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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8

아시모프의 과학소설 창작백과 - 아이작 아시모프 / 김선형 : 별점 3.5점

아시모프의 과학소설 창작백과 - 6점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김선형 옮김/오멜라스(웅진)

SF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의 여러 에세이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중-단편을 모아놓은 책입니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죠.

1, 2부에는 과학소설 및 창작에 대한 작가의 다양한 에세이들이 실려 있습니다. 그러나 전혀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고 적절한 유머를 갖추면서도 아시모프 자신의 방대한 지식과 경험이 잘 녹아있어서 정말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어요. 솔직히 작가의 소설보다도 재미있던 것 같습니다.

특히 '(과학/SF) 소설의 창작 비법'에 대한 에세이들이 인상적이었는데,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예로 들며 설득력있게 풀어가는 플롯에 대한 이야기

플롯은 곧 소설이 아니다. 플롯을 둘러싼 이야기를 만드려면?
1. 아주 자세하고 복잡한 플롯을 만들어서 이야기 구축 작어에 많은 노력을 들일 필요가 없도록 한다. 사건에 사건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도록 하는 것.
2. 극단적으로 플롯 자체를 폐기하고 작은 에피소드만 줄줄 늘어놓는 것.
3. 명쾌한 플롯의 제작
a. 플롯을 사용하여 유머나 풍자를 도입한다.
b.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성격을 통찰하는 방법으로 플롯을 사용한다. '등장인물의 성격창조'가 중요함
c. 어떤 사상을 개진하는 수단으로 플롯을 이용한다. 인생관이나 세계관 등.
"아시모프의 SF매거진" 1989.6
라던가 훌륭한 SF 작가가 되기 위해 해야 할 일에 대한 친절한 설명
1. 경력을 쌓기 위한 준비 작업을 철저히 해야 한다. - 작문법 등의 학습 / 거장의 작품에 대한 꼼꼼한 독서 등
2. 과학지식을 쌓아야 한다.
3. 글을 쓰면서 배워야 한다.
4.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아시모프의 SF매거진" 1979.3
등 거장의 비법을 알려주는 보석과도 같은 에세이가 듬뿍 실려있습니다.

또한 과학 / SF 소설 그 자체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들도 재미있는데 인상적인 것을 하나 소개하자면

나는 퇴고하지 않고 초고를 최대한 빨리 쓴다. 그 뒤 다시 읽어보며 오자, 잘못된 문법 등을 고친다. 다음에는 두번째 원고를 다시 써나가면서 떠오르는대로 부분적으로 글을 수정한다. 로버트 하인라인이 어떤 식으로 글을 쓰냐고 묻기에 대답해 주었다. 그러자 그가 말하기를 "두 번씩이나 타이핑을 한단 말이야? 처음부터 안 틀리고 타이핑하면 되잖아"
거장들의 대화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되지만 일반인하고는 참으로 다른 사고방식이죠?

이러한 에세이 이후 마지막 3부는 중, 단편 15편이 실려있는데 독특하고 재미있는 작품들이 많아서 아시모프라는 작가의 새로운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평점은 좀 들쭉날쭉하기는 하지만요.

이외의 국내 작가들의 서평과 이글루스 회원이시기도 한 잠본이님의 무지막지할 정도로 자세한 연표 역시 마음에 꼭 드는 부분이었어요. 아이작 아시모프가 '베이커 스트리트 일레귤러즈' 멤버였다는 것이라던가 AIDS로 사망했다는 것은 정말 처음 알았습니다. 잠본이님의 방대한 지식에도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딱 한가지 아쉬운 점은 '추리작가'로의 아시모프도 좋아하는데 추리 소설 이야기가 없다는 것 뿐입니다. 별점은 3.5점입니다. 에세이 부분만으로는 4점 주어도 충분하지만, 전체 평점 2.7점의 3부 중-단편 소설 부분 때문에 약간 감점했습니다. 그래도 워낙에 에세이 쪽이 탁월하기에 과학 / SF 소설 뿐 아니라 모든 장르문학 작가와 독자들이 한번쯤 읽을만한 가치있는 책이라 생각되네요. 수록작 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그나저나, "흑거미 클럽"의 다른 에피소드는 물론 다른 추리소설들이 좀 보고싶은데 과연 출간될 수 있을련지도 궁금해지는군요. 추리쪽은, 특히 장편은 별로 높은 평가를 받는 것 같지는 않지만요...

"칼"

작가가 되고 싶은 로봇 칼을 위해 주인 노스롭이 기술자를 불러 여러 기능을 업그레이드하여 진정한 작가로 만들어 준다. 그러나 칼이 쓴 작품을 읽고 위기 의식을 느낀 노스롭은 다시 기술자에게 칼을 초기화시켜 줄 것을 요청한다.

액자 소설같은 구성을 취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칼이 작가가 되어가는 과정과 함께 단계별로 칼이 쓴 작품이 소개되고 있거든요. 마지막에 작가가 된 칼이 쓴 작품 "완벽한 정장차림"은 "조지와 아자즐"이라는 아시모프의 시리즈 작품이기도 하다는군요. 아시모프의 유명한 '로봇3원칙'보다 '작가가 되고 싶다'라는 소망이 더 우위에 있다는 주제를 놓고 보자면, 아시모프 스스로 로봇 3원칙과 자기 자신에 대한 풍자와 비평을 담은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별점은 4점입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쇼트쇼트 단편. 좌우 역전에 대한 과학적인 이론을 담고 있지만 반전은 말장난 유머입니다. 깔끔해서 볼만하네요. 책 뒤 잠본이님 해설을 통해 포워드 박사가 실존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니 더 웃깁니다. 포워드 박사는 이 작품을 보고 어떤 기분이었을지 궁금하네요. 별점은 2.5점.

"낙심"

워게임 시뮬레이션을 다룬 단편입니다. 컴퓨터가 '자신이 정의롭다는 독선'이 없기 때문에, 완벽한 시뮬레이션을 도출할 수 없다는 내용이지요. 풍자가 세련되고 유머러스해서 마음에 듭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환각" 

15살 샘 체이스는 중성자별에서 에너지를 추출하려는 에너지 플래닛에 배속된다. 그리고 기이한 환각현상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되는데... 

작은 곤충(?)들이 연결되어 거대한 집단 지성을 이룬다는 설정과 텔레파시를 통한 의사소통이라는 아이디어가 좋았습니다. 마지막에 기계에 대한 맹복적인 신뢰가 좀 거슬리기는 하는데 저연령을 타겟으로 한 것 같기에 납득할 만 했고요. 별점은 3점입니다.

"불안정성"

빅뱅의 시작에 대한 독특한 아이디어가 담긴 쇼트쇼트입니다. 그냥저냥 평범한 소품으로 보이네요. 별점은 2.5점.

