 널린 광고가 태반인 명품 소개 잡지와 구분하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오히려 최신 트렌드나 신상을 소개하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잡지보다도 못합니다.

그 외 만화는 "피너츠 완전판 5"가 별점 4점으로 올해의 베스트이며, 다른 작품들은 대체로 무난했습니다. 딱히 소개해드리지는 않겠습니다.

결산평 : 

순수한 책만 따져서 올해도 완독한 책이 100 권이 넘네요. 이 정도면 취미인으로 할만큼 했기에 만족스럽습니다. 추리, 호러 등 장르 문학은 최근 점수가 별로 좋지 않지만, 그래도 작년 보다는 조금 나은 듯 해서 다행이고요. 내년에는 보다 재미있고 가치있는 작품을 많이 읽게 되면 좋겠습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 원하시는 일 다들 이루시는 그런 한해 되시기를 바랍니다. 작년, 그리고 재작년에도 말씀드렸지만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이라면 남들이 관심갖지 않는 사소하고 디테일한 것들에도 관심을 가지시는, 정말로 세심한 분임이 분명할테니 내년에는 더욱 잘 되실거에요. 사랑합니다~!

2010/12/28

2010 내 블로그 리뷰 총결산

 2009 내 블로그 리뷰 총결산

일곱 번째 결산 보고입니다. 12월은 아직 남아있지만 남은 기간 동안 책을 더 읽을 일은 없을 것 같아 포스팅 올립니다.

올해는 만화와 잡지류 제외하고 총 166권을 읽었습니다. 분포로 따지자면 1월 13권 / 2월 8권 / 3월 12권 / 4월 18권 / 5월 25권 / 6월 15권 / 7월 14권 / 8월 18권 / 9월 14권 / 10월 11권 / 11월 12권 / 12월 6권입니다. 장르별로는 추리 / 호러 관련 독서가 95권. 장르문학 전부 합치면 107권이고요.

전체적으로 굉장히 책을 많이 읽은 한 해였어요. 산본으로 이사 온 뒤 근처 도서관을 애용한 덕분이죠. 이사 오길 정말 잘한 것 같습니다. 이 정도면 정말 남들에게 취미가 독서라고 이야기해도 부끄럽지 않은 숫자를 읽은 것 같아 왠지 뿌듯하네요.

그럼 결산 들어갑니다~ 언제나처럼 제 블로그에 올린 리뷰들 중에서만 선정했습니다.

2010년 베스트 추리소설 :
"유다의 창"
단평 : 고전으로서의 묵직함, 트릭이 빛나는 본격 추리소설의 참맛, 그리고 기타 다양한 재미까지 선사해주는 걸작.

올해는 많이 읽은 만큼 별점 4점짜리 후보작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후보작은 아래의 8편이었습니다.

이 중 "아 아이이치로의 낭패"는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팬심이 반영되었기에 아깝게 탈락, 그리고 "7퍼센트 용액"은 셜록키언으로서의 애정이 포함되어 있어서 역시 아깝게 탈락. 그리고 "셜록 홈스의 과학"과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는 추리소설로 보기는 조금 어려운 책이라 제외해서 남은 3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유다의 창"을 꼽습니다.

2010년 워스트 추리소설 :
별점 1.5점의 "금요일 밤의 미스터리 클럽"
단평 : 차라리 요리책이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2010년 베스트 장르 문학 :

덧붙여 2010년 베스트 장르문학 단편으로 "계약은 충실하게"를 꼽겠습니다. 이유는 여기서 확인해 주세요!

2010년 워스트 장르 문학 :
별점 1점짜리 두 편 선정합니다.

  • "하노이의 탑"
    단평 : 수학자가 쓴 수학자가 세상을 구한다는 자뻑 판타지로 소설로서의 가치는 전무.
  • "인간 동물원"
    단평 : 읽으면서 내내 불쾌하기만 했던 쓰레기.

결산평 :
일단 추리소설 쪽에서는 많은 고전과 명작들이 많이 소개되어 참으로 풍부한 한 해가 아니었나 싶네요. 하지만 널리 알려진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작품 자체는 그닥인 작품들이 많다는 것이 좀 의외였달까요? 그래도 추리소설 독자로는 무척이나 즐거운 한 해였던 것은 분명합니다. 기타 다른 도서들은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역시나 새롭게 접한 작가들의 좋은 책이 많았던 것 같네요.

내년에도 많은 책들과 함께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상으로 올해 결산을 마칩니다~

2021/12/31

2021 내 블로그 리뷰 총 결산

열 여덟번째 블로그 리뷰 총 결산입니다. 블로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나이라니 감개무량합니다. 다 컸으니 이제 돈을 좀 벌어 와야 할 텐데 말이지요.

하여튼,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코로나 사태 장기화 탓에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 그러나 작년보다는 줄었어요. 작년에는 133권을 읽었는데, 올해는 추리 / 호러 장르문학 57 (77)권, 기타 장르문학 3 (4)권, 역사서 17 (9)권, 디자인 or 스터디 1 (4), Food 및 구루메 관련 도서 15 (25)권, 기타 도서 24 (14)권으로 다 합쳐서 117권을 읽었으니까요. 이유는 백신 접종과 위드코로나 정책 덕분에 다른 활동으로 보낸 여가 시간이 늘었던 탓입니다. 올림픽도 열심히 관전했고요. 거기에 더해 작년에는 '추리 소설 1,000권 읽기'라는 개인적인 큰 목표 달성을 위해 더 열심히 달리기도 했었지요. 여러모로 작년이 역대급이었던 셈으로, 당분간은 작년처럼 책을 많이 읽는 해는 오지 않을거라 생각되네요. 그래도 최소한의 목표인 100권은 훌쩍 넘겼으니 만족합니다.

그럼 언제나처럼 각 항목별 베스트 - 워스트를 소개해드립니다.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올해 발표된 작품 기준이 아니라 제가 올 한해 보고 읽은 것들 기준입니다.

2021년 베스트 추리소설 :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별점 4.5점! 20세기 미국 범죄 소설, 그 중에서도 하드보일드 장르의 흐름을 미국 역사 흐름과 비교하여 분석하는 문학사 서적. 상세 리뷰는 링크 참고하시길.

"나는 언제나 옳다
별점 4점! 복잡한 복합 장르 구성을 재미있게 풀어낸 작품. 단편 분량인 만큼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께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2021년 워스트 추리소설 :

"ON 온"
올해의 워스트 후보작은 "그녀는 증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서술트릭의 모든 것",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밀실 대도감", "가면병동", "최후의 일격, "범죄 캘린더"와"On 온"의 7편이나 됩니다. 모두 별점 1.5점짜리였지요. 거장 엘러리 퀸의 작품이 두 편이나 포함되어 있는게 놀라운데, 한 편은 나이 탓에, 또 한 편은 양산 모드로 쓰여졌기에 어쩔 수 없었던 결과물이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최후의 일격"은 괜찮은 발상의 트릭이 사용되기는 했고, 단편집 "범죄 캘린더"는 별점 2~2.5점짜리 작품이 수록되어 있어서 워스트 급은 아닙니다.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밀실 대도감"은 책 자체 내용 문제보다는 다른 문제로 인한 감점 요인이 더 컸고요. 단편집 "서술트릭의 모든 것"은 "범죄 캘린더"와 같은 이유로 제외하면, 진짜 워스트 후보작은 "그녀는 증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와 "가면병동", "On 온"의 세 편이 남습니다. 

이 중 올해의 워스트로는 "On 온"을 꼽습니다. 유치한 설정, 합리적이지 못한 전개, 스테레오 타입의 뻔한 주인공들이 어우러진 싸구려 스릴러니까요. 다른 두 편은 약간이나마 추리적인 요소가 들어갔다는 점에서 그나마 "On 온"보다는 조금 나았습니다. 물론 도긴개긴입니다만....

2021년 베스트 / 워스트 기타 장르문학 : 

올해 기타 장르문학도 3권 밖에 읽지 않아서 뽑기가 어렵네요. 재미만큼은 확실했던 별점 3점의 "사라진 세계"가 베스트였어요. 워스트는 따로 뽑지 않겠습니다.

2021년 베스트 역사 도서 :

"나는 황국신민이로소이다"
별점 5점! 역사 바로 세우기 측면에서 모든 분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입니다. "국보, 역사의 명장면을 담다"와 "영어 조선을 깨우다 1"도 별점 4점을 받은 좋은 책이었는데, 아쉽게도 탈락했네요.

2021년 워스트 역사 도서 : 

"지도로 읽는다 리스타트 한국사 도감"
별점 1점. 편협한 개인 의견을 잔뜩 투입해서 불쾌하기 짝이 없었던, 그냥 '나쁜' 책입니다.

