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검색어 자프리조에 대한 글을 관련성을 기준으로 정렬하여 표시합니다. 날짜순 정렬 모든 글 표시
검색어 자프리조에 대한 글을 관련성을 기준으로 정렬하여 표시합니다. 날짜순 정렬 모든 글 표시

2006/10/02

신데렐라의 함정 / 살인 급행 침대열차 - 세바스띠앙 자프리조 / 지정숙 : 별점 2점

신데렐라의 함정
세바스티앙 자프리조 지음, 지정숙 옮김/동서문화동판주식회사

이글루스의 문제로 먼저 썼던 글이 다 날아가서 다시 적습니다.... 사실 대단한 리뷰는 아니지만 꽤 길게 썼는데 약간 화가 나긴 하네요. 처음 쓸때의 기분이 전혀 들지 않으니 대충 짧게 요약하겠습니다.

자프리조의 작품은 그동안 두어개 읽어보았었는데 사실 다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너무나 "프랑스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특유의 몽환적이고 정신사나운 문체 탓입니다. 그래서 추리라는 쟝르와는 거리가 있다고 느껴졌었지요.
그래도 이 작품은 탐정이면서 증인, 피해자이면서 가해자라는 희대의 1인 4역 트릭을 구현한, 추리 소설 역사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운 작품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기에 관심은 계속 갖고 있다가 여러가지 책을 사면서 같이 구입,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같이 실려있는 "살인급행 침대열차" 역시 꽤 관심가는 작품이기도 했고요.

그러나 읽어보니 생각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일단 앞서 이야기한 1인 4역의 트릭 그 자체는 꽤 그럴듯하게 구현해 놓았지만, 기억상실이라는 너무나 흔한 장치를 통해 주인공이 과연 누구인가? 라는 명제를 던져놓는 것이 전부라 정통 추리물로 보기에는 문제가 있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어떤 단서나 실마리를 찾아간다기 보다는, 주인공의 혼란스러운 심리묘사를 따라가다보면 작품이 끝나버린다는 점에서는 추리물보다는 심리 스릴러에 가깝습니다.

같이 실려 있는 "살인급행 침대열차"는 작가의 데뷰작으로 침대칸에서 발견된 시체와 같은 침대칸에 타고 있던 승객이 하나씩 살해된다는 연쇄 살인극을 꽤 그럴듯하게 보여주고 있는 덕분에 정통 추리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기가 너무 뜬금없이 밝혀지고 작품 전반에 걸쳐 탐정역을 수행하던 그라지아노 형사가 어느새 한켠으로 밀려나고 침대칸에 무임승차했던 애송이가 탐정으로 등장, 사건을 전부 해결해 버리는 내용 구성은 이색적이긴 했지만 수긍하긴 힘들었어요. 독자와의 공정한 승부도 아쉬운 부분이 많았고요.

하지만 위에서 말한 이 작품 (들)의 문제는 사실 사소한 것이고 진짜 문제점은 제가 구입한 동서 미스터리 북스의 번역이 너무나 엉망이라 뭐라 논하기 힘든 수준이라는 겁니다. 특히 주인공의 왔다리 갔다리 하는, 몽환적인 심리묘사가 작품 전반에 걸쳐 현란하게 펼쳐지는 "신데렐라의 함정"은 무슨 이야기인지 당쵀 감을 잡기 힘든, 제 머리로는 이해하기 힘든 수준의 번역이었습니다.
그나마 "사건"과 "인물" 묘사에 많이 치중하는 "살인급행 침대열차"의 경우는 이해는 가능한 수준이기에 약간이나마 낫긴 하지만 도토리 키재기지요. 동서 미스터리 북스의 기획과 작품 선정은 마음에 들고 괜찮은 작품은 계속 구입할 의사가 있긴 하지만 번역이 이정도 수준이라면 도저히 참고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닌것 같습니다. 좀 더 제대로 즐길 수 있었던 작품이라 생각되기에 씁쓸하기 그지 없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2006/12/04

전설의 자유 추리 문고

원래 제가 중학교때까지 가끔 눈에 띄면 모으던 문고 시리즈였습니다만, 최근 우연찮게 3번 구입하게 되고 책 뒤의 다른 책 소개를 보니 정말 눈이 뒤집히네요.

뭐 목록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지나친 반 다인 취향과 뜬금없이 끼어 있는 어슐러 K 르귄의 "암흑의 왼손"을 제외하고는 정말 추리 역사에 길이 남을 고전 명작을 거진 다 소화하고 있어서 나무랄데 없는 선정으로 보입니다. 크리스티 여사님 책이 한권도 없긴 하지만 여사님 책은 당시부터도 해문 빨간책 시리즈로 전권이 나오고 있었으니 어쩔 수 없이 뺀 것이 아닌가 싶네요. 현명한 판단인 것이 사실 저는 여러 추리 문고 시리즈에 여사님 책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직도 불만이거든요. 해문 빨간책이 여사님 책 시장은 평정하다시피 했으니 다른 시리즈로 구입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기에 차라리 그 책을 내 놓을 바에야 다른 멋진 작품들을 선정하는 것이 분명 나은 판단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이 시리즈는 당연히 일어 중역본인 듯 하지만 번역도 의외로 매끄럽고 좋은 편입니다. 교정을 여러본 보았는지 오탈자도 거의 없고 문체도 좋거든요. 제가 보기에는 브라운 신부 시리즈는 최근 출간되었던 정식판보다 이쪽이 외려 번역이 좋았습니다. 정식판은 지나치게 딱딱하고 지루하게 번역했다는 느낌이 강했거든요.

다시금 목록을 보니 어렸을 적에 많이 구입하지 못한 것이 후회됩니다. 그 당시 용돈을 쪼개서 사던 즐거움 중 하나가 추리소설을 구입하는 것이었는데 그렇게 많이 사지는 못했더라고요. 돈이 좀 없더라도 몇권 더 사는건데 그랬습니다... (그래서 지를때 지르지 않으면 훗날 후회가 오나 봅니다)

제가 지금 제일 읽고 싶은 책은 시리즈 26 "눈먼 탐정 캐러더스", 27 "포튠을 불러라", 28 "이와 손톱", 그리고 50번째인 "주정꾼 탐정" 입니다. 헌책방 순례도 어언 10여년 짼데 아직도 발견 못했습니다.

고가 매입...은 힘들겠지만 도움주실 분 계시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꼭 읽고 싶습니다!

1~2 : 셜록 홈즈의 모험  - 코넌 도일
3 : 뤼뺑의 고백 - 모르스 르블랑
4 : 브라운 신부의 지혜 - 체스터튼
5 : 팔점종 - 모리스 르블랑
7 : 벤슨 살인사건 - 반 다인
11 : 딱정벌레 살인사건 - 반 다인
14 ~ 15 : 클로이든발 12시 30분 - 크로포츠
18 : 새벽의 데드라인 - 윌리엄 아이리쉬

19 : 미궁과 사건부 - 로이 비커즈
20 : 어두운 거울 속에 - 엘런 매클로이 (헬렌 맥클로이)
21 : 즐거운 살인 - 크리스핀
22 : 강철도시 - 아시모프
23 : 움직이는 타깃 - 로스 맥도널드
24 ~ 25 : 카나리아 살인사건 - 반 다인
26 : 눈먼 탐정 캐러더스 - 브래머
27 : 포튠을 불러라 - 베일리
28 : 이와 손톱 - 윌리엄 벨린저
29 ~ 30 : 위험한 여로 - 브랜드
31 : 작은 독약병 - 샬럿 암스트롱
32 : 제 8지옥 - 스텐리 엘린
33 : 케닐 살인사건 - 반 다인
34 : 법정 밖 재판 - 헨리 세실
35 ~ 36 : 도중의 집 - 엘러리 퀸
37 : 싸이코 - 로버트 블록
38 : 흑거미 클럽 - 아시모프
39 ~ 40 : 여자 살인 이야기 - 아일즈
41 : 살인급행 침대열차 - 자프리조
42 : 암흑의 왼손 - 어슐러 르귄
43 ~ 44 : 검은 탑 - P.D 제임스
45 : 가든 살인 사건 - 반 다인
46 : 스카이 잭 - 토니 켄릭
47 : 사람의 덫 - 로저 사이먼
48 : 사라진 시간 - 윌리엄 벨린저
49 : 르윈터 망명 - 로버트 리델
50 : 주정꾼 탐정 - 에반 헌터

자유추리문고 소장중 / 다른 판본으로 소장중 / 못구함, 혹은 안구함...
* 2021.01.02. 리뷰가 있는 작품은 링크 추가합니다. 전부 자유 추리 문고는 아니지만요.