"신이 되려 한 알렉산더" 

컴퓨터 천재 알렉산더가 뛰어난 컴퓨터 부세팔러스를 만들어 세계를 지배하려 한다는 내용입니다. 컴퓨터를 이용하여 주식 및 각종 사회 현상을 예측한다는 아이디어는 새로울게 없지만, 부세팔러스의 능력이 너무 막강하여 과거에 없었던 '변수'가 된 바람에 마지막에 다운된다는 결말은 신선했어요. 부세팔러스가 알렉산더를 대치하려는 야망을 품는다는 결말은 어땠을까 싶은데, 그럼 너무 뻔했을까요? 별점은 3점입니다.

"협곡에서" 

화성 협곡에 사는 화자가 보낸 편지로 이루어진 작품입니다. 일상계 SF라고 할 수 있겠죠. 화성 협곡이 장래 화성 개발의 미래가 될 거라는 내용은 과학적 이론으로 무장되어 향후 개발 과정에 대한 높은 설득력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재미는 없었어요. 드라마가 없으니까요. 별점은 2점입니다.

"지구여 안녕"

정착지라 불리우는 우주 식민지 주민이 지구에 던지는 경고, 즉 정착지 자체가 머나먼 우주로 떠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주장은 상당히 합리적이기는 하지만 시스템의 개선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를 너무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하더군요. 별점은 2.5점입니다.

"전송가"

화성에서의 하이퍼스페이스 실험을 원하는 지구정부가 반대파 화성 거주민을 설득시키기 위해 프랑스 국가를 이용한다는 황당한 내용이 설득력있게 전개되는 유머러스한 작품입니다. 

화성 거주민이 프랑스 출신이 많다던가, 프랑스 국가가 승리의 이념을 담고있다던가 하는 식인데 결말은 '라 마르세예즈'를 이용한 말장난 '마르스 세이 예스!'로 끝나긴 하지만 위트가 넘쳐서 마음에 듭니다. 별점은 3.5점.

"페그후트와 법정" 

미국 속담을 이용한 말장난 유머로 작품이라기 보다는 짧은 농담에 가깝습니다. 아니나다를까 만담선집에 수록된 작품이네요. 영어에 능통하다면 즐길만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왠지 마크 트웨인이 연상되는 소품이었어요. 별점은 2.5점입니다.

"오류 불허" 

컴퓨터 - 워드프로세서가 작가의 글쓰는 법을 터득하여 창작 기계로 거듭난다는 이야기입니다. "칼"과 동일한 소재이지요. 

그런데 전개가 평이합니다. 기계가 학습을 통해 인간 이상의 능력을 지니게 된다는 케케묵은 설정의 변주로 밖에는 보이지 않네요. 결말도 무덤덤했고요. 그냥저냥한 평작입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키드" 

산아제한이 있는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많죠. 하지만 이 작품은 아시모프 작품 답게 산아제한의 해결책으로 로봇형제를 제시합니다. 그리고 결말에는 서늘한 반전까지 등장하는 좋은 작품이었어요. SF작가로서의 아시모프와 추리작가로의 아시모프가 공존하는 작품이랄까요? 별점은 4점입니다.

"우주공간의 나라들 : 현대의 우화" 

적대국가의 사람들로 짜여진 지구의 에너지원 핵심 조작 설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교훈적인 우화입니다. 그런데 너무 교훈적이라 재미도 없고 작품으로 보기도 민망했어요. 별점은 1.5점입니다.

"칩퍼의 미소" 

타인의 생각을 조작할 수 있는 특수계층 칩퍼에 대한 짤막한 스릴러입니다. 두 칩퍼 중 더욱 뛰어난 능력자를 골라야 하는 테스트가 이야기의 핵심인데, 솔직히 잘 이해가 되지는 않더군요. 회사의 지위보다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미모의 여성과 사귀게 된다면 별로 나쁘지 않아 보이는데 말이죠. "스캐너즈" 정도의 피튀기는 이야기가 전개되어야 설득력을 좀 지닐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골드" 

컴퓨드라마를 제작하기 위해 자칭 작가라는 러보리언이 컴퓨드라마 제작자 윌라드를 찾았다. 자신의 작품 "하나에 셋"을 제작해 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하나에 셋"에 대한 짤막한 소개와 함께 컴퓨드라마 제작이 펼쳐지는데...

휴고상 중편 부문 수상작. 컴퓨드라마는 현재 시점에서 보자면 완벽한 풀3D 애니메이션 제작을 의미하는 듯 한데, 시간을 앞서간 아시모프의 빛나는 발상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솔직히 상을 탈만한 작품인지는 의문입니다. 번역자 해설에 따르면 세속적 하류 문화로 취급받는 장르 문학을 불멸로 만들기 위한 갈망을 드러냈다고 하는데, 아시모프 정도 되는 지위의 작가가 이러한 갈망을 표현한다는 것이 좀 억지스러워 보였습니다. 제가 SF팬이 아니라서 그러한 기분을 느꼈을지도 모르겠지만... 별점은 2.5점입니다.

2016/01/19

아자젤 - 아이작 아시모프 / 최용준 : 별점 2점

아자젤 - 4점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최용준 옮김/열린책들

아이작 아시모프의 단편집인데 SF 장르물은 아닙니다. 악마가 등장하기 때문에 일종의 판타지, 환상 동화류입니다. 모두 13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는데, 대부분은 아시모프의 지인 조지가 주변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거나 문제점을 해결해 주기 위해 2cm 악마 '아자젤'을 불러 원하는 것을 이루지만, 예상하지 못한 문제로 불행이 닥친다는 내용이지요.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실망스러웠습니다. 악마에게 소원을 빈 뒤 수렁에 빠지는 류의 설정부터가 흔하기 때문에, 악마와의 거래에서 밀리지 않는 치밀한 두뇌 싸움이 펼쳐져야 했습니다. 허나 이 작품에서 조지가 아자젤에게 부탁하는 소원들은 일부러 문제가 생기게끔 안배하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추상적이거나 문제의 본질과는 떨어져 있는 탓입니다. 겨울 동안 신세를 지기 위해, 눈을 싫어해서 겨울에 별장을 폐쇄하는 지인이 “눈 위에서는 가벼워지도록” 부탁한다는 "흰 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같은 식으로요. 그래서 억지스럽고 지루합니다.

그나마 세련된 부탁도 필연적으로 문제가 생길거라는게 뻔해서 이야기의 의외성도 높지 않습니다. 예를 들자면 여자에게 인기 없는 지인에게 인기가 생기도록 만들었지만, 무시무시한 여자가 그에게 반하고, 그녀의 무시무시한 가족들의 협박으로 결혼하게 된다는 "승자에게"가 대표적입니다.
그냥 의외성이 없다면 모를까, 그다지 웃기지 않은 성인 대상 농담이 많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대학에서 왕따당하는 친구 아들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상대에게서 회피하도록’ 부탁하는 "봄날에 벌이는 싸움"에서는 미녀를 얻는 데는 성공하나 자신에게 접근하는 여자를 평생 안을 수 없게 되었지요. 자신이 만든 조각상과 사랑에 빠진 대녀를 위해 그 조각상을 ‘단단하지 않고 부드럽게’ 만들어 달라고 한 "갈라테아"에서는 조각상이 ‘단단해지지 않아’ 문제가 생기고요.

