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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15

바르네트 탐정 사무소 - 모리스 르블랑 / 성귀수 : 별점 4점

바르네트 탐정사무소 - 8점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까치글방
뤼뺑 시리즈 단편집입니다. 작가 모리스 르블랑이 스스로 선정한 3대 뤼뺑시리즈 중 한편이라는 말도 들었고, 워낙 단편집을 좋아해서 주저없이 구입했습니다.
일단 그간 나온 뤼뺑시리즈에 비하면 좀 얇은 편이라서 부담이 덜합니다. 장정도 예쁘고, 역시 시리즈물답게 책을 잘 만든 편이네요.

작품은 뤼뺑이 바르네트라는 이름의 탐정을 자칭하며 가니마르의 후계자 베슈경감과 함께 "무보수"로 온갖 사건들을 해결해 주며 자기 주머니도 챙기는 유쾌한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특히나 바르네트, 뤼뺑이 베슈를 놀려먹는 부분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왜 뤼뺑이 "괴도신사"로 불리는지 잘 알게 해주는 부분이랄까요? 마지막에 베슈경감의 전처까지 꼬셔서 밀월여행(?)까지 떠나는 부분은 정말 압권입니다.

8편밖에 수록되어있지 않아서 아쉽긴 하지만 내용적으로 충실하고 재미있으면서도 유쾌한 단편집이었습니다. 책 뒤의 해설을 보니 영화화도 몇번 되었던 모양인데 상당히 보고 싶네요. 그간 너무 두꺼웠던 뤼뺑시리즈에 부담가지셨던 분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별점은 4점입니다.

2006/12/30

강력반 형사 빅토르 - 모리스 르블랑 / 성귀수 (아르센 뤼팽 전집 18) : 별점 3점

강력반 형사 빅토르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까치글방

강력반 형사 빅토르는 극장에서 우연히 잡은 수상한 인물이 90만 프랑짜리 국공채를 횡령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아낸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채권을 가지고 있던 여인 엘리즈 마송이 살해되고 국공채는 행방이 묘연해지며 이 사건 뒤에 뤼팽이 다른 음모를 꾸미고 암약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된다. 빅토르는 뤼팽을 체포하고 뤼팽에게 푹 빠진 러시아 공주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변장하고 공주 옆에 나타나 자신의 존재를 어필하기 시작하고 드디어 뤼팽이 등장하여 빅토르에게 자기와 손을 잡고 천만프랑짜리 큰 건수를 같이 해치우자고 제안하는데...

뤼팽 전집 18권. 적당한 길이의 장편입니다.
뤼팽보다는 빅토르라는 인물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는 것이 특징으로 하는 짓과 성격이 너무나 뤼팽과 비슷해서 독자에게 뤼팽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불러 일으키는데 뒤에 실제로 뤼팽이 등장함으로서 독자의 호기심을 더욱 강하게 자극하는 전개를 보여줍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좀 낡은 방식일 수는 있고 진상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마지막 두명의 대결이 펼쳐질 때까지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도록 하는 힘과 재미를 확실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2시간 동안 손을 떼지 않고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어요. 결말에서 완벽하게 이야기를 정리해서 뤼팽 특유의 캐릭터가 잘 드러나도록 하여 뤼팽 팬에게 포만감 넘치는 즐거움을 주는 것도 대단한 솜씨라 생각되고요.

추리적으로만 보면 사건은 크게 3개, 즉 국공채를 놓고 벌어진 라 비코크에서의 살인 사건과 엘리즈 마송의 살인 사건, 그리고 천만프랑짜리 큰 건수를 놓고 벌어지는 사건으로 나눌 수가 있는데 도트리 남작의 알리바이 깨기와 엘리즈 마송 살인 사건의 진상, 국공채가 어디로 갔는지, 그리고 천만프랑이 어디에 있는지 등의 트릭이 등장하여 추리 애호가로서 굉장히 반갑고 즐거운 경험을 하게 해 줍니다. 또한 이 모든 사건과 트릭이 유기적으로 잘 조합되어 있다는 것 역시 좋았습니다. 모든 트릭이 최고 수준은 아니라서 엘리즈 마송 살인 사건은 트릭이 약간 억지스럽긴 했고 천만프랑에 관련된 트릭 역시 설득력이 조금 떨어지기는 하나 대체로 만족스러웠고요. 특히 사소한 맹점을 파고든 도트리 남작 알리바이 트릭 같은 것은 지금 보아도 별로 낡아 보이지 않고 설득력 있는, 모리스 르블랑다운 멋진 트릭이라 생각되네요.

딱딱해 보이는 제목 탓에 뤼팽 시리즈에서도 선뜻 손이 가지 않았는데 정말로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뤼팽 시리즈의 최고 걸작이라 보기에는 무리가 조금 있겠지만 재미와 캐릭터 성으로는 다른 어떤 작품에도 뒤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재미와 추리라는 두가지 요소가 잘 조합되어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별점은 3점입니다. 이런 좋은 작품이 고전 중에도 너무 많기에 최신 작품을 손댈 시간이 없다니까요. 역시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맞나 봅니다.

2026/02/06

십각관의 살인 - 아야츠지 유키토 / 양억관 : 별점 4점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외딴섬 츠노시마의 '십각관'에 K 대학교 미스터리 연구회 회원 일곱 명이 일주일 일정으로 머물게 되었다. 회지 작업 등을 위해서였다. 십각관은 괴짜 천재 건축가로 유명했던 나카무라 세이지가 만든 건물로 그는 반 년 전에 아내, 고용인과 함께 십각관 옆 청옥부에서 불타죽었다. 곧이어 연구회 회원들도 오르치부터 한 명 씩 살해당하기 시작했다.

한편 육지에 남았던 전 연구회원 가와미나미는 시마다라는 지인의 도움으로 나카무라 세이지 사건의 진상 조사에 나섰다. 나카무라 세이지가 보냈다는 괴문서를 받은게 계기였다. 여기에는 같은 연구회원 모리스도 힘을 보태는데...

아주 오래 전, 20년도 더 전에 학산 문화사 출간본으로 읽었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한스 미디어에서 재간된 버젼으로 '밀리의 서재'에 업데이트되었길래 옛 추억도 떠올릴 겸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이 작품은 작가의 데뷰작입니다. 엄청난 성공으로 시마다 소지의 "점성술 살인사건"으로 시작된 일본의 '신본격 미스터리'라는 장르를 일으켰던 작품이지요. 클로즈드 서클에서 일어나는 연쇄 살인극이라는 고전적 설정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젊은 작가가 젊은 대학생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괴짜 천재가 만들었다는 기묘한 저택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그려낸 덕분에 지금 읽어도 여전히 흥미로운 구석이 많습니다. 특히 '십각관'은 정말 후속 시리즈가 이어질 수 있는 멋진 아이디어였어요.

추리적으로도 높은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츠노시마에서 일가가 불타 죽었던 괴짜 천재 건축가 나카무라 세이지가 관련되었던 반 년 전 사건부터 볼거리가 많습니다. 실종된 정원사가 정말 범인이 맞는지, 나카무라 세이지의 아내 가즈에의 왼손은 왜 잘려 나갔는지 등 수수께끼가 가득하니까요.

섬에서 일어난 살인의 트릭은 겉보기에는 단순합니다. 마스터 키를 이용해 방을 열고, 음료나 담배에 독을 넣는 방식이 중심인 탓이지요. 그러나 이 사건에서 트릭보다 더 중요한 건 범인의 정체입니다. 연구회에서 닉네임 ‘밴’을 쓰던 범인은, 육지에서 가와미나미, 시마다와 함께 수사에 참여했던 모리스 교이치였기 때문입니다! 모리스가 밴이었다는게 드러나는 장면은 정말로 대단한 충격을 안겨다 줍니다. 그는 고무보트를 이용해 육지와 섬을 오가며 연쇄 살인을 저질렀고, 범행을 엘러리가 저지르고 자살한 것처럼 위장해 완벽한 완전 범죄를 저지르는데 성공했던 겁니다. 
'십각관'이라는 장소가 사건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는 못하지만, 모든 컵이 십각형인데 딱 한 개의 컵만 십일각형이었다는걸 독살에 활용한 아이디어도 괜찮았어요.

트릭이나 단서의 제시도 공정한 편입니다. 섬과 육지를 보트로 쉽게 오갈 수 있다는건 진작부터 제시되는 정보이며, 루르가 살해당한 현장의 발자욱을 토대로 엘러리가 펼치는 추리는 결정적이니까요. 여기서 루르는 선착장에서부터 쫓아온 범인에게 살해당했고, 범인은 선착장으로 사라졌다는게 명백히 드러나거든요.
이런 여러 정보와 단서가 있음에도, 초반부터 나카무라 세이지가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독자에게 심어주어서 범인은 학생들 중 한 명이 아니라 나카무라 세이지나 나카무라 고지로일거라는 생각을 독자에게 품게 만드는 전개도 좋습니다. 

아울러 미스터리 연구회 출신 작가다운, 현대 무대 탐정 소설은 클로즈드 서클 물을 쓸 수 밖에 없다는 등의 추리 소설에 대한 여러가지 이론들의 등장도 반가웠던 부분입니다. 나카무라 세이지의 협박장을 워드프로세서로 쓴 것에 대한 분석, 십각관 사건에 대한 연구회원들의 추리 등 소소한 추리들도 재미있었고요.

다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우선 탐정역인 시마다 기요시는 이 작품에서는 하는게 별로 없습니다. 모리스 교이치의 완전 범죄극이 이야기의 핵심이기도 하지만, 여러모로 시리즈 탐정이 될 정도의 매력은 보여주지 못합니다.
그리고 모리스의 완전 범죄 계획도 큰 구멍이 있습니다. 가와미나미가 나카무라 세이지의 협박장을 받고 모리스를 만나 알리바이를 만들어 주는게 핵심인 탓입니다. 가와미나미가 모리스의 전화도 받지 않고, 독자적인 수사 활동에도 나서지 않았다면 어떻게 했을까?에 대한 답이 없어요. 어떤 식으로든 알리바이를 만들기야 했겠지만, 최소한 중요한 첫 날 알리바이는 날려 버렸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초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나카무라 세이지가 보낸 듯한 편지 역시 범행 후 엘러리가 보냈다고 주장하기는 어려워 보이고요.
동기도 빈약해요. 치오리가 술을 많이 먹어서 죽었다는건 분명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그 술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죽일 생각을 품는다? 별로 와 닿지 못합니다. 강제로 술을 먹이는 게임이라도 했다면 모를까요.

