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검색어 존 딕슨 카에 대한 글을 날짜를 기준으로 정렬하여 표시합니다. 관련순 정렬 모든 글 표시
검색어 존 딕슨 카에 대한 글을 날짜를 기준으로 정렬하여 표시합니다. 관련순 정렬 모든 글 표시

2026/08/30

다시 뽑아보는 3대 미스터리 (from 알라딘)

"3대 미스터리"로 알려진 작품은  엘러리 퀸의 "Y의 비극",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입니다. 그러나 출처와 근거가 불분명하고, 이후에도 많은 미스터리가 발표되었기에 새롭게 3대 미스터리를 정해보자는 기획이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열두 명의 전문가와 알라딘 미스터리 마니아 100인이 작성한 추천 리스트에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세 작품을 선정하였다고 하네요.

선정된 작품은 아래와 같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걸작이지만, "13.67"과 "용의자 X의 헌신"은 미스터리를 대표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탓입니다. 장르 역사적으로 크게 의미있는 작품도 아니고요.

전문가라고 초빙된 분들도 아쉽습니다. 일본 소설 번역가, 출판사 대표의 경우 사심이 배제되기 어려울테니까요. 실제로 김은모 번역가의 추천작은 모두 일본 소설입니다. 에세이 작가 김혼비 님은 왜 전문가인지도 잘 모르겠고요. 알라딘 미스터리 매니아 100명의 투표 역시 일본 소설로 쏠려있는 국내 미스터리 시장의 현황이 극단적으로 드러날 뿐입니다.

그나마 아래 하우미스터리 운영자이신 decca님의 추천 정도만 납득할만 했습니다.

물론 이런 리스트는 수많은 매체에서 정리, 발표해 왔기에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기는 합니다. 리스트에 선정되었다고 다 좋은 작품들도 아니고요. 이번 알라딘에서 선정된 작품들은 최소한 '재미'만큼은 보장되어 있으니, 오히려 추리 소설에 입문하는 분들에게는 더 좋은 가이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알라딘 선정 정말 재미있는 미스터리" 같은 제목을 붙여서요. 선정 기준도 불분명하고, 트렌드에 치우친 현재의 투표 결과를 통해 선정된 작품을 '3대 미스터리'라고 부르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과한 수식어에요.

마지막으로 저만의 역대 베스트 3을 소개드립니다. 책 소개는 링크의 리뷰로 대신합니다.

2026/08/07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 놓을 때 까지(till death do us part) - 존 딕슨 카: 별점 3점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극작가 리처드(딕) 마컴은 식스 애시즈 마을에서 레슬리 그랜트와 약혼했다. 그리고 그 직후에 마을 바자회에서 레슬리가 점쟁이의 천막을 찾은 뒤 이상할 정도로 동요했고, 심지어 사격장에서 레슬리가 우연히 쏜 총탄이 점쟁이를 맞히는 사고가 일어났다. 

그리고 그날 밤, 점쟁이는 자신이 저명한 병리학자 하비 길먼 경이며 레슬리는 세 번이나 남편들이 밀실에서 청산가리를 주사하여 자살한 것처럼 만든 독살범이라는 이야기를 딕에게 들려주며, 레슬리가 딕을 초대할 때 자신이 집에 숨어들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다음날 새벽, 하비 길먼 경도 밀실에서 청산가리 주사로 사망한 사체로 발견되었고, 현장에 나타난 기디언 펠 박사는 피해자는 하비 길먼 경이 아니라 유명한 사기꾼 샘 드 빌라라는걸 밝히는데...

존 딕슨 카의 장편으로 기디온 펠 박사 시리즈 중 한 편입니다. 일본 번역본으로 읽었습니다.

작품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초반 설정입니다. 주인공 딕 마컴의 약혼녀 레슬리는 한 점쟁이에게서 불쾌한 말을 듣고 분개하다가 우발적으로 그를 총으로 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그날 밤, 점쟁이는 자신이 유명 병리학자 하비 길먼 경이며 레슬리가 과거 남편들을 청산가리로 살해한 독살범이라고 주장하고요. 그리고 다음 날 새벽에 하비 길먼 경마저 자신이 설명했던 사건과 똑같은 형태로 밀실 안에서 청산가리 중독으로 죽은 채 발견됩니다. 마컴은 레슬리를 믿고 싶지만, 피해자가 남긴 말과 똑같이 벌어진 죽음은 그녀를 의심하게 만들 수 밖에 없게 되지요. 아, 정말이지 두근두근합니다.

피해자가 하비 길먼 경이 아니라 변장한 사기꾼 샘 드 빌라였고, 레슬리가 독살범이라는 거짓말로 마컴을 속여 그녀의 집에 몰래 들어간 뒤 보석을 훔치려 했다는 계획도 좋아요. 점쟁이의 예언과 독살범이라는 폭로가 모두 절도 계획을 위한 연극이었다는건데 상당히 잘 짜여져 있는 사기극이라는 느낌을 전해 주기 때문입니다. 원래 밀실 살인 트릭은 없이 이 사기극만 라디오 드라마로 발표되었다는데, 납득이 되는 완벽한 구성이라 생각되네요.

딕슨 카 작품답게 밀실 트릭도 괜찮습니다. 벽에 난 구멍으로 실을 빼낸 뒤, 그 실을 당겨 창문의 잠금 장치를 잠근다는, 아래의 그림에서 알 수 있듯 지극히 단순한 트릭이지만 단순해서 현실성은 높습니다.

무엇보다도 새벽에 벌인 총격 소동으로 장치에 사용했던 구멍을 나중에 만들어졌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아이디어가 빼어나며, 이에 대한 단서 제공도 고전 본격 추리물답게 공정합니다. 총 구멍이 밤에 만들어졌을 수도 있다는 애시 경의 증언처럼요.

하지만 진범인 미들스워스 박사가 직접 기디언 펠 박사를 데려와 사건 해결을 부탁했다는 전개는 이상합니다. 자신의 범행을 밝혀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을 스스로 현장에 부를 이유가 있을까요? 미들스워스 박사가 나서지 않았다면, 무능한 지방 경찰들에 의해 샘 드 빌라는 자살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의심을 산 레슬리는 마을을 떠나게 되고, 딕과도 헤어지게 되겠지만 둘의 사랑을 미들스워스 박사가 지켜줄 이유는 없어요.

그리고 독자를 속이기 위한 설정도 과합니다. 새벽에 레슬리가 피해자의 집 앞까지 갔는데 몽유병 상태라 기억하지 못했다던가, 금고 속 내용물 때문에 신시아와 격투를 벌였다는 설정들이 대표적입니다. 마컴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상황 묘사와 신시아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의 행동들도 모두 혼란스럽고요. 쓸데없는 작전으로 마을 우편소장이 살해당한 것도 불필요한 설정이었습니다.

그래도 단점이 크지는 않습니다. 혼란스러운 묘사는 제대로 된 번역으로 읽었다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영역일 테지요. 제 별점은 3점입니다. 강한 도입부와 효과적인 밀실 트릭이라는 장점만으로도 한 번 읽어볼 가치는 충분힙니다.

#여태까지 내가 읽었던 존 딕슨 카 작품 순위

2026/07/03

고블린 숲의 집 - 존 딕슨 카 : 별점 2.5점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브와 빌 커플은 헨리 경을 피크닉에 초대했다. 장소는 이브의 사촌 비키가 어린 시절 깜쪽같이 사라졌던 사건으로 유명한 고블린 숲에 있는 별장이었다. 그런데 이번 피크닉에서도 비키가 깜쪽같이 사라지고 말았다. 이브와 헨리 경이 별장 정문을 바라보고 있었고, 뒷문과 창문은 모두 잠겨있었으며 별장 안에는 다른 숨을 곳도 없었다...

존 딕슨 카의 명탐정 중 한 명인 헨리 메리베일 경이 등장하는 단편입니다. 이전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밀실 대도감"에서 "고블린 숲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언급된 작품이지요. 원서를 구해 읽었습니다.

"밀실 대도감"에서 언급할 만큼 밀실 트릭이 핵심인 작품입니다. 사건의 수수께끼는 별장 안에 있던 비키가 사라진 겁니다. 정문은 헨리 경과 이브가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에 비키는 그쪽으로는 나갈 수 없었습니다. 뒷문과 창문은 모두 잠겨 있었고, 별장 안을 수색해도 비키는 발견되지 않았지요.

의사인 빌이 비키를 살해한 뒤, 욕실에서 시신을 해체하고 유포에 싸서 바느질한 다음 세 개의 큰 피크닉 바구니에 나누어 담았다는게 진상입니다. 이후 빌은 뒷문으로 빠져나갔고, 나중에 헨리 경 앞에서 둘을 찾는다며 정문으로 들어온 이브가 뒷문을 잠그면서 처음부터 잠겨 있었던 것처럼 꾸몄고요.

트릭도 괜찮지만, 핵심 단서인 유포 조각과 세 개의 피크닉 바구니도 미리 제시된다는 점도 마음에 듭니다. 공정함 측면에서는 충분히 합격점을 줄 수 있어요.

반면 작품 전체의 완성도는 다소 아쉽습니다. 가장 이상한 건 빌과 이브가 헨리 경을 목격자로 초대한다는 설정입니다. 살인을 저지르고, 그걸 실종으로 위장하려는 범인이 굳이 유명한 명탐정을 현장에 불러들일 이유가 있을까요? 

범행의 현실성에서도 다소 문제가 있습니다. 작중에서는 범행에 헨리 경이 시가 세 대를 피울 정도의 시간이 흐른걸로 묘사됩니다. 대략 두세 시간 정도로 볼 수 있는데, 그 시간 안에 성인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해체한 뒤 유포에 싸서 바느질하고, 바구니에 나누어 담은 후 현장 정리까지 끝냈다는건 비현실적입니다.

이브와 비키의 목소리가 같다는 정보가 후반에 공개되는 점도 공정성 측면에서는 아쉽습니다. 그리고 이게 필요했던 정보인지도 잘 모르겠어요. 구태여 비키가 신비로운 공간에서 살아있다는 척을 할 필요는 없었으니까요. 실종 신고 후 유산을 받으려면 오히려 하면 안되는 행동이 아니었나 싶네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2026/01/10

나이브스 아웃: 웨이크 업 데드 맨 (2025) - 라이언 존슨 : 별점 3점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드 신부는 몬시뇰 윅스 신부가 지배하는 일단의 추종자들 중심의 성당 보좌로 부임했다. 그는 윅스 신부의 비정상적인 운영과 범죄에 가까운 행동에 분노를 쌓아가다가 폭발하고 말았다. 그런데 그 뒤  윅스 신부가 미사 중 밀실에서 살해당하자 범인으로 몰렸고, 유명한 탐정 브누아 블랑이 도움을 주기 위해 나섰지만 윅스 신부의 부활 후 정원사 샘슨의 죽음, 의사 냇 박사의 죽음이 잇달아 일어나는데...

미국 넷플릭스 전용 장편 영화인 '나이브스 아웃' 시리즈 최신작입니다. 그런데 분위기와 접근 방식은 전작들과 꽤 다릅니다. 전작들은 브누아 블랑이 직접 휩쓸린 사건을 추리해 나간다면, 이번에는 주드 신부를 도와 사건을 풀어나가는 조력자일 뿐이라는 점에서요. 작품의 주인공은 주드 신부거든요. 비교적 가볍고 장난스러운 분위기였던 전작들에 비해 종교와 신앙, 개인의 분노와 죄책감 등 묵직한 주제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점도 차이점입니다.

