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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02

내가 죽인 소녀 - 하라료 / 박영 옮김 : 별점 4점

내가 죽인 소녀 - 8점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비채

의뢰 전화를 받은 사립탐정 사와자키는 작가 마카베 오사무의 집에 찾아가나 영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경찰에게 체포된다. 혐의는 알고보니 마카베 오사무의 딸 사야카의 유괴 혐의. 경찰의 취조 끝에 누명은 벗겨지나 유괴범은 사와자키가 몸값을 전달해 줄 것을 요구하고, 사와자키는 어린 소녀를 살리기 위해 끊임없는 경찰의 감시와 의심의 눈길 속에서 유괴범 요구대로 도쿄 시내를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접선을 시도하나 폭행사건에 휘말려들어 몸값을 잃어 버리게 된다.

이후 마카베 오사무의 처남 가이 마사요시의 재차 의뢰로 혹시 가이의 4명의 자녀가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며 스스로 유괴범을 찾기 위해 애쓰나 결국 사야카는 시체로 발견되고 만다. 하지만 조사 도중 가이의 딸인 가무라 지아키의 남편인 유키가 우연찮게 몸값이 들어있던 가방을 소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수사는 활기를 띄게 되는데....


하라 료의 유명한 작품으로 소문만 들었던 책입니다. 그동안 구하기 위해 여러번 노력했지만 실패했던 차에, 이번에 석원님 등 인터넷 상의 지인 여러분의 도움으로 출판사 공동구매라는 방법으로 구입하게 되었네요.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뭐 하나 빼놓을 부분이 없을 정도로 멋졌거든요! 일단 주인공 사와자키부터 아주 매력적입니다. 블루버드라는 애차와 필터없는 담배를 애용하며 거칠고 시니컬한 말투에 경찰과는 사이가 좋지 않다는 등의 여러가지 디테일은 전성기 미국 하드보일드 탐정 계보를 충실하게 이어가는데, 실제 "액션" 자체는 별볼일 없다는 점에서 의외의 현실성까지 느끼게 해 주니까요.
그리고 이야기 전개도 짜임새있고 박진감 넘칩니다. "유괴"라는 범죄는 주로 면식범의 소행일 여지가 많다는 전제하에서 이야기의 얼개가 짜여지고 있는데 상당히 합리적이면서도 구체적이라 마음에 드네요. 모든 단서와 근거가 사와자키의 조사를 통한 것이라는 점, 그리고 사와자키의 조사는 대부분 "미행"과 "탐문"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 등의 현실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고요.
아울러 수사과정 외에도 사와자키라는 캐릭터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다른 사건들 역시 소설에 몰입하게 만드는 효과가 탁월합니다. 단편적인 정보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짤막하고 지엽적인 이야기인데 뭔가 스토리에 맞춰서 캐릭터 설정이 드러나는 작품 구성이 정말 대단해 보였어요.

무엇보다도 마지막의 진상과 그에 따른 반전이 상당히 임팩트있어서 그야말로 화룡정점을 찍어주는 것이 좋더군요. 별다른 증거 없이 사와자키의 추리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정말로 마지막에 터트린다는 점에서도 확실한 정통 미국식 하드보일드가 연상되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진정한 하드보일드 작품이었달까요.

그래서 별점은 4점. 추리적으로나 소설적으로나 치우침 없는 재미를 가져다 주는 괜찮은 작품인데 많이 안 팔렸다는 점에서 추리 매니아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아무래도 이 책이 팔리지 않은 이유는 제 생각에는 이해불가능할 정도로 허접한 표지...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구입에 도움 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PS : 뭔가 울림을 주는 저 제목이 읽기 전에는 참 멋지게 보였는데 읽고 나니 그야말로 제목 그대로의 의미네요^^

* 2015.06.17 신규 출간본 추가 및 내용 일부 수정

2018/12/16

"이 미스터리가 굉장해!" 30주년 기념 킹 오브 킹 순위

1년에 한 번씩 그해 출간된 작품 기준으로 국내 (일본) / 해외 작품 순위를 발표하는 "이 미스터리가 굉장해!" (고노미스) 가 3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리스트를 총 망라하여 베스트 10을 선정하여 발표했네요. 국내 최고의 추리애호가 커뮤니티 하우미스터리에서 보고 퍼 옵니다. (원문)

그런데 순위가 납득이 되지는 않습니다. 제 개인 기준으로는 도저히 순위에 오를 수 없는 작품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는 탓입니다. 단지 작품의 완성도 뿐 아니라 인기와 영향력을 감안해서 순위를 정한 듯 합니다. 예를 들어 "신주쿠 상어"는 추리적으로 완성도는 그닥이지만 일본식 하드보일드의 전형으로 수많은 아류작과 이종 컨텐츠를 낳은 공을 높이 산 것이겠지요. 하지만 아무리 이렇게 생각해보아도 "유니버셜 횡메르카토르 지도의 고백"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하여튼, 순위는 아래와 같습니다. 해외 작품은 저도 많이 읽지 못했는데 부지런히 찾아 읽어봐야겠네요. 

* 2020.11.29 "골든 슬럼버", "개의 힘" 리뷰 링크 추가

(국내편) 

#1 살아있는 시체의 죽음, 야마구치 마사야 

#2 64, 요코야마 히데오 

#3 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 게이고 

#4 화차, 미야베 미유키 

#5 신주쿠 상어, 오사와 아리마사 

#6 내가 죽인 소녀, 하라 료 

#7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8 골든 슬럼버, 이사카 고타로 

#9 奇術探偵曾我佳城全集 기술탐정 소가 가조 전집, 아와사카 쓰마오 

#10 유니버설 횡메르카토로 지도의 독백, 히라야마 유메아키

(해외편) 

#1 장미의 이름, 움베르토 에코 

#2 개의 힘, 돈 윈슬로 

#3 양들의 침묵, 토머스 해리스 

#4 A Touch of Frost, R. D. Wingfield

#5 Pop. 1280, 짐 톰슨 

#6 심플 플랜, 스콧 스미스 

#6 The Crime Machine, 잭 리치 

#6 콜드 문, 제프리 디버 

#6 Flicker, Theodore Roszak 

#10 탄착점, 스티븐 헌터

2008/12/03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 - 하라 료 / 권일영 : 별점 4점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 - 8점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비채

사립탐정 사와자키는 1억엔, 그리고 그만한 양의 각성제를 가지고 도주한 전 파트너 와타나베 때문에 야쿠자와 경찰 양쪽 모두에게서 괴롭힘을 당하는 중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한 남자가 찾아와 르포라이터 사에키라는 인물에 대해 문의를 했다. 그 뒤 사에키의 아내가 실종된 사에키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하였다. 알고보니 사에키는 도신 그룹 가문의 사위였다. 
곧바로 조사에 착수한 사와자키는 사에키가 작성하고 있던 기사를 보고, 그가 도쿄 도지사 저격 사건에 깊은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과 자신을 찾아왔던 정체불명의 남자가 저격 사건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인물이라는 것을 밝혀내는데...

하라 료사와자키 탐정 시리즈 첫 작품으로 기다린 보람이 있던지 드디어 출간되었군요. 생일선물로 형에게 늦게나마 전달받아 이틀만에 다 읽어버렸습니다. 

이 작품은 전형적인 하드보일드 소설입니다. 비록 일본 작가가 일본을 무대로 쓴 일본인 탐정의 이야기이지만, 탐정의 캐릭터와 소설의 전개 모두 미국의 정통파에 못지 않은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전에 읽었던, 작가의 다른 작품인 "내가 죽인 소녀" 때와 감상이 좀 비슷한데 장점이 그만큼 똑같을 정도로 닮아 있습니다.  폐차직전의 똥차 블루버드, 필터없는 담배로 대표되는 사와자키의 캐릭터는 여전히 매력적이며, 굉장히 스케일이 큰 사건이 연달아 벌어짐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현실감을 느끼게 해 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예를 들자면 탐정의 조사가 대부분 탐문, 주변인물 조사 같은 형태로만 이루어진다는 거라던가, 탐정 자신이 커버하는 일에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는 것 등이 있겠죠.
마지막 순간에 터트리는 진상에 대한 설명도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솔직히 추리적으로 완벽하게 앞뒤가 딱 들어맞는다던가, 증거가 완벽하게 준비된다는 것은 없이 사와자키의 말로만 설명된다는 약점은 있지만 이러한 탐정의 말빨에 의한 추리쇼도 하드보일드 소설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이니 만큼 비난하기는 어렵겠죠. 어쨌건 충분히 설득력도 있고 재미도 있는 결말이었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자세하게 설명할 순 없지만 2004년 대만 천수이볜 총통 저격 사건과 유사점도 느껴졌기에 더욱 재미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하드보일드 소설의 단점도 그대로 지니고 있어서 약간 아쉬운데, 일단 모든 사건이 "우연"이 겹쳐져 계속 순차적으로 일어나고, 해결되어 나간다는 점이 그러합니다. 사에키나 그의 아내 사에코나 의문의 사나이 가이후 등등 모든 인물이 사와자키에게 연락을 하게 되는 것도 우연. 사와자키 사무실에 침입한 인물의 차 넘버를 알게되는 것도 우연. 애시당초 기억상실증에 걸린 인물이라는 설정이 굉장히 작위적인 우연이니 뭐 할말이 더 있겠습니까... 본토박이 하드보일드의 자취가 너무 곳곳에 있어서 일본작품이라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 것 역시 장점보다는 아무래도 단점쪽에 더 가깝겠죠. 그 외에도 이건 책 자체의 문제인데 오타가 몇개 있는 것도 약간 몰입을 저해했습니다. 마지막 부분의 "회장이 행복해서 (원래 문맥상은 회복해서)" 는 정말 코미디였어요.

그래도 단점보다는 앞서 설명했듯 장점이 더욱 많고 재미도 있기에, 또한 하드보일드의 완벽한 적자 사와자키라는 캐릭터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하드보일드를 좋아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적극 추천할만한 완성도 높은 작품인 것은 분명합니다.  이제서야 소개되는 것이 사실 의아한 작품이기도 한데 좀 잘 팔려서 국내에서도 이런 좋은 작품을 보다 자주 만나보게 된다면 더 바랄게 없겠습니다.

개인적인 별점은 4점입니다. 5점 만점을 주기에는 단점이 약간 있긴 합니다..^^ 4점도 높은 점수니까....

2007/05/13

여러가지 리스트

국내에 소개되었으면 하는 작품 리스트들

山口雅也 야마구치 마사야 - "살아있는 시체의 죽음 生ける屍の死"
이런 저런 곳에서 걸작으로 많이 언급되는 작품이라 번역되었으면 합니다. 제목 부터 범상치 않군요.

니키 에쓰코 단편선 - "고양이는 알고 있다"라는 장편으로 유명한 작가인데 단편은 거의 소개되지 않았습니다. 에츠코 남매의 단편집이 존재하는데 꼭 번역되었으면 합니다. 동화작가이기도 해서 추리소설이지만 좀 따뜻하고 감성적인 부분이 많아 제법 괜찮을 것 같거든요. 전에 읽었던 다른 단편도 무척 좋았고요. 기대가 됩니다.

아리스가와 아리스 - "쌍두의 악마"
일본 신본격 거장으로 신본격을 알리기도 한 기념비적 작품입니다. "국명"시리즈라고 하는 단편선도 유명한데 이 단편집 작품들은 편차가 좀 크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좀 있으리라 보이지만 국명시리즈 단편 베스트 걸작선이 만약 존재한다면 당장이라도 구입할 용의가 있습니다.