2005/03/23

아주 긴 일요일의 약혼 - 세바스티앙 자프리조 / 김민정 : 별점 4점

아주 긴 일요일의 약혼 - 8점
세바스티앙 자프리조 지음, 김민정 옮김/문학세계사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917년 1월, 독일군과 프랑스군이 격렬한 참호전을 벌이고 있던 솜전선의 최전방 참호 중 하나인 "해질녁 빙고"에 5명의 군인이 호송되었다. 그들은 자해 혐의로 군사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상부의 지시로 프랑스와 독일 참호 경계 지역에 맨몸으로 내던져졌다. 그리고 대 전투의 혼란 중에 모두 전사했다고 알려졌다.

5명의 군인 중 한명인 마네크의 연인 마틸드는 장애인이지만 아버지의 재력에 힘입어 당시 참호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그리고 마네크는 어떻게 되었는지를 찾기 시작했다. 하나 둘 씩 찾아내는 실제 참호 전 참전 병사들, 그리고 5명의 병사의 가족들의 증언에 힘입어 서서히 당시의 진상을 밝혀내기 시작하는데...

프랑스 작가 세바스티앙 자프리조의 장편소설. 프랑스 장편 소설답게(?) 길이가 만만치 않네요. 

정통 추리물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여러 증언들을 종합하여 그 중에 놓여있는 진상을 찾아내는 과정에 더해 기초적이기는 하지만 암호 트릭까지 등장하기 때문에 넓은 범위로 보면 추리물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이 작품처럼 다양한 인물들의 증언들을 모은 뒤 그 속에서 하나의 진실을 찾아낸다는 소재와 설정은 많은 작품에서 반복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주인공에게 장애인이라는 핸디캡이 있는 탓에 주로 "편지"로 증언들이 수집된다는 차이점이 있고, 덕분에 다른 작품들과 차별화 됩니다.

1차대전 당시와 직후의 프랑스를 배경으로 시대 상황을 잘 보여주는 상세한 묘사도 좋고, 독특한 성격의 주인공의 심리 묘사도 재미있을 뿐더러 나름대로 해피엔딩인 결말까지 완벽해서 상당한 길이에도 불구하고 쉽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주 스토리인 마틸드의 마네크 탐색과 그것에 관련된 여러 반대 의견, 협박과 더불어 5인의 병사 모두 각각의 이야기와 설정이 자세하고 흥미진진해서 정말 눈을 떼기 힘들 정도였거든요. 물론 프랑스(!) 소설 답게 묘사가 좀 장황해서 약간 지루한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요.

그래서 별점은 4점입니다. 추리소설 강국 프랑스의 위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좋은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나저나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인 "비의 여행자"는 영화 시나리오를 소설로 재 구성한 것을 읽었었는데 반해 이 작품은 소설을 영화화한 "인게이지먼트"라는 작품이 곧 개봉한다고 하니 아이러니컬하네요. 도대체 편지를 주 매개체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어떻게 영화화 했는지 궁금해서라도 영화는 꼭 챙겨봐야 겠습니다.

덧붙여 너무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 인물들이 거진 다 별명으로 불리는 탓에 머리 속에 담아두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옛날 추리 소설 스타일로 맨 앞머리에 등장인물 일람을 간략하게 정리해 주었으면 훨씬 좋았을 겁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제가 나름대로 등장인물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혹 읽으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주인공과 그 가족, 협력자들

  • 마틸드 : 주인공. 어렸을 때 사다리에서 떨어져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
  • 실뱅 : 마틸드의 운전수 겸 친구. 보호자
  • 베네딕트 : 실뱅의 아내. 요리사 겸 가정부.
  • 마티유 도네이 : 마틸드의 아버지. 건설회사 운영자.
  • 피에르 마리 루비에르 : 마틸드 집안의 변호사. 군관련 인맥으로 마틸드의 조사를 돕는다.
  • 제르맹 피르 : 사립탐정이자 조사원. "만능 해결사"

5인의 병사

  • 마네크 : 마틸드의 연인. 20살의 어린나이로 징집되어 자해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고 참호 밖으로 내던져진 병사. 군대에서는 "블루에"로 통함.
  • 클레베르 부케 : 원 목수. "에스키모"
  • 앙주 바시냐노 : 형무소에 있다가 감형을 조건으로 전투에 참전한 건달. 애칭은 "니노" 별명은 (형무소에 있다가 징집되어서) "일반법"
  • 프랑시스 게냐르 : 노동운동을 하다가 참전. 별명은 "시수"
  • 브누아 노트르담 : 5명중 가장 강한 병사. 아내와 아들이 한명 있다. 별명은 "그 사람"

관련 병사들

  • 셀레스탱 푸 : 당시 참호전에 참전했던 병사. 요령있고 약삭빨라 별명은 "군의 무법자".
  • 뱅자맹 고르드 : 하사. 당시 참호전에 참전. 클레베르의 친구이자 원 동업자. 별명은 "건빵"
  • 위르뱅 샤르돌로 : 하사. 고르드 하사와 함께 "해질녘 빙고"의 5명의 죄수 인계 책임자. 이후 전사.
  • 다니엘 에스페란자 : 당시 병사들을 참호까지 호송한 담당자. 5명의 마지막 편지를 대신 보내준 인물.
  • 파부리에 대위 : 당시 "해질녘 빙고"를 비롯한 진지 책임자. 5명을 참호 밖으로 내던지는 행위를 혐오하며 상부를 비판. 이후 벌어진 전투에서 전사.
  • 장 자크 에스트랑쟁 중위 : "해질녘 빙고" 중대장.
  • 장 바티스트 상티니 : 당시 5인의 병사를 치료한 군의관. 이후 전사.
  • 아리스티드 포미에 : 마틸드와 마네크의 고향친구이자 마틸드의 전우.

병사 가족 및 친지들

  • 프티 루이 : 클레베르와 "건빵"의 친구. 술집 주인.
  • 베로니크 파사방 : 애칭 "베로", "에스키모" 클레베르의 연인이지만 모종의 사건으로 헤어짐.
  • 엘로디 고르드 : 뱅자맹 고르드 하사의 부인.
  • 발렌티나 에밀리아 마리아 : 앙주 바시냐노의 애인.
  • 파올로 콘테의 미망인 : 발렌티나 에밀리아 마리아의 대모.
  • 테레즈 게냐르 : "시수"의 아내.
  • 로진 샤르돌로 : 샤르돌로 하사의 어머니.

2009/01/22

저명작가가 뽑은 미스터리 / SF 베스트 5

쇼켄 추리문고 창간 40주년을 맞아 저명작가들이 쇼켄 추리 / SF 문고 출간본들 중 재미있는 작품들 5편을 꼽은 리스트로 출처는 "미스터리베스트" 입니다. 추리작가 위주로만 번역해서 올립니다.