또 미스터리 연구회 소속이라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너무 쉽게 살해당한다는 점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의심 없이 담배를 피우거나 음료를 마시는 장면, 홀로 건물 밖으로 나서는 장면 등은 미스터리 독자답지 않은 행동이어서 당황스러웠습니다.
치오리와 모리스가 연인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치오리가 나카무라 세이지의 딸이라는 걸 오르치조차 몰랐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르치가 이 사실을 알았다면 섬에 오지도 않았을테고, 처음에 연쇄 살인에 대한 의심이 싹틀 때 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리도 없지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서 모리스가 자신의 범행 계획을 병에 담아 바다에 띄우고, 훗날 그 병을 주워 자백하는 구조는 지나치게 감성적입니다. 완전 범죄를 달성하기 위해 복수심으로 똘똘 뭉쳐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던 범인의 감성과는 너무 다른,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었어요. 젊은 작가의 감정 과잉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가장 크게 느꼈던 불만은 번역입니다. 제가 20여년 전에 이 작품을 처음 읽었을 때, 모리스가 첫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모리스'라고만 소개되었습니다. '모리스 교이치'라는 전체 이름이 아니라요. 그래서 '모리스'도 다른 연구회원들과 마찬가지로 유명 추리 작가의 이름을 딴 닉네임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모리스가 밴 다인이었다는게 드러나는 마지막 장면의 충격이 더 컸습니다. 그러나 이번의 번역 버젼은 그런 맛은 부족합니다. 당연하지요. 모리스 르블랑과 밴 다인은 같은 사람일 수 없지만, 모리스 교이치는 밴 다인일 수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클로즈드 서클의 정수를 보여주면서도 독자까지 완벽하게 속이는 완벽한 완전 범죄물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별점은 4점입니다. 계속 회자되고, 미디어 믹스가 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지요. 추리소설을 좋아하신다면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2005/01/26

이상한 집 - 모리스 르블랑 / 도화진 옮김 : 별점 3.5점

이상한 집 모리스 르블랑 지음, 도화진 옮김/태동출판사

여배우 레진느가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화려한 드레스를 선보이는 오페라 극장에서의 패션쇼에서 갑자기 화제가 발생하고 레진느가 납치된다. 그녀는 다이아몬드를 빼앗기고 겨우 풀려나지만, 모델 아를레트가 동일 인물에게 같은 장소로 납치되었다가 탈출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모험가 장 당느리는 그 장소가 유명한 자선사업가 멜라미르 백작의 저택임을 밝혀낸다. 

장 당느리, 다이아몬드 상인 반 후벤 등과 동행했던 베슈 반장은 현장에서 백작을 검거하고 백작의 가문에 이상한 도벽의 피가 유전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며 사건은 거의 해결되는 듯이 보이지만 정체불명의 호남아 앙투완느 파즈로가 등장하여 관련 인물들을 소집한 뒤 백작의 무고를 주장하여 백작은 풀려나게 된다.
앙투완느 파즈로는 장 당느리의 마음을 사로잡은 아를레트의 환심조차 얻어 그녀와 결혼까지 발표하게 되며 장 당느리는 질투와 사명감에 불타 파즈로의 정체와 사건의 진정한 흑막을 밝히기 위해 노력한다...

아르센 뤼뺑 시리즈 중 한권. 원래 이 시리즈는 성귀수씨가 번역한 까치글방 책으로 모으고 있었는데 마침 자주가던 헌 책방에 이 태동출판사 책이 싼값에 나와 있어서 그냥 구입해 보았습니다. 생각보다 번역 등은 괜찮은 편이었고 무엇보다 책이 작고 가벼워서 마음에 들더군요.

일단 뤼뺑은 자신의 본명 대신에 요트로 세계일주를 하고 돌아온 모험가 장 당느리 자작이라는 인물로 등장하여 활약하는데 무려 3명의 여성을 유혹하는 바람둥이로서의 뤼뺑, 불가사의한 범죄를 풀어내는 탐정으로서의 뤼뺑, 정체가 밝혀지기까지 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가볍게 탈출하는 뤼뺑, 베슈 반장을 데리고 노는 뤼뺑 등 뤼뺑의 모든 매력이 전부 등장해서 뤼뺑 팬에게는 큰 재미를 안겨다 주는 것이 마음에 듭니다.
또 이전에 읽었던 "바르네트 탐정 사무소""바리바"에서 인상적인 (즐거운) 모습을 보여주었던 베슈경감이 등장해서 역시나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으며, 막강한 라이벌이자 연적으로 묘사되는 앙투완느 파즈로가 뤼뺑과 좋은 승부를 계속 펼쳐보여 읽는 재미를 더해 줍니다. 뤼뺑을 묘사하는 앙투완느 파즈로의 한마디가 뤼뺑을 굉장히 잘 나타내고 있어서 인상적이네요. "어디서 왔는지조차 알 수 없는 바람둥이... 당신들 모두를 휘어잡으려는 교활한 돈주앙" ^^
내용도 뤼뺑 시리즈 특유의 모험담과 활극이 추리와 잘 어우러진 형태로 유머도 넘치고 평균이상의 재미를 보장하는, 안정적인 퀄리티의 이야기입니다. 다른 작품처럼 모험담 중심으로 추리가 곁들여져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추리적인 부분의 수준도 높아서 멜라미르 백작 가문의 굴절된 역사가 인용되는 약 4대, 반세기에 걸친 장대한 수준의 역사적, 공간적 트릭은 - 이 트릭은 엘러리 퀸의 "신의 등불"의 모티브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상당한 수준이에요. 놀라운 수준의 퍼즐 미스테리는 아니지만 트릭에 관련된 앞부분의 복선이나 단서가 상당히 공정하고 설득력있는 편이라 공들여 잘 짜여졌다는 것을 알 수 있거든요.

아쉬웠던 부분이라면 관계자를 전부 모아놓고 일종의 "깜짝쇼"를 펼쳐 사건을 마무리 할 때 입니다. 종반까지 강력한 적수로 묘사된 파즈로가 이 깜짝쇼에서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며 계속 끌려다녀 결말이 너무 시시해졌기 때문이에요. 좀 더 파즈로와의 대결 구도를 유지했으면 재미있었을텐데 말이죠. 뭐 이 정도로도 뤼뺑 상대로는 제법 오래 버틴 것이긴 하지만요. (나름대로 승기를 잡기까지 했던 뤼뺑의 몇 안되는 적수 중 한명이지요)

결론적으로 별점은 3.5점. 발표된 순으로 보니 "바르네트 탐정 사무소"와 "바리바" 사이에 위치한 작품이던데 세 작품 모두 뤼뺑-베슈반장 이야기로 매력적이면서 재미있는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유쾌한 악당 뤼뺑의 매력을 느끼시기에 충분한 만큼 한번쯤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도 이제 후반 작품들만 읽어보면 완독할 수 있을것 같아 기쁩니다!

2008/08/11

813의 비밀 - 모리스 르블랑 / 성귀수 : 별점 2점

813의 비밀 - 4점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까치글방

대부호 케셀바흐의 호텔방에 뤼뺑이 침입했다. 그가 노리는 것은 케셀바흐가 알고 있는 비밀에 대한 정보였다. 뤼뺑은 케셀바흐의 비밀금고에서 관련 문서를 입수한 뒤 철수했는데, 다음날 케셀바흐가 살해된 시체로 발견되었다. 경찰청의 르노르망은 살인은 뤼뺑이 행한 것이 아니라는 논리적 추리를 펼쳐 살인범 L.M에 대한 단서를 잡지만 주요 증인들이 연이어 살해당했고, 르노르망도 범인의 덫에 걸리고 말았다. 한편 세르닌 공작으로 자칭한 뤼뺑은 스스로 사건을 해결하고 유럽의 판도를 뒤바꿀 비밀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 하지만 L.M의 음모에 빠져 샹떼-팰리스에 수감되는데...

너무 더워서 책 읽기가 힘드네요. 독서도 힘든 날씨에 여러모로 지친 머리를 식히고자 고른 책이 바로 이 작품입니다. 기암성 이후 4년간의 공백을 깨고 돌아온 뤼뺑의 모험을 그린, 500여페이지나 되는 엄청난 분량의 장편이지요. 뤼뺑 시리즈 중 가장 길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이전과는 다른 거대한 스케일, 즉 유럽의 판세를 놓고 벌이는 뤼뺑과 악당 L.M의 한판 승부가 장황하게 펼쳐집니다.
20세기 초반 당시의 유럽 현황, 실제 있었던 역사 속에서 뤼뺑은 배후의 큰손으로 흡사 진나라의 여불위를 연상케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한 이러한 거대 음모를 가능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황제의 편지" 역시 상당한 설득력을 보여주기에 긴 분량에도 불구하고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작품 내내 뤼뺑과 박빙의 대결을 펼치는 정체불명의 악당 L.M 이 다른 라이벌인 홈즈와 가니마르와는 차원이 다른 막강함을 유감없이 보여준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추리물다운 요소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뤼뺑 시리즈는 괴도가 등장하는 범죄소설이기도 하지만 황금시대 정통 본격 추리물로 보아도 무방할 만큼 완성도 높은 트릭이 등장하는 것이 매력적인 작품인데, 이 작품은 다른 시리즈와는 달리 그러한 트릭 없이 모험물에 가까운 분위기로 작품이 전개되고 있거든요. 813이라는 숫자와 "APOON"이라는 단어를 이용한 일종의 암호트릭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APOON의 경우 억지에 가까운, 트릭이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수준의 간단한 장치일 뿐이었습니다. 시작부터 의문에 가까운 살인사건이 등장하는 등 뭔가 있음직한 분위기를 보여주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다지 성공한 것 같지 않네요. 마지막의 반전, 그리고 범인 L.M의 정체 역시 지금 읽기에는 낡고 시대에 뒤떨어진 진부한 결말이었습니다.

뤼뺑의 다양한 변장과 이중생활, 사생활(특히 딸까지 등장합니다!) 등이 디테일한 심리묘사 등을 통해 보여지는 것과 유럽을 대상으로 한 뤼뺑의 두뇌게임은 매력적이지만 길이에 비한다면 알맹이는 없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네요. 이야기는 분명 재미있지만 황금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이 되기에는 뭔가 부족한, 모험물로 부르는 것이 타당한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때문에 별점은 2점입니다. 단지 모험물로만 본다면 괜찮기도 하지만 추리 애호가로서 평가했기에 별점이 좀 낮군요. 어쨌건 기대에 미치지는 못한 작품이었습니다.

2004/01/25

바리바 / 에메랄드 반지 - 모리스 르블랑 / 성귀수 : 별점 4점

바리바 / 에메랄드 반지 - 8점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까치글방

이 책은 뤼뺑 시리즈 16번째 작품으로 중편길이의 “바리바”와 초단편 “에메랄드 반지”가 수록된 책입니다. 뤼뺑이라는 이름보다는 라울 다브낙 자작으로 활동하는 본편에서는 전작 “바르네트 탐정 사무소”에서 깊은 인상을 주었던 베슈경감과 다시 컴비를 이룹니다. 덕분에 컴비의 팬으로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어요.