추리적으로는 아주 괜찮습니다. 고전 본격물 팬이라면 만족할 수 밖에 없는 밀실 트릭이 펼져지는 덕분입니다.

게다가 정보 제공이 공정하다 못해 노골적입니다. 영화에서 존 딕슨 카의 “할로우 맨(국내 출간명 "세 개의 관")”에 등장하는 밀실 트릭 강좌가 직접 인용되기 때문입니다. 브누아 블랑은 장치 트릭 설명에서 멈추지만, 이 뒤에는 '시간차 트릭(살인이 발생한 시점과 발견된 시점이 다르다)'가 이어지는데 실제 범인은 이 트릭으로 범행을 저질렀거든요. 마사는 흉기인 칼 머리의 악마 장식과 동일한 장식을 윅스 신부 미사복 등에 미리 꿰메 두었습니다. 그리고 밀실로 향한 윅스 신부가 항상 마시는 술에 약을 탔고, 술을 마신 신부가 쓰러진 후 피 주머니를 터트려 죽었다고 착각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의사 냇 박사가 상태를 확인하는 척 하다가 악마 장식을 떼고 진짜 칼로 찔러 죽였던게 진상이지요.
이를 진범이 아니라 주드 신부로 혐의를 돌리게 만드는 전개도 좋습니다.

죽은 줄 알았던 윅스 신부의 부활을 그린 불가능 범죄도 고전 본격물스럽습니다. 당연히 시체를 바뀌치기한 것이고(대역은 당연히 윅스 신부와 닮았고, 관을 만들고 나중에 죽은 샘슨이지요) 트릭은 그리 대단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주드 신부가 신앙심과 개인적인 분노 사이에서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라서, 그가 보고 듣는 정보가 어느정도 왜곡되었다는걸 활용하여 관객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솜씨가 기가 막힙니다. 그가 ‘부활한 몬시뇰을 자신이 죽였다'고 믿게 되는 장면이 대표적입니다. 정말 극적으로 잘 연출했어요.

한편으로는 8천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유산을 둘러싼 보물 찾기도 병행되는데 이 역시 관객에게 필요한 모든 정보가 공정하게 제공됩니다. 유일한 단서인 ‘이브의 사과’를 분해한 뒤, 나중에 그게 일종의 '보석함'이었다는걸 드러내는 식으로요.

동기도 설득력이 높습니다. 마사는 성당을 지키기 위해 윅스를 죽였지만, 동시에 그가 부활한 것처럼 꾸며 성당을 되살리고자 했던 겁니다. 윅스 신부가 입을 열면 경력이 끝장날 위기에 빠진 냇 박사가 실행범으로 동참했고요. 그러나 냇은 8천만 달러짜리 보석 앞에서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샘슨을 죽인 뒤, 마사까지 죽이려 했지만 되려 그가 죽고 말았습니다. 

이를 그리는 배우들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워낙 유명배우들이 많이 출연하는 시리즈답게 이번에도 배우들 캐스팅이 엄청 화려한데, 마사 역의 글렌 클로즈는 그야말로 압권입니다. 평생 헌신했으나 내면에 분노를 품은 인물을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표현해 냅니다. 주드 신부 역의 조쉬 오코너는 흔들리는 신앙과 불안한 정신 상태를 섬세하게 드러내고, 조쉬 브롤린이 연기한 몬시뇰 윅스 역시 광기와 카리스마를 동시에 보여주며 이야기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줍니다. 다른 배우들 연기도 다 좋아요.

그런데 너무 길다는 단점은 큽니다. 살인 사건이 벌어지기까지 조쉬 신부가 윅스 신부와 그의 추종자들을 만나 여러가지 관계를 쌓아올리는 과정을 장황하게 보여주는 탓입니다. 물론 인물들의 관계를 드러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겠지요. 하지만 윅스 신부가 추종자들을 마지막에 협박했더라도 경력을 잃을 위기에 빠진 냇 박사와 작가 리오 말고는 동기가 있는 인물이 없습니다. 장애가 있는 시몬이 실행범일리는 없고(스스로 일어날 수 있다는걸 보여주어서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노력하지만), 베라 변호사는 아버지와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설명해주지 않아서 동기를 짐작할 수 없습니다. 즉, 이런 인간관계는 관객 입장에서는 쓸데없는 사족입니다.
신앙심과 개인적 분노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드 신부의 딜레마 역시 흥미롭지만 이렇게 길게 풀어낼 정도로 재미있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주드 신부의 정신력이 너무 약하지 않나 싶은 생각만 들어요.

브누아 블랑의 매력도 잘 드러나지 못합니다. 그는 진상을 알고 있으면서도 마사의 자백을 유도하는데, 이는 정의 구현에 충실했던 그간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거든요. 피도 눈물도 없는 추리 기계가 갑자기 따뜻한 남자로 돌변할 필요가 있었을지 의문입니다.
마사가 용서와 구원의 이미지를 남긴 채 생을 마감하는 결말 역시 식상할 뿐 아니라, 끝까지 종교적 의미를 강조하는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네요. 마지막에 보석이 주드 신부가 만든 십자가 그리스도 상 안에 숨겨져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부분 역시 뻔했고요.

그래도 추리적으로 볼거리가 풍부하다는건 분명합니다. 본격 추리물 애호가라면 즐길거리가 많아요. 별점은 3점입니다. 전작보다는 훨씬 좋습니다.

2024/04/23

IMBA 선정 20세기 최고의 미스터리 100선

미국 독립 미스터리 전문 서점 협회(Independent Mystery Booksellers Association)의 회원들이 선정한 20세기의 미스터리 소설 100선입니다.
출처는 dcinside 추리소설 갤러리입니다. 원글은 이 곳에서 확인하세요.

100편의 리스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제가 리뷰를 올린 작품은 모두 링크를 걸어두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The Tiger in the Smoke - 마저리 앨링엄 (Allingham, Margery) (1952)
4. Aunt Dimity's Death - 낸시 애서튼 (Atherton, Nancy) (1992)
5. In the Heat of the Night - 존 볼 (Ball, John) (1965) / 국내 출간: 밤의 열기 속에서 (하서출판사)
6. Sheer Torture - 로버트 버나드 (Barnard, Robert) (1982)
7. Track of the Cat - 네바다 바 (Barr, Nevada) (1993)
8. The Beast Must Die - 니콜라스 블레이크 (Blake, Nicholas) (1938) / 국내 출간: 야수는 죽어야 한다 (황금가지)
9. When the Sacred Ginmill Closes - 로렌스 블록 (Block, Lawrence) (1986)
11. The Fabulous Clipjoint - 프레드릭 브라운 (Brown, Fredric) (1947)
12. The Thirty-Nine Steps - 존 버컨 (Buchan, John) (1915) / 국내 출간: 39계단 (문예출판사)
13. Black Cherry Blues - 제임스 리 버크 (Burke, James Lee) (1989)
15. The Thin Woman - 도로시 캔넬 (Cannell, Dorothy) (1984)
17. Thus Was Adonis Murderd - 새라 코드웰 (Caudwell, Sarah) (1981)
18. The Big Sleep - 레이먼드 챈들러 (Chandler, Raymond) (1939) / 국내 출간: 빅 슬립 (문학동네)
19. The Murder of Roger Ackroyd - 애거서 크리스티 (Christie, Agatha) (1926) / 국내 출간: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황금가지)
20. The Concrete Blonde - 마이클 코넬리 (Connelly, Michael) (1994) / 국내 출간: 콘크리트 블론드 (알에이치코리아)
21. The Man Who Liked Slow Tomatoes - K. C. 콘스탄틴 (Constantine, K. C.) (1982)
22. The Monkey's Raincoat - 로버트 크레이스 (Crais, Robert) (1987) / 국내 출간: 몽키스 레인코트 (노블마인)
23. The Moving Toyshop - 에드먼드 크리스핀 (Crispin, Edmund) (1946)
24. Dreaming of the Bones - 데보라 크롬비 (Crombie, Deborah) (1997)
25. The Last Good Kiss - 제임스 크럼리 (Crumley, James) (1978)
26. The Yellow Room Conspiracy - 피터 디킨슨 (Dickinson, Peter) (1994)
29. Booked to Die - 존 더닝 (Dunning, John) (1992)
30. Old Bones - 아론 엘킨스 (Elkins, Aaron) (1987)
32. Time and Again - 잭 피니 (Finney, Jack) (1970)
33. Who in Hell Is Wanda Fuca? - G. M. 포드 (Frod, G. M.) (1995)
35. The Hours Before Dawn - 실리아 프렘린 (Fremlin, Celia) (1958)
36. A Great Deliverance - 엘리자베스 조지 (George, Elizabeth) (1988) / 국내 출간: 성스러운 살인 (현대문학)
37. Smallbone Deceased - 마이클 길버트 (Gilbert, Michael) (1950)
38. “A" Is for Alibi - 수 그래프턴 (Grafton, Sue) (1982) / 국내 출간: 여형사 K (큰나무)
39. The Killings at Badger's Drift - 캐롤라인 그레이엄 (Graham, Caroline) (1987)
40. The Man With the Load of Mischief - 마사 그라임즈 (Grimes, Martha) (1981)
43. The Silence of the Lambs - 토머스 해리스 (Harris, Thomas) (1988) / 국내 출간: 양들의 침묵 (나무의철학)
44. Tourist Season - 칼 하이어센 (Hiaasen, Carl) (1986)
46. On Beulah Height - 레지널드 힐 (Hill, Reginald) (1998)
47. A Thief of Time - 토니 힐러먼 (Hillerman, Tony) (1988) / 국내 출간: 시간의 도둑 (고려원미디어)
48. Cotton Comes to Harlem - 체스터 하임즈 (Himes, Chester) (1964)
49. Hamlet, Revenge! - 마이클 이네스 (Innes, Michael) (1937)
53. When the Bough Breaks - 조너선 켈러먼 (Kellerman, Jonathan) (1985) / 국내 출간: 큰 가지가 부러질 때 (청담문학사)
54. The Beekeeper's Apprentice - 로리 킹 (King, Laurie) (1994)
55. Dark Nantucket Noon - 제인 랭턴 (Langton, Jane) (1975)
57. To Kill a Mockingbird - 하퍼 리 (Lee, Harper) (1960) / 국내 출간: 앵무새 죽이기 (열린책들)
59. Get Shorty - 엘모어 레너드 (Leonard, Elmore) (1990)
60. Sleeping Dog - 딕 록티 (Lochte, Dick) (1985)
61. Rough Cider - 피터 러브시 (Lovesy, Peter) (1986)
63. The List of Adrian Messenger - 필립 맥도널드 (MacDonald, Philip) (1959)
65. Bootlegger's Daughter - 마거릿 마론 (Maron, Margaret) (1992)
66. Death of a Peer - 나이오 마시 (Marsh, Ngaio) (1940)
67. Sadie When She Died - 에드 맥베인 (McBain, Ed) (1972)
68. The Sunday Hangman - 제임스 매클루어 (McClure, James) (1977)
69. If I Ever Rreturn, Pretty Peggy-O - 섀린 매크럼 (McCrumb, Sharyn) (1990)
70. A Stranger in My Grave - 마거릿 밀러 (Miller, Margaret) (1960) / 내 출간: 내 무덤에 묻힌 사람 (엘릭시르)
71. Devil in a Blue Dress - 월터 모즐리 (Mosley, Walter) (1988)
72. Edwin of the Iron Shoes - 마르샤 물러 (Muller, Marcia) (1977) / 국내 출간: 세계 여성 작가 서스펜스 걸작선 ‘쇠구두를 신은 에드윈’ (고려원미디어)
73. Death's Bright Angel - 자넷 닐 (Neel, Janet) (1988)
74. Mallory's Oracle - 캐럴 오코넬 (O'Connell, Carol) (1994)
75. Child of Silence - 애비게일 파젯 (Padgett, Abigail) (1993)
76. Deadlock - 새라 패러츠키 (Paretsky, Sara) (1984)
77. Looking for Rachel Wallace - 로버트 파커 (Parker, Robert) (1980)
79. Vanishing Act - 토머스 페리 (Perry, Thomas) (1995)
80. Crocodile on the Sandback - 엘리자베스 피터스 (Peters, Elizabeth) (1975)
81. One Corpse Too Many - 엘리스 피터스 (Peters, Ellis) (1979) / 국내 출간: 99번째 주검 (북하우스)
82. Blue Lonesome - 빌 프론지니 (Pronzini, Bill) (1995)
84. No More Dying Then - 루스 렌델 (Rendell, Ruth) (1971)
85. The Wrong Murder - 크레이그 라이스 (Rice, Craig) (1940)
87. Blood at the Root - 피터 로빈슨 (Robinson, Peter) (1997)
89. A Broken Vessel - 케이트 로스 (Ross, Kate) (1994)
90. Concourse - S. J. 로잰 (Rozan, S. J.) (1995)
91. Murder Must Advertise - 도로시 L. 세이어즈 (Sayers, Dorothy L.) (1933) / 국내 출간: 살인은 광고된다 (블루프린트) (ebook), 광고하는 살인 (동안)
95. Chinaman's Chance - 로스 토머스 (Thomas, Ross) (1978)
96. A Test of Wills - 찰스 토드 (Todd, Charles) (1996)
98. The Sands of Windee - 아서 업필드 (Upfield, Arthur) (1931)
100. Sanibel Flats - 랜디 웨인 화이트 (White, Randy Wayne) (1990)