'2013.06.24. 링크 추가'
'2025.01.05 링크 추가'

아리스가와 아리스
1. Y의 비극 : 엘러리 퀸
2. 브라운 신부의 동심 : G.K 체스터튼
3. 구부러진 경첩 : 딕슨 카
4. 그린 살인사건 : 반 다인
5. 독초콜릿 사건 : 안소니 버클리 콕스

기타무라 카오루
1. 일본탐정소설전집2 에도가와란포
2. 아 아이이치로의 낭패 : 아와사카 츠마오
3. 브라운 신부의 동심 : G.K 체스터튼
4. 불청객들의 뷔페 : 크리스티나 브랜드
5. 새하얀 거짓말 : 프레드릭 브라운

교코쿠 나츠히코
1. 흡혈귀 드랴큐라 : 브램 스토커
2. 기암성 : 모리스 르블랑
3. 현자의 돌 : 콜린 윌슨
4. 일본탐정소설전집10 사카구치안고
5. 키드 피스톨즈의 모험 : 야마구치 마사야

고이케 마리코
1. 신데렐라의 함정 : 세바스티앙 자프리조
2. 이천만달러와 물고기 한마리 : 카트리느 아를레
3. 실루엣 - 아이리쉬 단편집 4 : 윌리엄 아이리쉬
4. 악녀 이브 : 바틀리 체이스
5. 두명의 아내를 가진 남자 : 패트릭 퀜틴
 
미야베 미유키
1. 어둠의 스캐너 : 필립 K 딕
2. 브라운 신부의 동심 : G.K 체스터튼
3. 미스 마플과 13개의 수수께끼 : 애거서 크리스티
4. 매드 사이언티스트 : 스튜어트 D 시프 편저
5. 7명의 아줌마 : 패트리시아 맥거

에도가와 란포
1. 빨간머리 레드메인즈 : 이든 필포츠
2. 노란방의 비밀 : 가스통 르루
3. 승정(비숍)살인사건 : 반 다인
4. Y의 비극 : 엘러리 퀸
5. 트렌트 최후의 사건 : E.C 벤틀리
6.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 애거서 크리스티
7. 모자수집광 사건 : 딕슨 카
8. 붉은 집의 수수께끼 : A.A 밀른
9. 통 : F.W 크로포츠
10. 나인 테일러스 : 도로시 L 세이어스

란포 혼자 10편의 작품을 선정하는 것도 눈에 띄는데 역시 거장은 거장인가 봅니다. 여튼 간략하게 평하자면, 유명작가들은 대부분 고전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몇몇 작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고전이 국내에 번역되었다는 것도 반가운 일이고요. 저도 이 리스트를 보다가 다시 읽고 싶어진 책이 몇권 생겼는데, 이번 연휴때 들춰봐야겠습니다.

2011/08/24

수상한 라트비아인 - 조르주 심농 / 성귀수 : 별점 3점

수상한 라트비아인 - 6점
조르주 심농 지음, 성귀수 옮김/열린책들

메그레 경감은 국제적인 범죄자 라트비아인 피에트르를 뒤쫓다가 기차 안에서 그의 시체를 발견했다. . 메그레는 곧바로 사건 직전 목격했던, 피에트르와 똑같이 생긴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조르주 심농의 메그레 경감 시리즈 제1작. 용감한 출판사 열린책들의 무모해 보이기도 한 ‘전집’ 기획을 통해 드디어 국내 첫 완역 출판되었습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이전 "조르주 심농 버즈북"에서 언급되었던 것처럼, 많은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쉽고 편하게 작품을 써 내려가는 심농의 솜씨가 잘 드러난다는 점입니다. 우직하면서도 깊이와 존재감을 동시에 느끼게 만드는 메그레 경감의 캐릭터는 물론이고, 복잡하고 다층적인 인물들의 심리 묘사, 을씨년스러운 배경 묘사까지 모든 점에서 프랑스적이면서도, 이를 단 몇몇 단어만으로 효과적으로 표현해낸다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이야기도 명쾌한 편이라 사건의 발단부터 결말까지 깔끔하게 마무리됩니다. 대단한 트릭이나 정교한 추리가 등장하지는 않지만, 잠복과 추적을 중심으로 한 우직한 수사 과정과 메그레 경감의 인간적인 매력이 어우러져 읽는 재미는 충분히 선사합니다. 

사건의 진상이 결국 피에트르 (한스)의 자백에 의존한다는건 추리소설로서 적절한 전개는 아니었지만, 이를 단점으로 보기도 어렵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작품처럼, 추리소설과 정통 문학의 경계선상에 있는 이야기로 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전개 방식이 많이 프랑스식이며, 다소 올드한 느낌을 준다는 것은 단점입니다. 프랑스식이라는 점은 "서양 골동 양과자점"에서 오노가 이야기했던 프랑스 영화 분위기 비스무레한 것으로,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중심이 되고 심리묘사 위주라 전개에 혼란스러운 부분이 일부 존재한다는 겁니다. 이는 세바스티앙 자프리조, 노엘 칼레프, 토마 나르스작 등의 프랑스 작가 소설에서 많이 보이는 특징이지요. 예전에는 번역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는 걸 보면 프랑스적인 전통이라고밖에는 설명할 수 없겠네요.

올드하다는건 작품 발표 시기를 생각하면 당연하지만, 사건들이 전반적으로 극적인 장치 없이 심리적 요소에 기대고 있으며, 드라마적인 요소가 지금 기준으로는 얄팍하게 느껴지기에 현대 독자들은 낡은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두 명의 피에트르’라는 설정의 진상이 너무 뻔하게 마무리된 것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시간이 흘렀기 때문이지, 작품 자체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현대의 빠르고 자극적인 탄산음료 같은 추리소설과는 달리, 느림의 미학을 전하는 와인 같은 작품이라고 할까요. 차분하게, 여유롭게 읽을 때 더 빛을 발하는 작품임은 분명합니다. 또한, 고전 황금기 시대의 유명한 캐릭터인 메그레 경감 시리즈의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다만 ‘추리소설’적인 재미를 기대하는 분들께는 적극 추천하기 어려운 작품이라는 점은 유념해 주세요.

2019/04/06

블러디 머더 - 줄리안 시먼스 / 김명남 : 별점 2.5점

블러디 머더 - 6점
줄리안 시먼스 지음, 김명남 옮김/을유문화사

추리 작가인 줄리언 시먼스가 쓴 추리, 범죄 장르 문학 역사서입니다. 이쪽 바닥(?)에서는 확고한 명성을 다지고 있는 책이지요. 1794년 출간된 윌리엄 고드윈의 "칼렙 윌리엄스" 부터 시작해서 비도크, 에드거 앨런 포와 찰스 디킨스, 월키 콜린스, 에밀 가보리오로 이어진 범죄 문학이 셜록 홈즈로 대표되는 단편 추리물로 만개하고, 애거서 크리스티, 도로시 세이어스, 앤서니 버클리 콕스, 반 다인 등 거장들에 의해 추리 문학 "황금기"인 1920~30년대에 이른 후 정통파에서 하드보일드 등으로 변주되어 현대에 이르기까지, 범죄 문학 역사의 주요 변곡점과 주요 작품들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영국, 프랑스 및 기타 국가의 추리, 범죄 소설도 비중있게 언급됩니다. 뒤렌마트의 범죄 소설들이라던가 부알로 - 나르스자크, 세바스티앙 자프리조의 작품들이 그러하죠. 스웨덴의 페르 - 마이셰발 작품도 마찬가지고요. 특히나 페르 - 마이셰발 작품이 좌파적 견해를 드러낸다는 시각이 독특한데, 기억을 더듬어보니 확실히 그런 느낌이 떠오르기는 하네요. 저는 이런게 유럽 스타일이구나 싶었는데 말이지요. 