미인 자매 카트린과 베르트낭드는 할아버지로부터 “바리바”라는 지방의 영지를 상속받게 됩니다. 카트린은 어렸을 때 놀던 동산의 버드나무의 위치가 남몰래 바뀌어진 것을 알게 되고 그러한 혼란속에 카트린의 언니인 베르트낭드의 남편 무슈 게르생이 살해됩니다… 라울 다브낙 (뤼뺑)은 조사끝에 돌아가신 할아버지 몽테시외씨가 무언가 “보물”을 만드는 비법을 그 영지에 숨겨놓았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뤼뺑의 사악하면서도 유쾌한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을 뿐더러 나름대로 살인사건과 암호트릭 등 추리적인 재미도 가득하고, 자연현상과 트릭을 이용해서 거대한 고대의 유적을 파헤치는 모험소설적인 재미까지 갖춘 작품입니다.

여러모로 “루팡 3세”라는 일본산 만화의 캐릭터와 굉장히 유사한 느낌인데, (특히나 "카리오스트로의 성") 일종의 암호문에서 뽑아낸 보물찾기라는 소재라던가 주인공의 성격묘사가 상당히 비슷합니다. 물론 후발주자인 “루팡 3세”가 많은 부분을 인용한(혹은 베낀) 것이겠지만 그동안 국내에는 소개되지 않아서 이러한 뤼뺑의 매력을 모르던 차에 이번 완역으로 뤼뺑이라는 캐릭터의 진면목을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사실 그동안은 "괴도신사" 정도로만 알려졌었잖아요.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결코! 특히 남자나 적에 대해서는! 절대로! 신사가 아닙니다.

뒤에 수록된 초단편 “에메랄드 반지”는 심리적인 트릭을 다룬 단편으로 그다지 설정이나 트릭이 매력적이진 못했지만 서비스 단편으로는 꽤 그럴 듯 했어요.

결론내리자면 뤼뺑의 정수를 뽑은 작품이라 생각되기에 별점은 4점입니다. 두 작품 모두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는 의미도 크고요. “바르네트 탐정 사무소”도 무척 재미있고 즐겁게 읽었는데 이 책도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전 20권이나 되는 전집을 다 사 모으는 것은 힘들지만 꾸준히 진행해야 겠습니다. 역시 구관이 명관이에요.^^

2020/09/25

에놀라 홈즈 3 기묘한 꽃다발 - 낸시 스프링어 / 김진희 : 별점 1.5점

기묘한 꽃다발 - 4점
낸시 스프링어 지음, 김진희 옮김/북레시피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신 병원에 갖힌 환자 키퍼솔트는 자신은 의사 왓슨이라고 주장하지만, 수간호사는 다른 병동에 셜록 홈즈도 있다며 그의 말을 일축했다. 그러나 그는 진짜 왓슨 박사였다. 한편 밖에서는 왓슨 박사 실종에 대해 셜록 홈즈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이 때 에놀라 홈즈가 사건에 뛰어드는데....

셜록 홈즈와 마이크로포트 홈즈, 왓슨 박사 등이 등장하지만, 주인공은 홈즈의 여동생인 에놀라 홈즈가 활약하는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최근 영상화도 되었다고 해서 관심이 가던 차에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이북 대여가 세 번째 작품만 가능하더라고요.

이런 류의 작품들 중 기대를 충족시킨건 별로 없었기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마찬가지로 기대에는 전혀 미치지 못했습니다. 특히 추리적으로는 영 아닙니다. 애초에 추리라는걸 보여줄 여지가 거의 없어요. 에놀라가 마음먹은대로 신통방통하게 전개되는 탓입니다.
우선 왓슨을 구해주기로 마음 먹은 뒤, 에놀라는 왓슨의 집을 방문하는데 그 곳에서 협박을 의미한다는 (순전히 에놀라 생각이지만) 꽃다발을 발견합니다. 꽃다발이 또 올거라고 확신한 에놀라는 왓슨 자택 맞은 편 집에 방을 구해 감시하는데, 바로 다음날! 꽃다발이 정말로 보내져 오지요. 에놀라는 꽃다발을 가져온 덜 떨어진 심부름꾼 소년으로부터 의뢰인 신사가 코가 없어서 가짜코를 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가짜 코를 취급할 법한 변장 도구를 파는 상점에 찾아가 가짜 코에 대해서 물어보는데, 상점 주인인 페르텔로트 부인은 엄청난 적의를 보이며 그녀를 쫓아내지요. 당연히 그녀는 범인과 관련이 있었고, 에놀라는 곧바로 그녀 집에 잠입했다가 페르텔로트와 그녀의 동생 플로라의 대화를 엿듣고,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내게 됩니다.
이렇게 에놀라 의식의 흐름대로 사건이 흘러가고, 해결되는걸 보면 탐정이 아니라 무당이라고 하는게 옳아요. 이야기도 추리물이라기보다는 모험물에 가깝고요.

그러나 모험물이라면 극적인 서스펜스, 스릴이라도 있어야 했는데, 에놀라의 쓸데없는 심리 묘사와, 그리고 그녀와 어머니간 애증과 같은 불필요한 설정들에 대한 설명이 많은 탓에 그런건 느끼기 힘듭니다. 이런 불필요한 설명은 에놀라가 왓슨 박사의 집에 찾아갈 때 까지의 전체 분량 중 1/5 가량을 소모할 정도입니다. 전개도 답답하고요. 

에놀라 홈즈 캐릭터도 마음에 들지 않아요. 여성의 능력을 억합하던 당대 사회 분위기에 저항하여, 스스로 행동하는 독립적인 여성을 그려내는게 의도였던 듯 한데, 작중에서는 그냥 전형적인 말괄량이 왈가닥 캐릭터에 불과합니다. '남자들은 단순한 얼간이들이다.' '남자들은 예쁜 여자를 보면 멍청이가 된다' 는 등의 언급은 왜 등장하는지 의문이며, 코르셋에 이런저런 장비를 넣고 다닌다는 '소년 탐정단' 스러운 설정, 변장으로 미녀와 못난이 아가씨를 오간다는 설정 지나치게 만화적입니다.

그래도 이런 단점들은 참아 넘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셜록 홈즈를 독선적이고 무능하며 관찰력 떨어지는 인물로 그려낸건 정말이지 유감입니다. 에놀라의 들러리, 병풍 역할에만 그려낸건 에놀라 홈즈 시리즈이니 당연하다 쳐도, '남자에게 종속되지 않는 독립적인 여성을 받아들이거나 이해하려 들지 않았다. 여성에 대해 논리적 사고를 이해할 수 없는 존재라고 무시하기 일쑤였다' 는 식으로 이상하게 몰고 갈 필요는 없었습니다. 여성 대상으로는 탐정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나 다름없는데 이 무슨 망발인지 모르겠어요. 저자가 셜록 홈즈 시리즈를 읽어보기나 한 걸까요?
셜록 홈즈가 에놀라는 한 번 보고 눈치 챈 수상한 꽃다발에 대해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꽃말에 대해서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설정 역시 홈즈 팬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게다가 마지막에 에놀라에게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은 황당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모리스 르블랑뤼뺑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헐록 숌즈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멋대로 망가트렸던게 떠오르네요. 이는 코난 도일의 분노를 샀고, 모리스 르블랑은 욕을 먹었던 행위였습니다. 원전에 기댄 주제에 원전을 존중할 줄 모르는 이런 제멋대로 각색은 정당한 창작자의 행위는 아니에요.

물론 유명세답게 건질게 없지는 않습니다. 빅토리아 시대 런던에 대한 충실한 묘사는 좋았어요. 몇 개 등장하는 암호 트릭 중 에놀라의 어머니가 에놀라에게 보낸 메시지 암호도 괜찮았고요. 그냥 읽으면 Alone part part alone이라는, 외로움에 사무친 문구로 보이지만 거꾸로 읽으면 에놀라! 함정을 조심해! 라는 의미가 되니까요. 이름을 잘 활용한 괜찮은 아이디어였습니다.
또 결정적 단서가 되는, 왓슨 부인에게 전해져 온 꽃다발은 꽃말로 볼 때 복수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추리는 바로 직전에 읽었던 "남은 날은 전부 휴가"와 겹쳐서 조금 신기했습니다. 확실히 여성스러움이 넘쳐나는 단서라 시리즈 취지와 잘 어울리기도 했고요. 꽃다발에는 어울리지 않는 아스파라거스에서 A spear of Gus라는 문장을 뽑아내어 아우구수투스 (거스) 키퍼솔트라는 이름으로 연결하는 과정도 깔끔합니다. 그러나 명확한 꽃말도 아니고, 이런저런 민속적인 의미나 꽃이 피는 장소 등을 결합해서 저주의 의미라고 풀이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범인은 플로라라서 아우구수투스의 창이라는건 딱 맞는 표현은 아니라는 단점은 있습니다.

처음에 '키퍼솔트는 코가 없어서 가짜 코를 연구하다가 변장 도구를 다루는 상점을 열게 되었고, 왓슨 박사에게 원한을 품은건 코 절단의 집도의였기 때문'이라고 추리한 것과 '키퍼솔트의 아내 페르텔로트에게 플로라라는 정신병자 여동생이 있는데, 그녀는 어린 시절 쥐에게 코를 뜯어먹힌 뒤 정신병을 갖게 되었으며, 키퍼솔트에 의해 정신병원에 보내졌지만 언니의 도움으로 돌아온 뒤 키퍼솔트를 죽이고 그로 변장해서 살아온 것' 이라는 진상도 꽤 재미있는 편이었어요. 참고로 플로라가 왓슨 박사를 정신 병원에 가둔건, 플로라를 정신병원에 보내는 문서에 서명했기 때문이라네요.

그러나 장점 보다는 단점이 훨씬 크게 느껴져서 전체적으로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습니다. 제 별점은 1.5점입니다. 홈즈의 이름을 달고 나왔다면, 좀 더 정교한 트릭으로 승부하는 본격물이어야 했습니다. 최소한 홈즈를 존중이라도 하던가요. 두 번 다시 이 시리즈를 읽어 볼 일은 없겠습니다. 책 보다는 차라리 영상화한 쪽 결과물이 훨씬 좋으리라 확신이 드는데, 혹시 궁금하신 분들은 영상 쪽을 챙겨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2022/08/27

수정마개 - 모리스 르블랑 / 심지원 : 별점 1점

 

아르센 뤼팽 전집 6 - 2점
모리스 르블랑 지음, 심지원 옮김/황금가지

<<아래 리뷰에는 진상과 트릭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뤼뺑은 부하 보슈레의 권유로 하원의원 도브렉의 별장을 털게 되었다. 그러나 물건을 훔치던 중에 도브렉의 하인 레오나르가 살해당했고, 부하 보슈레와 질베르는 체포되어 단두대에 오를 운명에 놓였다.
둘을 구하기 위해 뤼뺑은 도브렉에 대해 조사하던 중, 자기도 감시당하고 있다는걸 눈치챘다. 감시자는 질베르의 친모인 회색 머리의 미녀 클라리스였다.
클라리스가 도브렉 대신 남편을 택했기 때문에 복수에 나선 도브렉으로 인해 그녀의 남편은 자살했고 질베르도 범죄와 방탕에 빠지고 말았다. 27명의 고위 관료를 협박할 수 있는 서류가 도브렉 힘의 원천이었다.
뤼뺑은 클라리스와 힘을 합쳐 질베르를 사면시키고, 도브렉을 몰락시키기 위해 이 서류가 감춰져 있다는 '수정 마개'를 맹렬하게 찾아 나서는데....