2021년 베스트 / 워스트 디자인 or Study :

딱 한 권 밖에 읽지 않아서, 올해는 평가할게 없네요. 공부가 부족했던 한해네요....

2021년 베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홍차 애호가의 보물상자"
올해 이 쪽 분야 책들은 다 고만고만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카레로 보는 인도 문화", "경양식집에서", "홍차 애호가의 보물상자", "음식으로 읽는 중국사", "가스트로노미"의 5권이 별점 3점을 받았습니다. 이 중 재미와 자료적인 가치, 책의 완성도 등 모든 면을 고려하여 "홍차 애호가의 보물상자"를 베스트로 꼽겠습니다. 1부만 한정하면 별점 4점 이상도 충분했던 책이니까요.

2021년 워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올해는 2점 이하의 별점이 없어서, 워스트는 따로 뽑지 않습니다.

2021년 베스트 기타 도서 :

"이상한 나라의 언어 씨 이야기"
별점 4점을 받은 책은 "1달러의 세계 경제 여행", "이상한 나라의 언어 씨 이야기", "n분의 1의 함정"의 세 권이었습니다. 다 좋은 책이었지만, 이 중 재미에 더해 제 전공 분야인 커뮤니케이션과 상호 작용에 대해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들어 준 "이상한 나라의 언어 씨 이야기"를 올해의 베스트로 꼽습니다.

2021년 워스트 기타 도서 : 

"과학자는 전쟁에서 무엇을 했나"
별점 1.5점을 받은 올해의 워스트 후보작은 "재미있는 식물 산책 도감", "과학자는 전쟁에서 무엇을 했나", "만화로 보는 99가지 발명품 이야기"의 3권입니다. 이 중 사람 열받게 만드는 가소로운 자기 주장을 담고 있는 "과학자는 전쟁에서 무엇을 했나"가 올해의 워스트입니다.

2021년 베스트 Movie : 

"나이브스 아웃"
훌륭하게 현대에 되살린 본격 추리물! 별점 3점.

2021년 워스트 Movie : 

"철권을 가진 사나이"
황당무계하고 유치했던, 심지어 액션마저 별 볼일 없었던 '가짜' 무협 영화.

2021년 베스트 Comic - 추리 or 호러 : 

전체적인 별점은 고만고만해서 베스트랄건 없네요. 에피소드 기준으로는 "Q.E.D iff 증명종료 14" 수록작 "1억엔과 여행하는 남자"가 오랫만에 별점 4점짜리 에피소드였습니다.

2021년 워스트 Comic - 추리 or 호러 : 

"Q.E.D iff 증명종료 16"
수록작 3편 중 2편이 별점 1.5점, 1편이 별점 1점을 받은 워스트 오브 워스트. 그 외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43"의 "앙숙"도 별점 1점짜리 망작이었습니다. 별점 1.5점 짜리 에피소드들은 언급하기도 힘들만큼 숱하게 있었고요. 추리 만화 분야는 영 실망스러웠던 한해였네요.

2021년 베스트 Comic - 기타 : 

"그리고, 또 그리고 1~5"
별점 4점짜리 책은 이 책 외에도 "피너츠 완전판 19 : 1987~1988"이 있었습니다. 이 책을 베스트로 꼽은 이유는 재미와 감동에 더해 미대 졸업생인 저에게 많은걸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고요. 하여간, 극히 일부의 예외는 있지만 만화가가 그린 자기 이야기는 무조건 최고에요.

2020년 워스트 Comic - 기타 : 

최저 별점이 2점이라서, 워스트는 따로 꼽지 않겠습니다.

결산평 : 

이상으로 2021년 블로그 결산을 마칩니다. 올 한해는 저 개인적으로는 큰 의미가 있는 한해였어요. 인생의 큰 목표 중 하나였던 '추리 소설 1,000권 읽고 리뷰 쓰기'를 완료했기 때문이거든요. 저도 하루하루, 한달한달, 한해한해가 더욱 소중한 나이가 되었는데, 2022년에도 저 개인적으로 내세울 수 있고 자부심을 가질만한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주신 모든 분들께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의미있고 가치있는 2022년 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했고, 또 감사드립니다!

2020 내 블로그 리뷰 총 결산

2021/03/13

범죄소설 - 김용언 : 별점 3점

범죄소설 - 6점
김용언 지음/강

얼마 전 읽었던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와 유사한, 추리 및 범죄, 하드보일드 장르 문학에 대해 분석한 문학 이론서입니다.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는 미국 역사 흐름에 따른 사람들의 가치관 변화가 장르 문학 스타일 변경에 큰 역할을 했다고 하는데, 이 책 역시 동일한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의 확대, 남성들의 불안 등이 주요 동기였다는 주장은 별다를게 없거든요. 특히 하드보일드 문학 장르에 대한 분석은 거의 같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에요. 소개되는 작품과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도 대동소이하고요.

그렇지만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에서는 순수하게 하드보일드 소설만 분석하고 있으며, 시대가 변할 수록 '감상주의'가 강해졌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이 책은 고전 본격물과 이후 하드보일드 범죄 소설을 나누어 분석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 두 장르를 '엔트로피'라는 개념을 빗대어 설명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었고요. 

이 책에 따르면 고전 본격물은 외부적 자극이나 변화의 계기를 일절 고려하지 않은, 모든 원인과 결과가 세심하게 고려되고 창안되고 배치된 '닫힌 계'입니다. 추리 소설은 하나의 기계와 같고, 독서는 경악과 호기심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미스터리가 하나씩 풀릴 때마다 호기심의 '양'은 점점 줄어들고요. 탐정이 멕스웰의 도깨비 역할을 해서, 무질서를 통제하고 질서를 찾게 만드는 것이지요. 마침내 모든 문제가 해결되며 사물의 일상적 질서가 회복되는 평화로운 결말로 끝납니다. 이를 호기심이라는 에너지가 최대에서 최소로 옮겨가고, 엔트로피가 최대인 '평형 상태'가 되는 열역학 엔트로피 이론과 동일하다는게 요지입니다. 이렇게 마지막에 '열 죽음' 상태에 놓이기 때문에, 한 번 읽고 결말을 알게되면 그 책을 다시 읽게 되는 일은 좀처럼 생기지 않게 되는 것이고요. 

하지만 20세기 하드보일드는 다릅니다. 셜록 홈즈처럼 완벽한 멕스웰의 도깨비 역할이 불가능하다는걸 통감했기 때문입니다. 하드보일드 탐정들이 할 수 있는건 사회의 부패와 범죄가 들끓는 현상을 낮추고, 일시적이나마 숨겨진 질서의 패턴을 찾아내려 애쓰는 정도에 불과합니다. 완벽한 무질서의 해결을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오히려 그들의 존재가 더 큰 무질서를 낳기도 하니까요. 엔트로피 이론에 따라 결국 어느정도 안정화되기는 하지만, 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하고요. 

또 이 논리에 따르면 1980년대 일본에서 신본격 소설이 등장하여 유행한건, 일본이 버블 경제로 최고 호황을 맞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19세기 산업 혁명과 마찬가지로 경제적 안정이 뒷받침 되면서 사람들이 '닫힌 계', 즉 범죄가 해결되고 안정적인 질서로 끝나는 체계를 추구했기 때문이라는 식으로요. 하드보일드 범죄 소설처럼 개인이 발버둥쳐서 좌절하거나 약간의 희망과 소득만 얻을 뿐, 부조리한 세계는 그냥 알아서 움직인다는 어두운 이야기는 먹히지 않게 된 거지요. 반대로 버블이 붕괴한 1990년대 이후, 기리노 나쓰오 등에 의해 처절한 범죄 소설이 등장한건 당연한 수순이고요.

이렇게 재미있는 발상은 돋보이는데, 문제는 책이 쑥쑥 잘 읽히지는 못한다는 점입니다. 정말 어렵게 쓰여져 있거든요. 이해가 되지 않는건 아니지만, 읽기 편한 글은 아니었어요. 한국 작가가 쓴 글인데도 불구하고 분석 대상이 영미 장르 문학이라는 것도 아쉬웠던 점입니다.

그래도 범죄 소설, 추리 소설 애호가라면 한 번 읽어볼만한 책이라 생각되네요. 제 별점은 3점입니다.

2017/08/11

대중서사장르의 모든 것 3 : 추리물 - 대중서사장르연구회, 박유희 외 : 별점 3점

대중서사장르의 모든 것 3 : 추리물 - 6점
대중서사장르연구회.박유희 외 지음/이론과실천

한국 영화, 소설, 드라마 등의 매체에 등장했던 추리물의 역사에 대해 개략적으로 정리하여 알려주는 인문학, 문화사 서적입니다. 