마지막으로 스파이 소설은 아예 한 단락을 할애합니다. 대부분 아는 작가와 작품들인데 이 중에서도 문학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최초의 스파이 소설인 어스킨 칠더스의 "사막의 수수께끼"야 말로 모든 스파이 소설과 모험 소설 중 최고작의 반열에 오를만 하다는데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번역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이북이 저렴하게 나와 있으니까요.

하지만 대략적인 추리, 범죄 문학의 역사는 익히 잘 알고 있던 내용이라 딱히 새롭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눈길이 간 건 저자의 시각으로 바라본 여러 작가와 작품들에 대한 평가입니다. 저자 본인이 추리 소설 작가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트릭에 대해서는 평가가 박하고 문학적인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추리 소설은 정통파, 고전 퍼즐 미스터리를 선호합니다만, 작가의 주장처럼 수수께끼 풀이는 그냥 핏기없고 인물없는 게임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는 어느정도 수긍이 가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수수께끼 없이 범죄와 인물에만 기댄 작품도 반쪽짜리일텐데, 그런 부분에 관대한건 좀 이해가 되지는 않았어요. 예를 들어 해밋의 "유리 열쇠"를 당대 최고작이라 극찬하는데, 그 이유는 캐릭터 묘사로 대표되는 문학적 성취 때문입니다. 트릭은 부차적이고요. 하지만 단지 캐릭터와 인간관계만으로 최고 성과라니 평이 과하다 싶습니다.
스펜서 시리즈로 유명한 로버트 B 파커를 챈들러의 후계자로 언급된다고 소개한 단락도 뭔가 싶었네요. 전형적인 펄프 픽션 작가로 좋은 평을 줄 만한 부분이 전혀 없는데 말이지요.

반대로 윌리엄 아이리쉬를 플롯이 한심하다는 이유로 평가절하는 이유도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물론 모든 작품들이 좋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이렇게 박한 평가를 받을 작가는 아닙니다. 평가 절하된 작가는 또 있습니다. 조세핀 테이가 대표적이에요. 지루하다는 이유인데 역시 수긍하기 힘듭니다. 그 외에도 존 르 카레, 제임스 엘로이 등도 평이 좋지 않더군요. 

작가 특성상 단편에 좋은 평을 주지는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러리 퀸의 초기 단편집에 좋은 평가를 한 건 눈에 뜨입니다. 암, 좋은 작품이죠. 그런데 개인적으로 비슷한 수준으로 여기는 푸아로미스 마플 단편에 대해서는 좋은 평을 주지 않는건 의외였습니다. 장편보다 훨씬 수준이 떨어진다는게 그 이유인데 말도 안됩니다!

이렇게 평가는 좀 갈리지만, 잘 몰랐던 작품들에 대해 스포일러 없이 꼭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소개는 일품입니다. 몇 몇 작가와 작품들을 소개해봅니다.
우선 1920년대 작가인 필립 맥도널드가 있습니다. "줄"에서 엔서니 게스린 대령을 소개했다는데 최고작은 "리녹스"와 <> 두편이라는군요. 존 딕슨 카는 저 역시 좋아하는 작가인데 줄리언 시몬스는 최고 작품으로 "할로 맨"을 꼽습니다. 기디온 펠 박사 시리즈로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작품으로, 1980년대 전문가 집단의 최고의 밀실 소설 투표에서 카의 다른 작품들 - "구부러진 경첩", "유다의 창", "열개의 찻잔" - 보다 두배 가까운 표를 얻었다고 하며 "환각과 위장에서 문제를 끌어낸" 소설이라니 궁금해서 미치겠네요. 마찬가지로 황금기 작품인 C.데일리 킹이 쓴 세 편의 "오벨리스트" 시리즈도 흥미롭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다른 학파의 심리학자들이 함께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완벽하게 공정한 정통파 추리소설이라니까요.
황금기 이후 작품 중에서는 페트릭 퀜틴의 "두 아내를 가진 남자"와 "로널드 셸던의 아내", 에드먼드 크리스핀의 "움직이는 장난감 가게"와 "피 흘리는 사랑"에 대한 평이 괜찮고요. 시릴 헤어의 "법정의 비극"은 코미디적 감각과 인물에 대한 진실된 감정으로 순회 재판 판사의 삶이 잘 묘사된 그의 최고작이라고 합니다.
그 외에도 소개된 에드거 러스트가튼의 "대답해야 할 사건", 케네스 피어링의 "커다란 시계", 헬렌 유스티스의 "수평의 남자", 존 프랭클린 바딘의 "악마의 푸른 꼬리 파리" 모두 한 번 읽고 싶어 집니다. 국내 소개된건 아쉽게도 "커다란 시계"밖에 없지만요. 

이후 현대로 넘어오면서는 제 취향과는 거리가 있지만 그래도 퍼트리샤 하이스미스를 범죄 소설가 중 가장 중요하다며 소개하는 단락은 동의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 아주 좋아하는 작가라 무척 반갑기도 했고요. 이어서 소개되는 마고 베넷의 작품들도 굉장히 흥미로운데, "비행하는 남자들"은 국내에 소개되면 참 좋겠습니다. 로스 맥도널드에 대한 호평도 좋았고요. 마거릿 밀러의 작품은 개인적으로는 그냥 그랬지만, 여기서 최고로 치는 "천사처럼"은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으니 이 작품까지는 읽어봐야겠습니다.

하지만 작품 소개만 흥미롭다면 인터넷 서점 리뷰보다 나을게 없죠. 아니, 국내 소개된 작품이 드물다는 점에서는 인터넷 서점보다도 못합니다. 전문가적인 시각이 반영되었다고는 하나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된 느낌이 강해서 마음에 들지 않고요. 명성에 비하면 조금은 실망스러운 책이었습니다.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2005/08/12

동서(東西)미스터리 베스트 100

일본 추리작가협회가 1,315인의 앙케이트로 뽑은 동서 미스터리 베스트 100입니다. 요새 통 책 읽을 시간이 없어 이런 글로 땜빵하게 되네요.
일본편과 해외편, 즉 동-서 리스트가 따로 있는데 해외편만 옮겨 보았습니다. 국내 출간된 작품은 파란색으로 표시했는데, 대충 봐도 2/3은 번역되어 나온 듯 하군요. 최근에 동서 추리 문고가 복간된 탓에 고전이 많이 소개된 탓이 크지만 어쨌건 반가운 일입니다. 절판된 책도 포함시켰기 때문에 지금은 구할 수 없는 책도 있기는 하지만요.

하여튼 이 리스트에 실린 작품들은 제가 읽어본 바로는 대체로 수긍할 만한 걸작들이 대부분이라 읽지 못한 작품이 있다면 차분히 손 대 보아도 후회하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너무 고전이라 지금 읽기에 낡고 지루한 작품도 있지만 다 나름의 맛이 있는 것이니까요. 국내 출간작은 볼드체, 읽은건 적색 볼드체입니다. 제 블로그에 리뷰가 있는 작품들은 링크를 걸어 두었고요. 내용이 궁금하시면 링크를 통해 참고하셔도 좋겠습니다.
원문에 가시면 일본 편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출처는 역시 "Mystery Best"입니다. 원문은 여기서 확인하세요.

그나저나... 1위가 "Y의 비극" 이네요. 2위는 "환상의 여인" 이고.... 약간 의외이긴 합니다. 하지만 제일 의외는 역시 5위의 "독수리는 날개치며 내리다". 제가 보기에는 "추리" 소설은 아니라는 생각인데 말이죠. 일본인들의 독일군 선호 취향이 반영된건가.