다른 유사 리스트와 구분되는 특징이라면 한 작가 당 하나의 작품만 꼽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소개되는 작가들이 다른 리스트에 비하면 훨씬 많고, 다른 리스트에서 찾아보기 힘든 작품들 - 예를 들자면 "스트라이크 살인" - 도 눈에 뜨이지요.

하지만 영미권, 특히 미국 작가에 집중되어 있다는 단점이 큽니다. 몇 안되는 유럽 작품에 "뒤마 클럽"이 속한 것도 납득불가고요. 작가별 대표작들도 동의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습니다. '87분서 시리즈'라면 당연히 "살의의 쐐기"를 꼽아야 하지 않을까요? 온갖 하드보일드 작품들을 망라하면서 정작 제임스 엘로이의 작품이 없는 것도 믿기 어렵습니다. 

결론적으로, 참고 수준에 그칠 리스트입니다. 어차피 작품 선정 기준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으니 당연하겠지만요.

2024/02/03

여태까지 내가 읽었던 존 딕슨 카 작품 순위 (ver2)

2022년 7월에 "여태까지 나만의 존 딕슨 카 작품 순위"라는 글을 올렸었습니다. 이후 업데이트 된 내용 추가합니다(2026.08).

제 순위는 아래와 같습니다.

1위 : 별점 5점

공동 2위 : 별점 4점

공동 7위 : 별점 3점

공동 13위 : 별점 2.5점

14위 : 별점 2점

2023/12/31

2023 내 블로그 리뷰 총 결산


이글루스 사망으로 구글 이사 후 첫 결산이자, 스무번째 블로그 리뷰 총 결산입니다. 인생 첫 블로그였던 블로그인에서 시작해 꾸준히 달려왔네요.
 
올해 읽은 책 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괄호는 작년)
추리 / 호러 장르문학 61 (71)권, 기타 장르문학 4 (5)권, 역사서 7(5)권, 디자인 or 스터디 4 (4), Food 및 구루메 관련 도서 3 (4)권, 기타 도서 15 (13)권
이렇게 모두 94 (102) 권입니다. 100권을 넘기지 못했고, 작년과 비교해도 약 10% 정도 줄었네요. 만화 관련 포스팅을 39건이나 올렸을 정도로 만화를 많이 읽있고, 영화와 애니메이션도 많이 본 탓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남는 시간은 머리를 비우며 가볍게 보내고 싶어지는데 반성해야 겠습니다.

그럼 언제나처럼 각 항목별 베스트 - 워스트를 소개해드립니다. 언제나처럼, 올해 발표된 작품 기준이 아니라 제가 올 한해 보고 읽은 것들 기준입니다. 아울러 5권 이하로 읽은 분야는 특별한 걸작이나 망작이 없다면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2023년 베스트 추리소설 :
"황제의 코담뱃갑"
존 딕슨 카의 고전. 구관이 명관. 별점 5점.

2023년 워스트 추리소설 :
"전래 미스터리"
완성품으로 보기 어려운 별점 1점짜리 망작.

2023년 베스트 기타 장르문학 :
"마션"
재미와 지식 전달 모두 훌륭.

2023년 베스트 역사 도서 :
"신의 기록"
all time으로 쳐도 베스트 중 한 권일 수준.

2023년 워스트 역사 도서 :
"산척, 조선의 사냥꾼"
정작 사냥꾼 이야기는 별로 없음.

2023년 베스트 디자인 or Study :
"딕 브루너"
별점 5점! 
그 외의 디자인 관련 도서 3권도 모두 별점 3점 이상.

2023년 베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식민지의 식탁"
소설들로 알아보는 일제 강점기 식문화

2023년 베스트 기타 도서 :
"해변의 카프카"
무라카미 하루키는 역시.

2023년 워스트 기타 도서 :
없음.

2023년 베스트 Movie :
"서울의 봄"
두말할 나위없는 올해의 베스트.
참고로, 애니메이션 베스트는 "천국대마경".
 
2023년 워스트 Movie :
"명탐정 코난 비색의 탄환"
아동용은 이 정도 수준이라도 괜찮나?

2023년 베스트 Comic :
"리처드 스타크의 파커 : 헌터 / 아웃핏"
미국 카툰의 힘.

2023년 워스트 Comic :
"체셔 크로싱"
돈 받고 팔 수준이 아니었음.

이 글을 마지막으로 2023년을 마무리합니다. 24년 갑진년에 다시 뵙겠습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주신 분들 모두 새해에는 원하시는 일 다들 이루시기를 바라겠습니다. 

2023/11/11

타임지에서 선정한 역대 최고의 추리, 스릴러 소설 100선

제목 그대로 타임지에서 선정한 역대 최고의 추리, 스릴러 소설 100선입니다. 2023년 최신 버젼이지요. 메건 애벗, 할런 코벤, SA 코스비, 길리언 플린, 타나 프렌치, 레이첼 하우젤 홀, 수자타 매시 등 유명 작가들이 뽑았다고 하네요. 나무위키에도 올라온 리스트이지만, 블로그 리뷰 연결 차원에서 포스팅합니다.

선정된 작품 100권 중 26권이 국내 미출간입니다. 출간된 74권 중 저는 27편을 읽었네요. (23년 11월 11일 기준)
절반도 읽지 못했으니 미스터리 애호가로서는 반성해야겠지만, 작품 선정 기준은 의문스럽습니다. 1980년대 이후 작품이 68편이나 선정된건 납득하기 어려운 탓입니다.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보다 뛰어난 고전은 100편, 아니 1,000편도 넘을겁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언제나 그렇듯, 그냥 재미삼아 보는 리스트에 불과해 보입니다. 뉴욕 타임스도 별 수 없군요. 그래도 한국 작가 김언수의 작품 "설계자들", 그리고 1950년대 이전의 몇몇 고전들만 찾아 읽어봐야겠습니다.

선정된 작품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흰 옷을 입은 여인" 윌리엄 윌키 콜린스
The Woman in White by Wilkie Collins

"죄와 벌"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Crime and Punishment by Fyodor Dostoevsky

"리븐워스 케이스" 안나 캐서린 그린 (국내 미출간)
The Leavenworth Case by Anna Katharine Green

"나사의 회전" 헨리 제임스
The Turn of the Screw by Henry James

"바스커빌 가문의 개" 아서 코난 도일
The Hound of the Baskervilles by Arthur Conan Doyle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The Murder of Roger Ackroyd by Agatha Christie

"블랙 더들리 저택의 범죄" 마저리 앨링햄 (국내 미출간)
The Crime at Black Dudley by Margery Allingham

"18호 방의 환자" 미뇽 G 에버하트 (국내 미출간)
The Patient in Room 18 by Mignon G. Eberhart

"몰타의 매" 대실 해미트
The Maltese Falcon by Dashiell Hammett

"The Conjure-Man Dies" 루돌프 피셔 (국내 미출간)
The Conjure-Man Dies by Rudolph Fisher

"A Man Lay Dead" 나이오 마시 (국내 미출간)
A Man Lay Dead by Ngaio Marsh

"가우디 나이트" 도로시 L 세이어즈 (국내 미출간)
Gaudy Night by Dorothy L. Sayers

"세 개의 관" 존 딕슨 카
The Three Coffins by John Dickson Carr

"레베카" 대프네 뒤 모리에
Rebecca by Daphne du Maurier

"디미트리오스의 가면" 에릭 앰블러
A Coffin for Dimitrios by Eric Ambler

"이중배상" 제임스 M. 케인
Double Indemnity by James M. Cain

"If He Hollers Let Him Go" 체스터 B. 하임스 (국내 미출간)
If He Hollers Let Him Go by Chester B. Himes

"고독한 곳에" 도로시 B. 휴즈
In a Lonely Place by Dorothy B. Hughes

"시간의 딸" 조세핀 테이
The Daughter of Time by Josephine Tey

"Beat Not the Bones" 샬롯 제이 (국내 미출간)
Beat Not the Bones by Charlotte Jay

"카지노 로얄" 이언 플레밍
Casino Royale by Ian Fleming

"죽음 전의 키스" 아이라 레빈
A Kiss Before Dying by Ira Levin

"기나긴 이별" 레이먼드 챈들러
The Long Goodbye by Raymond Chandler

"내 안의 야수" 마거릿 밀러
Beast in View by Margaret Millar

"조용한 미국인" 그레이엄 그린
The Quiet American by Graham Greene

"재능있는 리플리"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The Talented Mr. Ripley by Patricia Highsmith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 셜리 잭슨
We Have Always Lived in the Castle by Shirley Jackson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존 르 카레
The Spy Who Came in From the Cold by John le Carré

"혼진 살인사건" 요코미조 세이시
The Honjin Murders by Seishi Yokomizo

"Where Are the Children?" 메리 히긴스 클라크 (국내 미출간)
* 과거 "잃어버린 천사"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듯 한데 확실치 않음.
Where Are the Children? by Mary Higgins Clark

"더 샤이닝" 스티븐 킹
The Shining by Stephen King

"The Last Good Kiss" 제임스 크럼리 (국내 미출간)
The Last Good Kiss by James Crumley

"장미의 이름" 움베르토 에코
The Name of the Rose by Umberto Eco

"붉은 10월" 톰 클랜시
The Hunt for Red October by Tom Clancy

"A Dark-Adapted Eye" 바바라 바인 (국내 미출간)
A Dark-Adapted Eye by Barbara Vine

"십각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
The Decagon House Murders by Yukito Ayatsuji

