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시간 - 빌 밸린저 지음, 이기원 옮김/해문출판사 |
신발안에 천달러짜리 지폐를 지닌채 거의 목이 잘린채로 한 사나이가 발견되었다. 그는 오랜 치료끝에 겨우 회복했지만, 기억을 잃고 말았다. 경찰에서는 지문 조회를 통해 그가 "빅터 퍼시픽"이라는 사람임을 알려주었다.
빅터는 퇴원 후, 자신의 생명을 구한 응급처치를 해준 비앙카 힐이라는 여인에게 신세를 지며 자신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비앙카의 룸메이트 로즈메리가 자신의 과거에 대한 단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 냈지만, 로즈메리는 빅터에게 대여금고 열쇠만 전해 준 채 살해 당했다...
빌 벨린저는 "이와 손톱"이라는 작품으로 더욱 유명한 작가입니다. 허나 현재 시점에서 국내에서 구하기에는 이 "사라진 시간" 쪽이 더 용이하죠. 해문 Q 미스터리 시리즈로 읽었습니다. "이와 손톱"은 아직 구경도 아직 못 해 봤습니다...ㅠ.ㅠ
하여튼,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한 남자가 같은 장소, 같은 상황 아래에서 목이 잘린채 살해된다. 한번은 1년 전, 한번은 1년 후.." 라는 기발한 발상에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이 아이디어 하나만으로도 추리문학사에 이름을 남길만합니다. 1년의 시차를 두고 교차되면서 벌어지는, 교차 편집을 잘 이용한 효과와 그에 따르는 긴장감도 아주 탁월했고요. 긴박하고 놀라운 사실을 속속 알게 되는 후반부의 속도감은 특기할만 하며, 덕분에 읽는 재미도 충분합니다.
그러나 추리적으로는 크게 이렇다 할 만한 요소가 없다는 것은 단점입니다. 단서가 하나씩 주어지고, 하나의 단서를 클리어할 때마다 다음 단계의 단서를 찾게 되며, 막혔을 경우는 우연이나 주변 도움에 의해 단서를 얻는다는 전형적인 단계별 전개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는 탓입니다. 때문에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할 요소는 별로 없습니다.
제일 중요했던 마지막의 반전 역시도 지금 읽기에는 조금 낡고 뻔한 요소였습니다. 의외성은 많이 떨어지는 편이에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아쉽게도 세월이 흐른 탓에 많은 가치를 잃고 말았네요. 그래도 추리 매니아라면 한번 정도는 꼭 읽어볼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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