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 -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모비딕 |
모비딕과 북스피어의 세이초 시리즈 중 처음으로 간행된 단편집. 표제작 포함 총 8편의 단편이 실려있습니다.
세련된 책 디자인부터 시작해서 깔끔한 번역, 명쾌한 해설 등 흠잡을데 하나 없는 시리즈의 한권이며, 정통 추리물부터 순문학에 가까운 범죄드라마까지 실려있기 때문에 마츠모토 세이초의 진면목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책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8편 중 4편이 이미 읽어보았던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그것도 3편은 나름 바이블이라 할 수 있는 미야베 미유키의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에 속해있는 것이라는 거죠. 이 단편집을 구해서 읽을 정도라면 미야베 미유키의 걸작 단편 컬렉션 정도는 모두 갖춰 읽었을텐데 중복되는 작품이 많은 것은 굉장히 아쉽습니다.
때문에 결론적으로 별점은 3점. 이 책 자체만 놓고 본다면 4점도 충분하나 어쩔 수 없는 반쪽자리 책이기에 약간 감점하였습니다. 미야베 미유키의 책을 읽지 않으셨다면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얼굴>
<Japan 미스터리 걸작선 1>에서 예전에 읽었었던 작품이기는 한데, 이 책의 번역이 훨씬 좋아서 다시 읽는 맛은 충분했습니다. 이시오카에게 온 편지를 경찰이 의심하는 이유가 합리적으로 설명되는 등 추리적인 요소도 담뿍 담겨있고요. 그러나 결말의 급작스러움은 여전히 조금 아쉽긴 하네요. 별점은 2.5점입니다.
<잠복>
한 강도사건의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그의 옛 연인이 결혼 후 살고있는 시골 소도시에 잠복 수사를 떠난 형사 유키의 이야기. 단순한 잠복 말고 별다른 내용은 없는 작품이라 추리물로 보기는 다소 어렵지만, 결혼 후 서서히 말라죽어가는 한 여인에게서 갑자기 불꽃이 튀는 전개는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워낙에 잘 쓴 글로 거장의 시작을 느끼기에는 충분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귀축>
바람을 피우다 들통난뒤 3자녀를 떠안게 된 남자가 본처의 등쌀에 못이겨 3명을 제거해나간다는 내용으로, 제목 그대로 "귀축" 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자기 아들 딸로 알고 있던 아이들을 버리고 죽인다는 잔인하고 비상식적인 행동을 굉장히 설득력있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름이 돋습니다.
다만 추리적으로는 눈에 띄지는 않습니다. 막내아들의 사망사고, 큰아들 리이치가 가지고 놀던 돌과 인쇄소를 연결하는 부분 정도만 눈여겨볼만합니다. 추리물이라기보다는 범죄 드라마 라고 보아야겠지요. 별점은 3점입니다.
<투영>
시골 소도시의 부정부패에 맞서던 한 공무원의 사고사에 얽힌 진상을 추적해나가는 내용으로 정교한 원격 살인 트릭이 등장하는 정통 추리물입니다. 그러나 술에 취했다고 해도 용접 불빛과 카메라 플래쉬, 외등을 착각하고 아예 방향을 반대로 잡는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더군요. 술에 취하면 착각보다는 몸에 익은 습관, 즉 원래 가던 방향으로 갈 것이라 생각되는데 말이지요.
현실을 고발하는 사회파적인 분위기가 몰락한 신문기자 캐릭터인 주인공 다이치와 "요도신보" 관계자들을 통해 생생하게 그려지는건 꽤 볼만했지만, 추리물로 점수를 주기는 어렵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목소리>
실수로 강도살인사건 범인의 목소리를 들었던 전화교환수가 1년 뒤 범인의 목소리를 다시 듣게된 뒤 살해당한다는 내용으로 알리바이 트릭이 등장하는 정통 추리물입니다. 굉장히 복잡하고 정교하게 짜여진 트릭이라서 정통 추리적인 부분에서의 만족도는 높습니다.
그러나 도모코의 남편 시게오가 범인들과 엮인다는 설정부터가 작위적이며, 피해자 도모코가 제발로 범인들에게 찾아간 이유도 석연치 않은 등 전개는 그다지 정교하지 못합니다. 게다가 범인들이 석탄을 이용하여 복잡한 알리바이 트릭을 만든 이유도 잘 설명되지 않고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지방신문을 구독하는 여자>
<일년반만 기다려>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상)>에 실렸던 작품들입니다. 좋은 작품들이죠. 두 작품 모두 별점은 3점.
<카르네아데스의 널>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중)>에 수록된 작품. 평가는 전과 동일합니다. 별점은 2점.
다시 읽어보아도 구무라라는 녀석이 대체 무슨 생각이었는지 알 수 없네요. 자기 말대로 협조해준 애인 스미코를 더렵혀졌다고 버릴 생각을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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