"양들의 침묵" 토마스 해리스
The Silence of the Lambs by Thomas Harris

"푸른 드레스의 악마" 월터 모슬리 (국내 미출간)
Devil in a Blue Dress by Walter Mosley

"Mean Spirit" 린다 호건 (국내 미출간)
Mean Spirit by Linda Hogan

"법의관" 퍼트리샤 콘웰
Postmortem by Patricia Daniels Cornwell

"얼굴없는 살인자" 헤닝 만켈
Faceless Killers by Henning Mankell

"Dead Time" 엘리너 테일러 브랜드 (국내 미출간)
Dead Time by Eleanor Taylor Bland

"비밀의 계절" 도나 타트
The Secret History by Donna Tartt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페터 회
Smilla’s Sense of Snow by Peter Høeg

"When Death Comes Stealing" 발레리 윌슨 웨슬리 (국내 미출간)
When Death Comes Stealing by Valerie Wilson Wesley

"페이드 어웨이" 할런 코벤
Fade Away by Harlan Coben

"추적자" 리 차일드
Killing Floor by Lee Child

"레이디 조커" 다카무라 가오루
Lady Joker by Kaoru Takamura

"Morituri" 야스미나 카드라 (국내 미출간)
Morituri by Yasmina Khadra

"아웃" 기리노 나쓰오
Out by Natsuo Kirino

"Inner City Blues" 폴라 L. 우즈 (국내 미출간)
Inner City Blues by Paula L. Woods

"A Place of Execution" 발 맥더미드 (국내 미출간)
A Place of Execution by Val McDermid

"Those Bones Are Not My Child" 토니 케이드 밤바라 (국내 미출간)
Those Bones Are Not My Child by Toni Cade Bambara

"Blanche Passes Go" 바바라 닐리 (국내 미출간)
Blanche Passes Go by Barbara Neely

"Death of a Red Heroine" 추 샤오롱 (국내 미출간)
Death of a Red Heroine by Qiu Xiaolong

"레드브레스트" 요 네스뵈
The Redbreast by Jo Nesbø

"미스틱 리버" 데니스 루헤인
Mystic River by Dennis Lehane

"바람의 그림자"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The Shadow of the Wind by Carlos Ruiz Zafón

"외과의사" 테스 게리첸
The Surgeon by Tess Gerritsen

"The Emperor of Ocean Park" 스티븐 L. 카터 (국내 미출간)
The Emperor of Ocean Park by Stephen L. Carter

"핑거스미스" 세라 워터스
Fingersmith by Sarah Waters

"얼음공주" 카밀라 레크베리
The Ice Princess by Camilla Läckberg

"2666" 로베르토 볼라뇨
2666 by Roberto Bolaño

"케임브리지 살인사건" 케이트 앳킨슨
Case Histories by Kate Atkinson

"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 게이고
The Devotion of Suspect X by Keigo Higashino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스티그 라르손
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 by Stieg Larsson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마이클 코넬리
The Lincoln Lawyer by Michael Connelly

"스네이크 스킨 샤미센" 나오미 히라하라
Snakeskin Shamisen by Naomi Hirahara

"Queenpin" 메건 애벗
Queenpin by Megan Abbott

"죽은 자는 알고 있다" 로라 립먼
What the Dead Know by Laura Lippman

"유대인 경찰 연합" 마이클 셰이본
The Yiddish Policemen's Union by Michael Chabon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올가 토카르추크
Drive Your Plow Over the Bones of the Dead by Olga Tokarczuk

"Wife of the Gods" 콰이 쿼티 (국내 미출간)
Wife of the Gods by Kwei Quartey

"네 시체를 묻어라" 루이즈 페니
Bury Your Dead by Louise Penny

"페이스풀 플레이스" 타나 프렌치
Faithful Place by Tana French

"설계자들" 김언수
The Plotters by Un-su Kim

"추락하는 모든 것들의 소음" 후안 가브리엘 바스케스
The Sound of Things Falling by Juan Gabriel Vásquez

"나를 찾아줘" 길리언 플린
Gone Girl by Gillian Flynn

"라운드 하우스" 루이스 어드리크
The Round House by Louise Erdrich

"64" 요코야마 히데오
Six Four by Hideo Yokoyama

"철로 된 강물처럼" 윌리엄 켄트 크루거
Ordinary Grace by William Kent Krueger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리언 모리아티
Big Little Lies by Liane Moriarty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셀레스트 응
Everything I Never Told You by Celeste Ng

"Land of Shadows" 레이첼 호첼 홀 (국내 미출간)
Land of Shadows by Rachel Howzell Hall

"동조자" 비엣 타인 응우옌
The Sympathizer by Viet Thanh Nguyen

"블루버드, 블루버드" 애티카 로크
Bluebird, Bluebird by Attica Locke

"Hollywood Homicide" 켈리 개릿 (국내 미출간)
Hollywood Homicide by Kellye Garrett

"언니, 내가 남자를 죽였어" 오인칸 브레이스웨이트
My Sister, the Serial Killer by Oyinkan Braithwaite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수자타 매시
The Widows of Malabar Hill by Sujata Massey

"미라클 크리크" 앤지 김
Miracle Creek by Angie Kim

"당신이 필요한 세계" 헬렌 필립스
The Need by Helen Phillips

"The Other Americans' 레일라 랄라미
The Other Americans by Laila Lalami

"헤더브레 저택의 유령" 루스 웨어
The Turn of the Key by Ruth Ware

"너의 집이 대가를 치를 것이다" 스테프 차
Your House Will Pay by Steph Cha

"검은 황무지" S.A. 코스비
Blacktop Wasteland by S.A. Cosby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디파 아나파라
Djinn Patrol on the Purple Line by Deepa Anappara

"멕시칸 고딕" 실비아 모레노- 가르시아
Mexican Gothic by Silvia Moreno-Garcia

"When No One Is Watching" 앨리사 콜 (국내 미출간)
When No One Is Watching by Alyssa Cole

"Winter Counts" 데이비드 헤스카 완블리 웨이든 (국내 미출간)
Winter Counts by David Heska Wanbli Weiden

"Survivor's Guilt" 로빈 기글 (국매 미출간)
Survivor’s Guilt by Robyn Gigl

2023/06/08

걸작 밀실 미스터리 : 불가능 범죄 베스트 10


짧게 번역해 보았습니다. 오역이 많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영국의 추리 소설가 톰 미드(국내에 소개된 적은 없네요)가 밀실 미스터리의 장대한 역사와 밝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먼저 "밀실 미스터리"라는 용어는 정확히 무엇을 의미할까요? 밀실 미스터리를 다른 장르와 차별화하는 요소는 '불가능'이라는 요소입니다. 사실 저는 이 용어를 '불가능한 범죄'와 동의어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 범죄(보통 살인)가 저질러지는 이야기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종종 초자연적인 사건과 불길한 분위기로 으스스하고 섬뜩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그러나 (그리고 이것이 중요한 부분입니다.) 결국 모든 것이 기발한 추리와 합리적인 설명에 의해 눈부신 스타일로 풀리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 장르는 어디서 시작되었을까요? 에드거 앨런 포의 <<모르그 거리의 살인>>은 최초의 밀실 미스터리로 꼽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소설은 미스터리라기보다는 공포, 호러 소설에 가깝고 실제로 탐정이 거의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큰 영향을 미쳤으며 이후 몇 년 동안 장르의 틀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초기 작품으로는 윌키 콜린스의 단편 소설 <<무시무시하고 이상한 침대>>가 있습니다 (물론 콜린스는 최초의 제대로 된 '탐정 소설'인 <<월장석>>을 쓴 작가로 인정받고 있기도 합니다). 아서 코난 도일의 <<얼룩 띠>>도 마찬가지입니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밀실 미스터리는 본격적으로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이스라엘 장윌의 <<빅 보우 미스터리>>와 가스통 르루의 <<노란 방의 비밀>>은 상승 궤도에 있던 장르의 초기 하이라이트를 장식했습니다.

탐정 소설의 황금기에는 밀실 미스터리의 인기가 붐을 이루었습니다. 밀실 미스터리는 퍼즐이 핵심인 '공정한 페어플레이 미스터리'에서 특히 도전적인 하위 장르이기도 합니다. 아가사 크리스티, 도로시 L. 세이어스, 엘러리 퀸과 같은 위대한 작가들은 독자가 가상의 범죄를 스스로 해결하는 데 필요한 모든 단서를 제공함으로써, 독자와 공정하게 경쟁하는 것을 중요시했는데 이는 밀실 미스터리의 주요 요소이자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는 장르의 중요한 요소이기도 합니다.
존 딕슨 카가 문학계에 충격을 주며 등장한건 1930년대 초, 황금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였습니다. 카는 최고의 밀실 미스터리의 대가이자 저에게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입니다. 그는 30년대와 40년대에 걸쳐 걸작을 연이어 썼으며, 그의 경력은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문제를 놀라운 감각으로 풀어내는는 능력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30년대와 40년대 대부분을 영국에서 살았습니다. 따라서 그는 영국 범죄소설 커뮤니티에서 환영을 받았으며, 권위 있는 영국 탐정 협회에 입회한 단 두 명의 미국인 중 한 명이기도 했습니다.

밀실 미스터리는 제2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인기가 하락했지만 (이후 수십 년 동안에도 여전히 훌륭한 작품이 많이 출판되었지만), 다시 운이 트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Jonathan Creek, Monk, Death in Paradise와 같은 TV 쇼는 새로운 세대에게 불가능한 문제의 즐거움을 소개했습니다. 다니엘 스태샤워와 빌 프론지니 같은 작가들이 기억에 남는 상상력 넘치는 작품을 계속 발표하면서 책으로도 계속 인기를 얻고 있고요. 하지만 이 장르를 처음 접한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시작을 돕기 위해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밀실 미스터리 10편의 목록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 목록은 지난 세기 동안 정말 눈부신 작품을 만들어낸 장르의 최고를 대표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작가당 한 권의 소설만 선정하였고 (그 자체로 거의 불가능한 작업이었죠), 매일 새로운 작품을 발견하여 빠르게 늘어나는 책장에 추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긴장감을 위해 역순으로 제 상위 10권을 소개합니다:

WHISTLE UP THE DEVIL : 데릭 스미스 (1953) (국내미출간)
데릭 스미스에게 특별한 친밀감을 느끼는 이유는, 그도 저처럼 자신이 존경하는 거장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밀실 미스터리를 쓰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1953년에 처음 출간된 WHISTLE UP THE DEVIL은 두 건의 불가능한 살인 사건으로 이 장르에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모든 것은 비 오는 어느 날 밤, 로저 퀘린이라는 남자가 살해되면서 시작되지요.
슬프게도 이 소설은 스미스의 생애에서 출판 된 유일한 소설이었습니다. 스미스가 워싱턴 포스트에서 걸작으로 칭송받은 WHISTLE UP THE DEVIL로 찬사를 받기 시작한지는 고작 10년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BLOODHOUNDS : 피터 러브시 (1996)
피터 러브시는 고전적인 스타일의 퍼즐 미스터리를 대표하는 작가로, 그의 피터 다이아몬드 시리즈는 고전 본격물의 공정함과 경찰 수사를 완벽하게 조화시켰습니다. BLOODHOUNDS는 미스터리 소설 애호가 그룹이 실제 밀실 미스터리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다룬 대표적인 소설입니다. 따라서 존 딕슨 카의 이름이 자주 언급됩니다. 잠겨 있고 뚫을 수 없는 운하 바지선에서의 살인 사건이라는 매우 특이한 문제도 등장합니다. 이 장르가 처음이고, 잘 알지 못한다면 이 작품부터 시작해도 좋습니다.

