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페리 메이슨 시리즈로 유명한 E.S 가드너의 작품인 표제작과 R.M 파뤼의 <액체 침략자>라는 작품이 실려있습니다. 구 아이디어회관 문고본 시리즈의 하나로 직지 프로젝트 덕분에 이전에 전자책화 된 것이죠. 이번에 구글북스에서 무료로 제공하길래 다운받아 읽게 되었습니다.
<절대 0도의 수수께끼>는 억만장자의 유괴사건에서 시작되어 관계자들이 연이어 사라지는 사건을 추적하는 핑거튼 탐정소의 탐정 로드니의 활약을 그린 모험물입니다. 절대 0도가 되면 분자가 움직이지 못하게 되어 물질이 사라진다는 이론이 핵심 설정이기에 SF로 분류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무리가 아닌가 싶네요. 로드니가 절대 0도에 대해 눈치채게 되는 몇가지 단서 및 복선이 등장하며 나름 단서를 짚어나가며 수사하는 과정이 디테일하기 때문에 구태여 분류하자면 추리물이라 생각됩니다. 워낙에 말도 안돼는 핵심 설정과 트릭 때문에 정통 추리물로 보기에도 조금 애매하긴 하지만요.거기에 더해 꽤 박진감 넘쳤을 전개과정의 묘사가 아동용으로 번역되면서 많이 훼손된 듯하다는 느낌까지 받았습니다.때문에 별점은 1.5점입니다. 페리 메이슨이라도 등장했더라면 팬심으로 점수가 좀 더 올라갔을지 모르나 점수를 줄만한 부분이 도통 없네요.
<액체 침략자>는 작은 호수의 여과성 바이러스가 지능을 갖추게 된 뒤 인간으로 부터 얻은 지식으로 업그레드하여 지구를 정복(?)하려 한다는, 1930~40년대 미국에서 유행한 외계에서 온 방문객 소재의 작품입니다. 흔해빠진 소재와 설정이지만 물로 희석되면 죽는다는 바이러스의 약점을 잘 활용하여 바다로의 길을 차단하는 작전이 등장하는 부분은 꽤 흥미로왔으며 주인공 화학자 데이가 인류를 정복(?) 하려는 여과성 바이러스와 일종의 우정을 나누게 된다는 발상과 바이러스보다는 주인공의 동료인 슈미트 쪽이 외려 더 악당이라는 점이 상딩히 돋보였습니다. 80여년 전 작품이나 이러한 점에서 현대적인 감각이 느껴지더군요.
결론적으로 지나치게 아동틱한 번역은 아쉬우나 시대를 앞서간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디어들이 돋보이는 괜찮은 소품이었다 생각되네요. 별점은 3점입니다.
덧붙이자면, 구글북스 자체의 성능이나 가독성은 나쁘지 않았어요. 그러나 기존 아이디어 회관의 직지 프로젝트 버젼 전자책에 포함되어 있는 삽화가 빠진 것은 무슨 이유인지 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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