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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4

귀를 막고 밤을 달리다 - 이시모치 아사미 / 김주영 : 별점 1점

귀를 막고 밤을 달리다 - 2점
이시모치 아사미 지음, 김주영 옮김/씨네21

원죄 피해자 지원단체에서 만난 피해자 3명 -기시다 마리에, 구스노키 유키, 야타베 히토미- 를 죽이기로 결심한 나미키 나오토시. 이유는 그녀들이 "각성"을 할 것을 염려한 때문이었다.

상당한 분량의 장편이지만 딱 하룻밤, 그것도 단지 몇시간 동안 벌어지는 주인공의 거침없는 연쇄살인 행각을 그린 범죄 스릴러입니다. 호러물에 대한 다양한 포스트로 유명한 블로그 "잠들 수 없는 밤의 기묘한 이야기" 의 이벤트에 당첨되어 읽게 되었죠. 당첨시켜 주신 관계자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그럴듯한 제목의 이 책이 이렇게나 재미가 없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정말이지 최근 읽은 작품 중에서는 최악이었어요.

일단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각성"이라는 동기가 너무나도 설득력이 없습니다! 저는 뭐 대단한 설정이나 반전이라도 있는줄 알았어요. 하지만 뭔가 있어보이게 쓰려고 노력은 했지만 너무나 알맹이없는 내용이라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이런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동기를 가지고 하룻밤 사이에 6명이나 죽이는 연쇄 살인 행각을 저지른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돼죠. 작가 스스로도 어이가 없었던지 택도 없는 알라우네 전설을 끌어다가 "귀를 막고 밤을 달리다"라는 제목과 결합시켜 주인공 나미키의 폭주를 합리화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설정의 작위적이고 만화적인 면만 더 돋보일 뿐이었습니다.

게다가 초반에는 완전범죄로 꾸미기위하여 여러가지 설정을 곁들여가며 공들인 범죄 행각 역시도 반 이상은 즉흥적인 발상인데다가 많은 부분을 운에 의지하고 있는 등 디테일에 비하면 별로 정교하지 못하기에 범죄소설로도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었습니다. 그나마 건질만한 것은 마지막에 등장하는 진범의 정체와 약간의 반전 정도? 하지만 많이 부족해요...

그 외에도 추리물도 아니고 스릴러도 아니고 호러도 아닌 애매모호함, 제가 싫어하는 잔인한 고어적 묘사 등 좋은 면을 도저히 찾아보기 어렵더군요. 애시당초 현실과는 10만광년 떨어진 이러한 작품을 "사회파 미스터리"라고 홍보하는 출판사의 담대함만이 돋보일 뿐이었습니다. 아니면 혹시 사회파에 대한 정의가 내가 모르던 사이에 바뀐건가?

하여간 저도 선물받은 책이니 만큼 좋은 평만 적고 싶은데 어쩌겠습니까. 그만큼 제게는 별로였는걸요. 저에게 책을 선사해 주신 관계자 분께는 정말이지 죄송할 따름이네요. 별점은 1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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