[해외편]

1. Y의 비극 - 엘러리 퀸
2. 환상의 여인 - 윌리엄 아이리쉬
3. 기나긴 이별 - 레이몬드 챈들러
4.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아가사 크리스티
5. 독수리는 날개치며 내리다 - 잭 히긴스

6. 심야플러스1 - 개빈 라이얼
7. 통 - 크로프트
8.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 애거서 크리스티
9. 승정(비숍)살인사건 - 반 다인
10. 셜록 홈즈의 모험 - 코난 도일

11. 여왕폐하 율리시즈 호 - 알리스테어 맥클린
12. 쟈칼의 날 - 프레드릭 포사이스

13. 안녕 내사랑 - 레이몬드 챈들러
14. 화형법정 - 딕슨 카

15. 섀도우 81 - 루시안 네하임
16. 노란방의 비밀 - 가스통 르루
17. 죽음의 키스 - 아이라 레빈

18. 빨간머리 레드메인즈 - 이든 필포츠
19. 흥분 - 딕 프란시스

19. 말타의 매 - 더쉴 해미트
21. 높은 바위 - 데스몬드 배글리
22. 그린 살인사건 - 반 다인
23. 지푸라기 여자 - 카트리느 아를레
24. 소름 - 로스 맥도널드
25. 브라운신부의 동심 - 체스터튼
26. 세 개의 관 - 딕슨 카

27. X의 비극 - 엘러리 퀸
28. 첫가을 - 로버트 B 파커 ("약속의 땅"이라는 작품이 출간되어 있는데 이 작품이 어떤 작품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29. 피의 수확 - 더쉴 해미트
30. 웃는 경관 - 바르 & 슈발

31. 이집트 십자가의 비밀 - 엘러리 퀸
32. 암살자 - 로버트 러들럼 (많은 작품이 소개된 작가인데 역시 이 작품이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33. 추운나라에서 온 스파이 - 죤 르 카레
34.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 - 아가사 크리스티

35. 유다의 창 - 카터 딕슨
36. 모르그가의 살인 - 에드거 알란 포우
37. 당신을 닮은 사람 - 로얄드 달
38. はなれわざ Tour de Force - 크리스티나 브랜드
39. 사라진 소녀 - 콜린 덱스터
40. 황금벌레 - 에드거 알란 포우
41. 813 - 모리스 르블랑

41. 사라진 남자 - B.프리맨틀
43. 빅 슬립 - 레이몬드 챈들러
44. 진리는 시간의 딸 - 죠세핀 테이

45. 바스커빌가의 개 - 코난 도일
46. 독 쵸콜릿 사건 - 안토니 버클리

46. 상복의 랑데뷰 - 코넬 울리치
48. 오른손 - 딕 프란시스
49. 스위트 홈 살인사건 - 크레이그 라이스
49. 도버 4 / 절단 - 죠이스 포터
51. 월장석 - 윌키 콜린스
52. 백만달러를 돌려줘! (한푼도 더도말고 덜도말고) - 제프리 아처
53. 재앙의 거리 - 엘러리 퀸

54. 위철리 가의 여인 - 로스 맥도널드
54. 그리스 관의 비밀 - 엘러리 퀸

56. 우편배달부는 벨을 두번 울린다 - 제임스 M 케인

56. 탈출항로 - 잭 히긴스 (어떤 작품인지 역시 잘 몰라서....)
58. 야수는 죽어야 한다 - 니콜라스 블레이크
59. 더욱더 위험한 게임 (가장 위대한 게임) - 개빈 라이얼
60. 죽어가는 자를 위한 기도 - 잭 히긴스
61. 흑거미클럽 - 아이작 아시모프
61. 시행착오 - 안토니 버클리 콕스

63. 휴먼 파이터 - 그레이엄 그린
64. 호그 연속살인 - 윌리엄 디 안드레아
64. 경관혐오 - 에드 멕베인

64. 도둑맞은 편지 - 에드거 알란 포우
67. 신데렐라의 함정 - 세바스티앙 자프리조

68. 레베카 - 다프네 뒤 모리에
68. 황제의 코담배 케이스 - 딕슨 카
70. 악마의 선택 - 프레드릭 포사이스
71. 타이타닉호를 인양하라 - 클라이브 커슬러
71. 디미트리오스의 관 - 에릭 앰블러

73. 大穴 Odds Against  - 딕 프란시스
74. 마천루의 몸값 - 리쳐드 제섭
74. 어둠 속의 목소리 - 이든 필포츠
74. 트렌트 최후의 사건 - E.C 벤틀리
77. 복수법정 - 헨리 덴커

78. 이별을 알리러 온 남자 - 브라이언 프리맨틀
79. 보이지 않는 그린 - 죤 슬라텍
80. 나바론의 요새 - 알리스테어 맥클린
81. A-10 탈환팀 출동하라 - S.L 톰슨
82. 주정뱅이 탐정가를 가다 - 커트 캐년
83. 사나이의 목 - 죠르쥬 시므농
84. 어센덴 - 서머셋 모옴

85. 바늘구멍 - 켄 폴레트
86. 9마일은 너무 멀다 - 해리 케멜먼

86. 빨강집의 수수께끼 - A.A 밀른

88. 유리열쇠 - 더쉴 해미트
89. 리리안과 악당들 - 토니 켄릭
90. 네덜란드 구두의 비밀 - 엘러리 퀸
90. 제제벨의 죽음 - 크리스티나 브랜드
92. 이와 손톱 - 빌 S 벨린져
93. 불타는 사나이 (크리시 1) - A.J 퀸넬
94. 피의 줄 - A.J 퀸넬 (크리시 시리즈가 아닐까요?)
94. 도중의 집 - 엘러리 퀸
94. 즐거운 장례식 - 에드먼드 크리스핀
97. 크로이든발 12시 30분 - F.W 크로포츠
97. 오뎃사 파일 - 프레드릭 포사이스
99. 제 1의 대죄 - 로렌스 샌더스

99. 酔いどれの誇り - 제임스 크램리

** 2006. 11.29 추가 : 읽은 것은 볼드체
** 2008. 04.21 추가 : 한 4편 정도 더 읽었네요.
** 2011.11.20 추가 : 이제 국내에 출간된 건 거의 다 읽은 것 같습니다.
** 2020.02.01 추가
** 2026.04.11 추가

2018/06/02

주간문춘선정 동서미스터리 100 개정판

하우미스터리에 올라온 주간문춘선정 동서미스터리 100! 저도 예전에 소개했던 1986년 리스트의 신규 개정판입니다.

온라인 사이트에는 50개씩만 실려있는 듯 한데 리뷰를 남긴 작품 (링크), 리뷰는 없지만 읽은 작품 (붉은색)을 체크해 보았습니다. 일본 작품들 중에서는 국내 출간된 39편 중 도저히 읽을 엄두가 나지 않은 "도구라 마구라". "흑사관 살인사건"과 얼마전 출간된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 그리고 "모방범"과 "죽음의 샘"의 5편을 읽지 않았네요. 해외 작품은 국내 출간 44편 중 "밀레니엄 1", "본 컬렉터", "흥분"의 3편을 빼고는 다 읽어 보았고요. 와 대단하다! 8편만 더 읽으면 일단은 완전정복이니만큼 당분간은 이 리스트부터 정복해봐야 겠습니다. 딕 프랜시스의 "흥분"은 왜 읽지 않았는지 모르겠네요.