뤼뺑 시리즈 장편. 아주 오래전에, <<813의 비밀>>과 함께 아동용으로 접해본 뒤 기억에서 지웠던 작품입니다. 최근 읽을게 없나 찾아보다가 집어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읽다보니 왜 어린 마음에도 기억에서 지워버렸는지 알겠더라고요. 아무런 개연성도, 설득력도 찾을 수 없이 의식의 흐름대로 써 나간 듯한 엉망인 전개도 문제지만, 무엇보다도 뤼뺑 캐릭터를 제대로 그려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일단 이 작품에서 뤼뺑은 실패만 반복합니다. 도브렉 별장 털이 실패에서 시작해서, 은신처에서 수정 마개를 곧바로 도난 당하고, 도브렉 저택에 침입했을 때에는 도브렉에게 숨어있던걸 들켜 망신을 당하고, 겨우 다시 훔쳐낸 수정 마개는 또다시 도난당하고, 도브렉과 담판을 짓기 위해 나섰을 때에는 정체를 바로 간파 당하며, 납치된 도브렉을 구해주다가 칼에 맞고, 심지어 도브렉을 추적할 때는 허둥지둥 갈팡질팡하는 모습만 보여줍니다. 기존의 전지전능한 뤼뺑의 모습은 도무지 찾아볼 수 없어요. 한마디로 그냥 어설픈 실패자로만 등장합니다. 실패만 거듭하면서 클라리스에게 아들을 구해줄테니 나서지 말라며 큰손리를 치다가 결국 마지막에 가서는 절망에 빠져 다 잊고 잠이나 자겠다며 수면제를 들이켜는 장면에서는 제가 뭘 읽고 있는지 당황스러울 정도였어요.
이런 실패의 연속은 극적인 긴장감을 찾아보기도 어렵게 만듭니다. 뤼뺑 시리즈에서 '이번에는 어떻게 뤼뺑이 실패할까?' 라는걸 기대한다는건 말이 안되잖아요?

전개도 엉망입니다. 모든 사건이 우연히, 급작스럽게 일어나거든요. 뤼뺑과 클라리스가 도브렉을 감시하는게 교차되는 과정이라던가, 전개의 특정 시점에 맞춰 딱 맞게 벌어진 도브렉 납치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마지막에 도브렉이 진짜로 숨어있는 장소를 뤼뺑이 알아냈던 것도 마찬가지에요. 도브렉의 부하를 산레모 역에서 마주친 덕분이었는데, 이는 작위적인 전개의 극치라 할 수 있겠지요.

설정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우선 도브렉이 중요한 서류 - 27명의 명단이 담긴 - 를 감추기 위해 만들었다는 수정 마개의 존재가 대표적입니다. 서류를 수정 마개 안에 숨긴 뒤, 그 수정 마개를 어딘가에 숨긴다는 설정인데, 이럴거면 그냥 어딘가에 서류를 숨기면 되잖아요? 구태여 수정 마개를 사용하는 까닭을 모르겠어요. <<로마 모자 미스터리>>에서 서류를 숨기기 위한 용도로 모자를 사용했다는 억지 설정과 별로 다를게 없습니다. 오히려 눈에 띈다는 점에서는 모자보다도 못한 셈이고요.
27명의 명단도 가지고 있는 힘에 비하면 설명이 부족하고 비합리적입니다. 도브렉이 그들을 협박하려면, 명단의 인물들이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어야 했습니다. 자기 정체가 드러나지 않으려고 협박범에게 굴복하는게 보통이니까요. 하지만 명단 속 인물들은 이미 세간에 널리 알려진 걸로 묘사됩니다. 도브렉이 납치되었을 때, 뤼뺑이 약간의 단서를 토대로 "나폴레옹 덕에 귀족이 되었다가 왕정복고로 망해버린 코르시카 혈통의 후예인 명단 속 인물"이 납치범일 것이라고 추리하자, 경찰은 곧바로 그건 알뷔패스 후작이라고 말할 정도로요. 그렇다면 당연히 도브렉의 협박은 먹힐 이유가 없습니다! 이 서류의 중요성을 강조하려고 했다면, 더 설득력있는 근거를 댔어야 했습니다.

추리적으로도 별볼일 없습니다. 뤼뺑이 하는 것이라고는 변장과 잠입, 그리고 납치가 전부거든요. 가장 중요한 수수께끼인 '수정 마개'의 위치는 도브렉이 납치당해 고문당했을 때 했던 "메리"라는 단어와 책상 위에 놓여 있다는 말, 도브렉이 짧은 시간 동안 물건을 가져갔다는걸 종합하여 위치를 알아내는데, 도브렉이 가져간 다음에 알아냈으니 제대로 된 추리라고 보기 힘듭니다. 없어진게 담배갑 뿐이었으니 더더욱 그러하지요. 수정 마개는 담뱃갑 안에 들어있던게 당연합니다. '메리'는 도브렉이 메릴랜드 산 담배만 피워서 한 말이라는데 이 상황에서는 그 담뱃갑이 메릴랜드 산이건, 한국 담배 인삼 공사 제품이건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게다가 이 담뱃갑은 종이 띠로 포장되어 있어 최초 뤼뺑의 조사에서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즉, <<킹은 죽었다>>처럼 부실한 조사 탓으로 생겨난 수수께끼에 불과한 셈이라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습니다.

물론 이 수정 마개는 일종의 미끼였고, 안에 들어있던 서류는 가짜였다는 반전은 괜찮았어요. 도브렉의 의안이 진짜 서류가 담긴 수정 마개였다는 진상, 그리고 이를 숨기기 위해 도브렉은 항상 두꺼운 색안경을 끼곤 했다는 설정도 괜찮았고요.
그 누구도 침입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구멍을 통해 침임했던건 클라리스의 아직 어린 아들이었다는 트릭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장점은 미약합니다. 단점 투성이의 졸작이자 망작입니다. 제 별점은 1점입니다.

2006/12/04

전설의 자유 추리 문고

원래 제가 중학교때까지 가끔 눈에 띄면 모으던 문고 시리즈였습니다만, 최근 우연찮게 3번 구입하게 되고 책 뒤의 다른 책 소개를 보니 정말 눈이 뒤집히네요.

뭐 목록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지나친 반 다인 취향과 뜬금없이 끼어 있는 어슐러 K 르귄의 "암흑의 왼손"을 제외하고는 정말 추리 역사에 길이 남을 고전 명작을 거진 다 소화하고 있어서 나무랄데 없는 선정으로 보입니다. 크리스티 여사님 책이 한권도 없긴 하지만 여사님 책은 당시부터도 해문 빨간책 시리즈로 전권이 나오고 있었으니 어쩔 수 없이 뺀 것이 아닌가 싶네요. 현명한 판단인 것이 사실 저는 여러 추리 문고 시리즈에 여사님 책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직도 불만이거든요. 해문 빨간책이 여사님 책 시장은 평정하다시피 했으니 다른 시리즈로 구입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기에 차라리 그 책을 내 놓을 바에야 다른 멋진 작품들을 선정하는 것이 분명 나은 판단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이 시리즈는 당연히 일어 중역본인 듯 하지만 번역도 의외로 매끄럽고 좋은 편입니다. 교정을 여러본 보았는지 오탈자도 거의 없고 문체도 좋거든요. 제가 보기에는 브라운 신부 시리즈는 최근 출간되었던 정식판보다 이쪽이 외려 번역이 좋았습니다. 정식판은 지나치게 딱딱하고 지루하게 번역했다는 느낌이 강했거든요.

다시금 목록을 보니 어렸을 적에 많이 구입하지 못한 것이 후회됩니다. 그 당시 용돈을 쪼개서 사던 즐거움 중 하나가 추리소설을 구입하는 것이었는데 그렇게 많이 사지는 못했더라고요. 돈이 좀 없더라도 몇권 더 사는건데 그랬습니다... (그래서 지를때 지르지 않으면 훗날 후회가 오나 봅니다)

제가 지금 제일 읽고 싶은 책은 시리즈 26 "눈먼 탐정 캐러더스", 27 "포튠을 불러라", 28 "이와 손톱", 그리고 50번째인 "주정꾼 탐정" 입니다. 헌책방 순례도 어언 10여년 짼데 아직도 발견 못했습니다.

고가 매입...은 힘들겠지만 도움주실 분 계시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꼭 읽고 싶습니다!

1~2 : 셜록 홈즈의 모험  - 코넌 도일
3 : 뤼뺑의 고백 - 모르스 르블랑
4 : 브라운 신부의 지혜 - 체스터튼
5 : 팔점종 - 모리스 르블랑
7 : 벤슨 살인사건 - 반 다인
11 : 딱정벌레 살인사건 - 반 다인
14 ~ 15 : 클로이든발 12시 30분 - 크로포츠
18 : 새벽의 데드라인 - 윌리엄 아이리쉬

19 : 미궁과 사건부 - 로이 비커즈
20 : 어두운 거울 속에 - 엘런 매클로이 (헬렌 맥클로이)
21 : 즐거운 살인 - 크리스핀
22 : 강철도시 - 아시모프
23 : 움직이는 타깃 - 로스 맥도널드
24 ~ 25 : 카나리아 살인사건 - 반 다인
26 : 눈먼 탐정 캐러더스 - 브래머
27 : 포튠을 불러라 - 베일리
28 : 이와 손톱 - 윌리엄 벨린저
29 ~ 30 : 위험한 여로 - 브랜드
31 : 작은 독약병 - 샬럿 암스트롱
32 : 제 8지옥 - 스텐리 엘린
33 : 케닐 살인사건 - 반 다인
34 : 법정 밖 재판 - 헨리 세실
35 ~ 36 : 도중의 집 - 엘러리 퀸
37 : 싸이코 - 로버트 블록
38 : 흑거미 클럽 - 아시모프
39 ~ 40 : 여자 살인 이야기 - 아일즈
41 : 살인급행 침대열차 - 자프리조
42 : 암흑의 왼손 - 어슐러 르귄
43 ~ 44 : 검은 탑 - P.D 제임스
45 : 가든 살인 사건 - 반 다인
46 : 스카이 잭 - 토니 켄릭
47 : 사람의 덫 - 로저 사이먼
48 : 사라진 시간 - 윌리엄 벨린저
49 : 르윈터 망명 - 로버트 리델
50 : 주정꾼 탐정 - 에반 헌터

자유추리문고 소장중 / 다른 판본으로 소장중 / 못구함, 혹은 안구함...
* 2021.01.02. 리뷰가 있는 작품은 링크 추가합니다. 전부 자유 추리 문고는 아니지만요.

2009/01/22

저명작가가 뽑은 미스터리 / SF 베스트 5

쇼켄 추리문고 창간 40주년을 맞아 저명작가들이 쇼켄 추리 / SF 문고 출간본들 중 재미있는 작품들 5편을 꼽은 리스트로 출처는 "미스터리베스트" 입니다. 추리작가 위주로만 번역해서 올립니다.