물론 볼만한 이야기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재능 없는 농구 선수를 스타로 만들기 위해 그가 골을 무조건 성공하도록 아자젤에게 부탁한다는 "2센티미터짜리 악마", 1년 시한부 인생이 예상되는 지인이 ‘지상의 그 어떤 것으로도 해를 입지 않도록’ 부탁한다는 "천지간에는 훨씬 더 많은 것이 있다네"는 꽤 의외성이 있었으니까요.

유머러스한 분위기, 그리고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그야말로 민폐 덩어리이자 쓸데없이 자존감만 높은 조지와 아시모프의 티격태격하는 말싸움도 아주 볼만했습니다. 주로 조지의 입을 빌어 묘사되는데 “그건 선생의 부족하디 부족한 지능 덕인 듯합니다.” “좋은 클럽이라면 선생 같은 사람을 회원으로 받아들여서 자신의 품격을 떨어뜨릴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선생과 이야기하는 건 끈적끈적한 당밀 속에서 헤엄치는 것과 같습니다. 노력에 비해 그 대가가 너무 적어요.” 등인데, 아시모프의 자학 개그라 할 수 있겠네요.

허나 비슷한 류의 이야기들에 비하면 재미라든가 독특한 차별점을 찾기 어렵기에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덧붙여 비슷한 설정이라면, 감히 이야기하자면 제가 쓴 "계약은 충실하게"가 더 낫네요. 소원도 의외성이 있고 결말 역시 그러하다는 점에서 말이죠. 관심 있으시다면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2005/06/12

흑거미 클럽 - 아이작 아시모프 / 강영길 : 별점 3점

흑거미 클럽 - 6점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강영길 옮김/동서문화동판주식회사

업무 때문에 차를 자주 가지고 다녀서 책을 읽을 시간이 별로 없는 요즈음입니다만, 석원님의 포스트에서 관련 글을 읽고 필받아서 읽게 된 작품입니다. 예전에 읽었었지만 하도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한 차에 후루룩 읽고, 마침 리뷰도 작성하지 않았기에 새로운 마음으로 써 봅니다.

SF로 더 유명한 작가 아시모프의 단편집입니다. 제목 그대로 "흑거미 클럽"이라는 일종의 사교 클럽을 무대로 하고 있고요. 수록된 대부분의 작품은 매 단편마다 바뀌는 초대 손님이 가져온 사건을 클럽 회원들이 분석을 거듭하며 나름의 의견들을 내놓다가, 마지막 진상은 급사 헨리가 탐정역을 수행하며 밝혀낸다는 전개입니다. 예외인 작품도 있긴 하지만요.

또 외부에서 가져온 사건에 대해 토론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줄거리의 핵심 요소인 만큼 안락의자형 추리물에 가깝지만, 클럽 회원들의 직업이 전문성 높은 변호사나 암호전문가, 화학자, 수학자 등일 뿐더러 각자 성서나 영문학 등 특이한 분야의 전문가들이라서 사건에 대한 전문가적인 지식을 피력하고 있기 때문에 제공되는 정보의 수준이 높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현실적이면서도 현학적인 재미를 전해주거든요. 이러한 점은 "구석의 노인"과 같은, 단순히 이야기 전달자와 탐정이 등장하는 구조에서 한단계 진보된 설정으로 여러모로 설정면에서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추리사적으로도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탐정역의 급사 헨리의 캐릭터도 조용하지만 신중하고 냉정한 면이 꽤 마음에 드네요.

그리고 단편 끝부분에 아시모프가 추가한 개인적 내용의 글들이 추가되어 있는데 이 후일담도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글을 쓸 때의 상황이나 아시모프의 유머 등이 잘 표현되어 있는데 작가 아시모프도 상당히 즐기면서 썼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작품에서 추리적 요소는 그다지 대단하거나 기발하지 않다는 점은 아쉽네요. 사건들도 평범한 사건들 위주고요. 아울러 아시모프의 담백한 문체도 심심했으며 작가 특유의 불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장황하게 나열하는 부분도 많아 지루한 감도 없잖아 있습니다.

그래도 단점보다는 즐길거리가 훨씬 더 많은 것은 분명하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저와 같은 추리단편집 팬이라면 꼭 읽어볼만한 작품집으로 추천하는 바입니다. 개인적인 베스트는 추리적으로는 "일요일 아침 일찍", 내용적인 기발함과 재미로는 "회심의 미소"와 "뚜렷한 요소"를 꼽고 싶네요. "가짜 Ph"도 꽤 재미있었습니다.

남자들만의, 그리고 회원들은 모두 "닥터"의 호칭을 가지는 기발하고 명석한 사교클럽, 저도 가입하고 싶습니다!

2005/07/05

미스테리 환상여행 1 - 아이작 아시모프 선 / 정성호 옮김 : 별점 3점

아이작 아시모프가 직접 선정했다는 100편의 단편을 모아놓은 앤솔로지입니다. 2,000단어 내외의 짤막한 작품들만 모아 놓았다는 것이 특징으로 아시모프 표현대로라면 "스낵"같은 작품들입니다. 아시모프의 말대로 항상 좋은 요리나 정식만 먹고 살 수는 없고 가끔은 스낵이 더 맛있는 법이죠. 저 역시 스낵을 더 좋아하기도 하고요.
그러나 아시모프 역시 책머리에서 엘러리 퀸의 "미니 미스테리"와 유사한 방식의 단편집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역시 이 바닥은 엘러리가 꽉 잡고 있군요.

여튼간에 당대의 거장 아시모프가 직접 선정한 재미난, 짤막한 이야기들이 과연 어떤 것들인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저는 무척 궁금했습니다. 다행히 작품들도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키는 흥미진진한 것들이 많아서 무척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아시모프의 취향을 대변하듯, 정통 추리라기 보다는 유머와 반전이 있는 작품들이 대다수인데 그야말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네요. 워낙에 부담없는 분량이라 읽기 편한 것도 큰 장점이라 생각되고요.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점입니다. 문제라면 100편을 한권에 담을 수도 있었을텐데 책의 활자를 키우고 행간도 넓히는 출판사의 작전(?)으로 1,2권으로 간행되어 아쉽게도 2편은 구하지 못한 점입니다. 제가 읽은 1편에는 47편만 수록되어 있는데 이 앤솔로지의 2권 역시 언젠가 구해서 100편 완독을 마치고 제 책장에 나란히 꽂아놓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너무 편수가 많고 짤막한 이야기들이라 다 소개하긴 어렵지만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작품만 몇개 소개하겠습니다.

"손 안대고 코풀기" - 알 누스바움
한 할머니가 은행에서 나오다가 두 명의 날치기에게 가방을 빼앗기나, 기지를 발휘해서 범인들에게 복수한다는 이야기.
아이디어가 좋을 뿐더러 충분히 "있음직한" 이야기라는게 마음에 듭니다.

