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인 발라동 부인은 홈즈에게 실종된 공기 펌프 전문가 남편을 찾아달라고 의뢰했다. 마이크로포드가 홈즈에게 이 사건 조사는 멈추라고 했지만, 이를 거부한 홈즈는 발라동 부인, 왓슨과 함께 스코틀랜드 인버네스로 향했다. 이 곳에서 홈즈는 네스호에 출몰하는 괴물과 사건의 연관성을 눈치했고, 결국 진상을 알아내게 되는데...
셜록 홈즈 영화. 꽤 유명한 작품이긴 했지만 이제서야 보게 되었습니다.
2시간이 넘는 상당히 긴 상영시간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앞부분 20여분은 캐릭터 소개, 유명 발레리나의 신랑감 찾기(?) 등의 쓸데 없는 이야기로 소비하고 있는 탓에, 실제로는 약 1시간 40여분 정도 분량입니다.
내용은 오리지널 스토리인데 상당히 괜찮습니다. 추리적으로 돋보인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나름대로 잘 짜여진 편이거든요. [실종된 공기 펌프 기사 --> 사라진 난장이 곡예사들 --> 카나리아 --> 호수의 괴물] 로 연결되는, 단서들이 하나씩 모아 추리해 내는 이야기가 홈즈 특유의 방식을 잘 표현하고 있기도 하고요. 홈즈가 단서를 찾기 위한 과정의 묘사도 설득력이 높습니다. 이 정도면 홈즈 팬으로 충분히 만족할 만 했습니다.
또 오리지널 스토리다운, 영화만의 독특하고 기발한 묘사와 설정도 재미 요소 중 하나입니다. 제목대로 "사생활"을 표현하기 위한 의도였는지는 몰라도, 홈즈가 한 여자에게 휘둘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건 독특했어요. 그 외에도 마이크로포드의 "디오게네스 클럽"을 영국의 정보기관처럼 묘사한 것, 왓슨이 좀 바보같은 유머 캐릭터로 희화된 것 등 소설과는 차별화된 볼거리가 많습니다. 완고한 할머니로 등장하는 빅토리아 여왕의 묘사, 당시의 디테일을 잘 살린 의상과 배경, 소품들 역시 눈길을 끕니다.
하지만 홈즈역의 배우가 영 마음에 들지 않네요. 홈즈 배우는 제 마음 속에서 제러미 브렛으로 이미 굳어져 있는 탓도 크겠지만, 홈즈에 걸맞지 않게 잔망스럽고 촐랑대는 느낌이 많이 들어서 영 별로더군요. 1970년대 영화답게 지루한 부분도 없지 않고요.
그래도 유머스러운 내용과 여러 기발한 아이디어 덕분에 홈즈의 팬이라면 즐길거리가 많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모든 홈즈 팬 분들께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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