'2013.06.24. 링크 추가'
'2025.01.05 링크 추가'

아리스가와 아리스
1. Y의 비극 : 엘러리 퀸
2. 브라운 신부의 동심 : G.K 체스터튼
3. 구부러진 경첩 : 딕슨 카
4. 그린 살인사건 : 반 다인
5. 독초콜릿 사건 : 안소니 버클리 콕스

기타무라 카오루
1. 일본탐정소설전집2 에도가와란포
2. 아 아이이치로의 낭패 : 아와사카 츠마오
3. 브라운 신부의 동심 : G.K 체스터튼
4. 불청객들의 뷔페 : 크리스티나 브랜드
5. 새하얀 거짓말 : 프레드릭 브라운

교코쿠 나츠히코
1. 흡혈귀 드랴큐라 : 브램 스토커
2. 기암성 : 모리스 르블랑
3. 현자의 돌 : 콜린 윌슨
4. 일본탐정소설전집10 사카구치안고
5. 키드 피스톨즈의 모험 : 야마구치 마사야

고이케 마리코
1. 신데렐라의 함정 : 세바스티앙 자프리조
2. 이천만달러와 물고기 한마리 : 카트리느 아를레
3. 실루엣 - 아이리쉬 단편집 4 : 윌리엄 아이리쉬
4. 악녀 이브 : 바틀리 체이스
5. 두명의 아내를 가진 남자 : 패트릭 퀜틴
 
미야베 미유키
1. 어둠의 스캐너 : 필립 K 딕
2. 브라운 신부의 동심 : G.K 체스터튼
3. 미스 마플과 13개의 수수께끼 : 애거서 크리스티
4. 매드 사이언티스트 : 스튜어트 D 시프 편저
5. 7명의 아줌마 : 패트리시아 맥거

에도가와 란포
1. 빨간머리 레드메인즈 : 이든 필포츠
2. 노란방의 비밀 : 가스통 르루
3. 승정(비숍)살인사건 : 반 다인
4. Y의 비극 : 엘러리 퀸
5. 트렌트 최후의 사건 : E.C 벤틀리
6.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 애거서 크리스티
7. 모자수집광 사건 : 딕슨 카
8. 붉은 집의 수수께끼 : A.A 밀른
9. 통 : F.W 크로포츠
10. 나인 테일러스 : 도로시 L 세이어스

란포 혼자 10편의 작품을 선정하는 것도 눈에 띄는데 역시 거장은 거장인가 봅니다. 여튼 간략하게 평하자면, 유명작가들은 대부분 고전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몇몇 작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고전이 국내에 번역되었다는 것도 반가운 일이고요. 저도 이 리스트를 보다가 다시 읽고 싶어진 책이 몇권 생겼는데, 이번 연휴때 들춰봐야겠습니다.

2012/12/09

조선의 탐정을 탐정하다 - 최애순 : 별점 4점

조선의 탐정을 탐정하다 - 8점
최애순 지음/소명출판

일제 강점기 시절 조선의 탐정소설에 대한 8편의 논문을 모은 한국문학사 서적.

8편의 논문은 각각 '탐정' 소설이 무엇인지에 대한 개론, 소파 방정환의 소년 모험소설, 채만식의 탐정소설 "염마", 김내성의 "백가면", 주요 번역 작품 소개, 번역 작품 중 독보적인 인기였던 모리스 르블랑과 루팡(뤼뺑) 시리즈의 번역 역사, 최서해의 번안 탐정소설 "사랑의 원수"(원작 "노란 방의 수수께끼")와 김내성 "마인"의 관계 연구, 방인근의 "마도의 향불"을 중심으로 한 식민지 조선의 여성 범죄와 팜므파탈 이야기가 주제입니다.

제목만 보아도 흥미진진한데, 내용도 딱딱하지 않고 상당히 재미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예상 외로 꽤나 인기 있었던 근대 조선의 '탐정' 소설들과 왜 정통 본격물이 유행하지 않고 통속적인 연애 소설과 결합되어 진화하였는지에 대해 밀도 있게 쓰여져 있는 덕분입니다. 이때 조선에 본격물이 안정적으로 정착하였더라면 제가 좋아하는 고전 본격물이 다수 소개되었을 테고, 국내 추리 창작 환경도 많이 변했을 텐데 조금 안타깝기도 하네요.

또 저자가 실제 확인한 자료를 통해 소개하는 다양한 창작 및 번역 작품에 대한 디테일한 설명도 감탄을 자아냅니다. 방인근의 "마도의 향불"에 대한 소개는 마치 작품을 직접 읽은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예요. 아울러 이렇게 많은 작품들이 존재했음에도, 현재 우리가 직접 읽을 수 있는 작품이 한 손으로 꼽기도 힘들 정도라는 현실도 아프게 다가왔고요.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자료가 풍부하게 실려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소파 방정환과 김내성의 아동 모험물을 다양한 텍스트와 비교 분석한 내용, "노란 방의 수수께끼"와 "마인"을 비교하여 "마인"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연구, 그리고 한국형 팜므파탈을 당시 빈번했던 본부 살인 사건과 연계하여 소개하는 연구 등이 추리 애호가로서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런 연구야말로 한국 추리문학사적으로 의미 있는 주제겠죠.

아무래도 모든 분께 추천드리기에는 조금 어려워 보이기는 하나, 식민지 조선을 무대로 한 추리소설을 창작하는 분께는 자료적인 의미에서라도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그런 사람이 많지는 않겠지만… 그런 사람의 하나로서 별점은 4점입니다. 꼭 창작이나 자료적인 목적이 아니더라도,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분들에게 의미 있는 책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덧붙이자면, 6.25 전후 한국 추리소설사를 조망하는 후속권이 나와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깁니다.

2007/07/10

알라딘 추리독자 인터뷰 따라하기~!

원문은 여기에

읽다보니 재미있어서 저도 짤막하게 몇자 적어봅니다. 아.. 이 따라쟁이 정신이란 정말이지....^^

Q. 추리소설을 읽는 이유/추리소설 읽는 즐거움은?

A. 단순히 독서로 끝나지 않는 지적인 사고활동이 곁들여지는 것이 매력이죠. 그래서 저는 정통파 고전 트릭물을 선호하는 편이고요. 작가와의 두뇌싸움이 제대로 펼쳐지는 흥미진진함 때문에 손에서 떼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Q. '내 인생의 추리소설' 5권을 꼽는다면?
A. 5편만 뽑기에는 너무나 어렵지만 "내 인생" 이라는 말이 들어가기 때문에 저에게 영향을 준 작품 위주로 뽑아 보았습니다.
1)  <황제의 코담배 케이스>,  존 딕슨 카 지음
그야말로 황금시대 정통 추리물 최고 걸작 중 하나로 밀실 트릭의 대가 딕슨 카의 역량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독자와의 공정한 두뇌싸움을 초반부터 정직하게 보여주는 정통 고전 퍼즐 미스테리의 진수를 느낄 수 있습니다.

2) <셜록홈즈 전집>,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지금 읽으면 너무 낡은 듯한 느낌도 들지만 시대가 지나도 영원한 명탐정의 상징으로 남은 셜록 홈즈 시리즈는 제 인생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작품이죠. 코난 도일 경에게는 아직도 고마움과 무한한 존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3) <10개의 인디언 인형>,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제가 처음으로 접한 추리와 호러의 만남! 동요와 함께 전해져 오는 오싹한 느낌과 더불어 완전범죄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크리스티 여사의 필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처음 읽고는 며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할 정도로 무서웠던 경험이 아직도 떠오릅니다.

4) <점과 선>, 마츠모토 세이쵸 지음
원래 뜨문뜨문 접했던 일본 추리소설이었지만 지나친 성적 묘사 등으로 그다지 흥미를 가지지 않았었던 저에게 일본 추리 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 작품이죠. 이른바 "기차 시간표 트릭"의 선구자적인 걸작이며 사회파로서의 특징 역시 확연하게 보여주는 사회파 추리소설의 금자탑입니다. 이 책 덕분에 이후 본격적인 일본 추리소설 탐독을 시작했기에 "제 인생"의 추리소설에 있어 빼 놓을 수 없는 작품입니다.

5) <8번 종이 울릴때>, 모리스 르블랑 지음
홈즈가 등장했으니 라이벌 뤼뺑 역시 빠질 수 없겠죠? 최근까지도 많이 인용되는 멋진 트릭이 가득 담겨 있는 정통 추리 단편집이면서도 뤼뺑의 매력이 전편에 걸쳐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뤼뺑 시리즈 최고 걸작이라고 하기에는 좀 부족하지만 제 인생에 있어서는 최고의 뤼뺑 작품으로 기억되는 재미난 작품이죠.

Q. '올해 여름, 필독을 권하는 추리소설'이 있다면?
A. 좀 호러 성향이 강한, 오싹한 작품 위주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1) <검은집>, 기시 유스케 지음
올해 영화로도 개봉해서 잘 알려져 있는 바로 그 작품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범죄와 공포를 다루고 있기에 사회파적 호러물이라 할 수 있는데 전편에 걸쳐 전해져 오는 오싹함과 서늘함이 일품으로 여름철에 딱 어울리는 책이죠. 영화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소설만으로도 충분히 무섭고 재미납니다.

2) <인생을 훔친 여자 (화차)>, 미야베 미유키 지음
신용불량과 개인 채무, 파산을 소재로 하여 사회파적인 기법의 추리소설로 잘 표현한 수작으로 일상생활과 맞닿아 있는 점에서 본다면 보험악용을 소재로 한 기시 유스케의 "검은 집"이라는 작품과 비교해서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화제가 된 드라마 "쩐의 전쟁"을 일부 연상케도 하고요. 정통파적인 부분은 크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범죄의 특성 상 추리 매니아가 몰입할 요소가 많은 만큼 추천하고 싶습니다.

3) <고도의 마인>, 에도가와 란포 지음
일본 추리 소설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에도가와 란포의 대표작으로 변격물이라 불리우는 란포 특유의 느낌이 잘 살아 있는 작품입니다. 역시 여름철에 읽기에 참 적합하다 할 수 있는, 호러와 추리를 잘 버무린 작품으로 시대를 한참 앞서나갔던 란포의 상상력이 잘 드러나 있지요. 개인적으로는 영화 "닥터 모로의 DNA"가 약간 연상되기도 했습니다.