"사랑은 꽃과 함께" - 헨리 슬레사
돈 프레머 경위가 이웃집 주부 살인 사건의 결정적 증거를 잡아내는 계기가 되는 것은 푸른 수국이었다는 이야기.
다른 앤솔로지에도 실려있는 좋은 작품입니다. 단편의 교과서적인 작품 중 하나인 것 같네요. 헨리 슬레사 느낌이 별로 강하지 않은 것도 인상적이고요.

"한턱 내요" - 쥬디스 가너
이웃집에 이사온 건방진 미국 꼬마의 할로윈 이야기.
"애들이 더 무섭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굉장히 서늘합니다.

"우울한 세상" - 헨리 슬레사
뉴스에 우울한 뉴스만 나오는 것에 대해 아내와 내기하게 된 아놀드의 이야기.
헨리 슬레사 특유의 반전이 인상적인 작품으로. 단 두명의 등장인물만 가지고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작가의 창의력은 정말 놀랍네요.

"살인 그리고 음악" - 헬렌 맥클로이
법정신의학자 월링이 등장하는 정통 추리 단편.
절대음감의 소유자인 용의자에게 피아노 코드로 정보를 보내는 트릭이 등장하는데 꽤 재미있는 발상이라 생각됩니다.

2004/11/23

바이센테니얼맨 - 아이작 아시모프 / 로버트 실버버그 : 별점 2.5점

바이센테니얼 맨 - 6점 아이작 아시모프 외 지음, 이영 옮김/좋은벗

인구가 점차 감소하며 로봇의 노동력이 부각되기 시작한 21세기, 우스름(USRMM)사의 양전자 두뇌 로봇 NDR-113이 과학 기술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실력자 마틴씨의 집으로 인도된다. 그는 앤드류라는 애칭으로 불리우며 가정의 대소사와 아이를 돌보는 일에 주력하다가 어느날 미적 감수성을 깨닫게 되며 그날 이후 앤드류는 서서히 인간다움, 인간성에 대해 고민하며 연구를 통해 자기의 몸을 개조하고 인간에 가까워지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200년을 산 사나이, 아니 로봇 앤드류 마틴의 일대기입니다. 대작가 아시모프의 유작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로빈 윌리엄스의 영화로도 친숙한 작품이죠. 원래 영화로 먼저 알려졌는데 저는 영화는 좀 보다가 말아서 결국 소설로 완독하게 되었습니다.
아시모프의 그 유명한 로봇 3원칙을 바탕으로 하여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로봇의 이야기로 어떻게 보면 조금 낡은 소재일 수도 있는 "인간이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을 던지는 책이죠. 

사실 지금 보면 조금 낡아 보일 수도 있는 주제라 생각되지만 나름의 감동과 재미는 충분히 전해줍니다. 특히 200년을 살아오며 가까운 인물들을 하나씩 떠나보내며 스스로를 개량하고 개조하여 점차 인간에 가까워지는 앤드류의 모습은 "인간이 되고 싶은 로봇"의 이야기에 더해 "불사의 존재"와 "평범한 인간"사이를 줄타기하는 내용까지 겹쳐져 흥미롭습니다. ( 다른 이야기들과는 다르게 불사의 존재와 떠나가는 주변인들간의 애잔한 느낌은 별로 없이 건조하게 쓰여지긴 했지만 뭐 이건 아시모프 스타일이니 그렇다 치고요.) 

아시모프의 대부분의 작품이 그러하듯 소설적으로 썩 재미는 없었지만 과연 미래 세계에 인간이란 존재가 어떻게 정의될지에 대한 노작가 나름의 해답이라 생각되며 그 해답은 결말부분에서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앤드류의 모습에 겹쳐진다고 할 수 있겠네요. 별점은 2.5점. 영화도 마저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5/03/16

SF 명예의 전당 1 - 아이작 아시모프 외 / 박병곤 : 별점 3점

SF 명예의 전당 1 - 6점
아이작 아시모프 외 지음, 로버트 실버버그 엮음, 박병곤 외 옮김/오멜라스(웅진)

SFWA (미국과학소설작가협회)가 생긴 후인 1964년 12월 31일 이전에 발표된 작품을 대상으로 회원들이 투표를 진행하여 가려 뽑은 작품들을 모은 앤솔러지입니다. 1965년 이전 작품 15편과 30위까지의 작품 일부를 더한 구성이며, 1권과 2권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인터넷 서점에서 4권 세트 e-book을 종이책 대비 엄청 저렴한 29,700원에 팔고 있어서 구입하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SF라는 장르에는 e-book이 가장 적합한 콘텐츠 형태가 아닐까 싶네요.

1권을 먼저 읽었는데, 수록 작품은 아래와 같습니다.

  • 어스름 Twilight - 존 캠벨
  • 전설의 밤 Nightfall - 아이작 아시모프
  • 무기 상점 The Weapon Shop - A.E. 밴 보그트
  • 투기장 Arena - 프레드릭 브라운
  • 허들링 플레이스 Huddling Place - 클리포드 D. 시맥
  • 최초의 접촉 Firt Contact - 머레이 라인스터
  • 남자와 여자의 소산 Born of Man and Woman - 리처드 매디슨
  • 커밍 어트랙션 Coming Attraction - 프리츠 라이버
  • 작고 검은 가방 The Little Black Bag - 시릴 콘블루스
  • 성 아퀸을 찾아서 The Quest for Saint Aquin - 앤소니 바우처
  • 표면장력 Surface Tension - 제임스 블리시
  • 90억 가지 신의 이름 The Nine Billion Names of God - 아서 클라크
  • 차가운 방정식 The Cold Equations - 톰 고드윈

대충 봐도 SF계의 대가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작품의 수준도 당연히 높습니다. SF 작가들이 직접 선정한 고전 명작이니만큼, 작품의 수준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겠지요.

하지만 제가 SF를 싫어하는 이유가 이 작품집에서도 반복되어 나타나고 있다는건 아쉬웠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불필요하게 어렵게 쓴, 혹은 번역된 내용이 많다는 것입니다. 쉬운 말을 두고 굳이 어려운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지요. "역장", "정신인자", "윤충류" 등이 대표적입니다. 교황을 '로마 주교이자 사도 전승 카톨릭 성교회의 수장, 그리스도의 지상 대리자는 — 그러니까 교황은 —'이라고 장황하게 소개하는 묘사도 마찬가지고요. 배경이 되는 기본 설정 소개도 인색한 편입니다. "Coming Attraction" 같은 경우, 핵전쟁 이후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가상 역사 SF인데, 단편적인 정보만 설명되는 탓에 전체적인 그림은 미루어 짐작만 가능할 뿐입니다.
SF가 장르적 특수성이 강해서 작가가 '독자가 이 정도는 알겠지'라는 생각을 하는 건지, 아니면 단순히 작가의 잘난 척인지 모르겠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습니다. 대중성은 떨어지고 읽기만 어려워지는 듯 한데 말이지요.