노리츠키 린타로의 작품들 - 역시 신본격 작가로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어 추천합니다. 대표작은 "頼子のために" 인 듯 싶습니다.  "이콜 Y의 비극"이라는 단편 하나를 제가 졸속으로 아주 후지게(?) 번역해 놓았으니 작가의 스타일이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읽어 보세요.^^

쓰쓰이 야스타카 - "ロートレック荘事件 (로트렉장 사건)"
상당히 유명한 작품인데 저도 읽어보질 못해서.... 쓰쓰이 야스타카는 애니메이션화된 "파프리카"라는 SF 작품으로 이미 소개되어 있기도 합니다. 정통 본격물은 아닌 것 같기도 한데 무척이나 궁금한 작품이라서 번역되면 정말 반가울 것 같습니다.

기타무라 카오루 "하늘을 달리는 말" - 저도 잘 모르는 작품이지만.. 다들 걸작이라고 하더군요.


덧붙여, 국내에 소개되었지만 지금은 구하기 힘든 과거 작품들 (무순)

다카키 아키미쓰 "파계재판"
"문신 살인사건"으로 유명한 본격 작가의 최대 걸작이라고 하죠. 저도 아직 읽어보질 못한 환상의 작품으로 꼭~! 다시 나와 주었으면 하는 리스트 넘버 원입니다.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 "도끼"
영국 미스테리 작가로 실직에 대한 서늘한 풍자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박찬욱 감독이 영화화 하려고 했던 것으로도 유명하죠.

커트 캐년 "주정뱅이 탐정가를 가다" (국내 출간명 "주정꾼 탐정")

하라 료 "내가 죽인 소녀"
일본판 하드보일드 최고 걸작. (제가 읽은 것들 중에서는) 두말할 것 없는 강추 작품입니다. 대관절 왜 안 팔렸는지 모르겠다는...

윌리엄 벨린져 "이와 손톱"

2010/05/19

네이버 일본 미스터리 즐기기 카페가 뽑은 2009년 미스터리

 100518 : 네이버 일본 미스터리 즐기기 카페가 뽑은...

가입은 했지만 거의 활동하지 않는 네이버 '일본 미스터리 즐기기'카페에서 '우리가 뽑은 2009년 미스터리'라는 행사를 진행했더군요. 전혀 몰랐네요... kisnelis님 포스팅을 보고 찾아가 보았습니다.

무려 56위까지 있는데 일단 1위부터 10위까지는
1. 고백 - 미나토 가나에
2. 경관의 피 - 사사키 조
3. 내가 죽인 소녀 - 하라 료
4. 천사의 나이프 - 야쿠마루 가쿠
5. 살아 있는 시체의 죽음 - 야마구치 마사야
6. 신세계에서 - 기시 유스케
6.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8. 항설백물어 - 교고쿠 나츠히코
9. 은폐수사 - 곤노 빈
10.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이네요.

그 외 순위에서 읽어본 작품은
15. 인체 모형의 방 - 나카지마 라모
15.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2 - 에도가와 란포
24.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 - 요코미조 세이시
26. 도착의 사각 - 오리하라 이치
32. 다이도지 케이의 사건수첩 - 와카타케 나나미
49. 귀를 막고 밤을 달린다 - 이시모치 아사미
입니다.

일본 미스터리 문학 팬을 자처하는 입장에서 선정된 58권 중 읽은게 달랑 11권 뿐이라 창피하네요. 최소한 절반은 읽었어야 하는데... 올해는 좀 더 분발해야겠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나 많이 읽지 않은 책이 쌓여가면 좀 곤란한데 큰일입니다.

2010/02/03

하우미스터리선정, 2009년 올해의 추리소설!

http://www.howmystery.com/zeroboard/zboard.php?id=news&no=215

국내 최고의 추리소설 사이트인 하우미에서 총 36명의 사이트 방문자를 대상으로 선정한 2009년 올해의 추리소설 리스트입니다. 표본수가 적긴 하지만 나름 의미있는 자료라 생각되네요. 1, 2위를 모두 읽지 않았는데 더 늦기 전에 챙겨봐야겠군요. 어쨌건 <경성탐정록>이 쟁쟁한 작품들을 뒤로하고 당당 4위에 랭크되었다는 것이 제일 기쁩니다!
상세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집계기간 : 2009년 12월 08일 - 2010년 1월 31일
참여자 수 : 36
방식 : 1인 3권 추천


1위 총 15표 <차일드44>, 톰 롭 스미스, 노블마인

2위 총 9표 <심플 플랜>, 스콧 스미스, 도서출판 비채

3위 총 8표 <살아 있는 시체의 죽음>, 야마구치 마사야, 시공사

공동 4위 총 6표
<고백>, 미나토 가나에, 도서출판 비채
<경성탐정록>, 한동진, 북홀릭

공동 6위 총 5표
<내가 죽인 소녀>, 하라 료, 도서출판 비채
* 제가 읽은 건 구판입니다.
<마인>, 김내성

공동 8위 총 4표
<녹색은 위험>, 크리스티아나 M. 브랜드, 시작
<구부러진 경첩>, 존 딕슨 카, 고려원북스

공동 11위 3표
<밤은 천 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 윌리엄 아이리시, 자음과 모음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상)>, 마쓰모토 세이초, 북스피어

공동 13위 총 2표
<파일로 밴스의 정의>, S.S.반 다인, 북스피어
<기울어진 저택의 범죄>, 시마다 소지, 시공사
<어둠이여 내 손을 잡아라>, 데니스 루헤인, 황금가지
<은폐수사>, 곤노 빈, 시작
<블러드 워크>, 마이클 코넬리, 랜덤하우스코리아
<시인>, 마이클 코넬리, 랜덤하우스코리아

이하 1표 획득작
<경관의 피>(상하), 사사키 조
<검은 화집>(상중하), 마쓰모토 세이초
<다이도지 케이의 사건 수첩>, 와카타케 나나미
<두 번째 총성>, 안소니 버클리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 오사키 고즈에
<천사의 나이프>, 야쿠마루 가쿠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2, 에도가와 란포
<벨벳의 악마>, 존 딕슨 카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히가시노 게이고
<무덤으로 향하다>, 로렌스 블록
<새크리파이스>, 곤도 후미에
<신주쿠 상어>, 오사와 아리마사
<유대인 경찰 연합>(2권), 마이클 셰이본
<이니시에이션 러브>, 이누이 구루미
<루피너스 탐정단 시리즈 - 우수, 당혹>(2권), 쓰하라 야스미
<목소리>, 아날두르 인드리다손
<어제의 세계>, 온다 리쿠
<레전드>, 로버트 리텔
<46번째 밀실>, 아리스가와 아리스
<방해자>(3권), 오쿠다 히데오
<밤의 의미>, 마이클 콕스
<위철리 가의 여인>, 로스 맥도널드
<악몽의 관람차>, 기노시타 한타
<주석 달린 셜록 홈즈> 2권, 아서 코난 도일-레슬리 S. 클링거

2018/06/02

주간문춘선정 동서미스터리 100 개정판

하우미스터리에 올라온 주간문춘선정 동서미스터리 100! 저도 예전에 소개했던 1986년 리스트의 신규 개정판입니다.

온라인 사이트에는 50개씩만 실려있는 듯 한데 리뷰를 남긴 작품 (링크), 리뷰는 없지만 읽은 작품 (붉은색)을 체크해 보았습니다. 일본 작품들 중에서는 국내 출간된 39편 중 도저히 읽을 엄두가 나지 않은 "도구라 마구라". "흑사관 살인사건"과 얼마전 출간된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 그리고 "모방범"과 "죽음의 샘"의 5편을 읽지 않았네요. 해외 작품은 국내 출간 44편 중 "밀레니엄 1", "본 컬렉터", "흥분"의 3편을 빼고는 다 읽어 보았고요. 와 대단하다! 8편만 더 읽으면 일단은 완전정복이니만큼 당분간은 이 리스트부터 정복해봐야 겠습니다. 딕 프랜시스의 "흥분"은 왜 읽지 않았는지 모르겠네요.

  • 2013.02.18 수정 "죽음의 샘" 완독
  • 2013.02.24 수정 "흥분" 완독
  • 2013.03.02 수정 "본컬렉터" 완독
  • 2013.03.08 수정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 완독
  • 2017.10.16 수정 "하늘을 나는 말" 완독
  • 2018.3.30 수정 "레이디 조커" 1권 완독
  • 2021.1.3 수정 "비숍 살인사건" 완독
  • 2021.5.7 수정 "통" 재독
  • 2023.2.12 수정 "황제의 코담뱃갑" 재독
  • 2024.11.15 수정 "11장의 트럼프" 완독
  • 2025.04.19 수정 "요이 금병매(금병매 살인사건) 완독
  • 2026.02.26 수정 "십각관의 살인" 추가

아울러 이런 류의 리스트에 대한 신뢰도가 대폭 하락하긴 했지만 이 리스트는 고전 걸작이 많기에 꽤 괜찮다 생각됩니다. 전부 재미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워도 대부분은 자신있게 권해드릴만 하니 아직 읽지 않으신 작품이 있다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일본" 

1위 옥문도, 요코미조 세이시 

2위 허무에의 공물, 나카이 히데오 

3위 점성술 살인 사건, 시마다 소지 

4위 도구라 마구라, 유메노 규사쿠 

5위 화차, 미야베 미유키 

6위 점과 선, 마쓰모토 세이초 

7위 대 유괴, 덴도 신 

8위 십각관의 살인, 아야쓰지 유키토 

9위 망량의 상자, 교고쿠 나쓰히코 

10위 혼진 살인 사건, 요코미조 세이시 

11위 검은 트렁크, 아유카와 데쓰야 (국내 미출간) 

12위 회귀천 정사, 렌조 미키히코 

13위 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 게이고 

14위 흑사관 살인 사건, 오구리 무시타로 

15위 살아 있는 시체의 죽음, 야마구치 마사야 

16위 아 아이이치로의 낭패, 아와사카 쓰마오 

17위 하늘을 나는 말, 기타무라 카오루 

18위 백야행, 히가시노 게이고 

19위 불연속 살인 사건, 사카구치 안고 

20위 시계관의 살인, 아야쓰지 유키토 

21위 기울어진 저택의 범죄, 시마다 소지 

22위 쌍두의 악마, 아리스가와 아리스 

23위 우부메의 여름, 교고쿠 나쓰히코 

24위 이전 동화, 에도가와 란포 

25위 모래 그릇, 마쓰모토 세이초 

26위 내가 죽인 소녀, 하라 료 

27위 외딴 섬 악마, 에도가와 란포 

28위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 다카기 아키미쓰 

29위 레이디 조커, 다카무라 카오루 

30위 요이 금병매, 야마다 후타로

31위 기아 해협, 미나가미 쓰토무 (국내 미출간) 

32위 문신 살인 사건, 다카기 아키미쓰 

33위 리라장 사건, 아유카와 데쓰야 

34위 혼란 계략, 아와사카 쓰마오 (국내 미출간) 

35위 음수, 에도가와 란포 

36위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37위 제로의 초점, 마쓰모토 세이초

38위 11장의 트럼프, 아와사카 쓰마오 (국내 미출간) 

39위 이누가미 일족, 요코미조 세이시 

40위 상자 속의 실락, 다케모토 겐지 (국내 미출간) 

41위 모방범, 미야베 미유키 

42위 한시치 체포록, 오카모토 기도 

43위 아웃, 기리노 나쓰오 

44위 죽음의 샘, 미나가와 히로코

45위 독 원숭이, 오사와 아리마사

46위 산 고양이의 여름, 후나도 요이치 (국내 미출간) 

