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 조선 - 박재광 지음/글항아리 |
요새 자주 찾아보는 미시사 서적 중 한권으로, 고구려부터 조선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첨단무기들을 열전 형식으로 다루고 있다고 소개되는 책입니다. 그런데 조선 이외 시대는 최무선 이야기와 화포가 잠깐 언급될 뿐이라 조선 중심의 책으로 보는게 타당하겠죠.
반 이상을 차지하는 화약과 다양한 화포에 대한 이야기는 아주 좋습니다. 화약 개발을 둘러싼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여러가지 총통들, 로켓 무기인 신기전과 화차, 일종의 시한 작열탄인 비격진천뢰, 연발식 권총의 원조라는 삼안총, 그리고 대원군이 제작을 지시하였던 일종의 수중기뢰인 수뢰포 등에 대한 이야기들은 재미도 있지만 관련된 다양한 도판 등의 자료가 굉장히 방대하고 자세해서 만족스럽거든요.
예를 들자면 비격진천뢰라는 무기를 단순히 그 쓰임새와 위력만 사료를 통해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 크기와 무게가 얼마나 되었는지, 신관과 도화선의 구조는 어떠하였으며 그 장치들의 당시 용어는 무엇이었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하는 식이라 자료적인 가치도 무척 높죠.
하지만 중반부 이후부터는 자료적 가치와 재미가 많이 퇴색됩니다. 특히 거북선 관련한 이야기들은 내용은 방대하나 솔직히 새로운 내용도 별로 없고 있는 자료를 별다른 고민없이 쭈~욱 늘여놓은 느낌입니다.
비거 - 비차로 알려진 일종의 글라이더 관련 글은, 형태나 이론을 구체화시켜 소개하는 것 자체는 좋았지만 방송국에서 재현했던 내용을 그대로 옮겨온 것에 불과합니다. 관련된 영상 다큐를 찾아보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될 정도였어요.
마지막 궁시에 관련된 내용은 다른 책에서 더욱 자세한 정보를 얻은 적이 있기에 새로움도 없고, 자료적인 가치도 크지 않아서 마지막 쇠뇌 관련 이야기를 빼고는 실망이 더 컸습니다.
제목 그대로 "화염"에 관련된 이야기, 즉 책의 절반 정도는 괜찮았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나머지 절반은 뭔가 좀 억지로 가져다 붙힌 느낌이라 아쉬웠는데 차라리 없애고 앞부분만 절반 가격에 팔았더라면 훨씬 좋을 뻔 했습니다. 그래야 책 제목에도 잘 어울리고 가격대비한 만족도도 훨씬 높았을 것 같네요.
그런데 요새 이쪽 책을 읽다가 느낀건데 책 값이 점점 더 오르는 듯 싶어요. 좀 괜찮다 싶으면 다 만원은 훌쩍 넘어가니 취미생활도 하기 힘드네요. 멀티미디어 이북 시대가 오면 좀 나아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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