4) <살인자들의 섬>, 데니스 루헤인 지음
현실과 망상을 오가는 독특한 전개와 정신병원을 무대로 한 서늘한 느낌, 거기에 독자를 빨아들이는 재미와 몰입도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현대 미국 추리 소설의 힘을 잘 보여주는 걸작입니다. 중간에 등장하는 암호 트릭 등으로 정통파적인 재미도 빠지지 않으니 아직 읽지 않으신 추리 매니아가 있다면 꼭 한번 읽어 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5) <소름> , 로스 맥도널드 저
하드보일드 삼두마차의 한명인 로스 맥도널드의 최고 걸작입니다. 하드보일드 특유의 강한 드라마로 시종일관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면서도 놀라운 마지막 3페이지의 반전으로 충격과 더불어 한 인간의 잔인성과 비인간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놀라운 작품이죠. 흔해빠진 반전물에 비해 정통 드라마의 요소를 충실히 갖추고 있기에 더욱 작품성이 빛난다 할 수 있습니다. 이후 많은 작품들에 영향을 준 작품이기도 하죠. 미국의 널리고 널린 헐리우드 스타일 스릴러에 식상한 분들에게 꼭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Q. 내 인생의 '첫' 추리소설은?

A.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홈즈 단편들이 최초죠. 아마 "계림문고"라는 곳에서 시리즈로 나왔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각 단편을 얇은 책 한권으로 만든 구성이었습니다. 아마 저와 같은 나이 또래의 추리 애호가들은 거의 다 비슷하시리라 생각되네요. 요사이 비슷한 판본과 형태로 다시 재간되고 있는 것을 서점에서 보았는데 어린아이들이 많이 접해서 저와 같이 추리소설의 재미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Q. 재출간을바라거나,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되길 바라는 추리소설/작가가 있다면?
A. 재출간이 되기를 바라는 작품이야 너무 많지만 개인적으로 구하고 있었던 자유추리문고가 복간되었으면 합니다. 벨린저의 "이와 손톱"과 에반 헌터의 "주정꾼 탐정"은 정말 너무 읽고 싶은 작품이거든요. 이외에도 다카키 아키미쓰의 "파계재판"과 사노 요의 "완전범죄 연구" 역시 평소 구하던 책입니다. 그리고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되길 바라는 소설이나 작가는 너무나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국내 작가들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더욱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때문에...."경성탐정록"의 출간을 원하시는 출판사를 찾습니다!^^

2015/02/12

능숙한 솜씨 - 피에르 르메트르 / 서준환 : 별점 2.5점

능숙한 솜씨 - 6점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서준환 옮김/다산책방

아래 내용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두 명의 매춘부가 엽기적으로, 잔혹하게 살해당했다. 베르호벤 반장은 두 사건이 2년 전에 있었던 다른 사건과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공통점은 현장과 시신에 가짜 손가락 지문이 남겨져 있었던 것, 그리고 어떠한 이유도 찾아낼 수 없는 범행 과정상의 디테일들이었다. 우연히 이 디테일들이 모두 유명한 추리소설을 모방했다는걸 알아낸 베르호벤은 탐정문학 전문지 광고로 범인과의 접촉을 시도하는데....

간만에 읽은 최신 프랑스 추리 소설입니다. 그동안 프랑스 추리소설들은 모리스 르블랑의 뤼뺑심농의 매그레 시리즈 외에는 딱히 취향이 아니어서 별로 손대지 않았었습니다. 이 작품은 제목과 표지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고요. 블로그 이웃과 커뮤니티의 호평이 아니었다면 절대로 읽을 일이 없었을겁니다.

여러 면에서 프랑스 소설이라는걸 여실히 드러냅니다. 5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 그리고 그 안에서도 많은 부분을 주인공들의 심리 묘사에 할애한다는 점이 그러합니다. 이건 제가 여태까지 알고 있었던, 그리고 싫어했던 프랑스 소설들의 단점과 동일합니다.

하지만 다행히 꽤 재미있었습니다. 등장하는 범행들이 워낙에 자극적인데다가, 유명 작품들의 범행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설정이 흥미로운 덕분입니다. 추리소설 애호가라면 빠져들 수밖에 없는 설정이기도 하고요. 뭔가를 따라 한 연쇄 살인은 흔한 설정이지만, 추리소설을 따라 했다는 작품은 처음 봅니다. 그런데 명작, 고전 취급을 받는 작품들을 모방했다는데 제가 읽은 작품은 달랑 한 작품밖에는 없네요. 이런 명작, 고전 선정은 작 중에 나오듯이 자의적인 판단이 기준이 될 수밖에 없겠지만 조금은 아쉬웠어요. 아무래도 제 취향이 수사물, 하드보일드보다는 고전 본격물 쪽인 탓도 크겠지만요. 참고로, 작중 명작, 고전으로 소개되는 작품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브랫 이스턴 앨리스 "아메리칸 싸이코" : 작품 도입부에 소개된 두 명의 여성을 엽기적으로 살해한 범죄의 원전.
  • 제임스 옐로이 "블랙 다알리아" : 이전 여성 토막 살인사건의 원전
  • 마이 셰발 / 페르 발뢰 "로제안나" : 역시나 기이했던, 이전에 벌어졌던 살인사건의 원전
  • 윌리엄 매킬바니 "레들로" : 범인이 현장에 서명을 남긴 첫 번째 사건의 원전
  • 에밀 가보리오 "오르시발의 범죄" : 범인이 소설을 따라 벌인 첫 번째 살인

참고로, 제가 읽은 "블랙 다알리아" 말고 번역된 작품은 "아메리칸 싸이코"밖에 없군요. 못 읽은 게 당연하네요...

하여튼, 애호가를 자극하는 설정 외에도 놀라운 반전을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이야기의 거의 대부분(1부 분량)이 사실은 범인이 쓴 소설이었다는, 일종의 서술 트릭이자 액자 소설 같은 구성이 드러나는 반전인데 정말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현대물에서도 이런 아이디어를 가진 작품이 계속 나온다는게 놀라울 뿐입니다. 베르호벤이 말발을 대하는 태도 등을 통해 소설 속 인물들과 실존 인물과의 차이를 설명하는 디테일도 아주 절묘했어요.

그러나 설정과 이러한 놀라운 반전 서술 트릭을 제외하고는 추리적으로는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듭니다. "추리"라는 것이 별로 등장하지 않는 탓입니다. 결국 범인이 기자 필리프 뷔송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건 순전히 우연에 불과하니까요. 발랑제르 교수와 통화하다가 우연히 얻은 정보가 없었다면 영원히 알아내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최소한 아내가 죽을 때까지는 알아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우연까지 예상해서 범인이 모든 것을 안배한 것처럼 전개되고 있다는 건 전혀 합리적이지가 않죠. 범인이 무슨 신도 아니고....

이러한 우연, 그리고 범인의 안배를 제외하고는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한 베르호벤과 동료들의 수사는 모두 헛수고일 뿐이라 정말 명수사관이 맞는지 의문을 품게 만듭니다. 범인이 유명한 추리소설들을 모방하여 범행을 저질렀다는 설정도 재미는 있고 시선을 사로잡는 데는 충분하지만, 이러한 범행을 통해서 범인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전혀 설명되지 않고요. 아니 설명되기는 하는데 작중 정신과 의사인 크레스트 박사의 말 - 사실은 미친 게 아니다 -이 맞는 것인지, 아니면 독자가 범인의 편지 등을 통해 짐작할 수 있는 것 - 제대로 미친 놈이다 -가 맞는 것인지도 모르겠더군요.

작중 등장했던 괜찮았던 착안점, 즉 왜 "레들로" 사건은 실제로 스코틀랜드까지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는데 다른 사건들은 프랑스에서 재현했는지? 에 대해 더 이상 설명되지 않는 등 떡밥 회수가 부실한 것도 문제라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프랑스 소설다운 장황한 묘사도 마음에 들지 않네요. 갓 태어난 아기까지 참살한 필요 이상의 잔인한 묘사, 유명 화가인 어머니의 임신 중 흡연으로 키가 145cm에 불과하다는 베르호벤의 설정과 그에 따른 묘사가 대표적입니다. 특히 베르호벤 설정은 과합니다. 키가 작다고 해서 대단한 콤플렉스가 있는 것도 아니며 작품에서 별다른 역할을 하는 부분도 없거든요. 그나마 덜 기형적인 툴르즈 로트렉의 창백한 복사판 운운하는 묘사처럼 독특한 캐릭터성을 부여하기 위한 장치일 뿐입니다. 그냥 얄팍한 캐릭터 만들기에 불과한거지요. 장님이지만 작품에서는 특징이 그다지 드러나지 않았던 맥스 캐러도스가 연상되었습니다. 부하인 루이가 부유하다는 설정 역시 마찬가지에요. 디테일한 묘사를 통해 캐릭터들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려 주는 것은 좋지만, 이러한 만화 같은 설정이 과연 작품에 필요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추리 애호가를 위한 설정에 더해 읽는 재미도 괜찮고, 독특한 반전의 가치는 높습니다. 하지만 추리 소설로의 완성도는 그냥저냥한 수준입니다. 그래도 베르호벤 시리즈는 이어지고 이 작품과도 연계성이 있다고 하니 후속작도 읽어는 봐야겠네요.

2008/10/07

추리소설가로 타율왕을 알아보자 (수정)

형이랑 메신저로 대화하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포스팅하게 되었네요.

제 블로그 기준이며, 읽었지만 포스팅하지 않은 일부 작품은 편의상 "이전 시즌" 으로 통칭하였습니다.
일단 3타석(?) 이상 들어온 작가 기준이며 별점 3개가 단타, 4개가 2루타, 5개는 홈런으로 계산한 것입니다.
쓰고나니 이게 도서관련 포스팅인지 야구관련 포스팅인지 알쏭달쏭 하네요.

어쨌건 제가 평점이 좀 후해서 타율들이 다 상당히 높은 것이 특징이었습니다만 역시 로스 맥도널드가 최고였습니다. 전타석 장타라니.... 기타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대산초어님 댓글을 보고 제가 장타율을 잘못 계산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수정하였습니다. 대산초어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 로스 맥도널드 - 4타수 4안타 / 2루타 3개, 홈런 1개 / 타율 1.000, 장타율 2.500, 출루율 1.000, OPS 3.500
: 완벽한 타자. 모든 타석에서의 안타 및 모두 장타 달성. "소름"은 끝내기 만루홈런급.

2. 레이먼드 챈들러 - 4타수 4안타 / 단타 2개, 2루타 2개 / 타율 1.000, 장타율 1.500, 출루율 1.000, OPS 2.500
: 명불허전이라는 말을 보여주는 타격솜씨.

3. 콜린 덱스터 - 6타수 6안타 / 단타 4개, 2루타 2개 / 타율 1.000, 장타율 1.333, 출루율 1.000, OPS 2.333
: 정통 영국식 타법. 꾸준하고 장타율도 높은 신뢰할만한 타자. 캐릭터도 확실해서 인기가 높다.


3. 데이비드 리스 - 3타수 3안타 / 단타 2개, 2루타 1개 / 타율 1.000, 장타율 1.333, 출루율 1.000, OPS 2.333
: 타석수가 약간 작긴 하지만 기대되는 신인.

5. 딕 프란시스 - 4타수 4안타 / 단타 3개, 2루타 1개 / 타율 1.000, 장타율 1.250, 출루율 1.000, OPS 2.250
: 정교한 타자. 기본 이상의 타격솜씨를 갖춰 항상 믿을만 하다.

