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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18

대도오 (大刀傲) - 좌백 (드래곤북스 명작 컬렉션 1) : 별점 2.5점

대도오 - 6점
좌백 지음/시공사
흑기맹의 하급무사이자 풍자조의 조장 대도오. 그는 일신의 무예는 높지 않지만 순간적인 판단력과 기지, 살인에 대한 기술로 흑기맹과 감숙성의 패권을 놓고 대적하던 구륜교의 고수를 여럿 죽이며 남다른 카리스마로 조원들에게서 신망을 얻는다. 계속되는 전투의 와중에서 계속 공을 세워 나감으로써 흑기맹 흑기당의 하급 조직이었던 풍자조는 어느덧 불패의 "흑풍조"라고 불리우게 된다.

하지만 흑기맹의 배신자들에 의해 대도오는 중상을 입고 구륜교에 생포되어 폐인에 이를 정도의 고문을 받고 버려지게 된다. 그러나 구륜교의 흑옥에서 오히려 대도오는 기연을 얻으며 살아남은 흑풍조 조원들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한다. 한편 구륜교도 손을 잡은 녹림맹의 배신으로 교주가 척살당하고 3륜사자 하향월만 겨우 소교주 독고청청을 데리고 떠돌던 중 복수를 위해 결국 대도오에게 몸을 의탁하게 된다.

재정비를 위해 머무르던 신강에서 당금 제일의 고수 중 하나인 천외제일신마 혁련소천과 친분을 맺은 후 죽어간 사람들에 대한 복수를 위해 흑풍조를 다시 일으킨 후 감숙성으로 향한다.

좌백의 이른바 "신무협"의 대표작 중 한편입니다. 이게 "신무협"이라는 건가요? 여튼, 권가야의 "남자 이야기"라는 만화로 먼저 접했었는데 소설로 읽으니 꽤 새롭네요. 

일단 이 작품의 특징이자 뛰어난 점이라면 별로 말도 없고, 천하 제일 고수도 아닌데 이상하게 강한, 살인에 대해 독특한 철학을 지니고 있는 주인공 대도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말로 묵직한 카리스마가 인상적이에요. 보통 일반 무협지의 경우는 겁많은 하급 무사에서 한명의 사나이로 서서히 성장해 나가는 매봉옥같은 인물이 주인공인 경우가 많은데 정체와 과거를 알 수 없는 대도오라는 인물이 주인공이라는 것만으로도 새로움과 신선함이 충분히 전해집니다.

하지만 초반부의 좋았던 전개를 계속 이어가지 못하고 시시한 복수극으로 마무리 되는 전개는 아쉽네요. 운기려가 죽어가는 상황은 기발함과 반전으로 제법 재미를 가져다 주기는 하지만 이후부터는 대도오가 무엇 때문에 싸우는지가 불명확합니다. 더군다나 뻔하디 뻔한 지하 뇌옥에서 기연을 얻어 나름대로 고수가 되어가는 설정은 정말이지... 불필요했다고 생각되네요. 어차피 혁련소천이라는 당금 무림 제일고수라는 인물을 동료로 등장시킬 바에야 더욱 그러했겠죠. 
아울러 대도오, 그리고 노대와 매봉옥을 제외하고는 흑풍조의 조원들도 묘사가 투박하고 비중이 오락가락할 뿐더러 너무 묵직한 카리스마 과잉이라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에요. 그나마 남성 캐릭터들의 묘사는 과묵한 카리스마의 대도오나 운기주같은 특별한 광인같이 신선한 부분이 있었던 것에 비해 여성 캐릭터는 너무나 진부해서 안타깝기만 합니다. 여성 캐릭터 묘사는 김용이래 그닥 발전한 것이 없더군요.
그리고 결투, 대결, 비무 장면이야말로 무협지의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는데 클라이막스의 대결들이 많이 허무한 편입니다. 녹림맹과의 최종 결투나 마지막의 종남파 장문인 유종양과 대도오의 한판 승부 등은 시시해서 김이 다 빠지네요. 그간 묘사된 대도오의 결투 방식과는 큰 차이는 없지만 너무 극단적이랄까요? 개인적으로 마지막 대결에서의 혁련소천의 도움은 앞부분에서 복선으로 처리하는 것이 더욱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살짝쿵 듭니다.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 색다르고 새로운 시작으로 무협지로서 뭔가 새로운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쉽게도 기대에는 못 미친 작품입니다. 그래도 꽤나 중독성을 가지고 쭉쭉 읽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겠죠. 솔직히 굉장히 좋은 작품은 아니지만 재미는 충분하며 무엇보다도 대도오라는 캐릭터의 존재감을 알기 위해서라면 볼 만 합니다. 후기도 재미있더군요. 

PS : 책이 무자게 이쁘게, 마음에 들게 나왔네요. 추리소설도 이렇게 합본으로 나와주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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