"아랑 전설"에서 밀양 부사가 빨간 깃대를 흔들고 가는 아랑에 대해 꿈꾼 후, 범인이 '朱旗'라는 사람임을 가리킨다는 것을 깨닫는다는 이야기, 암행어사 박문수 설화에서 '한각사중계월침, 붕월반월원무심'이라는 점 글귀의 뜻 풀이 같은 것이 소개되는 등, 고전 설화와 각종 야담, 역사서 등에 등장했던 추리 서사부터 소개하고 있기에 그 양과 깊이가 실로 방대합니다.

근대적인 추리 소설, 즉 '정탐 소설'이 처음 등장한 "쌍옥적" 이후의 자료는 더욱 풍부합니다. 처음 알게 된 건 "쌍옥적" 시기에 발표되었던 "박쥐우산"이라는 작품입니다. "르루주 사건"을 번안한 "누구의 죄"를 표절한 느낌이지만, 소개를 보니 범행 동기와 범인 설정을 당시 국내 실정에 잘 맞도록 나름 개선, 발전시킨 부분이 있는 덕분에 한번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근대 초기에 셜록 홈즈와 같은 정통파 추리물이 아니라 '에밀 가보리오'의 프랑스 소설이 유독 인기를 끌었다는 점도 꽤나 흥미로왔고요.

아울러 근대에 추리 소설이 번안되어 소개되면서 이른바 '탐정 소설'이 높은 수준의 독서력을 가진 독자들이 읽는 지적인 작품으로 어필했다는 것도 신선했습니다. 추리 소설이 항상 싸구려 문학의 대명사로 알려진 80년대 이후를 살아온 저에게는 이해가 안되는데, 사실 어떻게 보면 당연하기도 합니다. 독서라는 취미 자체가 어느정도 지적 수준이 있는 계층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졌을테고, 그 중에서 추리 소설은 트릭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과학적인 지식이 뒷받침 된 이해력이 필요하니까요. 근대에는 그러한 독자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었겠지요.
이렇게 초창기 추리문학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아주 괜찮은 듯 싶어 무척이나 부러웠습니다. '정탐', '탐정'이라는 단어가 일상적으로 사용되었던 당대 분위기를 보아도 쉽게 알 수 있어요. 인용되는 자료들을 보니 각종 신문 기사 헤드라인에서 이 단어들을 찾아보는 것이 어렵지 않을 정도더군요.

그러나 이러한 요소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게 됩니다. 대구에 사는 한 소년이 10세 아동을 납치 살해한 후 협박장을 보냈다는 기사가 대표적이에요. 범행도 충격적이지만 이 소년이 '탐정소설만 매일 탐독'했다고 소개되거든요. 이렇게 탐정소설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상식이 널리 퍼지게 되는 것이죠. 가슴아프게도 이러한 부정적 인식, 앞서 말씀드린 물질 문명에 대한 부분, 거기에 '그로(그로테스크)'로 대표되는 새로운 유행의 결합 등으로 한국 추리 문학이 서서히 선정성, 엽기성이 강조된 싸구려 펄프 픽션화하는 과정이 해방 이후 현대에 걸쳐 상세하게 소개됩니다.
아울러 지적인 영역, 논리적 추론과 과학적 수사 외에도 서구 물질 문명의 유혹 역시 지식인들을 끌어당기는 요소였다고 하는데, 이 역시 후대에 좋지 않는 영향을 끼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지적인 영역이 아니라 물질 문명에 대한 부분만 확대, 발전해 버린 탓입니다.

그래도 저도 익히 알고 있는, "최후의 증인"이라는 기적으로 대표되는 김성종 시대에서 현재(이 책이 발표된 2010년 기준)까지 이어지는 과정의 마지막 부분 덕분에 아직 한국 추리 문학에 희망이 있구나! 싶은 생각을 들게 만들어 줍니다. 한국 추리문학의 미래로 "경성탐정록"이 소개되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경성탐정록"이야 말로 한국 현대 추리문학이 이룬 놀라운 성취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선정성, 엽기성이 사라지고 정통 추리 서사에 기반한 본격물이라는 점에서, 원점에 회귀한다는 측면은 분명히 있죠. 이를 '일제 강점기'를 무대로 하고 있다는 점은 한국 추리문학의 역사 그 자체를 상징하기도 하고요(반은 농담인거 아시죠?).

"경성탐정록" 외에도 고전에서부터 근대, 현대에 이르는 추리 문학 발전 와중에 등장한 수많은 작품이 소개되기 때문에 눈길을 끄는 작품도 적지 않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일제강점기 후반 친일 문학의 홍수 속에서도 나름의 가치를 가지고 추리 서사를 보여주는 김동인의 "수평선 너머로", 친일 문학이기에 다시 읽을 가치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서사면에서는 흥미로와 보이는 김내성의 "태풍", 해방 후 추리 문학계의 1인자였다는 방인근의 작품들(그 중에서도 사립탐정 장비호 시리즈), 허문영의 번개 탐정 시리즈가 있습니다. 아쉽게도 방인근, 허문영의 작품들은 소개만 보아도 앞서 말씀드린 펄프 픽션들에 다름없기에 구태여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방인근 작품들에 등장하는 해방 이후 주요 설정들 - 일본인이 해방 후 강제로 쫓겨가며 챙기지 못했던 재산을 되찾으려고 한다던가, 국가 혼란기에 국보를 훔친다던가 등등 - 은 한번 연구해 보고 싶어집니다.

이러한 추리 문학 뿐 아니라 추리 문학을 기반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의 흐름 및 주요 작품의 소개 또한 책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데, 이 역시 읽어볼만 합니다. 007 시리즈의 여러 모방작들 등 재미난 이야기들이 많거든요. 스파이물, 액션 스릴러, 느와르 등 다루는 폭도 넓고요. 제가 관심있는 분야는 아니지만 이쪽 분야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놓치시기 힘들 내용들이었어요.

그런데 소개되는 작품들에 대한 내용이 없는 경우가 훨씬 많은건 단점입니다. 기껏 흥미를 자아내는데, 정작 내용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으니 답답할 수 밖에 없지요. 지금 구하기 쉬운 작품들도 아니니까요. 도판도 부실한 편이고요.

그래도 얻은 것이 훨씬 많은 독서였습니다.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3만원이라는 가격도 마음에 들고요. "조선의 탐정을 탐정하다"가 식민지 시대 추리 문학에 집중하고 있다면 이 책은 다루는 폭과 기간이 훨씬 넓다는 차이가 있기에 비교해 읽는 재미도 괜찮습니다. 읽기 전에는 내가 아무리 추리 애호가지만 이런 것 까지 찾아서 읽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 이 정도면 모든 추리 문학, 장르 애호가분들께 권해드릴 만 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2019/12/30

2019 내 블로그 리뷰 총 결산

16차, 열 여섯번 째 블로그 리뷰 총 결산입니다. 이글루스 블로그도 어느덧 고등학생 레벨에 진입하였군요. 감개무량합니다.

리뷰에 대해 숫자로 정리해보면, 2019년 읽은 책 중 리뷰를 남긴 책은 추리 / 호러 장르문학 48 (40)권, 기타 장르문학 1 (3)권, 디자인 or 스터디 4 (0), 역사서 15 (9)권, Food 및 구루메 관련 도서 11 (18)권, 기타 도서 18 (21)권으로 모두 97 (91)권입니다(괄호는 작년).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이 정도면 취미가 독서라고해도 부끄럽지는 않아 보이네요. 올해에는 책 출간과 같은 개인사로 독서에 집중하기 어려웠던 시기도 있었으니까요. 내년은 올해보다도 많이 읽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럼 언제나처럼 각 항목별 베스트 - 워스트를 소개해드립니다.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올해 발표된 작품 기준이 아니라 제가 올 한해 보고 읽은 것들 기준입니다.

2019년 베스트 추리소설 : "블러디 프로젝트"

올해의 베스트는 바로 "블러디 프로젝트"입니다. 문체와 같은 작품 외적인 문제로 약간 감점해서 별점은 3.5점이지만 내용과 완성도 모두 빼어나며, 재미 뿐 아니라 생각해 볼만 한 메시지를 함께 전해주는 좋은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2019년 워스트 추리소설 : "살인 카드 게임" 

올해 읽었던 추리 소설들은 처참한 수준의 작품이 많았습니다. 47편의 작품 중 평균 이하를 의미하는 별점 2점 이하의 작품이 30작품이나 될 뿐만 아니라, 졸작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별점 1.5점 이하의 작품은 무려 15편이나 되거든요. 읽은 작품 중 졸작 비중이 31%나 되다니, 무척이나 가혹한 한 해였어요. 심지어 졸작 오브 더 졸작, 정말로 종이가 아깝고 나무에게 미안한 별점 1점의 작품도 "귀신나방""살인 카드 게임"의 두 편이나 됩니다.

