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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5

명품의 탄생 - 이광표 : 별점 4점

 

명품의 탄생 - 8점
이광표 지음/산처럼

제목만 보면 된장남녀를 위한 명품 가이드같지만 실상 내용은 조선시대에서부터 현대까지의 한국의 컬렉션과 컬렉터들을 다루고 있는 일종의 미시사적 역사서입니다. 각 시기별로 유명한 컬렉터들과 그들이 수집한 컬렉션을 다양한 사진 자료와 함께 소개하고 있어서 자료적 가치도 높지만 무엇보다도 내용이 흥미진진해서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책의 목차는 크게는 조선시대 - 조선 후기 - 일본 강점기 - 6.25 이후 현대의 4 시기로 나눌 수 있는데 아무래도 시기가 시가였던 만큼 일본 강점기 시대 이야기가 제일 흥미로왔습니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가 일본인 손에 들어갔다가 해방 직전 다시 국내로 돌아오게 된 일화라던가 일본 강점기 시대 문화재 약탈과 경매, 그것을 막기 위한 간송 전형필 등 여러 컬렉터들의 노력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재미가 넘치거든요. 전형필을 조선인이라 무시한 일본인 소유자와의 기싸움(?) 등의 이야기는 나중에 "경성탐정록"에 꼭 한번 등장시켜야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또한 일본이 우리의 많은 문화재를 강탈해갔지만 외려 해방이 되면서 서둘러 도망(?) 가는 바람에 한국에 두고 갈 수 밖에 없었던 오타니 컬렉션 같은 문화재가 우리나라에 남겨지게 된 것에는 묘한 아이러니도 느껴졌고요.

그 외의 이야기들도 모두 좋았기에 결론은 추천작. 제목이 왜 이따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한국의 컬렉터와 컬렉션 이라고 하는게 좋았을텐데 말이죠) 미시사 서적 좋아하신다면 강추입니다. 제 개인적 별점은 4점입니다. 가격이 좀 쎈 편이라는 것은 좀 아쉬운데 그만큼 도판이나 기타 자료도 충실한 편이니 감수해야겠죠.

그나저나 이 책을 읽고나니 국립 중앙 박물관에 또 가 보고 싶어지네요. 아니면 주말에 삼성 리움 미술관에라도 가서 호암 가족이 수집했다는 국보급 문화재라도 좀 보고 와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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