아울러 냉전 시대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나 기계 문명과 신성을 빗대어 설명하는, 지금 읽기에는 낡은 소재가 많다는 것도 단점입니다. 예를 들자면 먼 미래의 지구는 어떤 이유로든 멸망했고, 영원히 동작하는 기계가 자리를 대신 채우고 있다는 "Twilight", 앞서 말씀드린 "Coming Attraction", 가상 역사 SF이자 기계 문명과 신성을 이야기하는 "The Quest for Saint Aquin" 등이 그러합니다. "Nightfall", "The Cold Equations" 같이 다른 앤솔러지에서 익히 접했던 작품들이 제법 된다는 것도 아쉽고요. 물론 이 책의 취지가 시대를 초월한 걸작들을 모아놓은 것이니 어쩔 수 없었겠지만요.

그러나 당연히, 그리고 다행히도 시대를 뛰어넘는 멋진 작품도 많습니다. 그중 제 개인적인 베스트 작품을 소개해 드리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The Weapon Shop"

"우주선 비글호" 시리즈로도 유명한 밴 보그트의 작품입니다. 독재 정권에 이용해왔지만 본인은 그 사실을 모르고 맹목적으로 충성만 하던 서민이 우연한 계기로 자유를 위한 투쟁에 참여하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에 빗대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점이 가장 놀라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정부와 가진 자들에게 이용당하는 줄도 모르고 맹목적인 지지를 보낸다는게 정말 똑같았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SF 뿐 아니라 정치 풍자극으로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수준이 높습니다. 일종의 먼치킨 같은 역할을 하는 "무기상점"이라는 아이디어도 참신하게 느껴졌고요. 시대를 초월한 걸작입니다.

"Arena"

외계의 두 종족 간 전면전이 벌어질 찰나, 지구인 주인공이 기묘한 장소로 소환됩니다. 그 이유는 전면전이 벌어지면 두 종족 모두 멸망하게 되므로, 신이 한 종족만이라도 남기기 위해 두 종족의 대표 전사를 소환해 생명을 건 전투를 벌이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렇게 롤러 형태의 외계인과 1:1로 생명과 인류의 존망을 걸고 벌이는 전투라는 설정 자체가 매력적인데, 거장 프레더릭 브라운의 명성에 어울리는 전개도 압권입니다. 소환된 장소의 다양한 환경을 이용하는 과정과 마지막 승부에 활용되는 복선까지 잘 짜여져 있는 덕분입니다.

SF가 꼭 심오하게 인류의 미래, 신의 존재와 같은 주제를 다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재미를 위해 쓰더라도 이만큼의 흥분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존재 이유는 충분하지요. 별점을 준다면 5점입니다.

"First Contact"

게 성운에서 우연히 조우한 지구인과 외계인 비행선. 서로 마음을 열어가면서도 결국 생명을 걸고 양쪽이 전투를 벌여야 할 것이라는 묘한 상황에 빠집니다. 그러나 다행히 놀라운 아이디어로 싸우지 않고, 서로의 정보를 공평하게 가지고 귀환하게 되지요.

외계인을 만났을 때의 딜레마가 잘 표현된 작품으로 완벽한 해피엔딩에 이르는 반전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밝고 유쾌하게 쓰여졌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고요. 약간은 냉전 시대의 소산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시대를 뛰어넘는 즐거움을 준다고 생각됩니다.

"The Little Black Bag"

미래에서 온 마법의 의사 가방을 놓고 벌어지는 여러 가지 사건을 그린 작품입니다.

여러 가지 설정과 이야기가 한데 뒤섞여 있는데, 한 작품에 쓰이는 게 아깝다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게 많습니다. 다만 미래의 사람들은 대부분 "바보"가 된다는 설정은 불필요해 보였어요. 그냥 미래에서 의사 가방이 보내지고, 그것이 사용되다가 살인 사건이 벌어져 동작이 취소된다는 정도만 등장해도 충분했을텐데 말이지요. 작가의 욕심, 의욕이 지나쳤습니다. 

그래도 읽는 재미는 뛰어나고 마지막 마무리까지 완벽합니다.

"Surface Tension"

호시노 유키노부의 "2001밤 이야기"가 연상되는 식민화 우주선이 등장합니다. 그러나 호시노 유키노부 작품보다는 압도적으로 뛰어난 상상력이 발휘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식민화는 인간을 만드는 것이기는 한데, 그 별에 가장 적합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고, 작품의 무대가 된 행성에서는 미생물 — 윤충류! — 로 인류가 탄생하게 되거든요. 이후 이러한 미생물 인류가 이른바 "외계"로 나가기 위해 나름의 "우주선"을 만들고, 살고 있던 곳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여정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는 내용은 인류의 우주 진출과 비교되며, 살짝 감동적이기까지 합니다. 여러모로 잘 짜여진 SF 모험물입니다.


다른 작품에는 불만과 아쉬움이 없지는 않지만 전체 평균한 별점은 3점은 충분합니다. SF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도 최소한 "Arena"만큼은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책 서두에 소개되어 있는, SFWA에서 가장 표를 많이 받은 15위까지의 작품은 알려드리며 리뷰를 마칩니다. 그런데 영문으로만 소개되어 있는건 이해가 안 되네요. 책에는 한글 제목으로 실어놓았는데 말이죠. 또 3위인 "Flowers for Algernon"은 영문 제목이 잘못되어 있기까지 합니다. 거기에 더해 이 작품들을 어떻게 1, 2권으로 나누었는지도 설명되지 않았는데, 여러모로 세심한 배려가 아쉽습니다.

  • 1. "Nightfall" - 아이작 아시모프
  • 2. "A Martian Odyssey" - 스탠리 와인봄
  • 3. "Flowers for Algernon" - 대니얼 키스
  • 4. "Microcosmic God" - 테오도어 스터전
  • (동률) "First Contact" - 머레이 라인스터
  • 6. "A Rose for Ecclesiastes" - 로저 젤라즈니
  • 7. "The Roads Must Roll" - 로버트 하인라인
  • (동률) "Mimsy Were the Borogoves" - 루이스 패짓
  • (동률) "Coming Attraction" - 프리츠 라이버
  • (동률) "The Cold Equations" - 롬 고드윈
  • 11. "The Nine Billion Names of God" - 아서 클라크
  • 12. "Surface Tension" - 제임스 블리시
  • 13. "The Weapon Shop" - A.E. 밴 보그트
  • (동률) "Twilight" - 존 캠벨 
  • 15. "Arena" - 프레드릭 브라운

2014/02/27

반전 - 아이작 아시모프 외 / 박준형 : 별점 2.5점

지금은 절판된 앤솔러지입니다. 하우미스터리의 벼룩시장을 통해 구입하였습니다.

