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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5

검은별 - 존스턴 매컬리 / 원은주 : 아쉽지만 별점 2점

 

검은 별 - 4점
존스턴 매컬리 지음, 원은주 옮김/페이퍼하우스

부유한 사교계의 유명인사 버벡은 우연한 기회에 유명 괴도 검은별의 조직에 잠입하는데 성공한 뒤, 검은별을 사로잡고 충실한 하인 머그스와 함께 검은별 조직 소탕 작전에 돌입한다. 그러나 검은별은 탈옥하여 버벡에게 복수를 맹세하고 이후 버벡과 검은별은 서로에게 치명타를 주기 위한 작전을 선보이게 되는데...

어렸을 적 "모여라 꿈동산"에 소개되었던 검은별의 원작 소설입니다. 1916년에 처음 발표되었다는데 읽어보니 과연! 괴도들이 등장하는 범죄물에 많은 영향을 주었음직한 설정들이 가득하더군요. "예고장"은 괴도 뤼뺑 시리즈에도 등장하니 오리지널이라고 보기에는 힘들지만 범행 장소에 검은별 스티커를 붙여놓는다던가, 살인을 절대 저지르지 않는다는 것은 확실히 독창적이에요.

무엇보다도 "검은별"이라는 괴도이자 비밀범죄조직에 대한 설정은 지금 보아도 탁월합니다. 우두머리와 조직원 모두가 검은 망토와 가면을 착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의상은 단지 폼을 위해서가 아니라 체포되었을때를 대비하여 서로의 얼굴을 모르게 하기 위해서라는 디테일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지만 검은별이 조직원을 포섭하고 관리하고 통제하는 방법도 설득력있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에 이런 범죄조직 소설류의 시조라 평가해도 충분할 정도의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소설의 전체적인 재미와 완성도는 기대 이하입니다. 이유는 단 한가지, 너무 아동용이기 때문이죠.
일단 사건의 발단부터 신출귀몰하다는 괴도 검은별이 버벡에게 잠입한 첫날 잡힌다는 황당한 시츄에이션으로 시작합니다. 이후 버벡과 검은별의 계속된 대결도 별다른 복선이나 치밀함없이 원사이드하게 흘러가는데 독자가 한치뿐 아니라 두치, 세치앞까지 모조리 예상할 수 있는 전개라 긴장감도 전무하고 서로의 승패도 잔재미없이 원펀치 한방으로 결정되는 단순한 구도라 짜임새있다는 생각보다는 유치하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었어요.
또한 번역의 문제일지도 모르겠지만 묘사 역시 깊이가 없기에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드네요. 예를 들어 버벡과 검은별의 두번째 대결에서 도청장치의 라인을 쫓아나가는 부분은 유쾌하기도 하고 재치도 있는 장면인데도 불구하고 너무나 심심한 묘사때문에 효과가 반감되어 안스럽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차라리 "괴인 20면상" 이 더 제 취향인 것 같네요. 뭐 제가 나이가 너무 많이 들은 탓도 있겠습니다만...

덧붙이자면 책의 가치와는 별개로 장르문학을 표방하는 출판사 판타스틱에서 이 작품을 출간하여 마이너 작품들도 번역되어 나올 수 있다는 긍정적 마인드를 추리애호가들에게 심어준 것은 분명 높이 평가할 부분이죠. 앞으로도 판타스틱과 출판사의 건투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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