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의 은밀한 사생활 - 이지은 지음/지안 |
제목만 놓고보면 귀족들의 스캔들을 다룬 책 같은데 가구 등 공예품 중심의 미시사 서적으로 가구와 그릇 등 다양한 소품을 통하여 시기별 프랑스 귀족들의 생활을 엿보게 만드는 책입니다. 주로 16세기 초엽부터 혁명 직후까지의 시기를 다루고 있죠.
일단 보는 내내 눈이 즐거웠습니다. 시기별로 나뉘어진 챕터마다 당대의 그림을 맨 먼저 소개하고, 그림에 등장한 다양한 소품들을 중심으로 해당 시기의 가구와 다양한 공예품들을 설명하는 방식도 재미있지만 각 소품에 대한 도판 역시 굉장히 충실하고 화려하거든요.
또한 단지 눈만 즐거운 것이 아니라 해당 시기마다 소개하는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새로운 것이 많아서 텍스트 자체도 재미있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왕의 애첩정도로만 알았던 퐁파두르 부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라던가 당대의 인기 화가였던 부셰에 대한 이야기가 좋았습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 책의 가치는 저자의 공예품에 대한 박식한 지식을 공유할 수 있다라는 것이겠죠. 읽으면서 감탄사가 연발될 정도로 저자의 해박함은 정말 놀랄 정도입니다. 단순한 공예품의 소개에서 끝나지않고 여러가지 디테일한 요소를 깊이있게 전달해 주는 것이 매력적인데요, 예를 들자면 금은세공품에 세겨져 있다는 "푸왕송" 마크에 대한 소개라던가, 시대별 가구를 구분하는 방법 (톱질 방식이나 열쇠구명의 형태로 구분) 같은 요소들은 하나씩 따다가 써도 "갤러리페이크" 같은 작품의 소재로 충분히 쓰일 수 있으리라 생각되더군요.
눈도 즐겁고 글도 재미있으며 현학적 재미까지 만족시키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두께와 도판에 비하면 오히려 가격이 저렴하다고 느껴지는 보기드문 책이기도 하죠.
덧붙이자면, 시기별 그림과 설명하는 소품을 연결하는 아이디어가 참 좋은데 이러한 방식으로 멀티미디어 e-Book을 만든다면 더욱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면의 요소들을 누르면 해당 소품에 대한 설명이 표시되고 도판은 3D로 다양하게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하이퍼링크를 통하여 소품마다 연결해서 볼 수 있도록 하고, 의자의 시기별 목록 생성과 같이 다양한 표와 목록을 입맛대로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하는 식으로 하면 정말 괜찮을 것 같거든요. 제작비가 문제가 되긴 하겠지만....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