47위 테러리스트의 파라솔, 후지와라 이오리 

48위 태양 흑점, 야마다 후타로 (국내 미출간) 

49위 무당거미의 이치, 교고쿠 나쓰히코 

50위 불야성, 하세 세이슈

"해외" 

1위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2위 Y의 비극, 엘러리 퀸 

3위 셜록 홈스의 모험, 아서 코난 도일 

4위 환상의 여인, 윌리엄 아이리시 

5위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6위 기나긴 이별, 레이먼드 챈들러 

7위 장미의 이름, 움베르토 에코 

8위 브라운 신부의 동심, G. K. 체스터튼 

9위 양들의 침묵, 토머스 해리스 

10위 화형 법정, 존 딕슨 카

11위 오리엔트 특급 살인 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12위 밀레니엄 1, 스티그 라르손 

13위 죽음의 키스, 아이라 레빈 

14위 X의 비극, 엘러리 퀸 

15위 소름, 로스 맥도널드 

16위 세 개의 관, 존 딕슨 카 

17위 재칼의 날, 프레드릭 포사이드 

18위 주교 살인 사건, S. S. 반 다인 

18위 독수리 내리다, 잭 히긴스 

20위 독 초콜릿 살인 사건, 앤서니 버클리 콕스 

21위 800만 가지의 죽는 방법, 로렌스 블록 

22위. 본 컬렉터, 제프리 디버 

23위 그리스 관 미스터리, 엘러리 퀸 

24위 제제벨의 죽음, 크리스티아나 M. 브랜드 

25위 심야 플러스 원, 개빈 라이얼 

26위 별의 계승자, 제임스 P. 호건 

27위 화이트 재즈, 제임스 엘로이 (국내 미출간) 

28위 노란 방의 비밀, 가스통 루르 

29위 무죄 추정, 스콧 터로 

30위 웃는 경관, 셰발과 발뢰 

31위 시행 착오, 앤서니 버클리 콕스 

32위 쉐도우 81, 루시엔 네이험 (국내 미출간) 

33위 통, F. W. 크로포츠 

34위 모르그가의 살인, 에드거 앨런 포 

35위 흥분, 딕 프랜시스 

36위 몰타의 매, 대실 해밋 

37위 황제의 코담배 케이스, 존 딕슨 카 

39위 붉은 수확, 대실 해밋 

39위 시간의 딸, 조세핀 테이 

40위 경찰 서장, 스튜어트 우즈 (국내 미출간) 

41위 신데렐라의 함정, 세바스티앙 자프리조 

42위 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 엘러리 퀸 

43위 크리스마스의 프로스트 경부, R. D. 윙필드 (국내 미출간) 

44위 유다의 창, 존 딕슨 카

45위 나인 테일러스, 도로시. L. 세이어스 

46위 채찍을 쥔 오른손, 딕 프랜시스 

47위. 버스커빌 가의 개, 아서 코난 도일

48위 붉은 머리 가문의 비극, 이든 필포츠 

49위 점핑 제니, 앤서니 버클리 (국내 미출간) 

50위 보이지 않는 그린, 존 토머스 슬라덱 (국내 미출간)

2005/07/12

일본 서스펜스 걸작선 - 일본 추리작가 협회 추천 / 한국 추리작가 협회 편역 : 별점 2.5점

무슨 기준으로 선정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건 꽤 괜찮은 작품들이 실려있는 단편 앤솔러지. 다양한 분야의 장르들도 공평하게 배분되어 있고, 수록 작가들도 야마무라 미사나 아카가와 지로, 아토다 다카시, 나쓰키 시즈코, 도가와 마사코, 하라 료, 모리무라 세이이치, 오사와 아리마사 등 유명하고 친숙한 작가들이 많아 풍성한 느낌을 전해줍니다. 여성 - 남성 작가의 비율 배분 역시 공평하네요.

개인적으로 이 단편집 최대의 수확은 다른 작품들에서는 항상 실망만 안겨줬었던 아카가와 지로의 정통 추리물 "곳에 따라 비"와 아토다 다카시의 서늘한 서스펜스 "취미를 가진 여인"입니다. "곳에 따라 비"의 우노경부와 대학생 유키코 컴비는 꽤나 유쾌한 캐릭터라 다른 시리즈도 기대를 갖게 만드네요. 사건과 트릭도 꽤 기발하면서도 잘 짜여져 있고요. "취미를 가진 여인"은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하며 사건도 일견 복잡해 보이지만 마지막에 꽤나 서늘한 반전을 가져다 주며 한방에 정리하는 전개가 괜찮았어요. 그 외의 작품들도 대체로 괜찮은 편입니다.

그러나 실망스러운 작품도 실려있긴 합니다. "내가 죽인 소녀"의 사와자키 탐정이 등장하는 하라 료의 단편 "소년을 본 남자"는 마음에 들던 캐릭터가 등장하는 단편이라 기쁜 마음으로 읽었지만 작품 자체는 별로였습니다. 드라마에 너무 신경쓴 느낌이랄까요? 여튼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어요. 도가와 마사코의 "노란 흡혈귀"는 최악이에요. 약간 저능아인 주인공의 심리 묘사를 축으로 진행되는 1인칭 시점의 서스펜스물인데 설정과 전개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았거든요. 다른 작품들과는 내용이나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생뚱맞기도 했고요. 미국에서 출간된 일본 추리 단편 앤솔로지에도 선정된 유명 단편이라고는 하는데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리무라 세이이치의 "단위의 야망"역시 기대 이하였습니다. 비정한 현대 조직 사회를 드러내기 위한 드라마이긴 한데 트릭도 거의 없다시피 한, 싸구려 치정극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어느 정도 수준을 갖춘 80~90년대 초반까지의 일본 추리계를 잘 드러내는 작품들이 선정되어 있다고 생각되네요. 저같은 일본 추리 소설 팬과 단편소설 팬이라면 만족하실 수 있으실 것 같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2020/07/03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 - 황세연 : 별점 1.5점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 - 4점
황세연 지음/마카롱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998년, 충남 청양군 장평면 중천리라는 촌 마을에 살고 있던 젊은 미망인 소팔희는 마을 주민 신한국을 도둑으로 오인해 살해했다. 그러나 누군가가 신한국의 시체를 이장의 차에 치어 죽은걸로 위장하고, 마을 주민들은 '범죄없는 마을'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 사건 은닉을 결정했다.
그날 신한국의 집에 화재가 발생하여 사체가 발견되었고, 마침 마을의 자살 명소로 유명한 구멍 바위에서도 자살자 시체가 발견되어 경찰이 출동했지만 폭우로 인해 일단 철수하여 마을에는 조은비 기자와 최순석 형사만이 남아 조사를 이어가는데....

한국 작가 황세연의 장편으로 작년 (2019년)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장편 소설 부분 최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사건의 핵심 수수께끼는 신한국의 죽음, 그리고 사체에 심한 폭행과 감전, 교통 사고 등 다양한 흉행의 흔적이 남은 이유가 무엇인지? 입니다. 진상은 곧바로 마을 주민들의 '시체 떠넘기기'에 의한 걸로 밝혀지고요.

시체를 옮긴 뒤 살인 누명을 씌운다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있어왔습니다. 18세기 후반 "성진사전"은 시체를 성진사 문 앞에 가져다 둔 뒤, 성진사에게 살인 누명을 씌워 돈을 갈취한다는 이야기라고 하니까요. 술취한 사람 옆에 시체를 두고 누명을 씌우는 일은 뉴스 등에서도 곧잘 보아왔던 이야기지요.
그러나 작품 속 신한국 시체 떠넘기기는 누명을 씌우려는 목적은 덜하다는 점에서 조금 다릅니다. 누명 보다는 '나만 아니면 돼'에 가깝습니다. 시체 돌리기의 발단인 우태우 이장이 소팔희 축사로 사체를 옮기려 한 행위처럼요.
그 이후의 시체 떠넘기기는 거의 다 우연에 의한 것이라 의도적이지도 않습니다. 박광규의 실수로 양식연 양식장에 시체가 빠지고, 양식연의 실수로 왕주영의 차 앞에 시체가 떨어져 왕주영이 자기가 차로 치었다고 착각한게 진상이거든요. 그나마 왕주영이 우태우 이장 차에 치인걸로 위장하는 것 정도만 전통적인 시체 떠넘기기에 가깝습니다만, 이 역시 누명을 씌우기보다는 '나만 아니면 돼' 쪽이지요.

그러나 '나만 아니면 돼'와 우연과 실수로 점철된 시체 떠넘기기의 과정은 가면 갈 수록 지루해 집니다. 양식장에서 전기를 흘리지 않았다면? 왕주영이 운전을 하지 않았다면?과 같은 부수적인 우연까지 고려한다면 더욱 그러하지요. 작위적인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이건 너무 심했어요.

그나마 하룻밤 새 벌어진 시체 돌려막기 행각은 나름 속도감 넘치며 우스꽝스러워 읽는 재미는 나쁘지 않아요. 헐리우드 코믹 범죄극을 보는 느낌도 들었고요. 그러나 사채업자 사병채 일당이 신한국에게 빌린 돈을 받으러 쳐들어 온 뒤부터는 영 별로입니다. 마을 사람들의 범죄(?) 행각을 알고 협박하며, 역시나 채무자였던 소팔희를 끌고 가서 팔아넘기려는 행각은 앞선 유쾌하고 순박한 분위기와 거리가 너무 멀거든요. 

결말도 억지스럽습니다. 사채업자들이 콜라 뚜껑 하나만으로 선뜻 몇 억에 해당하는 채무를 탕감해주는 장면도 이해가 되지 않고, 최순석이 현금 3억원에 가까운 강남 아파트를 자기와 별 관계없는 마을 사람들을 위해 선뜻 내 놓는 이유 역시 합리적으로 설명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아가 된 아픈 기억에 대한 진상을 깨우쳤다 한 들, 그건 마을 사람들과는 아무 관계없는 일이니 딱히 선행을 베풀 이유는 없습니다. 한국의 컨텐츠들을 사로잡고 있는 불행한 과거와 부모와의 사랑을 그린, 길이 늘리기 목적의 신파극에 불과해서 고독한 안티 히어로이자 독고다이 악당인 최순석 캐릭터하고도 어울리지 않아요.

사채업자들이 마을에서 담근 독버섯주를 먹고 환각을 일으켜 사고로 죽는다는 결말도 너무 뻔했습니다. 중반에 조은비 기자와 최순석이 독버섯주를 먹고 환각에 빠졌을 때 이미 드러난 설정이기도 하고요. 뭔가 복선을 활용한 듯한 부분은 이렇게 뻔한게 대부분이라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듭니다. 신한국의 복권과 콜라, 독버섯 주가 대표적이에요.

발견된 단서가 모두 증거가 되어서 범인과 이어지는 전개도 뻔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박광규의 라이터가 좋은 예에요. 또 마을 사람들이 쓸데없이 법의학이나 과학 수사에 나름 지식이 있는 듯한 묘사가 많아서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도 좋은 방향은 아니었어요. 범죄 없는 마을에 상금을 준다던가, IMF 때 콜라가 강남 아파트를 경품으로 내 걸었다는 무리수 넘치는 설정들도 그러하고요.

