꼿 가치 피어 매혹케 하라 - 김태수 지음/황소자리 |
신문광고를 중심으로 근대에 대해 설명하는 미시사 서적.
근대 조선에 대한 미시사 서적은 개인적으로 관심이 큰 분야라 이 블로그에서 리뷰한 것만 열권이 넘을 정도로 많이 읽고 접해왔습니다. 그러나 어느정도 읽으니 주제와 내용면에서 많이 겹치는 것이 눈에 뜨이더군요. 주요한 일상생활사는 주로 <별건곤>에서 인용하는 책들이 많기에 가지는 어쩔 수 없는 한계라 생각되지만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차별화되는 포인트가 있어서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신문광고라는 주제가 아주 좋아요. 당대의 사회상과 관심사를 한눈에 보여주는데 광고만한 것이 또 있을까요? 광고를 주요 매개체로 하여 여러가지 자료를 토대로 해당 내용에 대해 설명해 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다른 근대 미시사 서적과 겹치는 주제가 있기는 하나 내용면에서 "다르다"라는 느낌을 확실하게 전해주더군요. 각 꼭지별로 상세한 자료조사를 통해 당시 광고를 그대로 보여주는 등 자료적 가치가 뛰어나다는 것도 마음에 들은 점이고요.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기생|개쌍놈도 데리고 노는 민중화의 세상이라
고무신|강철은 부서질지언정 별표 고무는 찢어지지 아니한다
성병약|화류병은 문명의 병이다
영어|입신의 기초이며 출세의 자본이라
아지노모도|끄내라, 끄내! 밥상 드러온다
과자|포켓트에 너흘 수 있는 호화로운 식탁
산아제한|'가정화합의 벗' 삭구를 아시나요?
전쟁|캬라멜도 싸우고 있다
창씨개명|나의 조선 이름은 촌티가 나서......
영화|촤뿌린씨의 눈물과 웃음, 거리의 등불은 빛난다
자동차|제갈량의 목우유마냐 옥황상제의 용마냐
라디오|문명이 운다 조선의 라듸오!
위생|건전하고 매력 있는 살바탕을 맨드러야
박가분|부인 화장계의 패왕
백화점|백화점 승강긔 바람에 억개가 읏슥하다
술|맥주는, 가로대 자양품이라
커피|양탕국이냐, 독아편이냐
손기정|축! 마라손 왕 손남 양군 만세
전당포|훈장 3원, 요강 50전
바리캉|경제계의 대복음, 이발계의 혁명
양장|유방을 해방하자
포르노그래피|밤의 쾌락을 맛볼랴는 남녀에 권함
목차만 읽어도 너무나 재미있을 것 같지 않습니까? 저는 전부 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항목은 "강철은 부서질지언정 별표 고무는 찢어지지 아니한다"라는 현란한 카피가 돋보이는 별표 고무의 광고 등이 실린 <고무신>, 화류병 (매독) 치료를 위한 다양한 제품의 광고를 선보이며 당시 성병의 전파 경로 등을 고찰하는 <성병약>, 당대의 피임약과 아들낳는 약 등을 소개한 <산아제한>, 창씨개명을 위한 개명에 돈을 받은 작명소 광고에서 부터 창씨개명에 대한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창씨개명> 등이 있습니다. 전병하라는 농부가 성을 "전농"으로, 이름의 병하를 한자를 바꾸어 일본 발음으로 부르니 "덴노 헤이카"가 되었다는 등의 사연이 참 재미있더군요. 현재 두산의 모태인 박승직 상점의 "박가분"이 조선 화장품의 패왕이 되었다가 결국 연독 (납) 중독이 발견, 보도됨으로 사멸했다는 일대기가 기록된 <박가분>도 흥미로왔고요.
결론내리자면 최근 읽은 관련 미시사 서적 중에서는 가히 최고라 생각됩니다. 흥미로운 주제, 주제에 대한 소개 및 설명. 충실한 도판 등을 통한 자료적 가치 모두 뛰어나기에 별점은 4점입니다. 근대 조선, 경성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께 강력하게 권해드립니다.
결론내리자면 최근 읽은 관련 미시사 서적 중에서는 가히 최고라 생각됩니다. 흥미로운 주제, 주제에 대한 소개 및 설명. 충실한 도판 등을 통한 자료적 가치 모두 뛰어나기에 별점은 4점입니다. 근대 조선, 경성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께 강력하게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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