INVISIBLE GREEN : 존 슬래덱 (1977)
존 슬래덱은 공상 과학 소설계에서 중요한 인물이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뛰어난 불가능한 범죄 소설인 Black Aura와 INVISIBLE GREEN은 오랫동안 외면당해 왔어요. 특히 INVISIBLE GREEN은 작가의 다재다능한 상상력, 생동감 넘치는 묘사, 예리한 논리를 보여줍니다. 고전 본격물의 황금기가 끝난 지 한참 지난 1970년대에 출간되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작품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추어 탐정 태커이 핀은 에드먼드 크리스핀의 저비스 펜과 같은 수준의 황금기 밀실을 완벽하게 보여줍니다. 슬래덱이 공상 과학 소설을 위해 그를 버리기 전까지 핀은 단 두 편의 소설과 단편 소설에만 등장했을 뿐인데 정말 안타깝습니다. 그가 또 무엇을 성취할 수 있었을지 누가 알겠습니까?

NINE TIMES NINE : H.H. 홈즈 (앤서니 부셰) (1940)
앤서니 부셰는 미스터리 장르의 진정한 학자였으며, 실제로는 미스터리를 거의 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Bouchercon' 덕분에 그의 명성은 계속 높아져 갔습니다. 하지만 그가 쓴 몇 편의 미스터리는 놀라울 정도로 훌륭합니다. NINE TIMES NINE에는 빛의 아이들이라는 사악한 종교가 등장합니다. 이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이 빛의 아이들을 이끄는, 수수께끼 같은 두건을 쓴 지도자에게 저주를 받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매우 모호한 상황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노란 가운을 입은 의문의 남자가 범죄 현장에서 목격된 후 사라지고요. 우르술라 수녀는 이 복잡한 사건의 여러 얽힌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입니다.

MR. SPLITFOOT : 헬렌 맥클로이 (1969)
밀실 미스터리에 관한 한, 헬렌 맥클로이의 <<어두운 거울 속에>>는 비평적 논의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작품이며, 당연히 그럴 만합니다. 심리학자 바질 윌링 박사가 등장하는 이 시리즈는 도플갱어의 출현이라는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를 다룬 멋진 작품입니다. 매우 불길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와 잊혀지지 않는 결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여기에 포함하기로 한 맥클로이 작품은 바질 윌링 시리즈의 후기 작품입니다. 말 그대로 밀실 미스터리에 더 가깝기 때문입니다. <<어두운 거울 속에>>와 마찬가지로 MR. SPLITFOOT 역시 특유의 분위기를 놓치지도 않고요. 예를 들어, 제목은 다름 아닌 사탄에 대한 언급입니다. 
이 소설은 밤을 보낸 사람은 아침에 시체로 발견된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유령의 방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모두의 예상대로, 전설을 시험해 보려는 자원자가 곧바로 등장합니다....

<<혼진 살인사건>> : 요코미조 세이시 (1946)
요코미조 세이시는 일본에서 셜록 홈즈에 버금가는 탐정 긴다이치 코스케를 만들어낸 전설적인 작가입니다. 혼진 살인 사건은 킨다이치가 요코미조의 소설에 출연한 77편의 작품 중 첫 번째 작품으로, 결혼식 날 밤 잔인하게 살해당한 채 발견된 한 쌍의 신혼 부부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입니다.

<<모자에서 튀어나온 죽음>> : 클레이튼 로슨 (1938)
마술과 문학을 결합하는걸 전문으로 하는 작가의 놀라운 데뷔작입니다. 그는 마술사이자 존 딕슨 카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했습니다. 카처럼 클레이튼 로슨도 해리 후디니와 같은 과거의 전설적인 마술사들을 존경했습니다. 로슨의 탐정인 위대한 멀리니에는 분명히 후디니의 요소가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멀리니 이야기는 가장 순수한 '미스디렉션'을 보여줍니다.

THE CRIMSON FOG : 폴 할터 (1988)
폴 할터는 종종 존 딕슨 카의 후계자로 설명되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는 독특한 문제를 제시할 뿐만 아니라 긴장감과 불안감을 조성하는 데에도 탁월한 재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모든 소설을 강력히 추천하지만, 마술 쇼 중 무대에서 벌어지는 불가능한 살인을 다룬 THE CRIMSON FOG는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 이상적인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담하니까요! 또 잭 더 리퍼가 직접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합니다.

RIM OF THE PIT : 해크 탤벗 (1944)
서프라이즈! 또 다른 마술사, 해크 탤벗은 프로 마술사 헤닝 넬름스가 두 편의 환상적인 밀실 미스터리인 The Hangman’s Handyman과 RIM OF THE PIT을 출간할 때 사용한 가명이었습니다. 두 작품 모두 모험가이자 탐정인 로건 킨케이드가 등장하며,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을 풍부하게 선보입니다. 
RIM OF THE PIT에서는 초현실적이고 악마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눈 덮인 시골을 배회하는 섬뜩한 유령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물론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제제벨의 죽음>> : 크리스티아나 브랜드 (1948)
크리스티아나 브랜드는 정말 뛰어난 미스터리 작가였습니다. 더 많은 작품을 쓰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야전 병원으로 사용되었던 영국의 시골집을 배경으로 한 그녀의 책 <<녹색은 위험>>은 그녀의 작품 중 가장 널리 읽힌 작품입니다. 정말 위대한 황금기 미스터리지요. 
하지만 밀실 미스터리와 불가능한 범죄로는 <<제제벨의 죽음>>이 최고입니다. 시리즈 탐정 코크릴 경감이 등장하는 이 작품은 특히나 독특하고 수수께끼 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노쇠하고 악연이 깊은 여배우가 무대에서 살해당한 미스터리한 상황을 말이지요. 퍼즐에 대한 해답은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작품입니다!

<<세 개의 관>> : 존 딕슨 카 (1935)
각 작가가 하나의 작품만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가 있습니다. 존 딕슨 카는 "걸작"이라는 범주에 속하는 책을 너무 많이 썼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그의 작품을 낭송하는 것만으로도 목록을 쉽게 채울 수 있지요. <<세 개의 관>>은 아마도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일 것이며, 무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소설입니다. 처음 읽은 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네요. 기디온 펠 박사가 눈이 내리는 런던의 거리에서 보이지 않는 살인범과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입니다.
아울러, 그는 자신의 이름으로 기디온 펠 미스터리를 썼지만 카터 딕슨이라는 필명으로 다른 시리즈도 썼는데, 이 시리즈에는 친구들에게 H.M.으로 알려진, 거구의 탐정 헨리 메리벨 경이 등장합니다. 이 작품들은 모두 찾아볼 가치가 있습니다. 기디온 펠 이야기와 H.M. 작품들 중 일부는 불가능에 대한 힌트가 없는 단순한 후더닛이지만, 모두 눈부실 만큼 훌륭합니다! 존 딕슨 카와 그의 놀라운 작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려면 더글러스 그린의 전기 he Man Who Explained Miracles를 강력 추천합니다.

밀실 단편 소설
밀실 미스터리는 장편 소설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엘러리 퀸 미스터리 매거진과 같은 출판물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작품을 계속해서 출판하고 기념하는 등 밀실 미스터리는 단편 소설 형식으로도 활발히 발표되고 있습니다. 저도 여러 편의 밀실 미스터리 단편 소설을 직접 썼기 때문에 (“The Indian Rope Trick”. “The Footless Phantom”은 모두 EQMM에 실렸어요),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를 몇 페이지 안에 공정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에드워드 D. 호크와 같은 작가를 깊이 존경합니다. 특별한 순서는 없지만, 여기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늙은 떡갈나무의 수수께끼>> 에드워드 D. 호크 (1978)
제가 단편 작품 섹션을 포함시킨 주된 이유는 호크 때문입니다. 그는 카에 필적할 만한 상상력을 가졌지만, 거의 전적으로 단편 소설을 전문으로 하여 평생 동안 1,000편에 가까운 작품을 썼습니다. 그의 작품 중 단 한 편을 꼽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만, 아마도 그의 가장 유명한 시리즈는 작은 마을의 의사가 탐정으로 변신한 샘 호손이 등장하는 시리즈일 것입니다. 호손의 모든 이야기 중에서도 <<늙은 떡갈나무의 수수께끼>>는 독창성과 문학적 성취로 특히 주목할 만합니다.

<<>> 아가사 크리스티 (1937)
황금기 미스터리 관련 글에서 아가사 크리스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녀는 밀실 추리 소설을 많이 쓰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포와로 시리즈 작품인 <<에르큘 포와로의 크리스마스>>와 <<메소포타미아의 살인>>에는 교묘하게 고안된, 불가능 문제들이 등장합니다. 그녀의 대표작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밀실 미스터리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한 논쟁도 있고요. 저는 여기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걸작인건 분명합니다. 이 작품 대신 벨기에의 작은 회색 뇌세포가 꿈에서 예언된 밀실 살인 사건에 휘말리는 단편 소설 <<꿈>>을 선택했습니다.

<<붉은 밀실>> 아유카와 테츠야 (1954)
일본에서 밀실 미스터리와 본격 미스터리의 신조를 확립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그리고 끔찍한) 이야기입니다.

<<녹색 문은 위험>> 노리즈키 린타로 (1991)
완벽한 퍼즐 미스터리이자 신본격 장르의 주옥같은 작품.

<<The Name on the Window>> : 에드먼드 크리스핀 (1953)
크리스핀은 뛰어난 재치를 지닌 작가이자 저처럼 카의 열렬한 팬이었습니다. 그의 시리즈 탐정인 저비스 펜과 이 깔끔한 밀실 문제를 통해, 크리스핀은 자신이 거장의 제자임을 증명했습니다.

<<The House in Goblin Wood>> : 카터 딕슨(존 딕슨 카) (1947)
헨리 메리 베일 경은 이 진정으로 감각적인 작품에서 불가능해 보이는 실종에 맞서 그의 재치를 발휘합니다.

<<The Border-Line Case>> : 마저리 앨링엄 (1936)
앨링엄은 크리스티와 마찬가지로 밀실이나 불가능한 범죄 이야기를 전문으로 하지 않은 또 다른 '범죄의 여왕'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The Border-Line Case은 이 장르의 훌륭하고 완벽하게 구성된 예입니다.

<<From Another World>> : 클레이튼 로슨 (1948)
강령회가 예상치 못한 기괴한 결과를 낳는 단편 걸작.

<<13호 독방의 문제>> : 자크 푸트렐 (1905)
장르의 초석을 다진 작품. 반드시 읽어야만 합니다.

<<개의 신탁>> : G.K. 체스터턴 (1926)
체스터턴브라운 신부는 홈즈, 포와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위대한 탐정입니다. 체스터턴 자신이 존 딕슨 카의 기드온 펠의 모델이었다는 사실은 말할 것도 없죠!

<<The X Street Murders>> : 조셉 커밍스 (1957)
조셉 커밍스는 슬프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작가로, 시리즈 캐릭터 브룩스 U. 배너 상원의원은 헨리 메리베일 경의 후계자라 할 수 있습니다.

<<The House of Haunts>> 엘러리 퀸 (1935)
엘러리 퀸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미스터리 작가 중 한 명입니다 (사실 그는 두 명입니다. 사촌 프레드릭 다네이와 맨프레드 리가 만든 가명이었죠). 안타깝게도 두 사람은 밀실 미스터리를 많이 쓰지 않았지만, 그들이 쓴 밀실 미스터리는 모두 읽을 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차이나 오렌지의 비밀>>과 <<the Door between>>모두 밀실 문제를 다룬 훌륭한 소설이지만, 두 작품 모두 불가능성이 다른 더 눈부시고 기발한 플롯 요소에 가려져 목록에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하우더닛보다는 후더닛으로 읽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존 딕슨 카를 읽은 남자>> 윌리엄 브리튼 (1966)
이 책도 꼭 포함시켜야 했어요. 제목만 봐도 알 수 있죠! 마지막에 유쾌한 반전이 있는 멋진 블랙 코미디 작품입니다.