하긴, 등장인물들 모두가 작품과 잘 어울리지 않으니 이런걸로 문제 삼는 것도 좀 웃기네요. 등장 인물들 이름부터 문제니까요. 조은비 기자와 최순석은 무난하다 해도, 젊은 미방인 소팔희는 소를 판 돈을 세다가 살인을 저지르는 행위에서 따온 이름, 양식장을 하는 호수집 주인 이름은 양식연입니다. 피해자 신한국과 범죄 없는 마을 타이틀을 위해 시체를 은닉하려는 이장 우태우, 마을 사람 왕주영은 90년대 정당과 정치인에서 따온 이름이고요. 이런 류의 작명은 다른 조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야기를 클라이막스로 몰고가는 악덕 사채업자의 이름은 사병채니까요. 소씨, 우씨, 왕씨에 사씨 같은 흔치 않은 성에다가 이름마저 이러니 반쯤은 장난같아서 집중이 잘 안되더군요. 점점 심각해지는 작품 분위기와도 영 어울리지 않았던건 물론입니다.

물론 건질게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 몇 안되는 단서들을 발견하면서 진상에 접근해가는 조은비 기자와 최순석 컴비의 활약도 꽤 볼거리이고요. 욕이 난무하지 않는 묘사도 마음에 들고, 개성넘치는 캐릭터 묘사도 나쁘지 않습니다. 특히 누구에게나 반말을 해서 '양순이(서양여자)'라는 별명을 가진 소녀 황은조가 아주 괜찮았습니다.

그래도 좋은 작품이냐고 하면 그렇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추리적으로나, 이야기 재미면으로나 딱히 점수를 줄 부분이 없거든요.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에 도대체 어떤 작품들이 출품되었던건지 좀 궁금해지네요. 제 별점은 1.5점입니다.

마지막으로, 솔직히 이런 시골마을이면, 왜 마을 사람들이 달랑 3명 밖에 안되는 사채업자들을 합심해서 사고로 죽일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로 보이는데 말이죠. '범죄 없는 마을'도 물 건너간 상황인데, 앞 뒤 가릴 이유가 있을까요?

2019/08/18

라스트 차일드 - 존 하트 / 박산호 : 별점 3점

라스트 차일드 - 6점
존 하트 지음, 박산호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년 전 이란성 쌍둥이 여동생인 앨리사가 실종된 이후 조니의 가족은 풍비박산났다. 앨리사 실종을 남편 탓이라 여긴 엄마 캐서린 때문에 아빠는 집을 나가버렸고, 마을의 실력자인 켄은 그 틈을 노려 엄마를 마약 중독자로 만든 뒤 엄마와 조니에게 폭행을 행사했다. 조니는 이런 고난을 피하기 위해 책에서 읽은 인디언 주술에 의지하며 홀로 군 전체를 돌며 앨리사 찾기를 반복했다.
그러던 어느날, 조니 앞에서 한 남자가 추락사하는데 그는 죽기 전 "내가 그녀를 찾았어."라고 말했다. '그녀'가 앨리사라고 생각한 조니는 가장 유력한 용의자인 자비스의 집으로 숨어드는데...

최근 읽었던 추리 소설들은 대부분 완성도가 그닥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일부러 최근 평이 가장 좋은 듯한 작품을 골라보았습니다. 사실 미국산 장편 범죄 스릴러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요.

그런데 다행히 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꽤나 긴 분량이지만 독자의 흥미를 잡아 끌만한 요소가 많은 덕분입니다. 조니와 엄마 캐서린에게 닥친 불행과 사건 수사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만 지나면 곧바로 온갖 사건이 이어지기도 하고요. 데이비드 윌슨이 누군가에게 습격당해 죽는데 죽기 전 조니에게 실종된 아이를 보았다고 말한 사건에서 시작해서 거대한 흑인 레위 프리맨틀의 등장, 또다른 소녀의 실종, 조니가 몰래 유력한 용의자 자비스의 집에 잠입하다가 죽을 뻔 하는 등 강력 사건이 잇달아 일어나거든요.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죽는 사람만 해도 무고한 목격자였던 데이비드 윌슨과 연쇄 어린이 납치 살해범인 자비스와 미첨, 조니 가족을 괴롭히던 켄 홀웨이, 순수한 신의 사자 레위 프리맨틀까지 무려 다섯 명에 이를 정도이며 전개도 그만큼 긴박하고 박진감 넘칩니다. 등장인물들의 선악 구분도 명확하며, 모든 사건이 해결되는 결말도 깔끔하며 권선징악을 담고 있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미국 남부 노스캐롤라이나를 무대로 현대적이고 성인 대상의 "허클베리 핀"이나 "톰 소여의 모험"을 그려낸 듯한 묘사들도 인상적입니다. 인디언 신앙을 추종하여 독수리 깃털 등의 부적을 손수 만드는 조니는 곧바로 톰 소여를 떠오르게 합니다. 동생을 찾기 위해 미지의 장소인 허쉬 아버로 떠나는 모험에 유일한 친구 잭과 함께 한다는 설정도 마찬가지고요. 조니가 사건을 겪으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 대한 디테일도 좋습니다. 엄청난 역경에 처해 있지만 그걸 이겨내는 소년의 심리 묘사는 정말로 발군이에요.

그러나 범죄물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사건들이 우연에 의해 작위적으로 전개되는 경향이 강한 탓입니다. 데이비드 윌슨이 조니 앞에서 유력한 증언을 남기고 죽은 것 부터가 그러합니다. 실종된 소녀의 시체를 발견했다가 살해당하는 피해자가 실종된 소녀의 오빠를 죽기 직전에 만난다? 지나친 우연입니다. 조니가 어린이 납치범 자비스에게 죽을 뻔 했을 때 납치되었던 소녀 티파니가 마침 탈출해서 자비스를 쏴 죽인다는 상황도 완벽한 우연과 행운이며, 조니가 잭과 함께 허쉬 아버로 향했다가 레위 프리맨틀을 만난 것도 우연입니다. 이렇게 만나지 못했더라면 레위가 켄을 죽이고, 잭이 레위의 말을 듣고 앨리사 실종 사건의 전말을 조니에게 털어놓는 결말도 이루어지지 않았을테지요.
그리고 여기서 한가지 아쉬운건, 잭이 레위의 "No crows"라는 말을 듣고 앨리사 시체가 숨겨진 '노스 크로제 광산'을 떠올리는게 와 닿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노스 크로제'를 약자로 '노. 크로즈'라고 표기했기 때문이라는데 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원어민이라면 이해가 되었을까요? 저에게는 차라리 "No crows"에서 '크로스'라는 이름을 떠올리는게 더 와 닿았을 것 같네요.

또 경찰이 한심할 정도로 하는게 없습니다. 어린이 납치범 자비스가 죽은 것, 탈옥수 레위 프리맨틀을 발견한 것, 앨리사 실종 사건의 진상을 알아낸 것 모두 조니의 활약 덕분입니다. 경찰이 유일하게 추리력을 발휘하는 건 조니가 어린이 납치범 자비스의 공범이 '경찰' 이라고 착각한걸 토대로 '경비원'인 미첨이 범인이라는걸 알아채는 정도입니다.
오히려 경찰인 크로스가 음주 운전을 하다가 앨리사를 차로 치어 죽인 아들을 위해 시체를 유기한 앨리사 실종 사건의 협력자이자 데이비드 윌슨 살인범이기까지 합니다! 그가 시체만 유기하지 않았어도 조니의 아버지도 죽지는 않았을테고 가족도 풍지박산은 나지 않았을테니 조니 시점에서는 모든 사건의 원흉입니다. 심지어 조니의 유일한 친구인 아들 잭을 협박해서 조니에게 진상을 말 못하게 하고, 궁지에 몰린 잭이 아버지 살인 미수까지 범하게 만드니 작품 최고의 악질입니다. 이래서야 경찰은 없는게 더 나아 보입니다. 

무엇보다도 레위 프리맨틀이 켄을 죽인게 일종의 기적처럼 묘사되며, 이 모든게 조니의 기도에 대한 신의 응답이라는 기독교적 사고 방식이 근저에 깔려있는게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구태여 넣을 필요없는 완벽한 사족이었습니다.

그래도 별점은 3점입니다. 작풍은 다르지만 토머스 H 쿡의 작품들이 떠오를 만큼 재미와 문장력을 모두 갖춘 좋은 작품이기는 합니다. 추리적으로 별 볼일 없기 때문에 약간 감점하지만, 이 정도라면 작가의 다른 작품도 기대가 되네요.

2017/03/10

북로우의 도둑들 - 트래비스 맥데이드 / 노상미 : 별점 4점

북로우의 도둑들 - 8점 트래비스 맥데이드 지음, 노상미 옮김/책세상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대공황 직후 약 1930년대까지)까지 기승을 부렸던 책 전문 절도범들, 그리고 그들을 잡아 넣기 위한 도서관 특별 수사관들의 활약을 그린 논픽션입니다. 제목의 북로우는 맨해튼 애스터 플레이스에서 유니언 스퀘어까지 죽 이어진 4번가의 여섯 블록을 의미합니다. 책들이 늘어선 거리, Book Row라는 말에 걸맞게 책방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고 하네요. 도둑들은 북로우 일부 서적상들 및 그들이 지휘하는 도둑들(북 스카우트)을 의미하고요.

북로우에 터전을 잡고 활동하던 악덕 서적상 골드가 뉴욕 공공도서관 소장품인 에드거 앨런 포의 초판본 "알 아라프, 티무르" 초판본을 손에 넣은 뒤(정확하게는 골드 밑에서 북 스카우트로 일한 듀프리가 뉴욕 공공도서관에서 알 아라프, 티무르와 주홍 글씨 초판본, 백경 초판본을 훔친 뒤), 그를 잡기 위해 활약했던 공공도서관 특별 수사관 버그퀴스트의 노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외 다른 서적 절도 사건도 다수 언급되며, 희귀본 시장이 어떻게 커져갔는지와 그에 따라 도서관들이 어떻게 책 절도범들에게 노략질 대상이 되었는지에 대한 상세한 배경 설명도 함께 합니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논픽션다운 디테일입니다. 특히 당대 책 절도에 대한 설명은 타의추종을 불허합니다. 책 절도는 대단한 기술이나 전략이 필요치 않다, 도서관과 사서들의 부주의 탓에 절도가 쉬웠다, 필요한 것이라곤 훔친 책을 집어 넣을 수 있는 커다란 코트와 가끔 가다 쫓길 경우 더 빨리 달릴 수 있는 다리 정도였다는, 시대를 연상케하는 언급부터 시작하여 책을 훔친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 눈에 띄는 마크나 도장 제거 등 - 와 북 스카우트라고 불리운 도서관 책 절도범들과 책서점 주인이 손을 잡고 사업을 키워가는 과정이 상세하게 설명됩니다.
참고로, 이렇게 도서관 책 절도범이 기승을 부린 이유는 책 절도범을 잡더라도 치안판사들이 고소를 취하하는 등 심각하게 처벌하지 않은 탓이 크다고 하네요. 리스크는 적고 수익은 높아지니 많은 사람들이 뛰어든 것은 당연합니다. 우리네 사고 방식인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다"라는 말과 서울대 출신 책도둑, 공시생 책도둑 등이 선처를 받고 훈방되었다는 뉴스가 떠오르네요.