두 작품 모두 엉망이지만 올해의 워스트로는 "살인 카드 게임"를 선정합니다. 작가의 이름값이나 출판사의 홍보 등을 미루어 보면 "귀신나방"은 그나마 찾아서 읽을 사람이 거의 없을 것 같은데, "살인 카드 게임"은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더 이상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2019년 베스트 / 워스트 기타 장르문학 : 

올해 기타 장르문학은 딱 1권을 읽었을 뿐이라 별도로 선정하지는 않겠습니다.

2019년 베스트 디자인 or Study : "편집자를 위한 북디자인" 

저는 디자인 전공자이기는 하지만 북 디자인에 대한 이해도는 무척 낮았습니다. 제가 학교를 다닐 때와는 여러가지로 상황이 많이 변하기도 했고요. 이 책은 저와 같은 북 디자인 초보자라던가, 제목 그대로 북디자인을 잘 알아야 하는 편집자, 혹은 관련 직업인에게 굉장히 유용한 책입니다. 참 많은걸 배웠던, 좋은 독서였어요.

2019년 워스트 디자인 or Study :

이 분야의 독서는 4권 밖에 되지 않고, 그 중에서도 가장 나쁜 별점이 2점이기에 올해는 별도 워스트 선정은 없습니다. 도판만 충실해도 기본은 해 주는 분야니까요.

2019년 베스트 역사 도서 : "소비의 역사" 

작년에도 "그랜드 투어"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설혜심 교수의 역작. 제목 그대로 소비라는 개념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는데, 400 페이지 넘는 분량에도 불구하고 소재가 흥미롭고 내용의 재미가 대단해서 술술 읽히는 마법과도 같은 책입니다. 도판과 편집도 모두 완벽한 수준이고요. 미시사를 좋아하시는 모든 분들께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2019년 워스트 역사 도서 : 

올해 역사 도서는 가장 나쁜 별점이 2점이었습니다. 이 정도로 워스트로 꼽기에는 너무 가혹하기에, 올해는 별도로 선정하지 않겠습니다. 역사 도서는 대체로 선방한 분위기네요.

2019년 베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맛의 천재" 

정말 오랫만에 등장한 별점 5점! 이탈리아 요리와 그 요리에 관련된 역사까지 상세하게 소개해주는, 요리와 미시사 양쪽 분야 모두에서 탁월한 놀라운 책입니다. 단점을 찾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완벽함을 자랑하지요. 요리, 특히 이탈리아 요리를 사랑하신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아, 이탈리아인들은 정말로 위대한 민족이에요. 요리와 예술 측면에서는 말이죠. 참고로, 이 역시 이 분야의 베스트로 꼽을 수도 있겠지만 추리 / 호러 분야와 마찬가지로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군요.

2019년 워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역사 분야와 마찬가지로 별점 2점 이하의 작품이 없기에 올해는 이 분야의 워스트는 없습니다.

2019년 베스트 기타 도서 : "이웃집 살인마" 

기타 도서에는 작년에 이어서 별점 4점을 받은 트리오가 존재합니다. 바로 "이웃집 살인마""위작의 기술", 그리고 "위험한 저녁식사"의 3편입니다. 다 좋은 책이라 우열을 가리기 힘들긴 하지만 "위험한 저녁식사"는 지금 읽기에 조금 낡은 이야기가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위작의 기술"은 다른 책과 겹치는 내용이 있다는 점에서 아쉽지만 베스트에서 제외하였습니다. 물론 모두 좋은 책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은 없습니다.

2019년 워스트 기타 도서 : "일상 기술 연구소" 

평범한 생활 속 기술 중 유용한 '꿀팁'을 소개하는 그런 책이라 생각했는데, 제목에서 연상되는 '기술'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큰 실망을 안겨다 준 책. 내용도 영 와닿지 않아서 제 주변인에게 절대로 권해주고 싶은 책은 아니었습니다.

2019년 Movie 리뷰 : 

영화는 제법 많이 보았지만 고작 4편의 리뷰만 올렸으니 베스트와 워스트를 꼽는게 무의미해보입니다. 올해는 선정 없이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2019년 베스트 Comic - 추리 or 호러 : 

2019년 추리 or 호러 만화는 전통의 시리즈인 Q.E.D와 C.M.B의 후속권을 읽었을 뿐입니다. 각 권의 수준도 고만고만하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베스트 권이 아닌 수록작 중 베스트 에피소드를 꼽도록 하겠습니다.

올해는 Q.E.D가 아니라 C.M.B 쪽이 볼만했다는게 특징입니다. 별점 3.5점짜리 에피소드가 무려 3편이나 등장했거든요. C.M.B 박물관 사건목록 (씨엠비) 34의 마지막 에피소드인 "낡은 집", C.M.B 박물관 사건목록 (씨엠비) 32의 두 번째 에피소드인 "혼선", C.M.B 박물관 사건목록 (씨엠비) 31의 첫 번째 에피소드인 "지옥혈"이 그 주인공입니다. 

다 좋은 작품이지만 여기서 한 작품을 꼽는다면 "혼선"을 꼽겠습니다. 평범해 보이는 아이의 장난이 강력 범죄와 엮이고, 이 범죄가 극적인 반전과 함께 비극적 결말을 맞이한다는 전개가 깔끔한 수작입니다.

2019년 워스트 Comic - 추리 or 호러 : 

베스트와 마찬가지로 워스트 에피소드를 꼽겠습니다. 별점 1.5점의 졸작 에피소드도 Q.E.D iff 3권의 첫 번째 에피소드인 "세 명의 자객", C.M.B 박물관 사건목록 (씨엠비) 33의 마지막 에피소드인 "보이지 않는 사수", C.M.B 박물관 사건목록 (씨엠비) 32의 세 번째 에피소드인 "사시 부적"의 세 편이니 됩니다.

뭐가 더 낫다고 말하기 애매하지만 한 편을 꼽는다면 "보이지 않는 사수"입니다. 다른 두 작품은 그래도 '추리'와 '트릭'이 등장하는 반면 이 작품은 너무 작위적이며, 추리의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에요.

2019년 베스트 Comic - 기타 : 

2019년 기타 만화는 별점 2.5점을 넘는 작품이 없기에 베스트는 별도로 선정하지 않겠습니다.

2019년 워스트 Comic - 기타 : "2001+5 Space Fantasia Anthology" 

2019년의 워스트는 호시노 유키노부의 단편집입니다. 이 작품말고 다른 단편집인 "요녀전설 1"도 마찬가지로 별점이 1.5점이니 가히 올해의 워스트 작가라고 할 수 있겠네요. 타석이 두 번이었는데 두 번 모두 병살타를 친 셈입니다.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군요. 

참고로 똑같이 별점 1.5점짜리 졸작 중 "2001+5 Space Fantasia Anthology"를 선택한 이유는? 미완성으로 결말도 없는 작품을 버젓이 책으로 간행하여 팔아먹는 빌어먹을 행태 때문이에요. 이 정도면 병살타가 아니라 거의 게임 엔딩 수준의 실책이라 생각되어 용서가 안되네요.

결산평 : 

16년 째라니... 강산이 변해도 이제 한번 반넘게 변했네요. 올 한 해 우리 가족 모두가 무탈하게, 건강하게 보냈다는게 너무나 기쁩니다. 개인적인 가장 큰 목표였던, 제 책을 출간한다는 목표도 이루었으니 보람도 있었고요.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께서는 올 한해 어떠셨나요? 좋은 일 많으셨었다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새해에는 원하시는 일 다들 이루시는 그런 한해 되시기를 바랍니다. 작년, 그리고 재작년에도 말씀드렸지만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이라면 남들이 관심갖지 않는 사소하고 디테일한 것들에도 관심을 가지시는, 정말로 세심한 분임이 분명할테니 내년에는 더욱 잘 되실거에요. 사랑합니다~!

2018 내 블로그 리뷰 총 결산

2026/05/31

콘 비프 샌드위치를 먹는 밤 Season 2 : (5) 사람먹는 장르 문학

추리 소설을 비롯한 장르 문학에는 식인이 등장하는 작품이 많습니다. 소재 자체가 워낙 강렬하다 보니, 한 번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독자에게 충격과 혐오감, 공포감을 동시에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작품 속 식인은 모두 같은 의미로 쓰이지는 않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대략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가장 흔한 형태입니다. 사람을 말 그대로 ‘먹이’나 ‘식량’으로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가장 단순하게는 사람이 평범한 먹잇감으로 취급되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좀비물처럼 사람을 잡아먹는 크리처가 등장하는 작품들이 여기에 해당하겠지요. 클라이브 바커의 "한밤의 식육 열차", 그러니까 "미드나이트 미트 트레인"은 조금 다릅니다. 작품 속 빌런인 푸주한 마호가니가 깊은 밤 지하철 승객들을 도살해 인육으로 만드는 이유는 직접 먹기 위해서가 아니거든요. 미지의 절대자에게 대접하기 위해서입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먹이’가 아니라 ‘미식’의 영역으로 발전한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대표작으로는 전에 소개드렸던 스탠리 엘린의 "특별요리"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 계보를 잇는 타쿠미 츠카사의 "금단의 팬더"는 한술 더 떠서, 아예 인육으로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방법을 상세하게 알려주는 작품입니다. 소재만 놓고 보면 끔찍하지만, 장르 문학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지요.