밀실 미스터리의 미래
그렇다면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요? 다행히도 밀실 미스터리 장르가 다시금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대 작가들의 새로운 작품이 매일 출간되고 있고, 이 장르에서 부당하게 외면받았던 고전이 재발간되는 것을 보면 정말 기쁩니다. 최근 신작으로는 Gigi Pandian의 Under Lock과 Skeleton Key, 짐 노이의 <<붉은 죽음 살인 사건>> (에드거 앨런 포의 "붉은 죽음의 가면"을 매혹적으로 재해석한 작품!), 제임스 스콧 번사이드의 <<배링턴 힐스 뱀파이어 사건>> 등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한 마틴 에드워즈의 뛰어난 레이첼 새버네이크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블랙스톤 펠>>은 밀실 요소가 특징인 것으로 알고 있고, 로버트 소로굿의 아늑한 미스터리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인 <<말로우에 죽음이 찾아왔다>>도 기대가 됩니다. 앞으로도 밀실 미스터리와 불가능한 범죄가 계속 번성하기를 바랍니다.

2023/05/26

청동 램프의 저주 - 존 딕슨 카 / hansang(?) : 2.5점


<<아래 리뷰에는 트릭, 진범, 진상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고학자 길레이 교수가 전갈에 물려 죽은 뒤, '무덤의 저주'에 대한 소문이 퍼졌다. 고인이 세반 백작과 팀을 이루어 이집트에서 헬리홀 무덤 발굴을 진행했던 탓이었다. 그리고 백작의 딸 헬렌 로린은 이집트에서 귀국하던 중, 점술사 림베이로부터 램프를 돌려주지 않으면 먼지처럼 사라지고 말거라는 예언을 받았다. 청동 램프는 출토 유물 중 하나로 그녀가 이집트 정부로부터 선물로 받았던 물건이었다.

귀국 후 헬렌은 연인 키트, 친구 오드리와 함께 저택에 도착한 뒤, 램프를 장식하겠다며 혼자서 먼저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가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헨리 메리벨 경은 마스터스 경감과 함께 수사에 착수했고, 그날 함께 사라졌던 전 백작부인 초상화 행방을 쫓다가 헬렌이 초상화를 가지고 골동품상 맨스필드 부인의 가게에 방문했다는걸 알아냈다.
H.M 등과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뒤, 저택으로 돌아온다던 세반 백작마저도 저택 안에서 사라졌다. 백작의 외투 등이 남아있던 자리에는 저주의 청동 램프가 놓여 있었다.

연이은 인간 소실로 당혹해하던 키트 앞에 헬렌이 나타나 어딘가에 숨어 있었다고 말했지만, 뒤이어 들어딕친 경찰 앞에서 다시 사라졌다. 경찰은 건축가까지 불러와 은신처에 대해 치밀한 조사를 벌였지만 실패했다.

다음 날, 헨리 메리벨 경은 모든 관계자들을 저택에 소집했다. 그리고 진상을 밝히는 추리쇼를 펼쳤다. 헬렌은 은신처에 숨어있던게 아니라, 집사 벤슨의 도움으로 하녀로 위장하고 있었다!

국내에는 소개되지 않은 존 딕슨 카의 장편. 1945년 발표작입니다. 일본 아오조라 추리문고본으로 읽어보았습니다. 정말 오래 걸렸네요. 한 달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오컬트와 본격 추리가 결합된 작품입니다. 작가의 특기이기도 하지요. 그동안의 오컬트 소재는 중세 전설에 관련된게 많았었는데, 이번에는 이른바 '미이라의 저주', 그리고 저주로 사람이 사라져버린다는 인간 소실 트릭이 함께 엮여 전개됩니다. 폐쇄된 대저택에서 사람이 사라지는 상황이니, '밀실의 대가'로서의 실력도 발휘하고 있는 셈이지요.

그런데 기대보다는 많이 지루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헬렌의 소실이, 흥미를 자아내지 못하고 그리 대단하게 느껴지지 못한 탓이 가장 큽니다. 헬렌은 차에서 내린 후, 저택 자기 방 벽난로 윗 선반에 램프를 장식해 놓겠다고 먼저 들어갔습니다. 키트와 오드리는 밖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었고요. 그런데 집사 벤슨을 포함한 저택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헬렌을 보지 못했고, 저택 밖에서 일하던 수 많은 사람들도 헬렌이 나가는걸 보지 못했다고 했죠. 
그런데 아무도 문을 감시하거나 헬렌의 모습을 쫓고 있었던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사라졌다"라는 표현은 적합하지 않아요. 특히 저택 밖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이런저런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바쁜 와중이었다면, 누군가 나가는건 충분히 놓칠 수 있는 일입니다. 사람의 눈은 그렇게 정확하지 않으니까요. 게다가 세반 관에 살고 있는 헬렌이라면 어디로 몰래 나갈 수 있는지, 아니면 어디서 몸을 숨기고 있을 수 있는지도 잘 알고 있었을테고요. 그래서 여러모로 대단한 사건으로 생각되지 않았어요. 
뒤이어 벌어진 세반 백작 소실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백작이 들어온걸 실제로 본 사람은 없고, 특별한 감시도 없었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더 만들어진 상황일 가능성이 높지요. 실제로도 샌디 로버트슨이 백작의 차를 몰고 들어온 뒤, 옷가지를 서재에 던져두었을 뿐이었죠.

다행히 헬렌이 키트 앞에 나타났다가 사라졌던 두 번째 소실부터 재미있어지기 시작합니다. 마스터스 경감의 지시로 경찰이 모든 통로를 막은 상태에서, 철저하게 조사를 벌였지만 결국 헬렌을 찾아내는데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완벽한 인간 소실이 일어난 것이지요.
여기서 사용된 트릭은 헬렌이 하녀로 변장하고 있었다는겁니다. 현실적이라는 점은 좋아요. 
이 작품보다 10년은 앞서 발표되었던 여사님 작품에서도 비슷한 트릭이 활용된게 있기는 하지만, 여기서처럼 "인간 소실"용으로 사용된건 아니었으니, 나름 신선한 느낌을 전해 주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이를 위한 단서들도 모두 공정하게 제공됩니다. 헬렌이 저택으로 들어올 때 차에서 떨어트린 담배를 짚기 위해 허리를 숙였던 이유는? 이미 고용인들에게 하인으로 소개되었던 헬렌을 관리인이 알아볼까봐였습니다. 헬렌이 다시 나타났을 때 비옷을 입고 단추도 모두 채웠던 이유는? 속에 하녀복을 입고 있어서였습니다. 헬렌이 도착하는 날, 모두가 바쁜 와중에 휴가를 낸 하녀도 한 명 있었고요. 그 외에 이런저런 단서와 복선들로 트릭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초상화가 없어진 사건도 이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헬렌이 선대 백작 부인과 꼭 닮았기에, 그 초상화를 치워버릴 필요가 있었던겁니다.
공범(?) 벤슨이 이를 도왔다는걸 알려주는 단서들도 꼼꼼히 삽입되어 있습니다. 헬렌이 언제 도착하는줄 몰랐다는 벤슨이 마침 딱 맞춰서 꽃으로 화병을 장식했던 것 처럼 말이지요. 불가능 범죄 추리물의 대가다운 솜씨를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하지만 현실적이며 공정할 뿐, 높은 점수를 줄 트릭은 아닙니다.  H.M.의 말대로 모든 신문에서 저주에 대해 떠들며 헬렌의 사진을 실었는데, 하녀로 변장한 헬렌을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다는 단점이 치명적인 탓입니다. '헬렌은 사진과 실물이 굉장히 다르다!'는걸 이유로 내세우는데, 헬렌을 사진으로만 보았던 쥴리아 맨스필드가 헬렌을 알아보았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너무 떨어집니다. 키트나 오드리 등 실제로 헬렌을 보아왔던 많은 사람들 앞에서까지 숨어있기도 쉽지 않았테고요.
게다가 세반 백작 소실 사건은 앞서 말했듯 딱히 트릭은 없습니다. 경찰이 출입구를 감시하지 않아서 가능했을 뿐입니다.

헬렌이 사라졌던건 '저주'라는 뜬소문을 불식시키기 위한 연극이었다는 동기도 납득하기 힘듭니다. 인간 소실 사건을 언론에서 크게 다루게 한 뒤, 나타나서 '이건 모두 연극이고 저주 따위는 헛소리다!' 라고 말할 셈이었다는데, 이럴거라면 주변 인물들이나 저택 사람들에게 트릭을 써 가면서까지 몸을 숨길 필요는 없었습니다. 진상이 공개되어 봤자, 일반 대중들은 저택 사람들이 한통속이었다고 생각할게 뻔하잖아요? 게다가 잘못된 소문과 정보를 진실로 바꾸는건 굉장힌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애초에 잘못된 정보를 퍼트리는건 좋은 방법이 아니에요. 그냥 연극따위 벌이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는게 훨씬 나은 방법이었습니다.
샌디 로버트슨이 백작을 죽이려 했다는 동기와 상황도 별로이긴 마찬가지입니다. 샌디는 헬렌이 사라졌을 때 카이로에 있었으니, 백작이 사라져도 자기가 의심받지 않을 거라 여겼다는데 말도 안됩니다. 두 사건을 함께 엮어서 볼 이유는 없을 뿐더러, 당시 백작 옆에 있었던 사람은 샌디 뿐이라서 빠져나가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샌디가 빼돌린 유물 문제는 관련자들 수사만 해도 금방 알 수 있었을테고요. 분명 살인 미수범인 샌디를 백작이 그냥 놓아 보내준다는 것도 이상했어요.
 
그래서 별점은 2.5점. 국내 미발표 소개작을 완독했다는 기쁨은 크지만, 대표작들에 비하면 확실히 처집니다. 번역을 시도해 볼 까 했는데, 그럴 수고를 들일 가치는 없네요.

2023/02/12

황제의 코담뱃갑 - 존 딕슨 카 / 전형기 : 별점 5점

황제의 코담뱃갑 - 10점
존 딕슨 카 지음, 전형기 옮김/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아래 리뷰에는 진상과 트릭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브는 이혼 후 거주하던 프랑스 휴양지 바로 옆 집에 사는 로스 경의 아들 토비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약속했다. 이 소식을 듣고 분개한 전남편 네드 애트우드가 한 밤중에 몰래 침실로 숨어든 날, 둘은 로스 경이 살해당한 직후를 목격했다. 토비를 비롯한 이웃 가족의 오해를 살까 두려웠던 이브는 이 사실을 필사적으로 숨겼다. 그러나 애트우드가 빠져나가다가 계단에서 굴렀을 때 흘렸던 코피와 로스 경이 살해될 때 만지고 있었던 코담배 케이스 파편이 잠옷에 묻어 있었던 등의 증거와 이브를 미워하는 하녀 이베트의 증언 탓에 유력한 용의자로 몰렸다. 결국 이브는 창피함을 무릅쓰고 모든 사실을 고백했지만, 정작 애트우드는 뇌진탕 탓에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를 구하기 위해 나선건 영국인 정신분석 전문의 킨로스 박사였다.