도둑들을 잡기 위해 뉴욕 공공도서관 설립 된 후 특별 조사관으로 활동한 길야드, 버그퀴스트의 활약의 디테일도 못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것을 꼽아보면, 도서를 대출한 후 반납하지 않고 대출자가 사라진 사건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길야드는 대출자가 살았던 우체국장에게 우편물을 전송하는 새 주소를 알려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하자(개인정보 유출 방지 목적?), 옛 주소로 먹지 한 장을 숨긴 등기 서류를 보냈습니다. 등기 서류가 우체국에 도착하면 주소록이 고쳐질 것이라 생각하고, 봉투에 이사 간 곳의 새 주소가 쓰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발송 되기 전 회수한다는 전략이었지요.
버그퀴스트는 뭐니뭐니해도 핵심 이야기인 골드 체포 작전의 활약이 가장 눈부십니다. 수사 권한이 없었기에 함정 수사를 펼치는 등 노력도 눈물겹지만, 끝까지 노력해서 결국 골드에게 실형을 선고받게 만드는 결말이 아주 통쾌한 덕분입니다. 그것도 싱싱 교도소에 수감시켰던만큼, 기쁨이 더 컸을 것 같네요. 이 과정에서(인간의 갱생 가능성에 대해 낙관적 태도를 갖추고 있는) 버그퀴스트의 진심어린 설득에 넘어가 책 절도 박멸에 동참하는 구 절도범 마호니, 윔스와의 인연은 시대를 느끼게 해 주고요. "자네도 볼장 다 봤잖아. 우리 쪽으로 오지그래?" 같은 말이 자연스럽게 오가는, 의리물이 떠오르는 낭만적인 이야기였거든요. 그런 시대였던 것이지요. 
그러나 참고로, 후일담은 조금 씁쓸했습니다. 뻔뻔한 절도범 헤럴드, 절도 조직의 우두머리였던 골드와 스미스 등 악덕 서적상들 모두 범죄가 밝혀진 이후 짤막한 재판과 수형 생활을 거치고나서 다시 떵떵거리면서 살았다니까요. 그나마 골드 사건이 마무리되고 희귀본과 값진 책들은 도난 당하지 않도록 따로 분리해 이용을 엄격히 제한하게 되었으며, 책을 수집하던 사람들도 죽으면서 소장품과 희귀본을 도서관과 대학에 기증하는 사람이 많아져 시장 자체가 사라진 덕에 현재는 이런 류의 절도가 거의 없어졌다고 하니 다행일 뿐입니다. 최근은 도서관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도서관에서 책을 훔치는 것도 많이 어려워졌지요.

그 외에도 다양한 희귀본 관련 재미있는 이야기도 가득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포의 작품 관련 이야기들이 재미있었습니다. 뭉텅이로 팔린 책 더미에 "모르그가의 살인사건"이 처음으로 발표된, 표지가 떨어져 나가고 없는 그레이엄스 매거진이 포함되어 있었다던가, 가난하게 살던 노파가 근방 서적상 존 루미스 씨에게 옛날 책을 팔려다가 포의 첫 시집 "알 아라프"를 팔게 되었다는 등입니다.

이렇게 햇수로는 40 ~ 50년에 걸친, 방대하고 자세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등장 인물과 사건도 많지만 시대 순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으며, 내용도 재미있어서 쉽게 읽히는 멋진 책입니다. 잘 알지 못했던 20세기 초반 책 절도에 대한 지식도 상세하게 알 수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헌책방을 돌아다니며 희귀본을 탐색하던 추억이 떠올라 더 공감이 갔습니다. 그때 구했던 책들 중 다수 - "점성술 살인사건", "불야성""석양에 빛나는 감""얼굴에 흩날리는 비""내가 죽인 소녀" 등등등 - 거진 다 복간되어 이제는 의미가 없습니다만ㅡ 괜히 그 시절이 떠오르네요. 아 그립습니다.

다만 수사관들이 도둑들에 비하면 열세라 밀고 땡기는 맛이 부족하다는 점은 조금 아쉽습니다. 도둑들이 잘 먹고 잘 살았다는 후일담 역시 씁쓸한데 이 모두 실화에 기초한 만큼 어쩔 수 없는 부분겠지요. 논픽션을 좋아하시는 모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별점은 4점입니다. 

2013/10/01

[소식] 절판본 미스터리 박스(와우북) - 공유드립니다.

[소식] 절판본 미스터리 박스(와우북)

장르문학 전문 출판사 북스피어다운 이벤트군요. 아이디어가 참 괜찮은 것 같아 공유드립니다.
이벤트에 포함된 절판도서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적색은 저도 소장한 작품들입니다)

정말 희귀한 작품도 있지만 고려원과 해문쪽 추리걸작선은 아직 구하려면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 증명 시리즈나 스카페타 시리즈같이 재간된 책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 <비밀일기>와 같이 전체 장르와 어울리지 않는 책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추첨에 참여해도 좋은 성과를 얻지 못할 확률이 더 높아보이기는 합니다.

그래도 제가 앞으로 출판사를 하게 된다면 꼭 따라해보고 싶은 이벤트네요. 저만의 절판본 리스트라도 만들어서 한번 관리해봐야겠습니다.

참고로 탐나는 작품은 아서 클라크의 "환상특급"과 P.D 제임스 시리즈이며 제가 읽은 책 중에서 고르라면 "챔피언 시저의 죽음"과 "레이디킬러"를 꼽겠습니다.