  • 2013.02.18 수정 "죽음의 샘" 완독
  • 2013.02.24 수정 "흥분" 완독
  • 2013.03.02 수정 "본컬렉터" 완독
  • 2013.03.08 수정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 완독
  • 2017.10.16 수정 "하늘을 나는 말" 완독
  • 2018.3.30 수정 "레이디 조커" 1권 완독
  • 2021.1.3 수정 "비숍 살인사건" 완독
  • 2021.5.7 수정 "통" 재독
  • 2023.2.12 수정 "황제의 코담뱃갑" 재독
  • 2024.11.15 수정 "11장의 트럼프" 완독
  • 2025.04.19 수정 "요이 금병매(금병매 살인사건) 완독
  • 2026.02.26 수정 "십각관의 살인" 추가

아울러 이런 류의 리스트에 대한 신뢰도가 대폭 하락하긴 했지만 이 리스트는 고전 걸작이 많기에 꽤 괜찮다 생각됩니다. 전부 재미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워도 대부분은 자신있게 권해드릴만 하니 아직 읽지 않으신 작품이 있다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일본" 

1위 옥문도, 요코미조 세이시 

2위 허무에의 공물, 나카이 히데오 

3위 점성술 살인 사건, 시마다 소지 

4위 도구라 마구라, 유메노 규사쿠 

5위 화차, 미야베 미유키 

6위 점과 선, 마쓰모토 세이초 

7위 대 유괴, 덴도 신 

8위 십각관의 살인, 아야쓰지 유키토 

9위 망량의 상자, 교고쿠 나쓰히코 

10위 혼진 살인 사건, 요코미조 세이시 

11위 검은 트렁크, 아유카와 데쓰야 (국내 미출간) 

12위 회귀천 정사, 렌조 미키히코 

13위 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 게이고 

14위 흑사관 살인 사건, 오구리 무시타로 

15위 살아 있는 시체의 죽음, 야마구치 마사야 

16위 아 아이이치로의 낭패, 아와사카 쓰마오 

17위 하늘을 나는 말, 기타무라 카오루 

18위 백야행, 히가시노 게이고 

19위 불연속 살인 사건, 사카구치 안고 

20위 시계관의 살인, 아야쓰지 유키토 

21위 기울어진 저택의 범죄, 시마다 소지 

22위 쌍두의 악마, 아리스가와 아리스 

23위 우부메의 여름, 교고쿠 나쓰히코 

24위 이전 동화, 에도가와 란포 

25위 모래 그릇, 마쓰모토 세이초 

26위 내가 죽인 소녀, 하라 료 

27위 외딴 섬 악마, 에도가와 란포 

28위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 다카기 아키미쓰 

29위 레이디 조커, 다카무라 카오루 

30위 요이 금병매, 야마다 후타로

31위 기아 해협, 미나가미 쓰토무 (국내 미출간) 

32위 문신 살인 사건, 다카기 아키미쓰 

33위 리라장 사건, 아유카와 데쓰야 

34위 혼란 계략, 아와사카 쓰마오 (국내 미출간) 

35위 음수, 에도가와 란포 

36위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37위 제로의 초점, 마쓰모토 세이초

38위 11장의 트럼프, 아와사카 쓰마오 (국내 미출간) 

39위 이누가미 일족, 요코미조 세이시 

40위 상자 속의 실락, 다케모토 겐지 (국내 미출간) 

41위 모방범, 미야베 미유키 

42위 한시치 체포록, 오카모토 기도 

43위 아웃, 기리노 나쓰오 

44위 죽음의 샘, 미나가와 히로코

45위 독 원숭이, 오사와 아리마사

46위 산 고양이의 여름, 후나도 요이치 (국내 미출간) 

47위 테러리스트의 파라솔, 후지와라 이오리 

48위 태양 흑점, 야마다 후타로 (국내 미출간) 

49위 무당거미의 이치, 교고쿠 나쓰히코 

50위 불야성, 하세 세이슈

"해외" 

1위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2위 Y의 비극, 엘러리 퀸 

3위 셜록 홈스의 모험, 아서 코난 도일 

4위 환상의 여인, 윌리엄 아이리시 

5위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6위 기나긴 이별, 레이먼드 챈들러 

7위 장미의 이름, 움베르토 에코 

8위 브라운 신부의 동심, G. K. 체스터튼 

9위 양들의 침묵, 토머스 해리스 

10위 화형 법정, 존 딕슨 카

11위 오리엔트 특급 살인 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12위 밀레니엄 1, 스티그 라르손 

13위 죽음의 키스, 아이라 레빈 

14위 X의 비극, 엘러리 퀸 

15위 소름, 로스 맥도널드 

16위 세 개의 관, 존 딕슨 카 

17위 재칼의 날, 프레드릭 포사이드 

18위 주교 살인 사건, S. S. 반 다인 

18위 독수리 내리다, 잭 히긴스 

20위 독 초콜릿 살인 사건, 앤서니 버클리 콕스 

21위 800만 가지의 죽는 방법, 로렌스 블록 

22위. 본 컬렉터, 제프리 디버 

23위 그리스 관 미스터리, 엘러리 퀸 

24위 제제벨의 죽음, 크리스티아나 M. 브랜드 

25위 심야 플러스 원, 개빈 라이얼 

26위 별의 계승자, 제임스 P. 호건 

27위 화이트 재즈, 제임스 엘로이 (국내 미출간) 

28위 노란 방의 비밀, 가스통 루르 

29위 무죄 추정, 스콧 터로 

30위 웃는 경관, 셰발과 발뢰 

31위 시행 착오, 앤서니 버클리 콕스 

32위 쉐도우 81, 루시엔 네이험 (국내 미출간) 

33위 통, F. W. 크로포츠 

34위 모르그가의 살인, 에드거 앨런 포 

35위 흥분, 딕 프랜시스 

36위 몰타의 매, 대실 해밋 

37위 황제의 코담배 케이스, 존 딕슨 카 

39위 붉은 수확, 대실 해밋 

39위 시간의 딸, 조세핀 테이 

40위 경찰 서장, 스튜어트 우즈 (국내 미출간) 

41위 신데렐라의 함정, 세바스티앙 자프리조 

42위 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 엘러리 퀸 

43위 크리스마스의 프로스트 경부, R. D. 윙필드 (국내 미출간) 

44위 유다의 창, 존 딕슨 카

45위 나인 테일러스, 도로시. L. 세이어스 

46위 채찍을 쥔 오른손, 딕 프랜시스 

47위. 버스커빌 가의 개, 아서 코난 도일

48위 붉은 머리 가문의 비극, 이든 필포츠 

49위 점핑 제니, 앤서니 버클리 (국내 미출간) 

50위 보이지 않는 그린, 존 토머스 슬라덱 (국내 미출간)

2018/02/24

검찰측 증인 - 애거서 크리스티 / 강영길 : 별점 2.5점

이 바닥에서 전설급 명성을 자랑하는 표제작을 포함하여 모두 여덟 편의 작품이 수록된 단편집입니다. "애거사 크리스티 완전 공략"(이하 "공략")에서의 별점은 무려 5점입니다! 이 정도면 달려가서 구입해야 하는 걸작이지요. 이미 소장하고 있고, 읽어보기도 했지만 너무 오래전에 읽은 탓에 기억이 가물가물하고 리뷰도 올리지 않았기에 겸사겸사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참고로, 제가 소장한 책은 '동서 추리 문고' 출간본으로 "공략" 에 소개된 수록작은 일치하는데, 뒷부분에 "카리브 해의 수수께끼"가 추가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한 권 값으로 두 권을 읽는 셈이니 이득이죠? "카리브 해의 수수께끼" 은 별도로 리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단편집의 특징이라면 '정통 추리물' 이 아닌 심령 소재 오컬트 호러물이 많다는 겁니다. 대부분의 심령 현상을 '영혼' 과 결부시켜 설명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주요 인물로 '정신 의학자' 가 등장한다는 점도 독특했고요. 그런데 정신 의학자가 영혼에 대해 이야기하는건 영 와 닿지 않더군요. 종교인이 등장하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요?
하여튼, 호러물인데 "공략"에서 언급되는 '지극히 연극적인 전개' 가 가득하다는 여사님 작풍도 한껏 느껴집니다. 표제작부터 그러해요. 레너드 볼이 결정적으로 무죄를 선고받게 되는 이유는 아내 로메인이 벌인 연극이 결정적 역할을 하니까요. 그 외에도 "라디오" 에서는 핵심 트릭이, "푸른 항아리의 비밀" 에서는 이야기 전체에 연극이 활용되며 "붉은 신호등" 이나 "네 번째 남자", "마지막 강령술""SOS"는 설정과 내용이 한 편의 연극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읽기에는 별로 무섭지 않으며, 낡았다 여겨지기까지 한다는 호러물로서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시대를 앞서간 부분은 분명 있지만 시대를 초월하지는 못한거죠. 솔직히 읽고나서 "공략" 에 대한 신뢰도가 대폭 감소했습니다.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작품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은데,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한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검찰측 증인" 

부유한 노부인을 살해한 혐의로 레너드 볼은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시각에 아내와 함께 있었다는 유일한 알리바이는 아내 로메인에 의해 부정되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변호사 메이헌은 로메인의 증언을 뒤집을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는데...