존 딕슨 카의 대표작 중 하나. 구입해서 읽은지는 오래되었지만, 얼마전 <<마녀의 은신처>>도 읽은 참에 국내 출간작 전권 리뷰를 올리고자 재차 읽게 되었습니다. - 참고로, 엘릭시르의 새 출간본은 아니고 동서문화사 판본입니다. - 역시나, 다시 읽어도 걸작이더군요. 이웃집에서 일어난 수상한 사건을 목격했다가 위기에 빠진다는건 <<이창>> 등 여러 작품에서 사용된 소재이기는 한데, 이 작품은 1942년이라는 발표 시점을 보아도 원조격인데다가 목격자가 오히려 범인으로 몰린다는 독특한 전개부터 굉장한 긴박감을 자아냅니다. 전남편과 벌인 다소 우발적인 사고, 주인을 미워하는 하녀의 돌발 행동 등이 겹쳐져 이브가 범인으로 몰리는 과정도 꽤 설득력 넘치고요. 사건 직후 피묻은 잠옷을 입고 집으로 들어왔다는건 누가 봐도 수상한 일이니까요.

킨로스 박사의 말 하나하나 모두가 논리적이며, 그의 지극히 논리적인 추론이 바탕이 된 이야기 전개가 많다는 점도 추리 애호가로서 반가왔습니다. 토비가 그날 밤 일을 고백한 이브를 추궁할 때 킨로스 박사가 그를 몰아붙이는 장면이 대표적입니다. 토비는 그녀가 애트우드와 침실에 있었으니 자신을 배신했다면서, 또 자기 아버지를 살해한게 아니냐고 추궁하는데 킨로스 박사는 이 두 사건은 동시에 일어날 수 없다며 토비의 입을 닥치게 만들지요. 이브를 범인이라고 생각하는 고롱 서장을 설득하는 장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브에게는 동기가 없거든요. 고롱 서장은 로스 경이 이브의 비밀을 알았기 때문에 살해당했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로스 경은 그날 이미 토비에게 무언가를 이야기했고, 토비는 그 때문에 이브에게 전화까지 걸었습니다. 즉, 그게 무슨 비밀이건 약혼자가 이미 알고난 다음이기에 로스 경을 죽일 이유는 사라져 버리고 만 셈입니다. 무엇보다도 압권은 범인을 밝혀내는 마지막 추리쇼입니다. 박사는 사람들에게 범인인줄 알았던 갈색 장갑의 정체를 먼저 알려줍니다. 그건 토비였어요. 그는 정부인 프뤼 양이 이브와의 결혼을 훼방놓는걸 막기 위해 돈이 필요했고, 그래서 아버지 소장품 중 하나인 드 랑발 부인 목걸이를 훔쳐서 프뤼 양에게 주려고했던 겁니다. 그러나 그는 범인이 아니었습니다. 킨로스 박사는 이브가 이야기했던 사건 당일 서재에서 일어난 일 중 이브가 목격하기 전 상황은 모두 애트우드가 해 준 말에 지나지 않았으며, 암시에 빠지기 쉬운 성격이었던 이브는 이를 자기가 목격했던걸로 착각했던 거라고 설명해줍니다. 애트우드는 이미 로스 경을 살해하고 이브의 침실에 침입했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로스 경이 살아있는 척 꾸민 뒤, 그 상황을 드러내는걸 가장 싫어할 이브를 통해 증언될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었던거에요. 재니스 로스 양의 말 그대로 "여자에게 나쁜 소문이 나서는 안 된다고 입을 다물게 하고, 스스로는 조금도 꺼릴 것이 없는 목격자가 실은 범인이었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러나 킨로스 박사는 먼 곳에서 본 물건을 '코담배 케이스'라고 말했다는 실수를 통해 애트우드가 범인이라는걸 알아냅니다. 코담배 케이스는 그냥 보면 회중시계와 똑같이 생겨서 첫 눈에 알아보는건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마지막에 말한 뒤, 예심판사 사무실 문을 열어 범인 애트우드를 선보이는 장면 - 애트우드는 뇌진탕에서 회복한 뒤 토비가 범인이라고 지목하기 위해 억지로 찾아왔던 것 - 은 역대 추리쇼 등장 작품 중에서도 첫 손을 꼽을만한 마무리였습니다.

정확한 내용을 몰랐던, 사건 당일 로스 경이 산책을 갔다 온 이후 왜 기분이 나빴는지, 동물원에서 누군가를 왜 만났었는지가 애트우드의 동기와 이어지는 전개도 깔끔했습니다. 이를 로스 경이 형무소 관련 업무를 진행하며 만났던 재소자 얼굴을 기억했다는 과거 이야기와 절묘하게 연결시키는 덕분입니다. 로스 경은 애트우드가 전과자이자 탈주범이라는걸 알고 있어서, 자기 아들과 이브의 결혼을 방해하려는 애트우드를 쫓아내려고 경고했다가 살해당했던 것이지요. 그 외의 여러가지 추리적인 장치들과 복선들 - 사건 현장에 떨어져있던 드 랑발 부인 목걸이에 혈흔이 묻어있었던 이유, 오르골 태엽이 풀려있었던 이유, 하녀 이베트가 이브를 옭아매기 위해 노력했던 이유 등 - 에 대한 설명도 확실합니다. 목걸이에 혈흔이 묻어있던던 건 목걸이를 훔쳐내려다 아버지가 죽은걸 알고 허둥대던 토비가 묻혔던거지요. 오르골 태엽은 그 와중에 동작해서 풀렸고요. 이베트가 이브를 잡아넣으려고 노력했던건 그녀가 프뤼 양의 친언니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모든 수수께끼가 완벽하게 정리되기에 마지막까지 읽으면 굉장히 후련한 기분마저 느낄 수 있어요. 아울러 추리적으로는 일종의 독자에의 도전이 삽입되어 있다는 것도 특기할 만 합니다. 킨로스 박사가 이브에게 그날 밤 일어났던 일을 듣고 범인을 알아냈다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독자도 그 장면에 대한 생생한 묘사를 보았고, 그 장면만 알면 범인이 누군지 알 수 있다는걸 선언한 셈입니다. 실제로도 그러했고요.

다만 지금 읽기 다소 낡은 설정은 있습니다. 이브가 초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사건을 방관해 버렸던건, 약혼자 가족이 이웃집에 살고 있어서, 침실에 숨어든 전 남편을 어쩌지 못한 탓 - 들켜서 오해를 살까봐 - 이라는게 대표적입니다. 애트우드와 토비가 버젓이 바람을 피우면서 이브에게 정숙을 강요하는 행태도 그러하고요. 너무 뻔뻔해서 당황스러울 정도였어요. 참고로, 에드보다 오히려 토비가 더 극혐이었습니다. 순진한 척을 다 하다니 알고보면 뒤에서는 다른 여자에게 돈을 요구받을 정도로 놀아나고 있었으니까요. 그러면서 자기 합리화만 하면서 이브를 차버리는 장면은 정말 기도 안 차더군요. 이브가 남자 복이 너무 없고, 남자들 유혹(?)에 너무 쉽게 빠지다는 것도 낡은 설정이고요. 또 시계처럼 생긴게 알고보니 "코담배갑"이었다는게 핵심인데, 이걸 비교적 노골적으로 알려주고 있다는 것도 낡아보였습니다. 최근 작품이라면 이렇게까지 드러내지는 않았을거에요. 하긴, 이 작품은 아래와같이 책 표지에서부터 노골적으로 알려주고 있기는 하지만요.

그래도 걸작이라는걸 부인하기 힘든 멋진 작품입니다. 이브와 킨로스 박사가 자연스럽게 맺어지는 해피엔딩까지 완벽합니다. 제 별점은 5점입니다. 오컬트 분위기 전무한, 일종의 영웅담에 가까운 정통 추리물이니만큼 딕슨 카 입문자라면 이 작품부터 시작하는게 좋겠습니다.

덧붙이자면 that woman opposite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었는데 유튜브에 Full Movie가 올라와 있네요. 애트우드의 암시로 이브가 착각하는 장면을 어떻게 찍었을지 궁금해서 잠깐 봤더니만, 걍 말로 퉁치고 끝나서 실망했습니다. 오래전 작품이기는 하지만 연극과 다를게 없는 평면적인 구성에 그쳤더라고요. 게다가 마지막에 애트우드가 이브를 없애려고 찾아오는 장면을 삽입해서 더 영웅담처럼 각색했던데, 좋은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2023/01/15

한밤의 지하철 공포미스테리 걸작선 - 정태원 편역 : 별점 2점

<<밤에 걷다>>와 <<본인방 살인 사건>> 다음에 집어든 오래된 책입니다. 최근 오래전 책을 다시 뒤져보는 취미에 푹 빠졌거든요. 이 책도 출간된지 벌써 30년이나 되었네요.
정태원 님께서 편역한 앤솔러지입니다. 서두에서는 공포를 다룬 미스테리 작품을 모았다고 소개하고 있는데, 다 그런건 아닙니다. 공포 보다는 서늘한 느낌을 가져다주는 '기묘한 맛'에 더 가깝다거나, 아예 블랙 코미디스러운 작품들도 포함되어 있는 탓입니다. 질 드레'를 '지르도 레'처럼 번역한걸보면 일본어 판본을 번역한 듯 하며, 그런걸 보면 정식 허가를 받고 출간된 책은 아닐 것으로 여겨지네요.
그래도 유명한 추리 소설 전문가 정태원 님이 편역한 책 답게, 작품별 작가 소개와 작품들의 출처를 대체로 정확하게 밝혀주고 있다는건 좋았습니다. 미국과 유럽, 일본 작품들이 고루 포함된 점도 장점이고요. 수록작 13편 중 눈여겨 볼 만한 좋은 작품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는 아내가 불륜 상대와 자살한 뒤, 홀로 남은 아들을 외국에서 키우다가 아들이 이미 미쳐버렸다는걸 깨닫는 <<길고 어두운 겨울>>입니다. 아들을 말도 통하지 않는 베이비시터에게 맡겨두고, 일본에서 가져온 똑같은 동화책만 계속 읽는걸 방관했는데, 알고보니 동화책은 잘못 제본된 책이었고 아들은 동화책을 읽는게 아니었다는게 - 그냥 멍하니 같은 자세로 있었던 것 - 드러나는 마지막 장면이 대단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이 장면을 위한 빌드업도 탄탄하고요. 별점은 3.5점입니다. 수록작 중에서는 최고였어요. 작가 소노 아야꼬는 경력을 보면 이런 장르물을 발표했을걸로 생각되지 않는 작가인데 다른 작품도 궁금해집니다.
아내가 낳은 딸을 없애기로 결심한 남자가 어두운 공간에서 마녀의 시체라며 토막난 무언가를 건네준다는 <<10월 게임>>도 등골 서늘한 결말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레이 브래드버리 작품다왔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다소 뻔했지만 <<오리 대신에>>, <<비만클럽>>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오리 대신에>>는 짤막한 분량으로 깜짝 반전을 가져다 준다는 점에서, <<비만클럽>>은 살찌워진 남편이 사람들에게 먹힐 때 일종의 특권으로 조리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데 '산채로 먹힘'을 선택한다는 발상이 독특했기 때문입니다. 내용의 설득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단점은 있지만 '기묘한 맛' 쇼트쇼트로는 우수한 편입니다.
조숙하고 다소 정신나간 아이가 어른을 없앤다는 설정의 <<식용 거북이>>와 <<살인유전>>은 각각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빼어난 묘사력, 스탠리 엘린의 반전 구성 능력이 돋보였습니다. <<식용 거북이>>는 예상 가능했다는 점에서, <<살인유전>>은 서사를 쌓아나가는 과정에서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있으나 평균 수준은 됩니다.