사람을 먹이로 삼는 경우 중에는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육을 먹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다시 재료의 정체를 숨기고 먹느냐, 대놓고 먹느냐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정체를 숨기는 대표작은 고전 SF "소일렌트 그린"입니다. 작품 속 “소일렌트 그린”은 인구 폭발과 환경 오염으로 식량이 사라져가는 미래 세계에 등장한 먹거리입니다. 공식적으로는 플랑크톤으로 만들었다고 소개되지만 그 정체는! 영화사에 길이 남은 명대사 “Soylent Green is people!”로 밝혀집니다.

반대로 살기 위해 대놓고 사람을 먹는 작품 중에서는 스티븐 킹의 "서바이버 타입"을 끝판왕으로 꼽고 싶습니다. 무인도에 표류한 생존자가 살아남기 위해 자기 자신을 조금씩 먹어버린다는 엽기적인 이야기인데, 스티븐 킹답게 이 말도 안 되는 설정을 묘하게 설득력 있게 풀어냅니다.

두 번째는 범죄 목적으로 식인을 행하는 경우입니다. 가장 쉽게 떠오르는 것은 증거 인멸을 위한 식인일 것입니다. 로드 던세이니의 "두 개의 양념병"은 한 남자가 거처를 떠나지 않은 채, 함께 살던 동거녀를 감쪽같이 사라지게 만든 사건을 다룹니다. 남자에게 필요했던 것은 장작 패기라는 적절한 운동, 그리고 입맛을 돋우기 위한 ‘두 개의 양념병’뿐이었다는 내용이지요.

히라야마 유메아키의 호러 "오메가의 성찬"은 여기서 한 술 더 뜹니다. 아예 전문적으로 시체를 ‘먹어서’ 폐기하는 괴인이 등장하니까요. 증거 인멸이라는 범죄 목적과 식인이라는 혐오 소재가 결합했을 때 얼마나 기괴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또 다른 범죄 목적은 복수입니다. “원수의 간을 씹어 먹는다”는 옛말처럼, 식인은 복수심의 극단적인 표현으로도 사용됩니다. 노리즈키 린타로의 "카니발리즘 소론"에 등장하는 식인이 바로 이런 목적에 가깝습니다. 다만 시각은 조금 독특합니다. 범인이 동거녀를 죽이고 먹은 이유가, 그녀를 ‘변’으로 내보내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라니까요. 혐오스럽지만, 그래서 더 잊히지 않는 발상입니다.

세 번째는 의학적 목적의 식인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관련된 속설이 구전되어 왔고, 실제 사건도 존재합니다. 일제강점기에 발생한 ‘경성 죽첨정 단두여아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간질병의 특효약이 아이의 뇌수라는 속설을 믿은 범인이, 아들의 병을 고치기 위해 어린아이의 사체에서 뇌수를 긁어낸 사건이었지요.

비슷한 맥락에서 이우혁의 단편 "손가락"은 ‘문둥이가 아이의 간을 먹으면 낫는다’는 속설을 현대적으로, 그리고 비극적으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마리 유키코의 "여자친구"도 넓게 보면 이 범주에 넣을 수 있겠습니다. 낙태한 태아의 사체를 섭취함으로써 극한에 이른 스트레스를 달래려는 인물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순수한 치료라기보다는 병적인 해소에 가깝지만, 몸과 질병, 치유에 대한 왜곡된 믿음이 식인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는 의학적 목적의 식인과 맞닿아 있습니다.

네 번째는 식인을 특별한 의미 없이, 캐릭터 형성을 위한 장치로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식인만큼 ‘광기’를 즉각적으로 드러내기 좋은 소재도 드물기 때문이겠지요. 토머스 해리스가 창조해낸 한니발 렉터 박사가 가장 유명한 예입니다. 사실 한니발의 식인 행위는 이야기의 구조 자체를 크게 바꾸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한니발이 평범한 인간의 윤리와 감각을 초월한 존재라는 사실을 강렬하게 각인시킵니다. 저는 아직도 “내 오랜 친구를 먹으러 가야 하거든”이라는 한니발의 대사만큼 유머러스하면서도 잔혹하게, 동시에 절대자 같은 면모를 드러내는 문장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 식인이 캐릭터의 기괴함과 매력을 동시에 만들어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처럼 장르 문학 속 식인은 여러 목적과 형태로 변주되어 왔습니다. 먹이, 미식, 생존, 증거 인멸, 복수, 의학적 속설, 캐릭터의 광기까지. 충격과 혐오감,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이만큼 효과적인 소재도 드물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만큼 많이 사용되어 이제는 더 새로운 설정이나 이야기가 나오기 어려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와카타케 나나미의 "광취"처럼, 제 분류로는 쉽게 정의하기 어려운 아이디어가 도입된 작품이 발표되는 걸 보면 여전히 놀랍습니다. 저도 언젠가 새로운 아이디어로 도전해 보고 싶은 주제이지만, 러시아의 ‘인육을 먹었다는 살인마 부부 사건’ 같은 뉴스를 접할 때마다 자신이 없어지네요. 과연 실화를 뛰어넘는 창작물을 만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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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31

2015 내 블로그 리뷰 총결산

2014 내 블로그 리뷰 총결산

12차, 열두 번째 블로그 결산 보고입니다.

2015년 읽은 책 중 리뷰를 남긴 책은 추리 / 호러 장르문학 52 (48)권, 기타 장르문학 10 (11)권, 역사서 12 (19)권, 디자인 및 스터디 도서 5 (5)권, Food 및 구루메 관련 도서 7 (10)권, 기타 도서 21 (17)권으로 모두 107 (110)권입니다. (괄호는 작년)

작년에 워낙 많이 읽기는 했지만 올해도 나쁘지는 않군요.

참고로, 하기 베스트 - 워스트는 올해 발표된 작품 기준이 아니라 제가 올 한 해 보고 읽은 것들 기준입니다.

2015년 베스트 추리소설 : 

"대프니 듀 모리에"

단평 : 일상 속 기이한 사건과 우연들을 다룬 고전 걸작들. 단편이란 이런 것이다.

올해 추리, 호러 장르물 중 별점 4점 이상 작품은 세 편입니다. "소름", "특별요리", 그리고 이 작품이죠.

2015년 워스트 추리소설 :

"데인가의 저주"

단평 : 오래되기만 했을 뿐, 작가 명성을 파먹고 사는 좀비.

2015년에는 별점 2점 이하의 작품이 무려 16편입니다. 그중 최악은 별점 1.5점짜리 일곱 편 중 이 작품을 워스트로 꼽겠습니다. 지루한 망작이었습니다.

2015년 워스트 기타 장르문학 :

"펠루시다"

단평 : 이에 비하면 현대의 양판소는 삼국지 레벨일 듯.

2015년 베스트 역사 도서 :

"부르주아의 유쾌한 사생활"

단평 : 재미와 소장 가치 모두 최고! 이런 책은 사야죠.

2015년 베스트 디자인 / 스터디 도서 :

"안자이 미즈마루"

단평 : 안자이 미즈마루의 팬에게는 보석과도 같은 책

2015년 워스트 디자인 / 스터디 도서 :

"젊은 목수들 : 일본의 새로운 가구 제작 스튜디오를 찾아서"

단평 :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책인가?

2015년 베스트 기타 도서 :

"클로디아의 비밀"

단평 : 재미와 교훈 모두를 잡은 최고 수준의 아동 문학

2015년 워스트 기타 도서 :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

단평 : 제목과는 정 반대로 작은 책방의 미래에 대해 좌절감만 안겨준다.

결산평 :

총 독서 권수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100권을 넘겼으니 이 정도면 취미인으로 할만큼 한 해라 생각되네요. 올해 드디어 블로그 방문자도 100만명을 돌파했고요. 줌 닷컴에 인수된 후 뾰족한 서비스의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불만인데, 그래도 쌓인 정이 깊으니 어쩌겠습니까. 별 탈 없이 오래오래 가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아울러 제 미미한 블로그에 들러주시는 여러분들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것을 이루고 성취하시는 한 해가 되셨으면 합니다. 제 블로그를 들러주실 정도라면 남들이 관심 가지지 않는 사소하고 디테일한 것들에도 관심을 가지시는, 정말로 세심한 분임이 분명할 테니 내년에는 더욱 잘 되실 거예요. 사랑합니다~!

