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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30

블루 타워 - 이시다 이라 / 권남희 : 별점 1.5점

블루 타워
이시다 이라 지음, 권남희 옮김/문이당

21세기 신주쿠에 살고 있는 말기 암 환자 '세노 슈지'는 뇌종양으로 인한 두통이 극심해진 어느날 자신이 200년 후 변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인 "황마"로 인해 인류의 90퍼센트가 사망한 23세기의 '세노 슈'라는 인물이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23세기의 그 땅은 살아남은 10퍼센트의 사람들이 지상에서 도망쳐 거대한 '블루 타워' 안에 모여 사는 세계. 세노 슈는 타워의 지도층으로 그는 자신이 빙의(?)한 몸의 권력을 이용하여 타워의 차별철폐와 바이러스의 백신 개발을 위해 노력하게 되는데...

제법 유명한 작가인 것 같은데 읽은 적은 처음인 이시다 이라의 2004년 작품입니다. SF 스타일이긴 하지만 과학적 근거가 희박하고 비논리적인 부분이 많아 환타지 성향에 가까운 작품이더군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솔직히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바이러스에 의해 세상이 피폐해지고 여러 게릴라와 세력이 기득권을 놓고 싸우는 전개는 "에덴", 타워의 층에 의해 신분이 결정되어지고 땅에 사는 인간들이 가장 하위층이라는 개념은 "총몽", 멸망한 미래에서 거대 타워가 하나의 도시가 된다는 개념은 "강철도시"나 "불새" 등으로 이미 잘 알려진 것들로 신선함이 떨어지는 것들 뿐입니다.
때문에 전개를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했을텐데 이 작품에서는 전개도 만화와 다름 없이 뻔하고 식상함으로 일관하여 전혀 매력적이지 못해요. 일단 어린 나이의 해방동맹 전사나 하층 계급이지만 주인공을 도와주는 여성 캐릭터, 전설의 용병으로 주인공의 보디가드를 맡은 캐릭터 등 모든 캐릭터가 너무 뻔합니다. 그나마 주인공이 일종의 빙의(?)를 통해 두개의 세계를 오간다는 설정만 약간 특이하지만 이 중요한 설정에 대한 과학적 설명이 전무해서 단순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너무 글을 쉽게 쓴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물론 뇌종양으로 인한 두통이라는 설명이 있긴 하지만 솔직히 말도 안돼는 이유죠. 그나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설명만은 나름의 자료조사가 바탕이 된 듯 제법 치밀한 맛이 있는 정도입니다.
정통 SF를 표방한 작품은 아니기에 이러한 비방이 옳은 것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소설가라면 어느 정도 납득할 만한 전개는 보여주어야 했을 것 같아요.

옮긴이의 말을 인용하자면 "SF소설이라고는 하지만, '황당무계한 공상 과학'이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소설... 한 편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이다." 라고 하는데 저에게는 "황당무계한 공상 과학"의 전형이었고 한 편의 유사한 만화를 읽은 것 같은 느낌" 이었습니다. 아니 차라리 만화 되었더라면 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을지 모르겠네요. 소설로 읽기에는 싼티가 물씬 나는 애매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말미의 어설픈 해피엔딩도 불만스러웠어요.

저도 일본 추리 계열 작품은 좋아하지만 왠지 전체적으로 가볍다.. 라고 느껴지는 편이었는데 다른 쟝르물을 읽으니 그러한 느낌이 더더욱 커지네요. 작가의 팬이라면 한번쯤 읽어볼 만 하겠지만 저에게는 그다지 와닿지 않는 작품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에덴" 쪽이 비스무레한 세계관을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했다고 보여집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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