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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26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2 - 히가시가와 도쿠야 / 현정수 : 별점 2점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2 - 4점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현정수 옮김/21세기북스(북이십일)

요새 한창 인기인 작가 히가시가와 도쿠야 작품. 이전 작에 뒤이은 시리즈 2탄입니다.
만화같은 캐릭터를 제외한다면 정통 추리 단편집으로 보아도 무방합니다. 그럴듯한 트릭에 더해 호쇼 레이코가 모든 수사를 끝내고 단서를 가게야마에게 이야기하면 가게야마가 답을 낸다는 전개 전통적인 안락의자 탐정물이기에 공정한 독자와의 승부가 펼쳐지니까요.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좋아하는 장르라 아주 즐거웠어요.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한 전개 덕분에 쉽고 재미있게 읽힌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보이고요.

그러나 문제도 명확합니다. 첫번째 문제는 앞서 말했듯 캐릭터성이 너무 지나치다는 점. 대재벌 호쇼 가문의 따님이 주인공이고 그의 상사는 자동차회사 가자마쓰리 모터스의 도련님이라? 거기에 아가씨를 쥐락펴락하는 독설 집사 캐릭터라니 이건 정말 만화에서나 봄직한 설정이죠. <부호형사>의 경우는 주인공이 형사로 일하는 이유라도 등장하지만 이 작품에는 그런것 하나 없이 그냥 캐릭터로만 존재할 뿐이기에 설득력도 없고요. 전편에서는 나름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두번째 작품이 되다보니 식상하더군요.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취향은 아니었어요.
두번째로는 작품들의 수준이 고르지 못하다는 점. 모든 추리 단편집이 가지고 있는 속성이기도 하지만 이 작품의 경우는 평작 정도 수준의 작품과 평작도 안되는 처지는 작품들이 섞여 있다는 점이 문제라 생각되네요. 한두편 정도는 아주 좋은, 별점 3점 이상의 작품들이 있어야 어느정도 균형이 맞았을텐데 말이죠...

때문에 전체 평점은 2점 정도밖에는 안될 것 같습니다. 트릭은 괜찮은 것이 있고 읽는 재미는 있는 만큼 추리 초심자 분들께 권해 드립니다.


첫 번째 이야기 - 알리바이 트릭물인데 트릭 자체는 대단한 것이 없으나 나름 기발한 상황에 대한 해석에 더해 범인의 대사에서 뽑아낸 상황을 중요 단서로 삼는다는 점이 괜찮았습니다. 마지막까지 사건성을 주는 것도 좋았고요. 평작 수준은 되는 작품으로 별점은 2.5점.

두 번째 이야기 - 피해자 옷장에서 왜 모자가 없어졌을까?에 대한 수수께끼 풀이. 그러나 범인이 사용한 모자만 챙기고 남아있던 모자 아무거나 선반에 올려놓는게 더 상식적이지 않았을까요? 게다가 모자를 사용한 용도도 솔직히 이해하기는 좀 어려웠으며 한쪽 눈으로 운전하는게 그렇게나 큰 문제였을까 싶기도 합니다. 트릭을 위해 존재하는 작위적인 이야기이기에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새로운 캐릭터인 모자가게 아가씨가 통통튀는 매력을 선보이는 점 하나만 볼만했어요. 별점은 1.5점입니다.

세 번째 이야기 - 의도된 트릭이 아니고 우연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사건적인 측면의 재미는 덜한 작품. 알렉산드라이트의 특성을 이용한다는 단순한 소재 이용 트릭이 아니라 "서로 모르는 사이"라는 것을 중요하게 부각시키는 일종의 심리 트릭을 추가한 것은 좋았지만 전체적으로는 그냥저냥한 작품이었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네 번째 이야기 - 눈덮인 현장에서 탈출하는 방식에 대해 꽤 괜찮은 트릭이 선보이는 작품. 누군가의 눈에 띄면 어떻게 되었을까.. 라는 현실적인 요소가 배제되어 있어서 추리퀴즈같은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아이디어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건 현장과 주요 용의자에 대한 설명만 듣고 범인을 좁혀가는 가게야마의 소거법도 볼만했고요. 별점은 2.5점입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 - 왜 피해자의 머리카락이 잘려있는지에 대한 의문 자체는 좋은 소재였으나 결말이 아주 아니더군요. 머리카락을 보관하고 있었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고요. 동기, 트릭, 전개 등등 모든 면에서 수준 이하이기에 별점은 1점입니다.

여섯 번째 이야기 - <경성탐정록>에 써먹으려 했던 트릭이 비스무레하게 등장해서 조금 신경이 쓰인 작품. (물론 방식은 전혀 다르지만요) 허나 일제강점기가 아니라 21세기에 경찰 수사력으로 밝혀내지 못할 이유가 없었을 트릭이라는 점에서 도저히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군요.
게다가 상황 자체가 넌센스에요. 여자를 끌어들여 불륜 밀회를 하기 위한 비밀의 방을 만든다는게 말이나 될까요? 그냥 밖으로 나가는 비상구 정도로만 만들어서 여자 집에 가서 즐기면 충분했을텐데 말이죠. 가게야마의 추리는 여전히 볼만하나 그 외에는 건질게 없기에 별점은 1.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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