약 20여년 전 출간되었는데, 편저자가 여러 단편집을 읽은 뒤 멋진 반전이 있는 작품만 엄선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마 저작권 개념은 없이 출간되었으리라 생각되는데, 모두 13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아이작 아시모프

  • 노래하는 종
  • 황금알을 낳는 거위
  • 반중력 당구공
프레데릭 포사이스

  • 제왕
  • 면책특권
  • 완전한 죽음

제프리 아처

  • 뉴욕에서의 하룻밤
  • 구식 사랑
  • 깨어진 습관

크리스티아나 브랜드 (크리스티나 브랜드)

  • 이 집에 축복 있으라
  • 메리 고 라운드
  • 너무나 선량한 남자
  • 살인 게임

소개 작가의 면면만 보아도 화려하죠? 작품들도 반전을 테마로 한 앤솔러지답게 "기묘한 맛" 류의 작품들이 많은데 모두 기본 이상은 해 줍니다.
아시모프의 작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영국작가의 작품으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지극히 영국적인 사고방식(지나칠 정도의 계급의식과 체면치레)이 작품에 강하게 드러난다는 점도 독특했어요.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이미 다른 앤솔러지로 소장하고 있는 작품이 8편입니다... 결국 딱 5편만을 위해 구입한 셈이죠. 그런데 그 5편 중 가장 기대가 컸던 크리스티아나 브랜드 (크리스티나 브랜드)의 작품 4편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기에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듭니다. 수록작들의 가치만 놓고 보면 별점 3점 이상은 충분하겠지만, 읽지 않은 5편만의 평균 별점은 2.3점.. 조금 올려도 2.5점밖에는 못 주겠네요. 어렵게 구한 고서당 류 책인데,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덧붙이자면, 이해할 수 없는 점이 있는데 선정된 단편이 모두 가장 우수하고 뛰어난 반전을 가진 작품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프레데릭 포사이스, 제프리 아처의 작품은 작품의 수준을 떠나 반전만 놓고보면 여기 수록작보다 뛰어난 작품이 많거든요.

때문에 혹 관심있으신 분들께는 여기 수록된 작품들이 전부 수록된 작가별 단편집 쪽을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물론 이 책이나 원래 단편집이나 절판된 것은 마찬가지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이니까요.

수록작별 간단한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약간의 스포일러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이작 아시모프

"노래하는 종"

이미 다른 앤솔러지에서 접했던 유명 단편.

"달과 지구의 중력 차이는 몸이 기억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은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다"는 과학 상식에 바탕을 둔 추리가 돋보이는 SF 추리물입니다. 1954년에 발표되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에요.
또 외계환경공학자이지만 우주선도 타지 못하는 천재인 웬델 어스 박사 캐릭터가 인상적이라 찾아보니 역시나 시리즈가 있더군요! 다른 웬델 어스 시리즈도 읽고 싶은데 과연 언제나 가능할지...

"황금알을 낳는 거위"

역시나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어딘가에서 읽었었던 작품.

그런데 반전은 없는,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대한 과학적인 고찰이 전부입니다. 그래서 단편집 성격과는 거리가 멉니다. 별로 재미있게 느껴지지도 않았고요. 어려운 과학 이론을 소설처럼 쉽게 쓰는 작가의 능력은 잘 보여주지만, 보편적으로 인기를 끌 작품은 아닙니다.

"반중력 당구공"

프리스와 브룸이라는 앙숙이 등장하여 "반중력"을 구현하는 쇼장에서 벌어진 사건을 다룬 작품. 반중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과학적 고찰이 뛰어나고 그곳에 들어간 당구공이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 역시 설득력이 넘칩니다.

무엇보다도 반전이 앤솔러지 취지에 부합할만큼 괜찮아서 마음에 드네요. 결국 브룸의 거의 모든것을 차지하게 된 프리스 박사의 순간적 기지가 그것인데 과학적일 뿐더러 복선에도 충실하고 나름 여운도 남기니까요. 별점은 3점입니다.

"프레데릭 포사이스 작품들"

단편집 "마지막 에이스"를 통해 접했던 작품들. "황홀한 죽음"이 "완전한 죽음"으로 제목이 바뀐 것 말고는 동일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에이스"에 수록된 작품들 중 최고작은 아니라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제왕"만큼은 다시 읽어보니 11년전에 읽었을 때와 다르게 상당히 흥미롭더군요. 당시는 제가 결혼 전이고 지금은 결혼 후이기 때문이겠죠. 왠지 저도 모리셔스로 떠나고 싶어집니다.

"제프리 아처 작품들"

역시나 단편집 "포기하기 힘든 유혹"을 통해 접했던 작품들입니다. 마찬가지로 가장 좋은 작품이 실려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구식 사랑"에는 반전은 등장하지도 않고요. 여기 수록된 작품들보다는 "포기하기 힘든 유혹"을 권해드립니다.

"크리스티아나 브랜드 (크리스티나 브랜드)"

"이 집에 축복 있으라"

자기 집에 어느날 찾아온 부부, 그리고 그날 밤 낳은 부부의 아들이 "예수"라고 확신하는 노부인에 대한 이야기. 평범한 일상 속 광기와 광기가 충돌한다는 설정의 "기묘한 맛" 류 단편으로 서늘한 느낌은 확실히 전해줍니다.

그러나 죠셉, 마를린 부부의 사고방식은 좀 이해가 안되네요. 메이스 부인과 본 부인을 처치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까요? 단지 시점의 문제지... 아기가 있다고 집을 얻기 힘들다는 것도 너무 오버가 심한 것 같고 말이죠. 때문에 별점은 2.5점입니다.

"메리 고 라운드"

포르노 사진을 둘러싼 스캔들과 살인을 다룬 작품. 협박자가 협박하던 재료 (포르노 사진)가 협박자를 살해한 범인을 통해 다시 협박에 사용된다는, 약간 윤회와 같은 구성이 독특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부모들의 범죄를 알고 있었다라는 결말은 좀 약했어요. "그때문에 언젠가 이득을 볼지도 모른다"라는 구절을 조금 더 강조했더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그냥저냥한 평작이었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너무나 선량한 남자"

기묘한 정신병을 가진 남자를 그린 짤막한 소품. 남자가 여자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병적, 범죄적으로 비튼 작품이랄까요? 솔직히 이해도 잘 안되고 공감도 안되는 작품이었습니다. 별점은 1.5점.

"살인 게임"

범죄자와 범죄 피해자의 아이들을 돌봐온 인격자 재미니 변호사가 경찰에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수수께끼와 같은 절규 - "어딘지 모르는 곳으로 사라졌어! 긴 팔!" - 를 남겼다. 곧바로 출동한 경찰은 방문이 잠긴 재미니의 5층 사무실에서 그의 시체를 발견했다. 창문은 막 깨진 듯 흔들리고, 칼에 찔린 상처에서는 아직 피가 나고 있었지만 범인은 찾아볼 수 없었다. 뒤이어 비슷한 전화를 남긴 경찰 한 명이 살해된 시체로 발견되어 사건은 더욱 미궁에 빠지게 되는데...

