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의 탑 - 네가미 세이야 지음, 서혜영 옮김/해나무 |
수학교수로 일하는 나는 'hanoi'라는 제목의 알수없는 메일을 받는다. 내용은 하노이의 탑이 무너졌다는 것과 이 메시지를 다른 두 명의 수학자에게 보내라는 것. 무시했지만 유학생 도이모이 군과의 만남 등을 통해 하노이의 탑이 실존한다는 것을 알게되고, 붕괴한 탑의 재건을 위한 수학적 공식을 풀어내기 위해 노력하게 되는데...
식탐정 다카노 세이야가 있다면 수학탐정 네가미 세이야가 있다! 이름 하나는 그럴듯한 수학자의 수학 소설입니다. 이름뿐 아니라 제목도 그럴듯 하고 책 소개도 그럴듯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하노이의 탑>
일단 64단짜리 하노이의 탑이 실재로 존재하지만 붕괴했는데, 재건하기 위해서는 현재 위치를 알아내야 한다는 수학적 탐구는 좋아요. 신선하기도 하고요. 2의 64승 빼기 1의 횟수를 움직여야 이동이 가능한 64단짜리 탑을 몇번 옮겨놓은 상태인지, 현재 원반들의 위치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수수께끼라니 나름대로 흥미진진하잖아요?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되어갈수록 완전히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어요. Q.E.D 같은 내용을 기대했던 저에게도 잘못이 있겠지만 일단 재미 수준을 떠나 소설로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완성도가 없었거든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 책은 소설이 아니에요. 그냥 하노이의 탑에 대한 수학적 공식과 이론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에 더해서 "초월자가 된 수학자가 세상을 구한다"는 수학자스러운 환상을 유치한 수준으로 살짝 담아낸 개인적 잡문에 불과하니까요.
하노이의 탑 문제에 대한 수학적인 이론을 약간이나마 알게된 것 이외의 소설로서의 가치가 전무하기에 별점은 1점밖에는 못 주겠네요. 그냥 수학 참고서라고 생각하고 읽었더라면 별점이 더 높을 수도 있었겠지만... 제 기대와는 너무나 달랐어요.
솔직히 이 책이 절판 뒤 재간되고 여러번 증쇄되는 이유조차 잘 모르겠는데, "수학"이라는 타이틀 때문이라면 앞으로 경성탐정록도 "수학 추리소설"이라고 타이틀을 변경하는걸 검토해봐야겠습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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