2017/09/03

미스테리아 13호 - 미스테리아 편집부 : 별점 2.5점

미스테리아 13호 - 6점
미스테리아 편집부 지음/엘릭시르

미스테리 장르문학 전문잡지 미스테리아 최신간입니다. 창간 2주년 기념호라 그런지 특별 보급가이기도 하고, 항상 관심있게 찾아보던 주제인 "경성"을 특집으로 하고 있어서 구입했습니다.

특집인 "경성" 관련 기사들은 기대에 값합니다. 1930년대 경성이 어떤 곳이었는지를 '장르 문학'과 관련된 시각으로 설명해주는데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았던 덕분입니다. "별건곤"에 실렸다는 경성 7대 특수촌이나 5대 마굴에 대한 탐사기는 충분히 하나의 작품 소재가 될 만큼 재미있었어요.
경성을 탐정 소설의 배경으로 바라보고 분석한 기사들도 좋았습니다. 예를 들면 "염마"에 등장하는 서광옥의 X별장은 "체신국 뒤로 해서 개천을 메워가지고 새로 낸 큰길을 단 후 누상동 큰거리에서 언덕 위에 지은 큰집을 찾았다"라는 묘사를 통해 '아방궁'이라 불렸던 친일파 윤덕영의 저택을 모델로 했다고 알려주는 식입니다.
여기에 더해 남촌과 북촌의 특수성과 같은 사회적인 부분, 아편굴과 같은 특수 장소와 같은 당대 경성에 대한 갖가지 디테일이 가득하여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박태원의 "최후의 억만장자"는 예전에 읽어봤던 작품으로 내용은 별 볼일 없지만, 삽화를 맡았던 월북 화가 정현웅의 그림은 마음에 들었어요. 목판화 스타일의 삽화는 지금 보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는 수준의 완성도니까요.

물론 이런저런 한국 추리 소설 역사서에 실려있는 내용에서 불과한 기사들도 제법 됩니다. 김동인의 "수평선을 넘어서"에 대한 기사가 대표적이에요. 얼마전 읽었던 "대중서사장르의 모든 것 3 : 추리물"에 수록된 내용과 별로 다르지 않아요. 주제에 맞춰 "경성"이라는 공간, 배경에 집중하지 않고, 당시 사회적 배경을 통틀어 설명하고 있는 탓입니다. 이렇게 풀어내면 다른 유사한 컨텐츠와 변별력을 가지기 힘들지요.

그러나 특집 외의 기사들은 기대 이하의 결과물이 많습니다. 홍보 문구에서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 8인에게 가상 표지를 제안했다는 "세상에 아직 없던 책"은 그 중에서도 최악입니다. 박철희의 "환상의 여인" 정도만 괜찮을 뿐, 그외 표지들은 실제 책이 출간되더라도 구매 욕구가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엉망이에요. 요새 대학생들 과제도 이것보다는 나을 듯 한데, 차라리 왠만한 미술 대학 디자인 학과와 연계하여 결과물을 수록하는게 좋았을 겁니다.

"미스테리아"의 핵심 컨텐츠인 리뷰 형태의 새 책 소개도 이번에는 그냥저냥입니다. 그닥 끌리는 책이 없더군요. 게다가 리뷰어 중 한 분은 직업이 "인형사, 자유기고가"라고 되어 있어서, 대체 이 리뷰가 무슨 기준인지도 헛갈립니다. 꼭 전문가가 좋은 리뷰를 쓴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볼 수 있는 컨텐츠가 아니라, 비용을 들여 구입한 책의 리뷰라면 그만큼의 전문성은 보장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미스터리 애호가라면 최소한 인터넷을 통해 잘 알려진 분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잠깐 인터넷을 찾아보았는데 당쵀 뭐하시는 분인지 모르겠더군요. 이 분이 소개하는 기타무라 가오루, 요네자와 호노부의 작품들도 구태여 리뷰가 필요한지도 의문입니다(심지어 요네자와 호노부 작품은 '소시민'시리즈 최신간!). 이 잡지를 구해 읽어볼 정도의 독자라면, 이 두 작품은 딱히 리뷰가 필요없을테니까요. 새책 소개는 다른 곳에서는 잘 소개되지 않는 독특한 작품을 소개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입니다.

뒤 이은 영화 "불한당"의 감독 인터뷰 역시 개인적으로는 별로였습니다. 감독이 SNS를 통해 실수했던 이력만 기억에 남을 뿐으로 이런 인물을 지면을 할애해가며 인터뷰를 한 이유를 모르겠거든요. "불한당"이 국내 범죄, 느와르 영화에서 특기할 만한 성취를 이룬 작품이라서 일까요?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별로 그랬을 것 같지도 않네요.

특집 외 기사들 중에서는 미스테리 속 음식에 대해 파헤치는 정은지 작가의 컬럼과 3편의 논픽션 정도만이 그나마 괜찮은 편입니다. 정은지의 컬럼에는 국내에는 소개된 적이 없는 형사 몬탈바노 시리즈를 소개하며, 작 중 등장하는 다양한 이탈리아 요리들의 소개가 곁들여지고 있는데 재미도 있고 신선했습니다. 제가 준비 중인 '장르 문학 속 음식 이야기'라는 컬럼과 비교되어 자극도 되었고요.
3편의 논픽션은 법의학자가 분석한 평범한 일상 속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미국에서 화제가 되었던 살인 매뉴얼, 한강변에서 발견된 시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중 마지막 이야기가 가장 강렬합니다. 범인을 조작하려는 경찰의 노력에, 무고한 용의자가 겨우 혐의를 벗는 과정, 그리고 결국 미제 사건으로 범인은 커녕 피해자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다라는 결말까지 모두 충격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3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 역시 이전 호들과는 다르게 수준 이하의 작품이 더 많네요. 우선 로스 맥도널드의 "사라진 여인"은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루 아처 시리즈라는 점을 제외하면 특기할 만한 점이 전무한 소품입니다. 루 아처가 묶은 모텔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루 아처가 진상을 파헤친다는 내용인데 루 아처가 하나씩 손에 넣은 단서를 되짚어가면 진상이 드러나는 전개라 추리의 여지도 없고 이야기도 원사이드하게 흘러갑니다. 선택지가 하나 뿐인 미션을 수행하는 느낌이랄까요? 딱히 반전이 있는 진상도 아니고요. 이 정도면 평범 이하라고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국내작가 차무진의 "비형도"는 전개는 흥미로우나 좋은 작품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아무런 단서나 복선도 없이 귀신들 사이에 어울린다는 결말이 영 납득이 되지 않거든요. 물론 조상병이 살의를 품은 순간, 그 장소에 있던 귀신들 속으로 들어가 귀신들의 역할극이 벌어진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되기는 합니다만... 개연성도 없는 역할극이 전체 분량의 90%에 달하는 작품을 좋은 작품이라고 말할 수는 없죠. 생각한대로 현실이 바뀌는 "열린 우주"라는 핵심 설정 및 이를 통해 벌어지는 온갖 사건들은 아주 재미있었는데 아쉽네요. 하기사 좋았던 부분들도 여러모로 애매하긴 합니다. 사건의 시작은 학예사의 뿔테 안경이 아니라 "껌"이었어야 할 것 같고, 학예사가 목을 메다는 장면은 이게 뭔가 싶으니까요. 여튼, 이 역시 별점은 1.5점입니다.

그래도 피터 러브시의 "오이스터 브라운이 저지른 범죄"는 아주 괜찮습니다. 펄, 오이스터 자매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지 트리거의 의심을 독자에게 공유하게 만드는 전개는 정말로 일품이에요. 분명 언니가 사라졌는데 애써 있는 것처럼 가장하는 오이스터의 행동의 이유는?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퇴비화 속도가 빨라지는 발효 촉진제를 산 이유는? 집에 아무도 들이지 않는 이유는? 이런 질문들은 가장 설득력 있는 추리, 즉 "펄은 죽었고 오이스터가 그녀를 자체적으로 처리하려 한다"로 이어지니까요.
하지만 진상은 정말로 터무니없었고 황당하다는 점에서 독자의 뒷통수를 칩니다. 거장다운 장난스러운, 그렇지만 또 서늘한 결말도 매력적이에요. 트리거가 어디로 갔는지 정말 아무도 몰랐을지, 그리고 트리거의 차가 집 앞에 있으므로 완벽한 인멸은 불가능 했으리라는 점에서 조금 감점하여 별점은 3.5점입니다만, 거장의 실력만큼은 유감없이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이렇듯 다양한 기사, 읽을 거리로 가득차 있는데 특집과 정말로 몇 안되는 기사, 한 편의 단편만이 기대에 값하기에 전체 별점은 2.5점입니다. 가격이 저렴하지 않았다면 2점 이상 주기는 힘들었을거에요. 식민지 경성, 그리고 그 공간을 무대로 한 장르 문학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꼭 읽어보셔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딱히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2022/02/27

미스테리아 36호 - 미스테리아 편집부 : 별점 3점

미스테리아 36호 - 6점
미스테리아 편집부 지음/엘릭시르

출간되는 것 자체가 고마운 추리, 장르 문학 전문 계간지 미스테리아 36호입니다. 80년대 대중 문화에 대해 분석하는 특집 때문에 구입하였습니다. 