  • 챔피언 시저의 죽음/ 렉스 스타우트/ 이춘열 옮김/ 시공사/ 1995.
  • 신들의 사회/ 로저 젤라즈니/ 김상훈 옮김/ 행복한책읽기/ 2004.
  • 낙원의 샘/ 아서 클라크/ 정영목 옮김/ 시공사/ 1999.
  • 순간의 적/ 로스 맥도널드/ 김연남 옮김/ 홍원/ 1994.
  • 코스믹 러브/ 로저 젤라즈니 외/ 박상준 엮음/ 사울창작/ 1994.
  • 열흘간의 불가사의/ 엘러리 퀸/ 유명우 옮김/ 1994.
  • 앰버 연대기(1, 2, 3, 4, 5)/ 로저 젤라즈니/ 김상훈 옮김/ 예문/ 1999.
  • 에드가상수상작품집Ⅱ/ 엘러리 퀸 외/ 정태원 옮김/ 명지사/ 1998.
  • 두동강이 난 남과여/ 히가시노 게이고 외/ 봉성기획/ 1999.
  • 세계 심령 미스터리 사이키/ 로버트 실버버그 외/ 박상준 역음/ 서울창작/ 1994.
  • 숏컷/ 레이먼드 카버/ 무라카미 하루키 해설/ 집사재/ 1996.
  • 일본 서스펜스 걸작선/ 하라 료 외/ 추리작가협회/ 고려원미디어/ 1993.
  • 환상특급/ 아서 클라크 외/ 박상준 엮음/ 서울창작/ 1994.
  • 디바/ 델라코르타/ 안선덕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1.
  • 스노우 크래쉬(1, 2) 닐 스티븐슨/ 김장환 옮김/ 새와물고기/1996.
  • 플레치/ 그레고리 맥도널드/ 정철호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죽어서 지킨 약속/ 러브 크래프트 외/ 한경희 편역/ 문학사/ 1994.
  • 인형의 눈(상, 하)/ 베리 우드/ 정영목 옮김/ 동아출판사/ 1994.
  • 천재들의 게임/ F. 폴 윌슨/ 고영휘 옮김/ 십일월출판사/ 1994.
  • 히치콕 서스펜스 걸작선/ 엘리너 설리번 엮음/ 고려원미디어/ 1994.
  • 결혼해 주세요/ 존 업다이크/ 폴임 옮김/ 밝은세상/ 1993.
  • 죽음의 열립방정식/ 모리무라 세이치/ 정성호 옮김/ 모음사/ 1984.
  • 남아 있는 모든 것/ 패트리샤 콘웰/ 이정환 옮김/ 시공사/ 1994.
  • 두 얼굴의 여자/ 수 크라프튼/ 나채성 옮김/ 큰나무/ 1994.
  • 잔혹한 사랑/ 패트리샤 콘웰/ 정한솔 옮김/ 시공사/ 1993.
  • 검은 휘파람/ 로버트 러들럼/ 홍석연 옮김/ 문지사/ 1998.
  • 호텔 Q의 25시/ 모리무라 세이치/ 정태원 옮김/ 글사랑/ 1995.
  • 마성의 아이/ 오노 후유미/ 정성호 옮김/ 한겨레/ 2001.
  • 강철군화/ 잭 런던/ 차미례 옮김/ 1989.
  • 영원의 아이(상중하)/ 덴도 아라타/ 김난주 옮김/1999.
  • 샤바케/ 하타케나카 메구미/ 김소연 옮김/ 2005.
  • 인간 쓰레기/ 아이작 싱어/ 박원현 옮김/ 고려원/ 1992.
  • 인생을 훔친 여자/ 미야베 미유키/ 박영난 옮김/ 2000.
  • 재앙의 거리/ 엘러리 퀸/ 정태원 옮김/ 1994.
  • 호러 사일런스/ J. G. 발라드 외/ 김성화 옮김/ 1994.
  • 악마 다리/ 코난 도일/ 조용만 옮김/ 학원출판공사/ 1993.
  • 금요일 옷 벗는 도둑/ 마쓰모토 세이초 외/ 정태원 옮김/ 비전/ 1994.
  • 중국 오렌지의 비밀/ 엘러리 퀸/ 이원두 옮김/ 시공사/ 1994.
  • 야성의 증명/ 모리무라 세이치/ 김성재 옮김/ 책만드는집/ 1994.
  • 독 원숭이/ 오사와 아리마사/ 이원두 옮김/ 이성/ 1994.
  • 스나크 사냥/ 루이스 캐럴/ 최내현 옮김/북스피어/ 2007.
  • 두개골의 서/ 로버트 실버버그/ 최내현 옮김/북스피어/ 2006.
  • 비밀일기/ 스우 타운센드/ 배현나 옮김/ 김영사/ 1986.
  • 야수는 죽어야 한다/ 오오야부 하루히코/ 박영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1.
  • 비밀의 문/ 김내성/ 명지사/ 1994.
  • 트리스트란과 별공주 이베인/ 닐 게이먼/ 김명렬 옮김/ 2000.
  • 봐라 달이 뒤를 쫓는다/ 마루야마 겐지/ 김춘미 옮김/ 하늘연못/ 2001.
  • 보안관과 도박사/ 엘모어 레오나드/ 이종인 옮김/ 고려원/ 1994.
  • 별을 쫓는 자/ 로저 젤라즈니/ 김상훈 옮김/ 북스피어/ 2008.
  • 유년기의 끝/ 아서 클라크/ 정영목 옮김/ 시공사/ 2001.
  • 유령의 집/ 헨리 제임스/ 이채윤 옮김/ 데미안/ 2003.
  • 2001:스페이스 오디세이/ 아서 클라크/ 김종원 옮김/ 한양출판/ 1994.
  •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로버트 하인라인/ 임창성 옮김/ 잎새/ 1992.
  • 울게 될 거야/ 야마모토 후미오/ 김수현 옮김/ 황금가지/ 2008.
  • 야수들의 밤/ 오시이 마모루/ 황상훈 옮김/ 황금가지/ 2002.
  • 어두컴컴한 물밑에서/ 스즈키 코지/ 윤덕주 옮김/ 씨엔씨미디어/ 1999.
  • 맥널리의 모험/ 로렌스 샌더스/ 이창식 옮김/ 고려원/ 1993.
  • 여름으로 가는 문/ 로버트 하인라인/ 이희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리더스 다이제스트 걸작추리모음 3/ 존딕슨카 외/ 동아출판사/ 1993.
  • 사이코/ 딘 쿤츠/ 신영희 옮김/ 한뜻/ 1997.
  • 발렌타인의 유산/ 스탠리 엘린/ 고경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6.
  • 태양의 유산(1, 2)/ 아사다 지로/ 한은미 옮김/ 시아/ 2000.
  • 언젠가 바다 깊은 곳으로(1, 2)/ 마루야마 겐지/ 박은주 옮김/ 책세상/ 2000.
  • A2Z/ 야마다 에이미/ 이유정 옮김/ 태동 출판사/ 2004.
  • 보이 A/ 조나단 트리겔/ 이주혜 옮김/ 이레/ 2009.
  • 프로페셔널 킬러/ 토마스 페리/ 최인석 옮김/ 모음사/ 1984.
  • 미드나이트 시즌/ 스티븐 킹/ 공경희 옮김/ 대산/ 1999.
  • 나를 기억하라/ 메리 히긴스 클라크/ 임지현 옮김/ 문학사상사/ 1995.`
  • 흔적/ 패트리샤 콘웰/ 조성은 옮김/ 시공사/ 1996.
  • 마지막 대본/ 미키 스필레인/ 정다빈 옮김/ 홍원/ 1993.
  • 빗살무늬토기의 추억/ 김훈/ 문학동네/ 1995.
  • 지푸라기 여자/ 카트린 아를레/ 홍은주 옮김/ 북하우드/ 2006.
  • 메두사/ 이노우에 유케히토/ 송영인 옮김/ 시공사/ 1998.
  •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 백민석/ 문학동네/ 2001.
  • 플레이보이 SF걸작선[1]/ 필립 K. 딕 외/ 황금가지/ 2003.
  • 워터멜론 슈가에서/ 리차드 브라우티건/ 최승자 옮김/ 도서출판 민/ 1995.
  • 무서운 사람들/ 얼 스탠리 가드너/ 강성열 옮김/ 세진출판사/ 1991.
  • 파프리카/ 쓰쓰이 야스타카/ 최경희 옮김/ 영림카디털/ 1994.
  • 피의 책/ 클라이브 바커/ 정탄 옮김/ 끌림/ 2008.
  • 고독의 노랫소리/ 덴도 아라타/ 양억관 옮김/ 문학동네/ 2005.
  • 소돔의 성자/ 오사와 아리마사/ 이원두 옮김/ 이성/ 1993.
  • 아이스바운드/ 딘 쿤츠/ 안정희 옮김/ 한뜻/ 1996.
  • 불야성/ 하세 세이슈/ 김은아 옮김/ 대원/ 1999.
  • 사요나라 갱들이여/ 다카하시 겐이치로/ 이승진 옮김/ 향연/ 2004.
  • 아내가 마법을 쓴다/ 프리츠 라이버/ 송경아 옮김/ 웅진/ 2007.
  • 어둠(1, 2)/ 제임스 허버트/ 김석희 옮김/ 정신세계사/ 1995.
  • 아웃(1, 2, 3)/ 기리노 나쓰오/ 홍영의 옮김/ 다리미디어/ 1999.
  • 대망(1~10)/ 야마오카 소하치/ 박재희 옮김/ 동서문화사/ 1975.
  • 속삭이는 사람들/ 마가리트 밀러/ 현재훈 옮김/해문/1983.
  • 디미트리오스의 관/ 에릭 앰블러/ 이가형 옮김/ 해문/1986.
  • 판사와 형리/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차경아 옮김/ 문예출판사/ 1988.
  • 부머랭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신용태 옮김/ 해문/ 1988.
  • 서재의 시체/ 애거서 크리스티/ 설영환 옮김/ 해문/ 1989.
  • 연성결(상,하)/ 김용/ 박영창 옮김/ 중원문화사/ 1989.
  • 갈색 옷을 입은 사나이/ 애거서 크리스티/ 김석환 옮김/ 해문/ 1989.
  • 중국 황금 살인 사건/ 로베르트 반 훌릭/ 이동진 옮김/ 삼신각/ 1990.
  • 내가 죽인 소녀/ 료 하라/ 박영 옮김/ 청림출판/ 1990.
  • 녹정기(1~11)/ 김용/ 박영창 옮김/중원문화사/1990.
  • 부자연스러운 주검/ P. D. 제임스/ 차근호 옮김/ 일신서적출판사/ 1991.
  • 피부 밑의 두개골(1,2)/ P. D. 제임스/ 이명성 옮김/ 일시서적출판사/ 1992.
  • 인간의 증명/ 모리무라 세이찌/ 이원두 옮김/ 한길사/ 1991.
  • 제3의 사나이/ 그레엄 그린/ 안흥규 옮김/ 문예출판사/ 1991.
  • 여자에게 맞지 않는 직업/ P. D. 제임스/ 박종원 옮김/ 일신서적출판사/ 1992.
  • 타인의 목/ 조르쥬 심농/ 김수연 옮김/ 일신서적출판사/ 1992.
  • 열쇠 없는 집/ 얼 비거스/ 유명우 옮김/ 한길사/ 1992.
  • 타이태닉 호의 음모/ 도널드 A. 스탠우드/ 이인복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죽은 자와의 결혼/ 윌리엄 아이리시/ 김석환 옮김/ 해문출판사/ 1992.
  • 미드나이트/ 딘 R. 쿤츠/ 조석진 옮김/ 고려원미디어/1992.
  • 벌거벗은 얼굴/ 시드니 셀던/ 한번웅 옮김/ 신원문화사/ 1993.
  • 컴퓨터의 몸값/ 미요시 도오루/ 권자인 옮김/ 수목출판사/ 1993.
  • 마지막 모험/ 엘모어 레오나드/ 김명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3.
  • 한국 서스펜스 걸작선/ 이상우 외/ 고려원미디어/ 1993.
  • 어스시의 마법사/ 어슐러 K. 르귄/ 윤소영 옮김/ 웅진출판/ 1993.
  • 여형사 K/ 수 그라프톤/ 정한솔 옮김/ 큰나무/ 1994.
  • 쇠못 세 개의 비밀/ 로베르트 반 훌릭/ 이희재 옮김/ 디자인하우스/ 1994.
  • 경마장의 비밀/ 딕 프랜시스/ 이종인 옮김/ 고려원미디어/1994.
  • 레이디 킬러/ 도가와 마사꼬/ 김갑수 옮김/ 추리문학사/ 1994.
  •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들의 미스터리 걸작선 추리특급/ 엘러리 퀸 엮음/ 정성호 옮김/ 제삼기획/ 1994.
  • 종소리를 삼킨 여자/ 로베르트 반 훌릭/ 이희재 옮김/ 디자인하우스/ 1995.
  • SF 시네피아/ 아서 클라크 외/ 박상준 엮음/ 서울창작/ 1995.
  • 죽음의 편지/ 보브 랜들/ 김훈 엮음/ 고려원미디어/ 1996.
  • 유니스의 비밀/ 루스 렌들/ 이희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6.
  • 카인의 아들/ 패트리샤 콘웰/ 이창식 옮김/ 시공사/ 1996.
  • 시귀(1,2,3)/ 오노 후유미/ 임희선 옮김/ 들녘/ 1999.
  • 자본론 범죄/ 칼 마르크스/ 이승은 옮김/ 생각의나무/ 2004.
  • 월간 판타스틱 2008/08 Vol.18/ 페이퍼하우스/ 2008.
  • 만연원년의 풋볼/ 오에 겐자부로/ 박유하 옮김/ 고려원/ 2000.
  • 위대한 세월/ 오에 겐자부로/ 김난주 옮김/ 고려원/ 1995.
  • 핀치러너 조서/ 오에 겐자부로/ 허호 옮김/ 고려원/ 1996.
  • 펠리컨브리프/ 존 그리샴/ 정영목 옮김/ 시공사/ 1994.
  •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정계춘 옮김/ 자유문학사/ 1993.
  • 마지막 파티/ 윌리엄 캐츠/ 정태원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6.
  • 복수법정/ 헨리 덴커/ 이상곤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브라질에서 온 소년들/ 아이라 레빈/ 이일수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1.
  • 보안관과 도박사/ 엘모어 레오나드/ 이종인 옮김/ 고려원/ 1994.
  • 죽음의 세레나데/ 유우제/ 고려원미디어/ 1994.
  • 맨해턴 특급을 찾아라/ 클라이브 커슬러/ 이원두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독수리는 날아오르다/ 잭 히긴스/ 박주동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3.
  • 라마(6,7)/ 아서 클라크 & 젠트리 리/ 안정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4.
  • 맥널리의 행운/ 로렌스 샌더스/ 이순주 옮김/ 고려원/ 1992.
  • 맥널리의 비밀/ 로렌스 샌더스/ 이일수 옮김/ 고려원/ 1992.
  • 어둠을 울리는 우울한 종소리/앤드루 박스/ 이창식 옮김/ 고려원미디어/1992.
  • 여름으로 가는 문/ 로버트 A. 하인라인/ 이희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석양에 빛나는 감(1,2)/ 다카무라 가오루/ 홍영의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5.
  • 무죄추정/ 스코트 터로우/ 최승자 옮김/ 대흥/ 1991.
  • 내가 심판한다/ 미키 스필레인/ 황해선 옮김/ 해문/ 1990
  • 거짓 예언자/ 숀 플레네리/ 김갑수 옮김/ 남도/ 1989.
  • 가족사냥/ 텐도 아라타/ 양억관 옮김/ 문학동네/ 2003.
  • 야성의 증명/ 모리무라 세이치/ 김성재 옮김/ 책만드는집/ 1994.
  • 메인 스트리트/ 트리베니안/ 정태원 옮김/ 진음/ 1994.
  • 트럼프 살인사건/ 엘러리 퀸/ 이제중 옮김/ 시공사/ 1995.
  • 어둠의 목소리, 사나이의 목/ 이든 필포츠/ 조르주 심농/ 이가형 옮김/ 하서/ 1981.
  • 두 아내를 가진 남자/ 패트릭 퀜틴/ 심상곤 옮김/ 해문/ 1990.

2021/07/16

어둠이여, 내 손을 잡아라 - 데니스 루헤인 / 조영학 : 별점 2.5점

어둠이여, 내 손을 잡아라 - 6점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황금가지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켄지와 제나로는 정신과 의사 디안드라 워렌의 의뢰를 받았다. 모이라 켄지라는 소녀로부터 그녀 애인 케빈 헐리히가 사람을 죽여 매장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협박 전화를 받았고, 3주가 흐른 뒤에는 디안드라의 아들 제이슨을 찍은 사진이 배달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켄지와 제나로는 케빈과 그의 보스 잭 루스를 만난 자리에서 그들이 협박범이 아니라는걸 깨달았고, 제이슨의 미행에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던 와중에 켄지도 협박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켄지에게 무언가 메시지를 남기려던 동네 소녀 카라 라이더가 잔혹하게 살해당한채로 발견되었고, 그녀가 모이라 켄지였다는걸 알게 되는데....

데니스 루헤인이 쓴 켄지 앤 제나로 시리즈. 이 시리즈는 전에 "전쟁 전 한잔"을 읽어본 적이 있는데 이 작품은 생각과 사뭇 다르더군요. 이전에 조금이나마 갖추고 있던 하드보일드스러운 면모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잔혹하고 폭력적인 범죄에 더해 냉혹한 범죄자가 등장하고, 주인공들과 범죄자들이 과거의 인연으로 깊숙이 엮여 있다는 점은 하드보일드스럽지만, 자극만을 극도로 추구한, 전형적인 헐리우드 스타일 펄프 픽션에 불과합니다. 범인의 범행이 아무런 이유가 없는 탓이 가장 커요. 악의 근원, 동기를 아무리 헤집고 찾아봤자 그냥 정신병자였다는게 전부니까요.