유명한 작품이기는 한데 "공략" 에서 몇몇 작품에 대해 언급한 바와 같이, 지금 읽기에는 너무 낡았습니다. 레너드 볼을 무죄로 만들기 위한 로메인의 노력이 너무 어설픈 탓입니다. 당시 시대에서는 위증죄는 큰 죄가 아니었을까요? 게다가 로메인의 위증은 엄밀하게 말하면 살인 미수에 가까운 중죄로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을텐데, 왜 이런 부분을 간과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중요한 재판에 편지만 증거로 제시될 뿐, 정작 법정에 로메인을 옭아매었다는 노파를 증인으로 부르지 않은 이유도 설명되지 않고요.

그래도 '일사부재리' 원칙과 배심원 제도의 맹점 등 현대 재판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주제 의식과 아이디어 만큼은 현 시점에도 건재합니다. 무엇보다도 레너드 볼이 진범이라는 마지막 로메인의 외침 하나만으로도 읽어볼 만 해요. 별점은 2.5점입니다.

"붉은 신호등" 

절친 잭 트렌트의 부인 클레어를 연모하는 더못 웨스트는 저명한 정신과 전문의인 백부 앨링턴 경에게 그 사실을 들킨 후 언쟁을 벌였다. 그러나 직후 앨링턴 경이 살해되자 웨스트는 범인으로 체포될 위기에 빠지는데...

주인공이 누명을 쓰고 위기에 빠진다는 서스펜스 단편입니다. 약간 윌리엄 아이리쉬 느낌도 나는데 서스펜스에 집중하기 보다는 웨스트의 짝사랑, 그리고 제목의 '붉은 신호등' 이라는 웨스트가 지닌 일종의 예지 능력이 더 중요하게 묘사되는게 차이점입니다. 이 능력을 활용하여 최대의 위기를 벗어나는 (경찰이 덥쳤을 때 하인인 척 연기) 장면이 클라이막스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궁지에 몰리는 과정에서의 서스펜스를 잘 살리지는 못했으며, 클레어가 아니라 잭 트렌트가 광기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작위적입니다. 이 부분에서 앨링턴 경이 웨스트를 압박하는 이유도 잘 설명되지 않는 것도 문제에요. 뒤에 영국의 이혼법 등 몇가지 이유가 등장하는데 이국의 독자가 지금 읽기에는 설명이 많이 부족하거든요. 웨스트의 예지 능력 역시 설명이 부족한건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입니다. 이 설정으로 윌리엄 아이리쉬가 썼다면 훨씬 좋았을 것 같습니다.

"네번째 남자" 

유명한 변호사, 의사, 종교인이 우연히 밤 기차에 동승했다. 그들 중 의사 캠벨 클라크 박사가 한 집에 사는 여러 사람들처럼 몸 하나에도 여러 개의 영혼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과거 '펠리시 볼' 이라 불렸던 처녀의 다중인격 사례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네번째 승객 라울 르타르도는 자신이 알았던 펠리스 볼과 아네트 라블이라는 소녀에 대해 말해주는데...

다중인격을 소재로 한 일종의 심령 호러물. 다른 수록작들은 모두 잊어버린지 오래지만 아직까지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던 작품입니다. 다중인격에 대한 진상도 흥미로울 뿐더러, 펠리시가 자신의 몸에 침입한 타인을 격퇴한 결말이 충격적이기 때문입니다.

딱 한가지, 이러한 펠리시의 격퇴를 좀 더 극적으로 드러내지 못한 점은 좀 아쉽습니다. 이미 그녀가 상상을 초월한 방법으로 자살했다는게 밝혀진 후 과거 이야기가 등장하기 때문이에요. 라울의 회상이 끝난 다음에 나오는게 훨씬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아울러 다중인격을 여러 '영혼' 이 한 몸에 깃든 탓이라는 설명은 구시대적인 발상이죠. 쓰여진 시기를 감안하면 단점이라고 하기는 좀 어렵지만요.

하지만 지금 읽어도 서늘한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멋진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이 단편집의 베스트에요. 별점은 4점입니다.

"SOS"

정신 의학의 권위자 모티머 클리블랜드는 우연한 사고로 외딴 집에 살고 있는 딘스머스 씨 가족의 신세를 지게 되었다. 딘스머스 가족에게는 무언가 알 수 없는 이상한 분위기가 감돌았는데, 이를 눈치챈 클리블랜드는 자신의 침실에서 SOS 신호를 발견했다. 

이상한 말을 지껄이는 딘스머스를 비롯한 가족들의 묘사, 주변 인가에서 수 km 이상 떨어진 외딴 집이라는 설정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지만 내용은 꽤 깔끔한 추리물입니다. 무엇이 이상하고,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추리하는 일종의 와이더닛 물이죠. 그런데 추리를 위한 단서들이 독자에게도 공정하게 제공되고 있으며 진상도 납득할 만한, 설득력있는 이야기로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여사님의 비소 사랑도 눈에 뜨이네요.

딱 한가지, 탐정역을 정신과 의사에게 시켜가며 딘스머스 가족의 별장에 초자연적인 무언가가 깃들어 있다고 분위기를 끌고가는 묘사가 잘 살아나지 못한건 조금 아쉽습니다. 이 부분만 공포스럽게 묘사했다면 정말 좋았을텐데 말이지요. 아무래도 여사님과 고딕 호러는 잘 맞지 않는 듯 합니다.

그래도 그 외에는 단점을 찾을 수 없는 깔끔하고 완성도 높은 수작입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그나저나... 죽을 뻔한 의붓딸 샬럿과 가족들과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가 더 궁금합니다. 유산 상속만 되면 영원히 연을 끊고 살겠지만 그 전에 진짜 지옥이 열리지 않을까 싶은데요. 비소가 아니라 도끼가 등장할지도?

"유언장의 행방 (라디오)" 

리지웨이 부인의 돈을 노리는 조카 찰스가 라디오로 쇼크사를 일으키는 계획을 실행하는 이야기로, 돌아가신 패트릭 고모부를 가장한게 찰스라는게 너무나 뻔해서 부인이 죽을 때 까지 긴장감은 전무합니다. 솔직히 이대로 끝나는 시시한 이야기겠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유언장이 사라졌다는 반전이 기가 막힙니다! 덕분에 흔해빠진 범죄물에서 약간 오 헨리 느낌의 블랙 코미디로 작품이 확 살아납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청자의 비밀"

회사원 잭 하팅턴 (24)의 인생 유일한 목적은 골프의 핸디를 줄이는 것이었다. 그래서 골프장 근처에 방을 얻어 살면서 매일 출근 전 1시간 연습하곤 했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 그는 매일 아침 7시 25분에 여자의 비명소리를 듣게 되는데...