잡지 특성 상 '대중 문화'도 추리, 장르 문학을 기반으로 한 부분을 많이 다루고 있는데, "인간시장"과 "어둠의 자식들"에 대한 분석에서 시작하여, 80년대 추리문학계의 왕성한 움직임을 '영상화'를 통해 잘 설명해주는 부분이 시선을 잡아 끌었습니다. "추리극장"과 "베스트셀러 극장"이 많은 한국 추리 소설을 원작으로 영상화했다는 것도 새로왔지만, 뒤이어 마츠모토 세이초의 작품을 무단으로 번안하여 영상화했다는 건 정말 처음 알았거든요. 심지어 대표작인 "제로의 초점"을 그냥 무단으로 표절해서 방영했다니 놀랍습니다. 그 외에도"과다 지불한 중매 사례비", "안개의 깃발", "얼굴", "수사권 외의 조건", "목소리", "조난"까지 모두 일곱 편이 드라마화 되었는데, 이 중 제대로 원작을 알린건 "베스트셀러 극장"에서 제작했던 3편 뿐이라니 정말 무식한 시대였네요. 

그나마도 제대로 베끼지 못해서 사건이 시작되는 기본 설정 정도만 따 온 정도에 그쳤다는데, 예를 들어 "제로의 초점"의 핵심은 어려웠던 시기 몸을 팔았던 과거를 은폐하려 했던 여성의 처절한 몸부림입니다. 그러나 무단 영상화 버젼에서는 이걸 그냥 '화류계에 몸 담았던 과거' 정도로 퉁치고, 남편을 위해 자살한다는 순애보로 바꾸었다니 이래서야 통속적이고 전형적인 신파극일 뿐입니다. "수사권 외의 조건"도 핵심 소재였던 흘러간 유행가가 '그때 그 사람' 이라는건 와 닿는 변주였지만, 역시나 내용은 치정 멜로물이었다고 하고요. 이 책에서 소개된대로, 사회파 추리소설에서 '사회성'과 '역사성'을 삭제해 버렸기 때문에 남는건 개개인의 사연과 이를 포장하는 한국식 신파 밖에는 없게 된 셈입니다. 이런 류의 번안은 생각도 못했는데 한 번 찾아봐야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이런 반쪽짜리 표절 드라마 이야기 다음에는, 영화를 통해 80년대를 설명하는 글이 이어지는데, 당대의 히트작이었던 "적도의 꽃"은 '아파트'에 대한 특별한 해석이, "서울 무지개"는 외설, 에로 영화가 사회물로 포장될 수 있었던 여러가지 배경에 대한 설명이 상세해서 볼 만 했습니다.

80년대 일어나 엄청난 충격을 안겨다 주었던 '우범곤 대량 살인 사건'에 대한 글도 좋았습니다. 사건이 왜 발생했으며, 어떻게 커졌고, 어떻게 마무리되었는지와 그 후일담까지 모두 알 수 있었던 좋은 르포르타주였습니다. 이런 식으로 쓰여진 사건과 실화 논픽션을 모아 출간해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유리 겔러의 초능력 소동을 다룬 글도 빼 놓을 수 없네요. 왜 '초능력'이 인기를 끌었는지를, 10년 전 일본에서의 대 유행과 결합하여 설득력있게 설명해 주고 있는 덕분이지만, 무엇보다도 저 역시 유리 겔러 쇼를 80년대 TV로 직관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그 당시 사회에 준 충격은 정말 어마어마했었습니다.

물론 이번에 수록된 기사들이 80년대 사회, 문화 현상을 대변한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TV 드라마와 영화, 추리 소설 등 굉장히 지엽적인 부분의 분석에 그치고 있는 탓입니다. 그것도 드라마의 경우는, 좋은 부분이 아니라 나쁜 부분을 언급한다는 측면에서 딱히 가치있는 정보는 아니었고요. 제 기억에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번안했던 "열 개의 제웅 인형"은 노래와 분위기 모두 굉장했던 수작이었는데, 이렇게 성공적이었던 번안물도 함께 소개해 주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하지만 대중 문화, 특히 추리, 장르 문학과 관련하여 80년대를 조망한다는 특집의 기획 의도에는 충분히 부합하는 좋은 기사들이였습니다. 제 기대에도 역시나 충분히 부합했고요. 그래서 별점은 3점입니다.

마지막으로, 함께 수록된 단편 3편에 대한 상세 리뷰는 아래에 따로 소개드립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한 점, 읽기 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모두의 약점" 

지후는 친구 이하리와 함께, 떡볶이 집 주인 동생 서소하의 부탁으로 한 2학년 여학생을 찾아 나섰다. 부족한 소하의 인상착의 설명에도, 가방이 없었던 등의 디테일에 주목하여 조사한 끝에, 그 여학생이 박재이라는걸 알아냈다. 그러나 소하가 여학생을 찾은 이유, 그리고 박재이가 멀리 떨어진 식자재 마트 근처에 간 이유 등은 모두 밝혀지지 않았는데...

여고생들이 탐문 수사와 추리를 통해 특정 학생을 찾아낸다는 일상계 추리물입니다.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단편 부문 상을 수상했다는 작품과 이어지는 세계관이라는데, 딱히 특별한 설정이 사용되지는 않아서 읽는데 부담은 없었습니다. 지후가 박재이를 찾아내는 과정은 잘 짜여진 추리물로 손색이 없는 수준이라 만족스러웠고요.

그러나 지후와 새아버지, 새언니와의 관계 설정은 비중에 비하면 딱히 의미가 없었습니다. 최소한 이 작품만 볼 때는 말이지요. 그리고 서소하의 부탁을 지후와 하리가 선뜻 받아들이는 것도 제대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식자재 마트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어묵을 사려던 할아버지의 행동을 목격했을지 모를 여학생을 찾는다는 서소하의 동기 역시, 여학생을 찾기 전에 걱정했던대로 소문이 날 거였다면 이미 났을 거라 설득력이 약했습니다. 오히려 그 여학생인 박재이를 찾아내어 입막음을 부탁했다면, 긁어 부스럼이 될 수도 있었을테고요. 또 박재이 입으로 식자재 마트에 간 이유를 털어놓는 결말도 좋은 추리물로 보기는 어려웠어요. 박재이가 이혼하여 따로 사는 친아빠를 찾아가려 했다는 이유는, 작중에서 추리할 수 있는 단서가 거의 없어서 공정하지도 않고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나쁘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아주 좋지도 않았던 평작입니다. 연작 단편 중 한 편이라 따로 떼어놓고 읽으면 좀 애매했던 부분이 있었던게 아닐까 싶네요. 시리즈 전체를 한 권에 모은 단편집이 출간되면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사라진 궁녀" 

조선 태종 시대의 궁궐을 무대로 한 괴담물입니다. 기승전결이 없고, 제대로 된 설명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야기를 시대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는 미야베 미유키에도물을 떠올리게 합니다.

궐 내에서 사라진 궁녀가 어디로 갔을지?라는 의문에 대한 답이, '승은을 입어서 다른 신분이 되었다'는건 상당히 기발했지만, 그렇다면 '사라졌다'는 소문이 돌 리 없다는 점에서는 문제입니다. 사라진 정의궁주의 궁녀 단지의 행방도 설명되지 않는건 마찬가지였고요. 단지가 승은을 입어 궁주가 되었다면, 그걸 궐내 궁녀들이 모른다는건 애초에 말이 안되겠지요. 효순 궁주가 병화어였다는 결말도 이게 뭔가 싶고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한 편의 이야기로는 완결성도 없고 여러모로 애매해서 감점합니다. 괴담물로는 나쁘지 않지만, 별로 무섭지 않다는 문제도 큽니다.

"수전 데어의 첫 번째 사건" 

여류 추리 소설가 수전 데어는 친구 크리스타벨의 저택에서 조 브롬펠의 아내 미켈라가 크리스타벨의 동생 랜디를 유혹하는걸 목격했다. 미켈라는 크리스타벨과 결혼을 약속했었던 조 브롬펠을 꼬드겨 결혼했던 악녀였다. 그리고 그날 밤, 조 브롬펠이 살해당했고, 자수정 반지를 끼고 있던 크리스타벨이 유력한 용의자로 몰리게 되었다. 범인의 손만 목격했다는 하인 마스가 범인이 '붉은 색 보석' 반지를 끼고 있었다고 증언했던 탓이었다.