6. 애거서 크리스티 - 18타수 15안타 / 단타 12개, 2루타 3개, 내야땅볼 3개 / 타율 0.830, 장타율 1.000, 출루율 0.830, OPS 1.830
: 이전 시즌(?)에서 놀라운 타격을 보여준 탓에 이번 시즌에는 크게 눈에 띄진 않았으며 홈런이 없어 장타율이 낮은 것이 아쉽다. 하지만 좋은 타자.

7. 딕슨 카 - 5타수 4안타 / 단타 2개, 2루타 1개, 홈런 1개, 내야땅볼 1개 / 타율 0.800, 장타율 1.600, 출루율 0.800, OPS 2.400
: 거장다운 놀라운 타격솜씨. "모자수집광 사건" 이라는 내야땅볼이 없었다면 보다 상위권에 랭크되었을 것이다.

8. 모리스 르블랑 - 5타수 4안타 / 단타 2개, 2루타 2개, 내야땅볼 1개 / 타율 0.800, 장타율 1.200, 출루율 0.800, OPS 2.000
: 제 몫은 항상 하는 타자. 크게 타율을 까먹지도 않고 장타도 꼬박꼬박 쳐준다.

9. 미야베 미유키 - 4타수 3안타 / 단타 1개, 2루타 1개, 홈런 1개, 내야땅볼 1개 / 타율 0.750, 장타율 1.750, 출루율 0.750, OPS 2.500
: 내야땅볼이 하나 있지만 OPS가 높음으로 인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받았다. "화차 (인생을 훔친 여자)"는 만루홈런.

10. 엘러리 퀸 - 8타수 6안타 / 단타 3개, 2루타 3개, 내야땅볼 2개 / 타율 0.750. 장타율 1.125, 출루율 0.750, OPS 1.875
:  "국명"과 "비극" 시리즈가 중심이었던 이전 시즌에 비해 "라이츠빌" 시리즈를 통하여 상당히 타율을 끌어올렸다.

2009/07/11

홈즈 시리즈의 parody와 pastiche의 역사

일본 추리관련 사이트에서 읽고 느껴지는 것이 있어 번역해 올립니다. 수많은 의역이 있지만 감안하고 읽어주세요.

참고로, 글을 올리는 요지는 "경성탐정록"은 결코 parody가 아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섭니다.^^ 차라리 pastiche나 오마주에 가깝죠. 과연 설홍주와 왕도손 이름이 달랐다면, 홍진호와 광수였더라도 패러디라는 말을 들었을까요? 홈즈 형태의 추리물 (명탐정과 화자이자 조수가 등장하는 형태의 본격추리 장 / 단편) 자체가 하나의 장르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유사품이나 팬픽으로 평가절하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일본 미스터리 / 추리소설 데이터베이스 aga-search로 부터>

아서 코난 도일이 탄생시킨 셜록 홈즈 작품은 성전이라고도 하는 4편의 장편과 56편의 단편이 있지만, 이외에 여러 작가들이 홈즈를 주제로 한 작품을 많이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크게 나누어 parody와 pastiche로 구분됩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parody는 특정 작품과 명탐정을 희화화하고 풍자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린 것을 가르키며, pastiche는 원작 자체를 충실하게 그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을 말합니다.

홈즈의 첫번째 parody가 등장한 것은 단편 "보헤미아의 스캔들"이 발표된 이듬해인 1892 년, <아이들러 매거진> 5 월호에서였습니다. 발표한 사람은 영국 최초의 외국인 탐정 유진 발몽의 창조자이자 도일의 친구이기도 했던 "로버트 바" 로, ""Detective Stories Gone Wrong : The Adventures of Sheroaw Kombs (세로우 콤즈의 모험, 훗날 베그럼의 괴사건으로 제목 변경) "라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도일의 사후 50년이 지나 저작권이 소멸된 지금에도 이러한 parody와 pastiche가 계속 출판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작품들의 수가 점차 늘어나는 것은 홈즈의 인기를 말해 준다고도 할 수있습니다.

이러한 수많은 작품 중에서 특히 중요한 3편의 작품이 있습니다.

제일 먼저 소개할 작품은, 도일이 1927년 5월에 "쇼스콤 올드 플레이스"를 발표한 뒤 홈즈 시리즈의 집필을 중단했던 이듬해, 1928년에 발표된 미국 작가 오거스트 덜레이의 작품으로, 홈즈를 꼭 닮게 묘사한 캐릭터 "솔라 폰즈" 가 활약하는 시리즈입니다. 현재 장단편 합쳐 전부 70편의 작품이 남아 있습니다.

그 다음 작품은 1952년부터 "코리어즈" 지에 연재되었던 12편으로, 도일의 아들인 에이드리언 코난 도일과 본격황금기 시대의 거장 존 딕슨 카가 합작한 단편집 "셜록 홈즈 미공개 사건집" (1954년)입니다. 이 작품들은 홈즈의 작품 중에서 이름만 등장했던, 소위 "언급되지 않은 사건" 12편을 그리고 있습니다.
딕슨 카는 이전에 유족들이 공인한 코난 도일의 전기인 "코난 도일"을 발표했었는데 이 때의 인연으로 도일의 아들 에이드리언과 알게되어 함께 이 작품을 발표하게 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마지막 작품은 현대 추리소설계에서 단편의 명수로 알려져 있는 미국 작가 로버트 L 피쉬 Robert L. Fish)가 창조한 "슈록 홈즈" 시리즈를 들 수 있습니다. 그의 사후 미국 탐정작가 클럽 (MWA)에서 그 해에 발표된 최우수 처녀 단편을 선정하여 수여하는 "피쉬 상"이 창설될 정도로 뛰어난 단편작가였던 피쉬가 쓴 이 parody 시리즈는 1960년에 "EQMM (엘러리 퀸즈 미스테리 매거진)"에 "애스콧 타이 사건 (The Adventure of the Ascot Tie)"이 발표된 이래, 사망하는 1981년까지 전부 32편이 발표되었습니다.

그 외에 장편으로는 홈즈가 은퇴한 뒤의 사건을 그린 H.F 하드 (H F Heard)의 "꿀맛 (A Taste for Honey)"과 홈즈 parody 작품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니콜라스 메이어의 "7퍼센트 용액 (The Seven-Per-Cent Solution)"이 유명합니다.

단편으로는 열렬한 셜록키언으로 알려진 추리 작가이자 평론가인 빈센트 스타렛트의 "진본 <햄릿> 사건"과 발표 당시에는 코난 도일 명의로 발표되었던 "지명수배남" , 그리고 미국 본격 황금 시대의 거장 엘러리 퀸이 편찬한 선집 "셜록 홈즈의 재난 "에 수록된 단편들을 들 수 있습니다. 이 단편집에는 모리스 르블랑, 애거서 크리스티, 엘러리 퀸, 안토니 버클리, 스튜어트 파머, 안토니 바우처 등 쟁쟁한 멤버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최근에는 본격 작가로 유명한 여류 작가 쥰 톰슨 (June Thomson)이 발표한 일련의 pastiche들이 셜록키언들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현재 4편의 단편집이 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많은 홈즈 parody와 pastiche 외에도 홈즈의 형인 마이크로포트가 활약하는 작품들, 홈즈의 숙적 천재범죄자 모리어티교수가 활역하는 존 가드너의 "범죄왕 모리어티의 생환", "범죄왕 모리어티의 복수", 심지어 홈즈의 자손이 활약하는 작품들까지 있기에 이 모든 작품들을 통달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홈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진심어린 열의가 전해져 오기 때문에 손에 잡히는대로 읽고 싶어지는 것이 바로 셜록키언이라는 것이겠죠.^^

2005/08/12

동서(東西)미스터리 베스트 100

일본 추리작가협회가 1,315인의 앙케이트로 뽑은 동서 미스터리 베스트 100입니다. 요새 통 책 읽을 시간이 없어 이런 글로 땜빵하게 되네요.
일본편과 해외편, 즉 동-서 리스트가 따로 있는데 해외편만 옮겨 보았습니다. 국내 출간된 작품은 파란색으로 표시했는데, 대충 봐도 2/3은 번역되어 나온 듯 하군요. 최근에 동서 추리 문고가 복간된 탓에 고전이 많이 소개된 탓이 크지만 어쨌건 반가운 일입니다. 절판된 책도 포함시켰기 때문에 지금은 구할 수 없는 책도 있기는 하지만요.

하여튼 이 리스트에 실린 작품들은 제가 읽어본 바로는 대체로 수긍할 만한 걸작들이 대부분이라 읽지 못한 작품이 있다면 차분히 손 대 보아도 후회하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너무 고전이라 지금 읽기에 낡고 지루한 작품도 있지만 다 나름의 맛이 있는 것이니까요. 국내 출간작은 볼드체, 읽은건 적색 볼드체입니다. 제 블로그에 리뷰가 있는 작품들은 링크를 걸어 두었고요. 내용이 궁금하시면 링크를 통해 참고하셔도 좋겠습니다.
원문에 가시면 일본 편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출처는 역시 "Mystery Best"입니다. 원문은 여기서 확인하세요.

그나저나... 1위가 "Y의 비극" 이네요. 2위는 "환상의 여인" 이고.... 약간 의외이긴 합니다. 하지만 제일 의외는 역시 5위의 "독수리는 날개치며 내리다". 제가 보기에는 "추리" 소설은 아니라는 생각인데 말이죠. 일본인들의 독일군 선호 취향이 반영된건가.

[해외편]

1. Y의 비극 - 엘러리 퀸
2. 환상의 여인 - 윌리엄 아이리쉬
3. 기나긴 이별 - 레이몬드 챈들러
4.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아가사 크리스티
5. 독수리는 날개치며 내리다 - 잭 히긴스

6. 심야플러스1 - 개빈 라이얼
7. 통 - 크로프트
8.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 애거서 크리스티
9. 승정(비숍)살인사건 - 반 다인
10. 셜록 홈즈의 모험 - 코난 도일

11. 여왕폐하 율리시즈 호 - 알리스테어 맥클린
12. 쟈칼의 날 - 프레드릭 포사이스

13. 안녕 내사랑 - 레이몬드 챈들러
14. 화형법정 - 딕슨 카

15. 섀도우 81 - 루시안 네하임
16. 노란방의 비밀 - 가스통 르루
17. 죽음의 키스 - 아이라 레빈

18. 빨간머리 레드메인즈 - 이든 필포츠
19. 흥분 - 딕 프란시스

19. 말타의 매 - 더쉴 해미트
21. 높은 바위 - 데스몬드 배글리
22. 그린 살인사건 - 반 다인
23. 지푸라기 여자 - 카트리느 아를레
24. 소름 - 로스 맥도널드
25. 브라운신부의 동심 - 체스터튼
26. 세 개의 관 - 딕슨 카

27. X의 비극 - 엘러리 퀸
28. 첫가을 - 로버트 B 파커 ("약속의 땅"이라는 작품이 출간되어 있는데 이 작품이 어떤 작품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29. 피의 수확 - 더쉴 해미트
30. 웃는 경관 - 바르 & 슈발

