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독의 노랫소리 텐도 아라타 지음/문학동네 |
젊은 여성을 노린 잔혹한 여성 연쇄 살인 사건과 편의점을 노린 강도 사건이 일어났다. 편의점 강도 사건 담당자 아사야마 후키는 강도 피해자인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자 인디 가수 준페이를 알게 된 후, 둘은 서로에게 묘한 친밀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 후 후키의 옆집에 살고 있던 교코가 실종되자 후키는 준페이가 강도를 당할때 편의점에 있었던 손님과 살인사건과의 연관성을 의심하여 스스로를 미끼로 한 수사에 나서는데...
이 바닥에서는 희귀본인 전설적 작품 "영원의 아이"의 저자 텐도 아라타의 초기작으로 1993년 작품입니다. 평이 좋아 구입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나칠 정도로 "양들의 침묵"을 벤치마킹'했습니다. 스스로에게 있는 일종의 트라우마로 괴로워하는 여형사와 싸이코 연쇄살인범, 그리고 여형사의 조력자와도 같은 스스로의 세계에 갖혀있는 고독한 인물이라는 캐릭터 설정부터가 판박이에요. 거기에 연쇄 살인의 엽기성과 잔혹성만 더해졌을 뿐이에요. 그 외에도 고학력 살인범이 미모의 여성만 사냥하는 이야기 전개는 "천재 정신과 의사의 살인광고"와 비슷하며, 살인의 이유가 불륜으로 태어난 아이 더하기 모친의 비정상적인 가정 형성에 따른 정신붕괴... 라는 것도 너무 뻔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여러모로 표절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류작에 불과합니다.
물론 싸이코 연쇄살인범이 나오는 작품이야 널렸을 뿐더러, 93년도 발표 작품이라면 아무래도 "양들의 침묵"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건 불가능했을 것이라 생각은 됩니다. 그래서 '범인을 어떻게 잡느냐'의 과정만이라도 잘 풀어냈다면 괜찮았을 거에요. 그러나 이 작품은 이러한 서스펜스보다는 3명의 주요 등장인물, 즉 형사인 후키와 조력자인 준페이, 범인 마쓰다 3인을 1인칭으로 한 심리묘사에 주력하고 있어서 서스펜스가 극히 제한적입니다. 솔직히 너무 겉멋을 부린 것 같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듭니다.
추리적으로도 따져보더라도, 경찰이 범인을 검거하는데 취하는 행동은 거의 없고 외려 준페이라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의 활약으로 두개의 사건이 해결된다는 것이라 허무하기 그지 없고, 등장인물을 모두 1인칭으로 표현하는 등의 세밀한 묘사 방식도 불필요할정도로 과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등장인물 모두 심리적인 상처나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설정은 당쵀 왜 필요한지 잘 모르겠고요. 이러한 과거의 심리적인 상처가 너무나 작위적이고 비현실적이라는 것도 문제이지요.
물론 유명 작가의 유명한 작품답게 이러한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독자를 몰입시키는 힘은 있습니다. 각 등장인물들의 1인칭 시점으로 시각을 계속 바꾸어나가며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솜씨 하나만큼은 일품이며 마지막 3인이 한자리에 모이는 장면까지의 서스펜스는 발군이거든요.
그러나 앞서 말씀드린 단점이 너무 크네요. 제 취향이라고 하기에도 힘들었고요. 별점은 2점입니다. "양들의 침묵"을 읽으셨다면 구태여 읽지 않으셔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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