발표 당시에는 애거서 크리스티와 맞먹는 인기를 누렸다는 미뇬 에버하트의 명탐정 수전 데어 시리즈입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지만 시리즈 첫 작품이기도 하지요. '수전 데어 비긴즈'랄까요.

하지만 추리적으로는 별 볼일 없었습니다. 추리소설 황금기 단편답지 않게 '트릭'이라는게 등장하지도 않고, 동기는 마지막 해결 과정에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공정하지도 않고, 독자가 풀어낼 수수께끼도 별로 없다는 뜻이지요. 

범인 트라이언 웰스가 끼고 있던 반지에 대한 수수께끼가 등장하기는 합니다. 반지 보석 알렉산드라이트는 주광과 야광에서의 색깔이 달라서, 낮에 확인했을 때는 초록색이었다는 거지요. 하지만 이건 범인의 의도도 아니었고, 우연에 의한 것입니다. 또 이 정도로 극명하게 색깔이 바뀐다는건 설득력이 약합니다. 차라리 총을 쏠 때 불 붙인 담배를 손가락 사이에 끼고 있어서, 그걸 반지로 착각했다면? 이라는 식으로 풀어내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네요. 랜디에게 빌려준 돈 대신, 크리스타벨의 저택을 압류하여 사업상 급한 불을 끌 생각이었던 트라이언 웰스의 동기도 그럴싸 하기는 했지만,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이를 계속 숨길 수 있었을 것 같지도 않고요. 동기만 드러나면 범인이 누구인지는 쉽게 알 수 있었을테니, 잘 짜여진 범죄물이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결론내리자면 추리 퀴즈에 가까운 이야기였습니다. 그나마도 그렇게 흥미로운 퀴즈는 아니라서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듭니다. 제 별점은 1.5점입니다.

2012/12/31

2012 내 블로그 리뷰 총결산

아홉 번째 블로그 결산 보고.

2012년 읽은 책 중 리뷰를 남긴 책은 추리 / 호러 장르문학 47권, 기타 장르문학 8권, 역사서 15권, 디자인 및 스터디 도서 4권, Food 및 구루메 관련 도서 4권, 기타 도서 17권으로 모두 95권입니다. 작년보다 좀 늘기는 했는데 결산의 기준이 될 만한 10권 이상 읽은 분야는 추리, 역사서, 기타 도서 정도네요.

2012년 베스트 추리소설 :

"독거미"
단평 : 기묘하고 독특하며 고급스러운 유럽 스타일에 짧다는 장점까지!

올해는 추리소설 쪽은 읽은 양에 비하면 흉작이었습니다. 별점 4점짜리는 없고, 3.5점짜리 작품도 "살해하는 운명카드"와 이 작품뿐이었으니까요. 한국 장르문학에 대한 애정으로 가산점이 부과되었던 "살해하는 운명카드" 대신 이 작품을 올해의 베스트로 꼽습니다.

2012년 워스트 추리소설 :

"마리오네트의 덫"
왜 이 작가가 일본에서 인기 있는지 또다시 고민하게 만들다.

두말할 필요도 없는 졸작입니다. 아무리 수준과 인기가 별개라도, 대표작이라는 이 작품의 수준도 이 정도라면 도대체 인기의 비결이 뭔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네요.

2012년 베스트 역사 도서 :

"꼿 가치 피어 매혹케 하라"
단평 : 내용도 흥미롭고 자료적 가치도 높다.

별점 4점짜리 역사서는 이 작품과 "조선의 탐정을 탐정하다" 두 편이었습니다. 둘 중 보다 대중적이고 흥미로운 주제를 다룬 이 작품이 올해의 베스트입니다.

2012년 워스트 역사 도서 :

별점 2.5점 이하의 작품이 없기에 생략합니다.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작품이었어요.

2012년 베스트 기타 도서 :

"그곳은 소, 와인, 바다가 모두 빨갛다"
단평 : 지식과 재미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보기 드문 결과물.

2012년 워스트 기타 도서 :

별점 2점 밑의 작품이 없기에 생략합니다. 2점 정도면 그래도 평작은 되니까요.

2012년 베스트 디자인 도서 (번외)

"펭귄 북디자인 1935-2005"
단평 : 올해 유일한 별점 5점짜리 작품.

출판 분야 종사자나 최소한 관련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들, 특히나 예비 편집 디자이너에게는 필독서! 제가 대학 다닐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인생이 아마 바뀌었을지도....

결산평 :

작년보다는 많이 읽었기에 나름 만족합니다. 일종의 개인적인 목표라 할 수 있는 100권을 채우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그래도 근접한 성과를 보이기도 했으니까요. 또 추리소설 리뷰 블로거를 표방하고는 있지만, 추리소설에 대한 극심한 편식은 항상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만큼 올해는 다른 책들도 비교적 관심 있게 들여다보았다는 점도 마음에 듭니다.

그나저나 9년째라니, 블로그도 운영한 지 참 오래되었군요. 여전히 마이너 중의 마이너라는 것은 슬프지만, 그것보다도 더 큰 문제는 이글루스 서비스가 이제 정말로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는 것인데, 10년을 채울 때까지는 버텨주면 좋겠네요. 아니면 최소한 DB 백업 기능 정도는 유료로라도 제공해 주어야 할 텐데 말이죠...

어쨌건 이 블로그에 들러주시는 여러분들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것을 이루고 성취하시는 한 해가 되셨으면 합니다. 제

2023/12/31

2023 내 블로그 리뷰 총 결산


이글루스 사망으로 구글 이사 후 첫 결산이자, 스무번째 블로그 리뷰 총 결산입니다. 인생 첫 블로그였던 블로그인에서 시작해 꾸준히 달려왔네요.
 
올해 읽은 책 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괄호는 작년)
추리 / 호러 장르문학 61 (71)권, 기타 장르문학 4 (5)권, 역사서 7(5)권, 디자인 or 스터디 4 (4), Food 및 구루메 관련 도서 3 (4)권, 기타 도서 15 (13)권
이렇게 모두 94 (102) 권입니다. 100권을 넘기지 못했고, 작년과 비교해도 약 10% 정도 줄었네요. 만화 관련 포스팅을 39건이나 올렸을 정도로 만화를 많이 읽있고, 영화와 애니메이션도 많이 본 탓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남는 시간은 머리를 비우며 가볍게 보내고 싶어지는데 반성해야 겠습니다.

그럼 언제나처럼 각 항목별 베스트 - 워스트를 소개해드립니다. 언제나처럼, 올해 발표된 작품 기준이 아니라 제가 올 한해 보고 읽은 것들 기준입니다. 아울러 5권 이하로 읽은 분야는 특별한 걸작이나 망작이 없다면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2023년 베스트 추리소설 :
"황제의 코담뱃갑"
존 딕슨 카의 고전. 구관이 명관. 별점 5점.

2023년 워스트 추리소설 :
"전래 미스터리"
완성품으로 보기 어려운 별점 1점짜리 망작.

2023년 베스트 기타 장르문학 :
"마션"
재미와 지식 전달 모두 훌륭.

2023년 베스트 역사 도서 :
"신의 기록"
all time으로 쳐도 베스트 중 한 권일 수준.

2023년 워스트 역사 도서 :
"산척, 조선의 사냥꾼"
정작 사냥꾼 이야기는 별로 없음.

2023년 베스트 디자인 or Study :
"딕 브루너"
별점 5점! 
그 외의 디자인 관련 도서 3권도 모두 별점 3점 이상.

2023년 베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식민지의 식탁"
소설들로 알아보는 일제 강점기 식문화

2023년 베스트 기타 도서 :
"해변의 카프카"
무라카미 하루키는 역시.

2023년 워스트 기타 도서 :
없음.

2023년 베스트 Movie :
"서울의 봄"
두말할 나위없는 올해의 베스트.
참고로, 애니메이션 베스트는 "천국대마경".
 
2023년 워스트 Movie :
"명탐정 코난 비색의 탄환"
아동용은 이 정도 수준이라도 괜찮나?

2023년 베스트 Comic :
"리처드 스타크의 파커 : 헌터 / 아웃핏"
미국 카툰의 힘.

2023년 워스트 Comic :
"체셔 크로싱"
돈 받고 팔 수준이 아니었음.

이 글을 마지막으로 2023년을 마무리합니다. 24년 갑진년에 다시 뵙겠습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주신 분들 모두 새해에는 원하시는 일 다들 이루시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