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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0

철권을 가진 사나이 (The Man with the Iron Fists, 2012) - RZA : 별점 1.5점


라이온 족 수령 골드 라이온이 부하 실버 라이온들에게 살해당했다. 골드 라이온의 아들인 블레이드 X 젠이 복수에 나섰지만 실버 라이온이 고용한 킬러 브라스 바디에게 패했고, 죽기 직전의 그를 마을 대장장이가 구해주었다. 그러나 대장장이는 실버 라이온에 의해 두 팔을 잃게 되었다.
정부의 금을 가로챌 실버 라이온의 계획에 마을 환락가를 지배하는 마담 블로썸이 가세했고, 이들과 정부의 특사 잭 나이프, 젠, 대장장이의 마지막 혈투가 펼쳐지는데...


2012년 영화. 래퍼 RZA가 각본, 주연을 맡아서 만든 작품입니다. 싼마이틱 B급 무협 영화를 좋아해서 관심이 가던 차에, 넷플릭스에 있어서 보게 되었습니다.
그냥 무협 영화를 미국의 흑인 래퍼가 좋아해서 만들면 어떤 결과물이 나오는지 궁금해서 보았는데, 나름 무협 영화를 많이 본 티는 나더군요. 완성도를 떠나서 스스로 각본과 주연을 맡아 이런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그 오타쿠 정신에는 경의를 표할 수 밖에 없습니다.
분장과 의상 등 아트워크나 비쥬얼적인 부분도 괜찮았어요. '금강불괴'라던가, 온 몸에서 칼이 튀어나오는 갑주를 이용한 액션이 어떤건지를 시각적으로 잘 보여준 장면들도 볼 만 했고요. 두 팔을 잃은 대장장이가 쇠로 된 의수를 장착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어요. 데즈카 오사무의 <<철의 선율>>도 이렇게 영화화하면 괜찮겠다 싶었거든요.

하지만 문제도 많습니다. 무협 영화인데 불구하고, '액션' 장면이 시시하다는 문제가 가장 큽니다. 서로간의 합이 빠르게 오가는게 아니라, 느릿느릿한 동작에 와이어에 의지하고 있는 탓입니다. 그나마 젠이 초반부에 보여준, 암살단을 처치하는 장면과 단순히 파워 파이트를 선보이는 브라스 바디와 대장장이의 마지막 대결이 그나마 제일 볼만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대체로 무협 영화가 아니라 WWE 프로레슬링 경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심지어 어떤 장면 - 제미나이 부부가 등장한 액션 씬 - 은 그냥 춤을 추는 느낌이었습니다. 결말의 젠과 실버 라이온의 대결은 시시하다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로 대충이라 황당할 정도였고요. 한마디로, 무협 영화로서는 실격이에요.

이야기를 괜히 복잡하게 만든 탓에 결국 산으로 가고 만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제일 웃기는건 창녀촌의 주인인 마담 블로썸이 라이언족을 배신하고 금을 차지하려고 하는 마지막 장면입니다. 기습을 하려면 제대로 했어야 했는데, 결국 전면전을 통해서 서로 전멸하는 결과를 낳았을 뿐이거든요. 기습의 의미를 모르는건가? 마담 블로썸이 어린 아이를 구하려다가 본인 목숨을 잃는 장면도 황당하기 그지 없었고요. 뜬금없는 클리셰에 불과했습니다.
러셀 크로우가 연기한 잭 나이프 캐릭터도 이야기를 흐리게 만듭니다. 대장장이와 젠을 무력이 아니라 두뇌로 돕는 역할이었다면 좋았을텐데, 뭔가 비중이 있어보이다가도 실제로 하는건 별로 없어서 왜 나왔는지도 의심스러웠어요. 그냥 젠의 복수극을 대장장이가 돕다가 팔과 연인을 잃은 뒤, 젠과 힘을 합쳐 복수에 나선다는 단순한 구조로 정리하는게 나았을겁니다.
또 넷플릭스 자막 문제인지는 모르겠는데, Gemini Female, male을 "제미나이 아내", "제미나이 남편"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도 이상했어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1.5점. 줄거리는 유치하고 뻔하기 그지없고, 설정들도 황당무계하지만 이런게 B급 무협의 정서라고 생각한다면 볼 만은 합니다. 하지만 단점이 너무 많아서 좋은 점수를 주기는 애초에 불가능해요. 구태여 찾아 보실 분들도 계시지는 않겠지만, 혹시라도 궁금하시다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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