기묘한 밀실트릭이 등장하는 본격물. 초, 중반부에 유력한 용의자를 한명씩 등장시킨 뒤, 용의자가 가능했을 범죄의 방식을 논하는 문답식 전개 방식이 독특했습니다. 한니발 렉터를 연상케하는 탐정역의 노인도 인상적이었고요. 마무리에서 노인이 쟈일스의 할아버지일 것이라는 여운을 짙게 남기는 것도 작위적이기는 하나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추리적으로는 기대에 미쳤다 보기 어렵습니다. 트릭이 너무 별로이기 때문이죠. 우선, 전화 목소리가 피해자를 가장한 범인의 목소리였다는 것은 공정하지 못한 반칙이라 생각됩니다. 아무리 경황이 없어도 경찰들이 같이 출동한 동료가 누구인지 몰랐을거라 단정하는건 경찰을 너무 물로 보는 느낌이고요. 작위적이고 우연에 의지한 전개(갑작스러운 비에 레인코트를 입지 않은 것을 목격하고 알리바이에 이용한다던가)도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작가의 이름값이나 다른 작품들에 비하면 많이 처지는데, "크리스티아나 브랜드" 라는 명성은 장편에서만 유효한가 싶은 생각도 드네요.

2022/07/02

미스터리를 읽은 남자 - 윌리엄 브리튼 / 배지은 : 별점 3점

미스터리를 읽은 남자 - 6점
윌리엄 브리튼 지음, 배지은 옮김/현대문학

인기 탐정이 등장하는 시리즈를 답습하는 작품은 많습니다. 탐정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셜록 홈즈의 경우는 작가 사후에도 다른 작가들에 의한 시리즈가 계속되었고, 에놀라 홈즈와 같은 가족이 등장하는 스핀 오프에 각종 패러디와 파스티슈 물까지 합치면 그 수는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저 역시 "경성 탐정록"이라는 파스티슈 물로 숟가락을 얹었었지요. 

문제는 누구나 다 아는 탐정이 등장하기에 별다른 변주를 하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셜록 홈즈가 21세기에 환생을 하든, 이세계로 전생을 하든간에 그는 셜록 홈즈니까요. 하지만 이 단편 시리즈는 이런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해결한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그 탐정이 등장하는 시리즈 작품을 읽은 누군가가, 자기가 흠모하는 탐정을 따라해서 사건을 해결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대와 탐정역에 얼마든지 변주가 가능합니다. 고전 정통 본격물 탐정들이 등장하기 때문인지, 모든 이야기들이 고전 정통 본격물 스타일인데 이 역시 마음에 듭니다. 작가 취향이 아무래도 저와 비슷한 듯 하네요.

물론 몇몇 작품들은 원래 탐정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논쟁의 여지가 있기는 합니다만, 고전 정통 본격물 애호가의 마음에 불을 지르는 좋은 시리즈라는건 분명합니다. 뒤이은 수록된, 저자의 다른 시리즈인 스트랭 씨 시리즈 역시 고전 정통 본격물로서 나쁘지 않은 수준을 보여주고요. 그래서 제 별점은 3점입니다. 덕분에 오랫동안 겪고 있었던 고전 정통 본격물 금단 현상이 조금이나마 해소된 듯 합니다.

수록작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한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11편이나 되는 "~를 읽은 남자" 리뷰를 쓰다보니 힘이 빠져서, 스트렝 씨 시리즈는 제일 괜찮았던 한 편만 소개드립니다.

"존 딕슨 카를 읽은 남자" 

에드거는 존 딕슨 카 소설에 나오는 것같은 밀실을 만들어 삼촌을 살해할 계획을 세웠다. 계획의 핵심은 벽난로였다. 삼촌을 살해하고, 깨끗하게 청소한 벽난로 굴뚝으로 빠져나온 뒤 난로에 불을 붙여 밀실로 만들 셈이었다...

아주 오래 전 다른 앤솔러지를 통해 읽었던 작품입니다. 존 딕슨 카하면 떠오를 '밀실'을 소재로 만든 작가의 처녀작입니다. 범인이 범행 계획을 앞 부분에 상세하게 설명해준다는 점에서 '도서 추리물' 형식을 띄고 있기는 하지만, 본격 추리물은 아닙니다. 오히려 블랙 코미디에 가깝지요. 그래도 재미만큼은 나무랄데 없네요. 제 별점은 3점입니다.

"엘러리 퀸을 읽은 남자" 

엘러리 퀸의 광팬 아서 민디가 머무는 양로원에서 위책 노인이 애지중지하던 10달러 금화가 사라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유일한 용의자 데니슨이 그들 앞에서 옷을 벗기까지 했지만, 금화는 찾을 수 없었다...

엘러리 퀸 광팬이 "퀸 수사국" 속 "마약 부서 검은 장부"라는 작품을 인용해가며 추리를 펼친다는건 시리즈 설정에 딱 맞아 떨어지는데, 사실 아서 민디는 별로 엘러리 퀸같지는 않습니다. "검은 장부"에서의 트릭과도 아무 관련이 없고요. 

그러나 다행히도 원전보다 추리적인 부분은 훨씬 낫습니다. 아서 민디는 데니슨의 뺨 상처가 벌어진 이유, 계단을 끔찍히 싫어하면서 계단으로 발걸음을 옮긴 이유를 추리하여 진상을 밝혀내는데, 설득력 높은 완벽한 추리였기 때문입니다.

정통파 본격 추리 단편의 교과서같은 작품으로, 제 별점은 5점입니다. Hall of Fame!

"읽지 않은 남자" 

몬티는 친구 포드에게 벽돌을 가져와 달라고 부탁했다. 암실용 방을 새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포드는 몬티의 아내 헬렌이 죽은 교통사고를 일으켰지만, 몬티는 그건 사고였다며 포드를 달랬다. 두 남자는 곧바로 벽을 쌓기 시작했고, 몬티는 포드에게 그가 좋아하는 위스키 코노서스 초이스 반 병을 건넸다...

포드는 헬렌이 갑자기 도로 한 복판으로 뛰어나와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몬티는 집 앞 우편함에 포드 차 페인트가 묻었다는 것, 그리고 현장 근처에서 버려진 위스키 병을 찾아낸 뒤, 포드가 차에서 술을 마시다가 헬렌을 덮쳤다고 추리합니다. 그래서 복수를 위해 포드를 불러 벽을 쌓는 척 하고 암실 안에 가둬 버리고 말지요.

그런데 차 안에서 술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고 당시 포드가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판단한 수사 결과는 별로 와 닿지 않았습니다. 분명 사고를 일으킨게 분명한 포드가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고 몬티를 당당하게 찾아온 경위, 그리고 제 발로 갇힌 방을 만드는데 참여한 것에 대한 설득력도 부족했고요. 몬티는 포드가 에드거 앨런 포의 "아몬티야도 술통"을 읽지 않아서 이 함정에 빠졌다고 말하지만, 이건 책을 읽고 안 읽고의 문제는 아닌 듯 합니다. 애초에 위험한 상황에 제 발로 들어간게 문제거든요.

읽지 않은 남자라는 변주는 좋은 발상이었는데, 결과물은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렉스 스타우트를 읽은 여자" 

카니발에서 "뚱뚱녀" 역할을 맡은 거트루드는 연기를 위해 렉스 스타우트 작품을 탐독하다가 빠져들게 되었다. 쇼 단원 중 거트루드가 딸같이 아끼던 뱀 조련사 릴리가 살해된채 발견되자, 거트루드는 직접 사건을 해결하려 나서는데...

