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소설의 대가이자 팔리는 책을 쓸 줄 아는 작가 스티븐 킹의 단편집. 상 / 하권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예전에 국내에 소개된 단편집 "옥수수밭의 아이들"을 이미 구입했었기에 별 관심은 없었는데 지인인 석원님이 선물해 주셔서 읽게 되었습니다.
상권은 스티븐 킹의 재치가 번득이는 머리말로 시작해서 안개 / 호랑이가 있다 / 원숭이 / 카인의 부활 / 토드 부인의 지름길 / 조운트 / 결혼 축하 연주 / 편집증에 관한 노래 / 뗏목 이 수록되어 있고
하권에는 신들의 워드프로세서 / 악수하지 않는 남자 / 비치 월드 / 사신의 이미지 / 노나 / 오웬을 위하여 / 서바이버 타입 / 오토 삼촌의 트럭 / 우유 배달부 1 : 아침 배달 / 우유 배달부 2 : 세탁 게임 이야기 / 할머니 / 고무 탄환의 발라드 / 리치 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다행히 제가 가지고 있는 단편집과 겹치지 않는 작품이 대부분이더군요. 게다가 번역이 전혀 다른, 한차원 높은 수준이라 이미 읽은 작품도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상권에 수록된 중편 "안개"의 경우는 여러 상황이나 괴물에 대한 묘사 등의 디테일과 묵직한 분량은 전혀 다른 작품으로 느껴질 정도였어요.
전부 일정 수준 이상의 재미를 선사해 주지만 제 개인적인 베스트를 꼽자면, 군부대에서 행한 수상한 실험때문에 다른 차원이 열려 안개속에서 괴물들이 습격을 시작한다는 줄거리의 "안개"와 지름길을 찾다가 결국 신들의 땅에까지 이르른다는 내용이 독특했던 작품인 "토드 부인의 지름길", 그리고 다른 단편집에서 이미 읽긴 했지만 자기 자신을 먹어치우는 엽기스러운 발상이 설득력 있게 그려지는 하권의 "서바이버 타입" 입니다. 무엇보다도 "안개"라는 작품의 임팩트가 상당하기 때문에 두권중 한권만 구입해야 한다면 상권을 우선 추천하고 싶네요. 제대로 된 번역으로 책을 읽는 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준 좋은 기회이기도 했고요. "안개"를 제외하고는 다른 작품들은 좀 뻔하긴 합니다만 앞서 이야기한 "토드 부인의 지름길"은 그다지 공포스럽지 않으면서도 환상적인 분위기가 넘쳐서 호러를 싫어하는 초심자에게 적합한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하권은 그다지 톡 튀는 작품은 없네요. "신들의 워드프로세서"는 많이 알려진 작품으로 그다지 호러스럽지 않은 것이 매력적이나 나머지 작품들은 그렇게 와 닿는 작품은 없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다른 단편집에서 접했던 걸작인 "금연 주식회사"와 "옥수수밭의 아이들"이 빠진 점입니다. 이왕 단편집을 낼 생각이었다면 최고작들만 모아서 내 놓는 것이 보다 좋았을 것 같은데, 솔직히 이 책은 너무 비슷비슷한, 뻔한 작품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고 보이거든요. 그래도 이 정도면 스티븐 킹의 매력과 진수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단점도 함께 느낄 수 있다는 것이지만... 두권 평균 별점은 2.5점입니다.
PS : "하트포드"와 "캐슬록"이라는 지명에 굉장히 집착하는 태도는 좀 거슬리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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