그렇다면 재미라도 있어야 하는데, 이 역시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범죄자와 탐정의 대결에서 흥미를 찾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야기는 그냥 흘러갈 뿐입니다. "나 잡아 봐라~"로 시작해서, "자, 이제 너 죽었어!", 그 다음에 "어이쿠, 내가 잡혔네, 이제 죽었네!" 식으로요. 이 과정에서 정교한 맛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나 잡아 봐라~"에서 범인이 던져주는 단서는 수사에 도움이 되지 못하거든요, 에반드로의 경우 그의 얼굴을 떠올린 켄지의 기억력 덕분에 신원이 드러났고, 진범 게리 글린도 경찰 수사 결과 증거품에 지문이 남겨졌다는게 밝혀지는 만큼 추리의 여지는 없습니다. 잭 루스를 잡아다가 고문해서 얻은 정보 등 다른 단서들도 사실상 쓸모가 없었던건 마찬가지고요.

70년대 중반, 마을 자경단 EEPA 모임 멤버들의 가족과 친지들이라는 피해자들의 공통점이 드러나는 과정은 그래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과거 EEPA가 알렉 하디만과 찰스 러글스톤을 덮친 뒤 고문해서 러글스톤을 잔혹하게 살해했다는 과거가 지금 사건의 동기라는건 설득력이 너무 부족합니다. 당시 사건 수사를 맡았던 게리 글린이 EEPA 멤버들을 풀어주고 알렉 하디만에게 죄를 뒤집어 씌운 뒤, EEPA 멤버들과의 뒷거래로 부자가 되었는데, 20년이 지나서 그 가족을 죽인다? 왜죠? 인간의 고통이야말로 순수의 본질이다는 등의 범인들이 한 말들로 그들이 잔혹한 폭력을 저지른 이유를 설명하려고 노력하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무고한 사람들을 수십 명씩 잘 죽여왔는데, 구태여 EEPA 멤버 가족과 친지들을 사진을 보내 범행을 예고하면서까지 죽일 이유는 없습니다.

알렉 하디만과 게리 글린이 손을 잡은 경위에 대한 설명도 부족합니다. 알렉 하디만이 체포되기 전부터 관계가 있었고, 존이 알렉을 '가르치는' 역할을 했다고 치죠. 그렇다면 알렉 하디만에게 게리 글린은 현재 시점에서는 철천지 원수입니다. 자기와 친구를 고문하고, 심지어 친구는 잔혹하게 죽인 범인들과 손을 잡고 자기를 감옥으로 보낸 악덕 경찰이니까요. 그들의 공범 에반드로 아루조가 범행을 저지른 이유 역시 설명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에요. 알렉 하디만에 의해 세뇌되었다는 암시 뿐인데, 이 정도로 이런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다는건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설령 세뇌되었다 하더라도, 그는 게리 글린이 아니라 알렉 하디만에게 세뇌되었으니 게리 글린을 도와 살인 행각을 벌일 까닭도 없고요. 켄지의 집에 완벽하게 침입해서 메시지를 남긴 방법 역시, 페인트 공으로 변장했다는 정도로 넘어가기에는 허술하고 부실했습니다. 그리 대단한 트릭도 아니고요. 

하긴, 범인이 전직 경찰이었던 게리 글린이라는 진상이 가장 뜬금없어서 더 할 말이 없네요. 앞서 등장한 인물들 중 죽지 않고 살아남은 사람이 범인이라는 이유 외에 다른 근거는 없어 보였습니다. 알렉과 게리 글린, 둘이 알렉 하디만 구속 이후에도 관계가 있었다면, 이후 FBI 조사에서 게리 글린의 존재가 떠오르지 않은 것도 이해하기 힘들네요.

그 외에도, 지나치게 잔혹한 범행 묘사들도 별로였고, 폭력이 넘쳐나는 거리에 대한 묘사도 과해서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더군요. 솔직히 케빈이라는 살인마 똘아이가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돌아다닌다는게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거리에서 사람들이 살아간다는게 가능하기나 한 건지 의심스러워요. 폭력과 사랑을 대비시키며, 사랑 쪽에 패트릭 켄지와 앤지 제나로 커플을 위치시킨 설정도 진부했습니다.

그래도 아주 싸구려 헐리우드 스타일 펄프 픽션이라고 평가 절하하기는 좀 힘들기는 해요. 작가의 글솜씨가 대단한 덕분이지요. 뻔한 소재와 설정들인데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흡입력만큼은 굉장합니다. 특히 에반드로가 켄지와 제나로를 습격할 때, 그리고 켄지가 게리 글린과 대치할 때의 긴장감은 감탄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에반드로가 섬 폐가에 컴퓨터 모뎀을 설치하고 전화를 연결해서, 공중전화를 세워 위치를 속인 트릭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거리의 공중전화로 걸면 컴퓨터 전화로 추적되도록 한 건데, 90년대 당시라면 충분히 먹혔으리라 생각되네요. 켄지와 제나로의 관계가 완벽하게 정리되는 결말은 팬들에게는 좋은 선물이고요.

하지만 펄프 픽션을 뛰어넘는 무언가냐 하면, 그렇다고 보기는 여러모로 무리입니다. 좋은 작가가 쓴 양산형 범죄물일 뿐입니다.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이 시리즈도 더 이상 읽을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2024/08/10

열린 어둠 - 렌조 미키히코 / 양윤옥 : 별점 2.5점

열린 어둠 - 6점
렌조 미키히코 저자, 양윤옥 역자/모모

"회귀천 정사"로 유명한 렌조 미키히코의 단편집. 원제는 "夜よ鼠たちのために (밤이여, 쥐들을 위해)". 모두 아홉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1983년에 출간된 나름 고전(?)으로 일본에서도 꽤 오래 절판 상태였었는데, "이 미스터리가 굉장해" 2014년 판에서 '복각(재출간) 희망! 환상의 명작 랭킹'에서 1위를 차지한 덕분에 2014년에 복간된 이력이 있습니다. 아야츠지 유키토가 아래와 같이 극찬하는 인터뷰와 글을 남겼을 정도로 좋아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 미스터리의 재미 중 가장 큰 것은 무엇인가 하면, 역시 마지막의 반전, 결말의 의외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단편에서 그걸 내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 단편집은 모든 작품이 놀라운 반전 구조를 그립니다. 생각할 수 있는 한, 최고의 전개를 실현한 작품들입니다. 마치 네거티브 필름이 포지티브로 바뀌는 것처럼, 결말에서 흑백이 뒤바뀝니다. 모든 작품에서 완전히 속아버릴 수 밖에 없어요. 전후 미스터리 단편집 중에서, 저는 이 책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인상 깊은 것은 표제작입니다. 미스터리라는 성격상, 스토리를 말하는 것은 스포일러가 되므로 삼가겠습니다만, 제가 만약 단편을 쓴다면 이렇게 쓰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an・an」 1990년 11월 23일호, 아야츠지 유키토 「나의, 한 권. 멋진 반전의 구조. 전후 최고의 미스터리 단편집」에서)
  • 아야츠지: 렌조 작품은, 일반적으로는 나오키상 수상작인 연애소설 『연문』이 유명합니다만, 충격적이었던 것은 역시 먼저, 『회귀천 정사』, 『은밀한 상복』 등의 초기 단편집입니다. 지금은 고분사 문고로 읽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밤이여, 쥐들을 위해』입니다. 지금은 구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처음에는 실업지일본사에서 신서판으로 나왔고, 신초문고와 하루키 문고로 차례로 옮겨졌는데, 현재는 절판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 서술 트릭 계열 단편집의 최고봉인데......아깝네요. (「작가의 독서도 제150회: 아야츠지 유키토」에서)

읽어보니 이 정도 극찬을 받을만한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호평은 이해가 됩니다. 서정성과 트릭이 잘 결합되어 있던 작가 최전성기 시절("회귀천 정사" 시절)답게, 추리적으로 굉장히 풍성하기 때문입니다. 트릭이 사용된 정통 본격 추리물에서 유괴극, 복수극, 서술 트릭 반전극, 느와르 등 수록작의 장르도 다양합니다. 과하게 느껴졌던 작가의 묘사도 다른 후기작에 비하면 절제되어 있어서 부담이 덜하고요.
모든 수록작이 다 괜찮은건 아니지만, 더운 여름, 한 번 읽어볼만하다 생각됩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수록작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포일러가 가득하다는 점, 읽으시기 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두 개의 얼굴"
화가 마사키 유스케는 아내 게이코가 신주쿠 호텔에서 살해당했다는 경찰의 연락을 받았다. 그러나 그녀는 자택 침실에서 유스케가 살해해 뒷마당에 파묻었다. 호텔 사건의 여자가 게이코라면, 유스케가 집에서 죽인 여자는 누구인가? 돌이켜 생각해보니, 유스케는 죽인 여자의 얼굴을 그날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유스케는 호텔 사건에는 알리바이가 있었기 때문에, 호텔에서 발견된 여자를 게이코로 만들어 버리자고 마음먹었다...

진상은 유스케의 범행을 목격한 동생 신지가 자신을 협박하던 꽃뱀 여자를 함께 처치해 버렸던 겁니다. 마침 몸매가 비슷해서 속일 수 있었지요. 이 때 집 안에 전화가 두 대 있는 것을 이용해서 '순간 이동' 트릭을 선보입니다. 전화가 걸려와 안부를 물으면 당연히 외부에서 전화를 했을거라 생각하지만, 사실 같은 집 안에 있었다는 것이지요. 간단하면서도 현실적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유스케가 살해한 아내의 사체가 이동한 이유도 잘 설명되고 있으며, 사건에 대한 유스케의 심리묘사도 독자의 흥미를 더해주는 요소입니다. 서스펜스가 제법이었어요.
하지만 단편이라서 설명이 부족하며, 작위적으로 전개한 부분은 눈에 거슬립니다. 우선 신지가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건 너무 뻔했습니다. 신지를 협박하던 꽃뱀 여자가 유스케 집까지 찾아와 지문을 남긴건 억지스러웠고요, 마지막 신지의 장난도 이유를 알기 어럽습니다.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7인 1역"과 유사하다는 것도 감점 요소입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과거에서 온 목소리"
'나'는 금수저 출신으로 형사일을 견디다 못해 2년만에 그만두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뒤, 그만 둔 이유에 대해 강 선배에게 편지를 썼다.
1년 전, 전일항공 부사장 야마후지 다케히코의 외아들 가즈히코 유괴 사건이 일어났다. 범인은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어 부인을 전화기에 붙잡아 놓은 상태에서, 담을 뛰어넘어 아이를 유괴했다. 경찰은 몸값을 확보하고 도주하던 범인을 미행하다 놓치고 말았다. 다행히 몸값을 받은 범인은 아이를 무사히 풀어주었고, 이후 공개 수사로 전환한 경찰에게 정체가 드러난 범인 오카다는 자동차 사고로 죽은 시체로 발견되었다.
그러나 유괴범에게 동정심을 느낀 '나'는 당시 일부러 범인이 도주하도록 수사를 방해했다. 유괴범 중 한 명이 강 선배라는걸 알아챘기 때문이었다...


전화를 건 범인이 '내일'이 금요일인지 토요일인지 정하지 못했던 상황을 통해, 범인이 두 명이며 둘 사이 커뮤니케이션이 원할하지 않다는걸 추리해 내는건 아주 좋았습니다. 두 명 중 한 명이 아이를 유괴당한 탓에 어쩔 수 없이 부잣집 아들을 유괴해 몸값을 받아내려 했다는 발상도 재미있었어요. 실행범은 자기 아이를 유괴한 범인의 요구사항을 자기가 유괴한 사건 피해자에게 그대로 전달만하면 된다는 아이디어인데, 정말 획기적인 아이디어라 생각됩니다. 
강 선배가 오카다를 살해했을거라는 결말도 합리적입니다. 오카다가 체포되면 진상이 드러날 수 있으니, 경찰이 체포하기 전 정보를 흘려 유인한 뒤 살해했다는건 말이 되니까요.

