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호손 박사의 불가능 사건집 - 에드워드 D. 호크 지음, 김예진 옮김/GCBooks(GC북스) |
<<아래 리뷰에는 아주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을의 기상천외한 괴사건을 해결하는 명탐정 의사 선생 샘 호손의 활약이 그려진 단편집. 단편의 제왕 에드워드 D 호크의 작품으로 모두 12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다양한 불가능 범죄들이 등장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지붕 다리로 들어간 마차가 다리 중간에서 사라진 사건, 유령이 시장을 칼로 찔러 살해한 뒤 사라진 사건, 잠겨진 열차 승무원 실에서 승무원이 살해되고 금고 속 보석이 사라진 사건, 용접으로 봉해진 타임 캡슐 안에서 시체가 발견된 사건 등 사건들이 굉장히 흥미로와요. 불가능 범죄의 종합 선물세트라고나 할까요.
제가 아주 오래전, 일본어 번역본을 읽고 리뷰를 남겼던 바로 그 작품입니다. 당시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많은 분들께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에 엉망이지만 한국어 번역도 진행하여 소개드렸던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한국어 번역본으로 접하니 감개무량합니다. 일본어로 읽어서 제대로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을 알게 된 것도 좋았고요.
물론 단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우선, 불가능한 상황이 자연스럽게 일어난 작품은 <<지역 축제의 수수께끼>를 비롯해서 절반 정도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절반은 살인범이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구태여 불가능 범죄 상황을 만든다는 억지스럽게 만드는 내용이었어요. 비행기에서 뛰어내린 스턴트맨이 공중에서 목이 졸려 살해되었다는 <<늙은 떡갈나무의 수수께끼>>가 대표적입니다. 범인이 협박을 받아서 범행을 저질렀다면, 보는 사람도 많은 촬영 현장에서 살인을 저지를리가 없을거에요. 살해 의도가 있었다 한 들, 낙하산에 손을 대는 식으로 사고로 위장하는게 당연했을테고요. <<저주받은 야외 음악당의 수수께끼>>도 마찬가지에요. 온 마을 사람들이 지켜보는 음악회 현장에서 유령의 소행으로 위장한 살인 사건을 저지른다? 솔직히 말도 안되지요.
트릭도 다시 보면 어설픈 작품들이 제법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문 잠긴 승무원실의 수수께끼>>는 사람이 도저히 지나갈 수 없는, 작은 창 하나만 뚫려있는 승무원실 안에 있는 승무원을 어떻게 살해했는지?라는 수수께끼가 등장하는데, 실상은 너무나 간단한 트릭입니다. 작은 창으로 흉기를 집어넣어 찌른거지요. 하지만 샘 호손을 비롯한 현장에 있던 그 누구도 이 가능성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상식 외의 전개로 불가능 범죄처럼 보이게 만들었을 뿐입니다.
아울러 '변장' 트릭의 사용도 지나쳤습니다. <<낡은 방앗간의 수수께끼>>, <<작고 붉은 학교 건물의 수수께끼>>, <<크리스마스의 교회 첨탑 수수께끼>> 등이 모두 변장 트릭을 써먹고 있으니까요.
그래도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고전 본격물의 향취를 느끼기에는 부족함없는, 재미있는 작품집이었습니다. 아쉽다 싶은 작품도 있어서, 전체 평균한 제 별점은 2.5점입니다만 별점 3점 이상은 충분히 줄 수 있는 <<지붕 다리의 수수께끼>>, <<낡은 방앗간의 수수께끼>>, <<작고 붉은 학교 건물의 수수께끼>> 등의 수작들도 많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고전 본격물이 취향이신 분들께 권해드리는 바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전에 수록작별 리뷰는 올렸었기에, 별도의 수록작별 리뷰는 따로 올리지는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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