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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24

칠석의 나라 1~4 - 이와아키 히토시 : 별점 3.5점

지금은 거장 대우를 받는 이와아키 히토시의 90년대 작품. <타지카라오>를 읽은 뒤 생각이 나서 다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설정 자체는 뻔해요. 80~90년대 유행했었던 "외계에서 찾아온 지능체와의 만남, 그리고 그 후예들의 후일담" 이라는 설정이니까요.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마루카미 교수의 실종과 주인공 미나미마루의 초능력을 둘러싼 미스테리 스릴러 형태로 전개됨으로써 흔해빠진 작품들과는 차별화된 재미를 보장해 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외계인이 등장하는 설정도 마루카미의 문장 (까치 - 원 - 손)에서 시작해서 "창을 본다"라고 통칭되는 외계를 보는 능력과 "창에 손이 닿는다"로 통칭되는 물질을 그곳으로 보내는 능력에 대한 디테일한 설명, 이 능력이 발현된 이후 외계인이 더 찾아오지 않게 된 이유 등이 작가 특유의 전개로 설득력 높게 표현되기 때문에 유사품과는 그 격을 달리합니다.

주인공 미나미마루의 캐릭터도 마음에 들어요. 이런 류의 작품들 주인공과는 전혀 다른 낙관적이고 천하태평인 성격에다가 강력한 초능력을 가졌지만 당면한 고민은 취직일 뿐이라는 점, 능력에 대해 어떻게 사용할지를 긍정적으로 고민하면서 스스로를 감춘다는 점 등이 현실적이면서도 매력적이거든요.

이러한 탄탄한 설정과 이야기가 요새 기준으로는 길지 않은 4권이라는 분량으로 완결되도록 빠른 호흡을 지녔다는 것 역시 큰 장점이고요. (특히나 요새는 보기 힘든 장점이죠) 물론 호흡이 너무 빠른 탓에 마루카미 교수라던가 요리유키 등 주요 등장인물들 설명이 많이 부족하고 정부가 나섰음에도 결국 별다른 해결없이 대충 정리되는 결말 등 소소한 단점이 조금 있기는 합니다. 그래도 저는 불필요하게 길게 늘어지는 것 보다 이렇게 빠른 호흡으로 전개되는 것이 더 마음에 들어요.

한마디로 다시 읽어도 여전한 재미와 완성도를 갖춘 수작입니다. 별점은 3.5점. 천편일률적인 외계인 이야기가 식상하시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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