그러나 유괴가 이렇게 겹쳐서 강 선배가 피해자이자 범인이 된다는건 다소 억지스럽다는 문제는 있습니다. '나'가 강 선배의 눈에서 이십 년 전 범인 눈빛을 떠올린 덕에 진상을 깨달았다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나'가 집 안에 있는 신이치가 사실은 유괴당한 가즈히코라는걸 눈치챈건 앞선 복선으로 설명되지만, 독자는 눈치채기 힘들다는 점에서 공정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유괴 피해자가 몸값 마련을 위해 유괴범이 된다는 아이디어는 아주 좋았던만큼, 이를 확장한 장편으로 묵직하게 썼다면 "킹의 몸값"과는 또 다른 딜레마를 안겨다주는 좋은 작품이 될 수도 있었을것 같은데 아쉽네요. 그래도 아이디어만으로 별점 3.5점은 충분합니다.

"화석의 열쇠"
하반신 마비 소녀 지즈가 목이 졸려 죽을 뻔 했다. 피해자 집에는 아무도 들어갈 수 없었다. 창문은 모두 안에서 잠겨 있었고, 출입구는 현관문밖에 없는데 열쇠는 관리인 사와가 보관하고 있었다.

지즈가 엄마를 집에 들이기 위해 자물쇠 바꾸는 청년을 속여 헌 자물쇠를 달게 했고, 엄마와 아빠 모두 지즈가 부담되어 살해하려 했다는게 진상입니다.
이를 드러내기 위한 정보 제공은 공정합니다. 지즈가 자물쇠 바꾸는 청년에게 상황에 맞지 않는 초콜릿 부탁을 한 것, 관리인 사와가 엄청나게 청소를 열심히 한다는 등 상황에 대한 공유는 확실하니까요. '열쇠 화석'이라는 말도 단서로서는 좋았습니다. 사와가 이 모든걸 깨닫는 전개는 일상계스러워서 마음에 들었고요.

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부모 둘이 동시에 딸을 살해할 생각을 한다는건 와 닿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런 생각을 했다면 자기가 빠져나갈 생각을 할까요? 신파적인 결말도 별로였고요. 별점은 2점입니다.

"기묘한 의뢰"
신소에서 일하는 나에게 쓰치야 마사하루라는 의뢰인이 찾아왔다. 아내 동향 조사 의뢰를 위해서였다. 아내 사야코는 하릴없이 이곳 저곳에서 시간만 보냈다. 알고보니 그녀는 나의 미행을 이미 눈치채고 있었고, 나에게 오히려 남편 쓰치야의 행적 조사를 부탁했다. 알고보니 나를 이용해서 몰래 불륜 행각을 저지르기 위함이었다. 이 역시 쓰치야에게 들켜버렸고, 쓰치야는 자기 행적 조사를 거짓으로 전달하라고 했다. 전달하기 위한 쓰치야의 행적은 애인 유리의 맨션 주소와 연락처로 받으려 했는데, 그 뒤 유리가 살해되었다...

쓰치야는 유리의 다른 애인으로, '나'와 유리의 관계를 알고 유리를 살해했다는게 진상입니다. 조사를 맡긴건 유리와 나의 관계를 확실히 알아내기 위해서였고요.

나의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그리고 냉소적인 심리묘사가 대부분으로 추리적으로 딱히 눈에 뜨이는 부분은 없습니다. 오히려 이 묘사로 '나'의 별로인 모습만 드러나 작품에 몰입하기 힘들다는게 문제입니다. 쓰치야 부부 사이에서 왔다갔다하는 모습은 무능력했고, 유리의 죽음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느끼지 않는 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마지막에 자신이 쓰치야에게 농락당한 것에 불과하다는걸 알아 버렸지만, 그냥 그대로 끝나버리는 결말은 이게 뭔가 싶더군요. 이야기가 완결되었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어요. 제 별점은 1.5점입니다.

"밤이여, 쥐들을 위해"
어린 시절 불우했던 나는 교정을 받아 사회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내를 잃은 뒤,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복수를 결심했다. 
병원 원장 요코즈미 다다오는 '나'의 협박 전화를 받고 서둘러 집을 나선 뒤 살해당했다. 경찰은 백만엔이라는 돈이 발견된 것으로 보아, '나'의 원한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추정했다. 이후 원장 사위이자 내과 부장 이시즈의 사체도 발견되었다.

'나'인 쓰무라의 아내는 불치병 뇌종양이었고, 병원의 과실로 죽은게 아닙니다. 그런데 왜 백만엔이라는 돈을 건네려고 했을까요? 이 수수께끼는 흥미롭습니다. 알고보니 이하라의 아내 후미요에 대한 오진을 숨기려고 원장과 내과 부장이 그녀가 백혈병에 걸리게 만들었다는게 진상입니다. 생각도 하지 못했네요. 쓰무라와 이하라의 정체가 독자가 알고 있던 것과 정 반대라는게 드러나는 반전도 좋았습니다. 잘 짜여진 서술 트릭물로, 독자를 완벽하게 속이는데 성공하고 있습니다. 

단 둘의 흉터는 너무 노골적으로 속이겠다!는 의도가 보여 좀 별로였고, 어린 시절 쥐를 죽였던 원한으로 살인까지 저지른다는건 비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하라는 누군가에게 죄를 뒤집어 씌울 수 밖에 없었으니 억지스럽더라도 죽일 수 밖에 없는 동기를 만들 수 밖에 없었던 작가의 고충은 이해가 되지만, 억지는 억지에요. 그래도 심리 묘사가 탁월한 덕분에 생각보다는 잘 설명되는 편이라 다행입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이중생활"
마키코는 열 여섯살 많은 슈헤이에게 젊음을 바쳤지만, 자신을 버리려하는 슈헤이에게 증오를 느꼈다.

정부인줄 알았던 마키코가 진짜 아내이고, 반대로 나이많은 시즈코가 정부이자 불륜녀라는 반전이 인상적입니다. 이 반전을 결말 부분까지 잘 숨기면서 전개한다는 점에서는 서술 트릭물로 보아도 무방합니다. 
마키코가 남편 슈헤이와 불륜녀 시즈코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살해당한 것처럼 자살한다는 반전, 그리고 이를 위해 데쓰오와 시즈코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는 방법도 잘 짜여져 있어서 범죄물로도 우수한 수준이고요.

그런데 마키코가 정부 데쓰오를 범행에 끌어들인건 억지스럽습니다. 불륜을 저지르다가 살해당한 모양새이니, 마지막 순간치고는 영 폼이 나지 않으니까요. 데쓰오 없이도 현장 상황 - 슈헤이가 받아온 수면제가 들어있는, 슈헤이가 즐겨 마시던 와인 - 과 스토브 지문으로 슈헤이에게 누명을 씌우는건 가능했을것 같거든요. 시즈코마저 옭아매기 위해 데쓰오를 이용했다고보면 말은 돼지만, 이 역시 나이든 시즈코와 데쓰오가 불륜 관계라는 전제조건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작위적입니다. 조건이 갖춰진 뒤에야 실행 가능한 계획이라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기도 힘들고요. 

단편이 아니라 장편이었다면 좀 더 설득력있는 인간 관계를 쌓아올리는게 가능했다는 측면에서, 조금 긴 호흡으로 풀어나가는게 좋았을 것 같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대역"
인기 배우 하세쿠라 슌은 아내 료코와의 이혼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 자신과 꼭 닮은 남자 다카쓰 신야를 찾아냈다. 그러나 료코가 슌의 불륜을 알고 있었으며, 이혼할 생각도 없다는걸 알게된 뒤 료코를 죽이기로 결심했다. 다카쓰 신야를 이용한 알리바이를 만들어서였다. 오사카에서 다카쓰를 자신인 척 연기시킨 뒤, 자신은 변장하고 도쿄로 가서 살해하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료코는 없었고, 오사카로 돌아간 뒤 자신의 방에 죽어있는 기누에를 발견했다. 이 모든건 료코와 다카쓰의 음모였었다.


하세쿠라 슌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는 완전 범죄물로는 볼만합니다. 도무지 빠져나갈 방법이 없는 완벽한 계획이었습니다. 하세큐라 슌의 대타가 다카쓰 신야가 아니라, 료코와 기누에 입장에서는 그 반대였다는 반전도 인상적이었어요.
 
하지만 이야기의 현실성이 많이 떨어집니다. 애초에 이렇게 닮은 사람이 있고, 그 사람들 주위에 같은 여자들이 엮이게 된다는 것 부터가 말이 안되지요.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는 했는데, 말이 되는 이야기로 만드는 데에는 실패한 셈입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베이 시티에서 죽다"
동거녀와 믿었던 아우에게 배신당한 조직원이 출소 후, 둘이 함께 도망친 항구 도시로 찾아가 모두 죽여버린다는 느와르.. 묘사도 멋있고 배신의 진상 - 없던 죄를 뒤집어 쓴게 아니라 원래 내가 지은 죄였다는 - 도 그럴듯하기는 하지만, 딱히 흥미롭지는 않았습니다. 추리적인 맛은 거의 없고, 내용도 신선함이 떨어지는 탓입니다. 그냥 서정적인 '사나이' 이야기를 한 편 쓰고 싶어 쓴 느낌이랄까요. 별점은 2점입니다.

"열린 어둠"
불량 학생들만 다니는 사립 세이에이 고등학교 음악교사인 미즈키 마사는 '마더'라는 별명으로 학생들의 신임을 얻고 있었다. 어느날 퇴학당한 폭주족 블랙호크스 멤버 중 한 명인 노리코가 긴급한 도움 요청을 해 왔다. 리더 다카기가 살해당했다고 했다. 노리코와 함께 현장에 온 마사는 경찰에 신고하려 했지만, 노리코가 유력한 용의자라는걸 알고 한 시간만 더 고민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다카기의 죽음이 학교 체육 교사 아카자와 다케시 살해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걸 알게 되었다. 아카자와는 동성애자였다.

불량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진 사건을, 학생과 얼마 나이 차이가 나지 않는 열혈 신입 교사가 해결한다는 내용으로 70년대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던 '청춘 미스터리'의 영향이 가득 느껴집니다. 동성애로 인한 삼각관계가 원인이라는 점은 발표 시기를 감안하면 신선한 편이고요. 요새 이런 설정이 유행이라는데, 나도 한 번 써볼까!라는 생각으로 쓴 듯한데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추리적으로도 나쁘지 않습니다. 다카기가 폐소 공포증이라는게 핵심 단서인데 - 아카자와 선생의 차는 비가 오는데도 창문이 열려있었다 -, 이는 여러가지 단서로 독자에게도 공유됩니다. 노리코가 아침에 다카기의 방에서 쫓겨난 건 창문을 닫으려고 해서, 다카기가 초고층 맨션에서 뛰쳐나온건 엘리베이터를 탈 수가 없어서, 다카기가 폭주족이 된 건 차를 타기 싫어서였다는 식으로요. 
미즈키 마사가 학생들 앞에서 추리쇼를 펼쳐 진상을 밝히는 전개도 정통 본격 추리물 스타일입니다. 

그러나 다카기가 스즈타에게 아카자와 살인 혐의를 뒤집어 씌우려고 현장을 조작했기에, 스즈타는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는걸 증명하려고 다카기를 살해하고 노리코에게 혐의를 씌웠다는 동기는 설득력이 약합니다. 후더닛 물로는 괜찮았지만, 와이더닛 측면에서는 좋다고 하기 어렵네요.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