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월과 6월의 두산 베어스 단상
6월의 두산 베어스 평입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죠. 완전히 망했습니다. 이전 글에서 썼던 약간의 기대감 따위는 아득하게 날아가 버렸어요.
1,2,3 선발은 대체로 좋은 성적을 거둬주고 있고, 모처럼 4, 5 선발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도 1점차 패배가 잦은 이유는, 이길만한 점수를 뽑지 못하는 타선 탓입니다. 상대 투수가 누가 나오든 리그 굴지의 에이스로 만들어주고, 계투진과 마무리는 누가 나오든 필승조로 만들어 주는데 정말 환장하겠네요.
이에 반해 투수진, 특히 중간 계투진은 1실점씩 해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지만 큰 잘못이 없습니다. 6월 시작과 동시에 주전 마무리 김강률 선수가 엔트리에서 빠지고, 이승진 선수도 부진으로 2군을 오가는 등 필승조 "건-치-승-률'이 제대로 가동된 날이 단 하루도 없기도 했고요. 오히려 계투진은 잦은 혹사에서도 분투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실점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었고, 복귀한 이현승 선수, 그리고 필승조로 승격한 윤명준 선수의 활약은 눈부실 정도였어요.
문제는 7월은 더 기대가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문제가 되는 타선은 박건우 선수의 질책성 2군행, 김재환 선수의 부상에 따른 2군행 등 악재가 더 겹쳤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탄탄했던 투수진도 로켓과 박치국 선수의 부상으로 암울해졌습니다...
솔직히 지금의 상황은 김태형 감독님 탓도 어느정도 있습니다. 리그 최고 수준의 1,2,3 선발을 갖추었다면 5할 이상의 승률을 보여야 합니다. 번트나 스퀴즈 등 어떤 짜내기 작전을 써서라도 점수를 냈어야 해요. 선발 투수가 최고의 투구를 펼쳤는데도 불구하고, 한 경기 6병살 같은 추태를 보이면서 패배하는건 감독으로서 자격이 없는 행동입니다. 지나친 오재원, 강승호 선수 편애 등 경직된 라인업 운영도 비판받아야 마땅하고요.
또 계속 문제를 일으키는 4, 5 선발은 어차피 시즌 전 부터 문제라는걸 알고 있었습니다. 이영하, 유희관 선수가 부진했더라면 빠르게 대안을 투입했어야 했습니다. 이미 작년부터 부진해 왔던 선수들이기도 하고요. 김민규 선수라는 대안도 이미 준비되어 있었잖아요? 이들이 본 경기에서 폼을 회복하기를 기대하는건 무책임한 처사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날려먹은 경기도 경기지만, 초반 강판으로 계투진 투입이 잦아진게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되었지요.
항상 핑계로 이야기하는 선수 유출도 이제 더 이상 탓이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MVP급 성적을 거두었던 외국인 투수들은 모두 그만한 선수들로 교체되었습니다. 알칸타라와 플렉센 선수의 WAR은 11.78인데,로켓과 미란다 선수의 추정 WAR은 12.31로 오히려 더 높으니까요. (물론 로켓 선수는 부상으로 빠졌으니 이 수치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지만요) 오재일 선수의 공백 역시 양석환 선수가 완벽하게 메우고 있습니다. 즉, 전력 누수는 최주환 선수의 2루 자리 뿐입니다. 이 정도 누수가 없는 팀은 없어요. 최주환 선수도 부상으로 한동안 자리를 비우기도 했었고요.
이런 상황이라면 차라리 무리하지말고 재정비하는 시즌으로 삼아도 될텐데, 그러기에는 7위라는 순위는 미묘하네요. 5위까지는 노려볼만 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미란다, 최원준 선수 경기와 이영하, 김민규 선수 경기 중 한 경기를 꼭 잡는 전략으로 가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지는 경기는 당연하고, 비기는 경기에서 필승조 투입만 하지 않으면 계투진 부하도 덜 수 있을거에요. 땜빵 선발 경기는 이기면 고마운 셈 치고요. 신인이나 새 얼굴 활약을 기대해 보는 거지요. 박종기, 박웅 선수들이 버텨주고, 2군에서 조정한 곽빈 선수가 가세한다면 어떻게든 굴러는 가지 않을까요?
이렇게 5할 승부에만 주력하면서 힘을 비축했다가 부상 선수들이 돌아올만한 시기에 승부를 보면 좋겠습니다.
아니, 아무튼간에 김태형 감독이 지금이라도 실수를 인정하고,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만 해도 더 바랄게 없겠네요. 지거나 비기는 경기에 주력 계투진을 투입하지 않고, 공격 시에 작전을 적절하게 쓰고, 라인업과 선수 기용은 실력 위주로 해서 제발 대타에 오재원 선수를 쓴다던가 하는 운영만 하지 않는다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더라도 납득하겠습니다. 지금 라인업과 경기 운영은 이기자는 건지, 신인을 키우겠다는 건지도 영 모르겠으니까요.
그래도 제발 5할 승률이라도 하기를 바라며, 파이팅 허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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