하지만 실망스러운 작품들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앤솔러지 전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클라이브 바커의 작품들이 문제라 생각됩니다. '공포'를 다룬 장르물에 적합한건 사실입니다만, <<피의 책>>이라는 작가의 단편집에 이미 수록된 작품들을 그대로 수록해 놓은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새로운 작품을 발견하는 기쁨은 전혀 느낄 수 없었어요.
최소한 여러 단편집에서 대표작만 엄선하여 수록했어야 했는데, <<피의 책>> 수록작 중에서 최고의 작품들인지도 솔직히 미심쩍었습니다. <<한밤의 지하철>>은 <<미드나이트 미트 트레인>>이라는 영화로 재탄생할 정도로 유명한 작품으로 기승전결은 확실하고 화끈하게 달려주는 괜찮은 작품이라 예외로 치더라도, 마을 사람들이 거인을 만들고 자멸한다는 <<언덕에 마을이>>와 암세포가 사악한 크리쳐로 변해 사람들을 습격한다는 <<영화관의 악령>>은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듭니다. 기괴한 상상력 외에는 건질게 없었으니까요. 결과물도 재미보다는 혐오쪽에 가까왔습니다. <<영화관의 악령>>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형과 사투를 잔혹한 묘사로 버무린게 전부라 더더욱 그러했습니다.
<<신 투명인간>>은 존 딕슨 카의 정통 추리물로 작품 수준을 떠나 왜 이 앤솔러지에 수록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호러물과는 전혀 궤를 달리하는 작품인데 말이지요. 추리적으로도 영 별로라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듭니다. 이전에는 평균 이상이라 호평했었는데, 번역의 문제였을까요?
<<아내 살인 되돌리기>>, <<살고 싶어했던 여자>>는 양산형 심리 서스펜스 스릴러로 많이 흔해빠진 설정과 전개를 보여주는데다가 별로 무섭지 않은 등 감점 요소가 많았습니다. <<두 병의 소오스>>는 걸작이라는건 분명하나 이 앤솔러지에서는 빼는게 맞지 않았을까 싶네요. 워낙에 많은 이런저런 앤솔러지에 수록된만큼 신선함도 떨어질 뿐더러, 공포와는 좀 거리가 있는 '기묘한 맛'에 가까운 작품이니까요.

그래서 전체적인 별점은 2점입니다. 30년이 지나는 동안 정식 출간된 좋은 앤솔러지가 많아진만큼, 다른 책을 구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어차피 절판된지 오래라 구해보시기도 힘드실거에요. 알라딘에서는 책 검색조차 되지 않는군요.

2023/01/14

마녀의 은신처 - 존 딕슨 카 / 이동윤 : 별점 4점

마녀의 은신처 - 8점 존 딕슨 카 지음, 이동윤 옮김/엘릭시르

<<아래 리뷰에는 핵심 트릭과 범인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국인 테드 램폴은 대학 은사의 소개로 영국 시골 채터럼에 거주하는 사전 편찬자 기디언 펠 박사의 집에 머물게 되었다. 그 지방에는 스타버스 가문에서 다스렸던 교도소에 얽힌 저주가 전해지고 있었고, 실제로 스타버스 가문의 주인들은 모두 목이 부러져 죽었다.
램폴은 스타버스 가문의 장녀 도러시와 사랑에 빠졌지만, 가문의 유산 상속을 위해 교도소의 교도소장 방에서 자정에 무언가를 가지고 왔어야 했던 가문의 장남 마틴이 교도소에 간 날 밤 목이 부러져 죽고, 사촌 허버트는 사라지는 사건에 말려드는데....


유일하게 읽지 않고 남겨 두었던 존 딕슨 카의 국내 출간작. 해문의 어린이용 버젼으로 앍어야하나 고민하던 중 엘릭시르에서 나온 전자책이 있길래 냉큼 구입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딕슨 카의 특기가 유감없이 펼쳐지는 작품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건 추리적인 장치들입니다. 정통 고전 미스터리의 대가다와요. 특히 일종의 순간이동 트릭이 볼만했습니다. 
범인인 손더스 목사는 교도소장 방의 램프 불이 꺼질 때까지 펠 박사와 랜폴과 함께 있었다는 결정적인 알리바이가 있었습니다. 램프 불이 꺼진 직후 램폴과 함께 펠 박사 집을 떠났고, 그 뒤 마틴의 시체가 발견되었으니 범인일 수 없다는 것이었지요. 그러나 펠 박사가 추리해낸 진상은 실종된 허버트가 마틴 대신 교도소장 방으로 갔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교도소장 방의 램프는 마틴이 아니라 허버트가 켜고 껐으며, 마틴은 목사가 펠 박사의 집에 가기 전, 목사관에서 이미 살해해서 마녀의 은신처에 사체를 유기했던 겁니다. 이후 사체 발견 후 목사관에 들렸을 때 허버트도 살해했고요. 이 일련의 과정은 마틴이 굉장한 겁쟁이었다는 것과 허버트의 맹목적인 충성이라는 인간 관계, 그리고 마틴은 골초였는데 교도소장 방에는 꽁초하나 남아있지 않았다는 것, 발코니 창에서 떨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창으로는 빗물이 전혀 들이치지 않았다는 등의 세부적인 단서를 공정하게 제공하는 것에 의해 합리적으로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허버트가 발명가라는 설정으로 발코니에 특수 장치를 했을 거라는 추론같은 잔재미도 충분하고요.

사건의 동기라 할 수 있는, 우물에 보물이 있다는 펠 박사의 추론 역시 합리적이에요. 그는 지극히 공정하게 독자들에게도 제공되는 정보로 이를 추리해냅니다. 초대 교도소장 앤서니 스타버스는 왜 그렇게 완력이 강해졌는지? 교도소장 방 발코니 석재 난간에 깊숙하게 패인 홈의 정체는 무엇인지? 발코니로 향하는 문 열쇠가 왜 필요했는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가 미워하던 가족들에게 남겨주지 않은 막대한 재산은 어디에 갔는지? 라는 단서를 통해 앤서니가 난간에 밧줄을 묶은 뒤 바로 아래 있는 우물 안에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했으며, 그 이유는 우물 안에 재산을 숨겨 놓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니까요.
이 추론을 증명하는, 교도소장이 남긴 십자말 풀이같은 암호문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형편없는 시를 썼다는 인물 설정에도 부합하면서도, 언어가 다른 국내 독자들도 풀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될 정도로 쉬우면서 합리적인 암호였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마지막에 손더스 목사가 범인임을 드러내는 추리쇼 장면이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펠 박사는 경찰서장과 여러 관계자들과 함께 기차역으로 항합니다. 도착하는 인물이 사건의 주요 인물이라면서요. 그리고 기차에서 내리는 사람이 누구냐고 손더스 목사에게 물어보는데 목사는 "당신 미쳤구먼! 나는 저 사람 처음 봅니다! 대체 이게 다 무슨 짓입니까?"라고 답합니다. 여기서 손더스 목사가 가짜라는게 드러나게 되지요. 그 사람은 진짜 손더스 목사의 숙부였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아는게 아니라 '모르는 것'이 핵심 증거가 된다는 발상이 아주 신선했고, 이를 추리쇼 형태로 풀어낸 솜씨는 정말로 탄복할만 했어요.
이러한 추리적인 요소들 외에, 딕슨 카의 또 다른 특기인 오컬트적인 부분의 묘사도 빼어납니다. 광기의 교도소장 앤서니 스타버스와 그가 만들어 운영했던 죽음의 교도소, '마녀의 은신처'라고도 불리우는 교수형장 터에 대한 끔찍하면서도 생생한 묘사는 일품이에요. 20세기 초반, 영국 시골 분위기와 음침함이 잘 어우러지고 있습니다. 독자들에게 스타버스 가문에 내려진 저주(?)도 그럴듯하게 느껴지게 만들고요.

하지만 손더스 목사가 저지른 범행의 원인이 된 티머시 스타버스의 행동에는 다소 의문이 남습니다. 티머시 스타버스는 죽기 전에 자기를 죽이려한건 손더스 목사였다는걸 알리지 않습니다. 어차피 티머시 사후 아들 마틴이 가문을 잇게될 때 확인하게 될 금고 안에 손더스 목사의 범행을 증명하는 서류를 넣어두었을 뿐이지요. 왜냐하면 남은 몇 년 간, 손더스 목사가 도망도 가지 못하고 범행이 드러날 때까지 지옥을 맛보게 하려는 생각이었다는데.... 이는 손더스 목사로 하여금 아들과 조카마저 살해하게 하는 결과를 빚고 말았습니다. 조금만 생각하면, 궁지에 몰린 손더스 목사가 마틴을 죽이고 서류를 손에 넣으려고 했으리라는건 충분히 알 수 있었을겁니다. 한 명을 죽이나, 두 명을 죽이나 어차피 별 차이는 없잖아요. 이런 계획을 세우고 서류까지 작성할 정도였으면 정신도 말짱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왜 이런 무모한 (?) 계획을 세웠는지 모르겠습니다.
또 나중에 진술서를 통해 손더스 목사가 왜 도망가지 않았는지에 대해 설명해주는데 그다지 설득력은 없었습니다. 어차피 몇 년 뒤 범행이 드러날거라면, 스타버스 가문의 숨겨진 보물로 거액을 손에 넣을 수 있었으니 여행을 떠난다는 등의 핑계로 마을을 떠나 사라지는게 나았을테니까요. 신분도 손더스 목사로 위장하기 전 원래 신분으로 돌아간 뒤, 원래 머물던 뉴질랜드로 떠났다면 영원히 문제가 없었을 거에요.
그 외에도 티머스 스타버스는 보물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게 분명한데, 왜 진작에 보석을 꺼내어 가문의 재산으로 삼지 않았는지도 의문이며, 램폴과 도러시가 만나자마자 사랑에 빠진다던가, 아무리 손더스 목사가 의도적으로 접근했다 한들 마틴이 선뜻 목사 계획에 응했다는 등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적지 않네요.

그래도 추리적으로 워낙 빼어나기에 단점이 두드러져 보이지 않습니다. 오컬트적인 요소가 잘 어우러진 특유의 작풍도 아주 매력적이고요. 제 별점은 4점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전에 올렸던 내용에서 업데이트한, 제가 여태 읽었던 딕슨 카 작품 순위를 공개합니다. 지금 읽으면 별점과 순위는 다소 조정될 수 있지만, 평균 별점이 3점을 넘으니 타율로 따지면 5할 이상! 쳤다하면 장타입니다. 대단하네요.

공동 1위 : 별점 4점
<<해골성>>
<<유다의 창>>
<<흑사장 살인 사건>>
<<화형 법정>>
<<마녀의 은신처>>

공동 6위 : 별점 3점
<<연속 살인 사건>>
<<세 개의 관>>
<<구부러진 경첩>>
<<벨벳의 악마>>
<<아라비안 나이트 살인>>
<<초록 캡슐의 수수께끼>>
<<기묘한 사건, 사고 전담반>>
수록작 중<<은빛 장막 속에서>>, <<합법적인 사형집행인>> 별점 4점
<<사라진 방>>, <<분장실의 시체>> :별점 3.5점
<<투명 인간 살인>> : 별점 3점

13위 : 별점 2.5점
<<모자 수집광 사건>>

14위 : 별점 2점
<<밤에 걷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