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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11

머니볼 (Money Ball) - 마이클 루이스 / 윤동구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구단주 빌리 빈의 이론을 담은 책입니다.


머니볼이라는 이름 자체를 빌리 빈이 작명하지는 않았겠지만 이론은 간단하죠. 고졸선수를 선호하지 않는다던가, 투수보다는 타자를 선호한다던가, 세이브투수의 능력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는 등 다양한 내용이 있긴 하지만 주된 포인트는 5-Tools Player라는 비싼(?) 유망주나 선수에게 고액을 투자하지 않고 그 중 특정 Tool에 최적화된 선수들을 저렴하게 영입해서 효과를 보는 야구를 뜻하는 것으로서 특히 "출루율"과 "장타율"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즉 현대 야구에서 이제는 일반화된 공식처럼 쓰이는 OPS (출루율 + 장타율) 이 높은 선수를 선호한다는 말이죠. 출루율 관련된 내용은 야구만화 "원아웃" 에서도 소개된 적이 있지만 허상과도 같은 타율보다는 팀에 가치를 훨씬 더 많이 안겨주는 기록이라는 점에는 적극 동의합니다. 이외에도 근대적 야구 통계의 창시자와 같은 빌 제임스 등 머니볼 이론의 근간이 된 야구 통계의 역사와 발달사, 관련된 수식 및 그 결과 등 야구 팬이라면 흥미를 느낄만한 내용이 가득해서 좋았습니다. 뭐 좀 지루한 부분도 있었지만요.

사실 언론 등에서 많이 알려지고 현재는 일반화되어 통용되고 있는 이론이니만큼 지금 와서 읽기에는 그다지 색다르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메이저리그라는 보수적인 조직에서 이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적은 금액으로 엄청난 효과를 본 것은 빌리 빈 단장이 처음이고, 이러한 이론을 야구판에 정립시킨 인물이라는 점에서는 굉장히 높이 살 만 하며 나름 참고도 많이 되네요. 일반론으로 굳어진 생각을 뒤집고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인정받는 것은 어떤 분야에서든지 당연하겠죠. 특히 그 자신이 5-tools 유망주로서 좌절을 겪은 과거가 있기에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나은 현재를 창출해 내었다는 점에서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취재 등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빌리 빈을 다루는 부분도 많은 만큼 그의 성격적인 문제라던가 감독 이상으로 자기 자신이 구단을 좌지우지 하는 점 등 단점도 많이 지적하고 있지만 "결과"를 중시하는 프로스포츠의 세계에서 이만큼 능력을 보여준 단장이 또 있을까요? 책에 특히나 중점적으로 언급된 2002년 드래프트로 뽑은 선수들의 현재 모습도 무척이나 궁금해지는군요.

아울러 개인적으로, 그리고 야구 팬으로서 국내 야구 상황과 비교해 본다면 미국에서처럼 국내에서의 고졸 선수에 대한 투자는 지나친 감이 있었는데 오승환 선수의 성공 이후 대학 선수들의 활용도 꾸준히 높아지는 것 같더군요. 그러나 투수쪽에 치우친 국내 야구 현실상, 그리고 대학은 선수들이 공부하러 가는 곳은 분명 아니라 생각되기에 외려 불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선수들이 메이져리그에 비해 빨리 노쇠현상을 보이는 국내 현실에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프로 진출이 괜찮은 해결책으로 생각됩니다. 군대문제 등 외적인 부분도 많이 작용합니다만 무엇보다도 무식한 지도자에 의한 "혹사"라는 쟁점이 해결된다는 전제하에서 말이죠. 물론 이게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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