31. 이집트 십자가의 비밀 - 엘러리 퀸
32. 암살자 - 로버트 러들럼 (많은 작품이 소개된 작가인데 역시 이 작품이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33. 추운나라에서 온 스파이 - 죤 르 카레
34.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 - 아가사 크리스티

35. 유다의 창 - 카터 딕슨
36. 모르그가의 살인 - 에드거 알란 포우
37. 당신을 닮은 사람 - 로얄드 달
38. はなれわざ Tour de Force - 크리스티나 브랜드
39. 사라진 소녀 - 콜린 덱스터
40. 황금벌레 - 에드거 알란 포우
41. 813 - 모리스 르블랑

41. 사라진 남자 - B.프리맨틀
43. 빅 슬립 - 레이몬드 챈들러
44. 진리는 시간의 딸 - 죠세핀 테이

45. 바스커빌가의 개 - 코난 도일
46. 독 쵸콜릿 사건 - 안토니 버클리

46. 상복의 랑데뷰 - 코넬 울리치
48. 오른손 - 딕 프란시스
49. 스위트 홈 살인사건 - 크레이그 라이스
49. 도버 4 / 절단 - 죠이스 포터
51. 월장석 - 윌키 콜린스
52. 백만달러를 돌려줘! (한푼도 더도말고 덜도말고) - 제프리 아처
53. 재앙의 거리 - 엘러리 퀸

54. 위철리 가의 여인 - 로스 맥도널드
54. 그리스 관의 비밀 - 엘러리 퀸

56. 우편배달부는 벨을 두번 울린다 - 제임스 M 케인

56. 탈출항로 - 잭 히긴스 (어떤 작품인지 역시 잘 몰라서....)
58. 야수는 죽어야 한다 - 니콜라스 블레이크
59. 더욱더 위험한 게임 (가장 위대한 게임) - 개빈 라이얼
60. 죽어가는 자를 위한 기도 - 잭 히긴스
61. 흑거미클럽 - 아이작 아시모프
61. 시행착오 - 안토니 버클리 콕스

63. 휴먼 파이터 - 그레이엄 그린
64. 호그 연속살인 - 윌리엄 디 안드레아
64. 경관혐오 - 에드 멕베인

64. 도둑맞은 편지 - 에드거 알란 포우
67. 신데렐라의 함정 - 세바스티앙 자프리조

68. 레베카 - 다프네 뒤 모리에
68. 황제의 코담배 케이스 - 딕슨 카
70. 악마의 선택 - 프레드릭 포사이스
71. 타이타닉호를 인양하라 - 클라이브 커슬러
71. 디미트리오스의 관 - 에릭 앰블러

73. 大穴 Odds Against  - 딕 프란시스
74. 마천루의 몸값 - 리쳐드 제섭
74. 어둠 속의 목소리 - 이든 필포츠
74. 트렌트 최후의 사건 - E.C 벤틀리
77. 복수법정 - 헨리 덴커

78. 이별을 알리러 온 남자 - 브라이언 프리맨틀
79. 보이지 않는 그린 - 죤 슬라텍
80. 나바론의 요새 - 알리스테어 맥클린
81. A-10 탈환팀 출동하라 - S.L 톰슨
82. 주정뱅이 탐정가를 가다 - 커트 캐년
83. 사나이의 목 - 죠르쥬 시므농
84. 어센덴 - 서머셋 모옴

85. 바늘구멍 - 켄 폴레트
86. 9마일은 너무 멀다 - 해리 케멜먼

86. 빨강집의 수수께끼 - A.A 밀른

88. 유리열쇠 - 더쉴 해미트
89. 리리안과 악당들 - 토니 켄릭
90. 네덜란드 구두의 비밀 - 엘러리 퀸
90. 제제벨의 죽음 - 크리스티나 브랜드
92. 이와 손톱 - 빌 S 벨린져
93. 불타는 사나이 (크리시 1) - A.J 퀸넬
94. 피의 줄 - A.J 퀸넬 (크리시 시리즈가 아닐까요?)
94. 도중의 집 - 엘러리 퀸
94. 즐거운 장례식 - 에드먼드 크리스핀
97. 크로이든발 12시 30분 - F.W 크로포츠
97. 오뎃사 파일 - 프레드릭 포사이스
99. 제 1의 대죄 - 로렌스 샌더스

99. 酔いどれの誇り - 제임스 크램리

** 2006. 11.29 추가 : 읽은 것은 볼드체
** 2008. 04.21 추가 : 한 4편 정도 더 읽었네요.
** 2011.11.20 추가 : 이제 국내에 출간된 건 거의 다 읽은 것 같습니다.
** 2020.02.01 추가
** 2026.04.11 추가

2022/12/29

2022 내 블로그 리뷰 총 결산

열아홉번째 블로그 리뷰 총 결산. 드디어 이 블로그가 성인이 되었습니다. 19금 컨텐츠도 이제 소화할 수 있겠네요.

올해 읽은 책은 권수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괄호는 작년)
추리 / 호러 장르문학 71 (57)권, 기타 장르문학 5 (3)권, 역사서 5 (17)권, 디자인 or 스터디 4 (1), Food 및 구루메 관련 도서 4 (15)권, 기타 도서 13 (24)권
모두 102 (117) 권을 읽었습니다. 작년과 비교하면 약 15% 정도 감소했네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덕분으로 외부 활동이 늘었고 대선, 월드컵 등 굵직한 이벤트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추리 / 호러 장르문학은 더 많이 읽었고, 그동안 자주 읽었던 역사서와 음식 관련 도서에 대한 관심이 급감한건 아무래도 짬이 나서 책을 읽는 시간에는 좀 더 흥미 위주의 책을 집어들게 된 탓이고요. 올해 추리 소설 1,100권째 리뷰를 달성하느라 좀 많이 달렸던 이유도 있을겁니다.

그럼 언제나처럼 각 항목별 베스트 - 워스트를 소개해드립니다. 언제나처럼, 올해 발표된 작품 기준이 아니라 제가 올 한해 보고 읽은 것들 기준입니다.

2022년 베스트 추리소설 :
<<디오게네스 변주곡>>
올해는 별점 3.5점을 받은 작품이 두 편 있었습니다. 이 책과 미쓰다 신조의 <<마가>>입니다. 두 작품 다 좋은 작품이지만, 단편집으로 <<추리 소설가의 등단 살인>>, <<숨어있는 X>>라는 두 편의 별점 4점 짜리 단편이 수록된 이 작품을 올해의 베스트로 꼽겠습니다.

아울러 올해 읽은 단편 중 최고의 단편은 <<미스터리를 읽은 남자>> 수록작인 <<엘러리 퀸을 읽은 남자>>입니다. 보기드문 별점 5점짜리 단편이지요. <<디오게네스 변주곡>> 수록작 2편과 교고쿠 나쓰히코의 <<싫은 소설>> 수록작 <<싫은 여자친구>>는 별점 4점으로 아쉽게 선정되지 못했네요.

2022년 워스트 추리소설 :
<<심야의 손님>>
별점 1점짜리 작품이 이렇게 많았던 해도 드물 것 같습니다. A.J 킨넬의 <<퍼펙트 맨>>, 엘러리 퀸의 <<샴 쌍둥이 미스터리>>, 오쿠라 데루코의 <<심야의 손님>>, 모리스 르블랑의 <<수정 마개>>, 시로다리아 교의 <<명탐정에게 장미를>>의 여섯 편이나 되니까요. 최악 중에서도 최악은 <<심야의 손님>>이었습니다. 단편집인데 수록작들은 별점 1점도 못되는 작품들 투성이거든요. 이렇게 뭐 하나 건질거 없는 망작은 정말이지 오랫만에 봅니다.

2022년 베스트 기타 장르문학 :
<<프로젝트 헤일메리>>

2022년 워스트 기타 장르문학 :
<<변덕쟁이 로봇>>

2022년 베스트 역사 도서 :
<<기억의 의자>>
달랑 5권 읽긴 했지만 역사 관련 도서들은 언제나 평타 이상은 쳐 줬었죠. 별점 3.5점을 받은건 이 책이 유일했지만, 다른 책들도 별점 2.5점 이상이었고요. 올해도 워스트는 따로 선정하지 않겠습니다.

2022년 베스트 디자인 or Study :
<<당신이 찾는 서체가 없네요>>
달랑 4권 읽기는 했지만, 그 중에 군계일학처럼 빛나는 별점 4점짜리 책입니다.
그 외 책들도 가장 낮은 점수가 별점 2점이니, 워스트는 역시 선정하지 않겠습니다.

2022년 베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혼밥 자작 감행>>
디자인 관련 서적과 마찬가지로 4권만 읽었는데 놀랍게도 모두 별점 3점입니다! 평균 별점으로는 가장 높은 분야네요. 다 좋았지만 제가 사랑하는 만화 <<술 한잔 인생 한입>>의 삶을 구현한 듯한 쇼지 사다오의 에세이 <<혼밥 자작 감행>>을 베스트로 꼽아봅니다.

2022년 베스트 기타 도서 :
<<덜미, 완전범죄는 없다 1>>
범죄 관련 논픽션으로 완벽했던 결과물. <<그것이 알고 싶다>>를 애청하신다면,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는 책입니다.

2022년 워스트 기타 도서 :
<<그 남자의 시계>>
별점 1.5점을 받은 책은 <<그 남자의 시계>>와 <<룸>>의 두 권입니다. 이 중 워스트는 <<그 남자의 시계>>입니다. 두 권 모두 기대했던 내용이 아니어서 실망이 컸지만, <<그 남자의 시계>>가 가격 측면에서는 더 비쌌으니 감점도 더 크게 받아야겠지요.

2022년 베스트 Movie :
<<탑건 : 매버릭>>
한 마디만 하겠습니다. 극장에서 두 번 봤습니다.
워스트는 딱히 꼽을게 없네요...

2022년 베스트 Comic - 추리 or 호러 :
<<BOX ~ 상자 속에 무언가 있다>>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상상력이 나름 정교한 이야기와 결합된 수작 모험물.

2022년 워스트 Comic - 추리 or 호러 :
<<C.M.B 박물관 사건목록 44>>
설득력없는 트릭의 향연. 시리즈가 끝난게 다행이다 싶네요.

2022년 베스트 Comic - 기타 :
<<혼자를 기르는 법>>
독특한 작화, 무거운 분위기, 가벼운 개그의 조합. 좋았습니다.

2022년 워스트 Comic - 기타 :
<<지구 멸망 일주일 전, 뭐 먹을까?>>
독특한 설정 외에는 건질게 없었던 망작.


2022년 한 해도 이렇게 저물어가네요. 여러분들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새해에는 원하시는 일 다들 이루시는 그런 한해 되시기를 바랍니다. 작년, 그리고 재작년에도 말씀드렸지만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이라면 남들이 관심갖지 않는 사소하고 디테일한 것들에도 관심을 가지시는, 정말로 세심한 분일테니 내년에는 더욱 잘 되실게 분명합니다. 사랑합니다~!

2021 내 블로그 리뷰 총 결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