등장인물들이 유령과 감응한다는 식으로 전개되는 작품입니다.
유명 정신과 전문의가 등장하는데, 정신과 의사 배빙턴이 영혼의 치료자로 자칭한다는 점에서 과학적이라기 보다는 뭔가 쎄~한 느낌이 들더군요. 심지어 영매의 존재를 믿기까지 하니까요. 이래서야 사기꾼이라는 생각이 안 들기 어렵지요. 그런데 결국 이 모든게 잘 짜여진 사기극이라는 진상으로 넘어가서 잘 맞아 떨어지게 됩니다. 이걸 의도한건 아니겠지만, 시간이 흐른 탓에 오히려 작품과 더 잘 어울리는 모양새가 된 셈이지요.

물론 단편인 탓에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몇 군데 있긴 합니다. 래빙턴 박사가 실제로 유명한 의사라며 등장하는 부분이 대표적입니다. 잭이 백부의 컬렉션을 잘 알고 있으리라는 보장도 없고 말이죠.

그래도 옥의 티 수준일 뿐, 유쾌하고 즐거운 작품이었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집시"

집시 여인을 만나 경고를 받은 후 사망한 친구 사건에 대해 파헤치고자 집시 여인을 찾아 나선다는 이야기로 일종의 예지 능력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는 "붉은 신호등"과 비슷합니다. 그러나 단순한 예감이 아니라 핏줄로 전해지는 신비한 능력이라고 포장하고 있다는게 차이점입니다. 합리성을 떠나 최소한 설명을 해 준다는 점에서 마음에 드네요.

하지만 완성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방향을 잘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탓이 큽니다. 집시 여인을 공포스럽게 조성하는 식으로 캐릭터 공포물처럼 시작하여 공포 분위기를 한껏 잡아나가지만, 불안에 떨던 주인공이 약혼녀 레이첼을 만나자마자 행복함에 휩싸인다는 결말이 뜬금없기 그지 없거든요. '두번 다시 보기 힘들겠다' 는 말 뜻이 주인공이 아니라 집시 여인의 죽음을 뜻했다는 일종의 반전은 신선했으나 효과적으로 활용되지 못했고요. 별점은 1.5점입니다.

"램프"

오래 전 굶어죽은 아이의 유령이 살고 있다고 알려진 집으로 이사 온 3대 가족의 손자 조프리가 병으로 죽고, 소년의 유령과 함께 떠난다는 이야기로 이 단편집에 많이 수록된 영혼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어디선가 영화에서 본 듯한 내용이에요. 아이의 눈에만 유령의 실체가 보인다는 설정도 그러하고요.
그런데 별로 무섭지도 않고, 결말도 시시합니다. 전개에 기복이 없고 묘하게 담백한 탓으로 하나 뿐인 손자가 죽었는데도 불쌍한 소년 유령과 함께 떠난 것에 만족하는 할아버지 윈버 씨 묘사가 대표적입니다. 그냥저냥 잔잔한 평균 이하 소품이랄까요. 별점은 1.5점입니다.

"아서 카마이클 경의 이상한 사건" 

저명한 심리학자이자 의학박사인 에드워드 카스테아스는 친구 세틀 박사의 부탁으로 아서 카마이클 경의 저택을 방문했다. 준남작 아서 카마이클이 갑자기 백치가 되어버린 증상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는 회색 고양이와 관련된 기묘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데...

진상은 카마이클 부인이 의붓 아들과 키우던 고양이와 몸을 맞바꾸었다는 겁니다. 자신의 아들에게 재산을 상속시키기 위해서요. 그녀는 동양의 피가 흐르는 마녀로 흑마술이나 최면술, 혹은 또 다른 기묘한 재주를 지녔다는 설정이고요. 

만화 등에서는 흔히 보아온 것이지만, 이를 상당히 이른 시기에 작품화하여 발표했다는 선구자적인 부분은 높이 평가할 만 합니다.

그러나 선구자적 부분 외에 점수를 줄 만한 부분은 없습니다. 이 단편집 수록작 대부분이 지닌 '설명이 부족하다' 는 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나 있는 탓이 가장 큽니다. 어떻게 정신을 바꾸었는지? 에 대한 설명도 없고, 청산가리로 살해된 고양이의 몸 속에 들어간 아서 카마이클의 정신이 어떻게 다시 본인의 몸으로 돌아오는지에 대한 설명 역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이야기는 에드워드 카스테아스 1인칭이며, 그가 실제 목격한 내용만 기록되어 있다는 설정으로 부족한 설명을 메꾸고 있지만, 독자는 카스테아스의 비망록이 아니라 소설을 읽고 있는 만큼 최소한의 설명은 해 주었어야 합니다. 이래서야 한 편의 이야기로 완성도를 논하기도 어렵습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날개의 부름" 

부호 사이러스 헤이머가 장애가 있는 거리의 악사의 연주를 듣고 높은 곳으로 향하는 꿈을 꾸지만, 속박으로 인해 다시 지상으로 떨어지는 것을 반복한다는 이야기.

장애인 악사가 신의 사자인 "목양신" 이라는 등 판타지 설정을 갖추고 있지만 정작 내용은 "부" 가 현실적인 속박으로, 모든걸 내려 놓아야 "승천" 할 수 있다는 약간은 동양적인 사고방식으로 흘러가는 독특한 작품입니다. 한마디로 크로스오버인데... 다른 작품들에서 느껴지는 공포나 서스펜스는 전혀 느낄 수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좋은 이야기이긴 한데 특별한 반전도 없고요.
무엇보다도 "공략" 에서 코즈믹 호러라고 설명하고 있어서 굉장히 호기심이 생겼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서 실망이 컸습니다. 덕분에 "공략" 에 대한 신뢰도가 대폭 감소해 버렸어요. 별점은 1.5점입니다.

"마지막 강령술" 

라울은 결혼을 앞둔 영매 시몬의 마지막 강령술 의식에 참석했다. 그것은 이미 죽은 딸 아메리를 구체화한 영혼을 불러내기 위해 거액을 지불한 마담 엑스를 위한 강령술이었다. 

영매가 불러낸 구체화한 영혼(엑토플라즘?)에 손대면 영매가 죽는다는 설정이 전부입니다. 구체화한 영혼이 진짜가 되었을 때 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어야 하는데, 이래서야 이야기가 너무 알맹이가 없지요. "공략"은 논리를 철저히 관철함으로써 발생한 현상이라 무서운 작품이라고 설명하는데 솔직히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논리' 자체가 딱히 설득력이 없을 뿐더러, 이 논리를 관철하는 이유는 작품 내내 강하게 설명되고 있어서 의외성있게 다가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논리적인 반전, 혹은 또 다른 무언가가 필요했습니다. "공략" 신뢰도 감소 2연타로 별점은 1.5점입니다.

"죽음의 사냥개"

1차 대전 중 벨기에의 한 수도원에서 벽에 검은 사냥개 모양의 화약 흔적만 남긴 채 독일군 부대가 날아가 버렸다. "나" 는 이 사건에 관련된 수녀 마리 앤젤리크를 찾아냈는데, 그녀는 한 과학자의 연구 대상이었다... 

고대 문명 및 그 문명의 사제들이 가지고 있는 초능력을 다룬 이색작입니다. 수녀가 제 2 그리스도, 수정궁의 지도자 운운하는 신성 모독을 서슴치 않는 등 뭔가 있음직한 분위기는 물씬 풍기지만... 다른 단편들과 마찬가지로 내용에서 제대로 설명되는게 거의 없어서 무척 답답했습니다. 수녀가 가진 능력은 무엇인지, 로즈 의사가 어디까지 알아내어 음모를 꾸몄는지 등 뭐 하나 드러나지 않거든요.
"공략"에서는 논리가 부족해서 불안하고 두려운 작품이라고 설명되는데, 논리가 부족한게 아니라 미완성으로 보일 뿐입니다. "공략" 신뢰도 하락 3 콤보 되겠습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