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의 도시 폴 오스터 원작, 폴 카라시크.데이비드 마추켈리 글.그림, 황보석 옮김/열린책들 |
국내에도 붐이 일었던 작가 폴 오스터의 "뉴욕 3부작"의 첫번째 편을 만화로 펴낸 Graphic Novel 입니다.
단순히 만화로 보기 보다는 Graphic Novel 이라는 장르명이 어울릴 정도로 그림, 장면 전환, 심지어 대사 처리까지 고민하여 처리한 티가 역력합니다. 이러한 점은 작풍은 다르지만 슈피겔만의 "쥐" 와 유사한 부분인데, 뭔가 읽는 이에게 그림 만으로도 뭔가 생각할 꺼리를 던져주는 점이 특히 그러하죠. (아니나 다를까 그림을 그린 작가의 소개를 보았더니 슈피겔만과 대학 동창이고 친구라고 하는 글이 있네요) 유럽풍의 화사한 칼라 대신에 흑백톤으로 목판으로 찍어낸 듯한 거칠고 단적인 이미지 역시 비슷하고요.
워낙 다양한 이야기가 얽혀 있고 자아 성찰이나 해탈의 분위기 등으로 전개되는 등 스토리라인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뭔가 전해져 오는 느낌이 묵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초반부의 하드보일드 스러운 분위기로 진행되는 것은 추리 매니아로서 마음에 들은 부분이었습니다. 예상대로 추리물과는 거리가 먼 작품이긴 했지만 초반 분위기는 정말 그럴싸했거든요.
책이 좀 어렵고 복잡하며 그림도 취향을 탈 것 같긴 하지만 저는 무척 좋았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외로운 느낌이 정말 잘 전해져 오거든요. 어른을 위한 그림책에 딱 맞는 그런 책입니다. 그야말로 Graphic Novel이라는 말이 잘 어울릴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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