렉스 스타우트네로 울프와 뚱뚱하다는 점, 그리고 아치와 같은 조수(?)가 있다는 연결 고리는 가지고 있지만, 내용 자체는 렉스 스타우트, 그리고 네로 울프와 별 관계는 없습니다. 평범한 추리물이에요.

그러나 정통파 본격물로 보기에는 애매했습니다. 핵심 단서인 사건 현장에서 발견되었던, 반쪽짜리 메달에 적힌 BY-BY라는 글귀에 대한 단서 제공이 전무한 탓입니다. '비실이'라는 별명을 들으면 불같이 화낸다는 설정도 너무 후반부에서나 드러나서, 전개 면에서도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었고요. 그냥저냥한 작품입니다. 제 별점은 2점입니다.

"애거사 크리스티를 읽은 소년" 

시골 마을 라킨스코너에 벨기에 교환학생인 열 살짜리 천재 자크 뒤몽드가 찾아왔다. 자크는 마을 경찰 맥스 코리와 친구가 되는데, 어느날 라킨스코너에 수 명의 대학생들이 찾아와 기묘한 장난을 벌이는 사건이 일어났다...

대학생들이 노린건 희귀 우표였는데, 이걸 사다가 혹시 발각될까봐 다른 기묘한 사건을 벌였다게 진상입니다. 

그런데 진상이 납득되지 않아서 도무지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네요. 마을을 들 쑤실 필요는 없었습니다. 여러 명이 서로 모르는 사람인 척, 차례대로 원하는 우표가 나올 때 까지 우표를 그냥 사면 아무 문제 없이 끝났을테니까요. 독자가 뭔가 희귀 우표 관련된 사건이라고 쉽게 짐작 할 수 있다는 점도 감점 요소였습니다. 

아울러 탐정역인 자크가 벨기에인으로 대화하다가 프랑스어를 섞으며, 심지어 10살 짜리가 있지도 않은 콧수염을 만지는 시늉을 한다는 식으로 포와로를 따라한다는 묘사는 심하게 억지스러웠습니다. 학생들이 노리던 우표는 인쇄 오류로 '콧수염'이 생긴 것 처럼 인쇄되었다는건 이러한 억지 포와로 따라하기의 화룡정점이라 할 수 있고요. 추리도 별 볼일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시리즈 최악의 작품입니다. 제 별점은 1.5점입니다.

"아서 코난 도일을 읽은 남자" 

테리 왓슨에게 대학 후배 대니얼 블래싱검이 편지를 보내왔다. 그러나 전혀 알지 못하던 사이인데다가, 뚱딴지같은 내용이어서 이유를 알기 위해 왓슨은 편지 속에서 언급된 다른 인물에게 전화를 건 뒤, 워싱턴으로 호출되었다. 알고보니 블래싱검은 타국 대사관에서 암약하는 스파이로, 중요한 목록이 담긴 상자의 비밀 번호를 편지 속에 숨겨 보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왜 테리 왓슨에게 편지를 보냈는지는 모른채 시간은 흘러만 가는데...

왓슨에게 보내진 엉뚱한 편지에 암호가 감추어져 있다는 설정은 흥미로왔습니다. 세개의 이어진 영어 알파벳이라는 암호도 단순해서 좋았고요. 무엇보다도 이 암호 때문에 테리 왓슨에게 편지를 보냈다는 결말이 아주 유쾌했어요. 암호는 "LMN"으로 이는 셜록 홈즈의 유명한 대사 - '엘레멘터리 왓슨 - 그건 기본이야 왓슨' - 를 떠올리면 풀 수 있기 때문입니다. ""LMN 테리 왓슨" 이 되니까요. 말장난이기는 해도, 아서 코난 도일셜록 홈즈 시리즈를 읽었어야만 풀 수 있는 암호라는 점에서 시리즈 취지에도 잘 부합하기에, 제 별점은 3점입니다.

"체스터턴을 읽은 남자" 

브라운 신부 시리즈의 애독자 케니 신부는 추찹한 사진을 밀매하다가 자살했다는 교구민 팀 해링턴의 장례 미사 문제로 주임 시부 고거티 신부와 언쟁을 벌였다. 그 뒤 고거티 신부는 팀 해링턴이 자살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찾아내 보라며 케니 신부에게 하룻 동안의 유예를 주었다. 그리고 케니 신부는 사건 담당인 깐깐한 언셀 형사와 함께 방문한 사건 현장에서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내는데....

브라운 신부 스타일의 탐정물이라기 보다는, 브라운 신부가 가치 있는 작품이라는걸 증명하는 작품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추리적으로도 괜찮습니다. 특히 팀 해링턴이 자살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드러나는 장면은 꽤나 인상적이에요. 차에 반사되는 햇살을 보고, 추잡한 사진을 슬라이드로 보려면 '커튼'을 쳤어야 했는데 현장이 그렇지 않은걸 눈치채는게 아주 자연스러웠거든요. 깐깐한 언셀 형사가 설득당한게 일리가 있다고 생각될 만큼 좋은 추리였습니다. 사진 배달부의 실수가 살인으로 이어졌다는 동기도 짧은 분량에 잘 드러나있고요. 여러가지 철학적이고 현학적인 대사를 장황하게 펼치며 쉬운 말도 한번 더 꼬아서 말하는 브라운 신부와는 전혀 다른 신세대(?) 신부지만, 애정하는 브라운 신부를 위해 발벗고 나서는 케니 신부 캐릭터도 마음에 드네요. 스타일은 전혀 다르지만, 그 작품에 푹 빠졌다는 건 "~를 읽은 남자" 시리즈에 속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지요.

한 마디로 말하자면, 재미도 있고 추리적으로도 괜찮은 좋은 단편 추리물로 제 별점은 3.5점입니다.

"대실 해밋을 읽은 남자" 

정년 퇴직 후 도서관에서 책 정리하는 잡무를 하게 된 프리처드는 어느날 도서관장 디컨 씨의 부름을 받았다. 추리소설 애호가 패러것이 도서관 이사회 회장 앤드루 킹과 건 내기 때문이었다. 패러것이 도서관 어딘가에 감추어 둔 책을 찾으면 그가 추리소설 초판본 컬렉션을 도서관에 기증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추리소설 매니아 프리처드가 앤드루 킹을 도와 패러것이 준 간단한 단서로 한 시간 안에 책을 찾기 위해 애쓰게 되는데....

아르바이트하는 추리소설 매니아가 자신의 취미를 이용해서 도서관에 숨겨진 보물을 찾아낸다는, 추리소설 애호가들에게는 꿈 같은 설정의 이야기입니다. 추리 소설 매니아 프리처드 씨에게도 행운이 닥치는 결말까지도 아주 환상적이에요.

이야기의 핵심인 보물찾기 게임도 꽤 그럴듯하고, 합리적으로 설명됩니다. 그러나 문제는 한국인 독자는 풀이 과정에 동참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3.14"가 적힌 봉투 안에 "더블 더즌", 그리고 "몰타의 매"라고 적힌 카드가 한 장씩 들어있는게 힌트였는데, "3.14" -> 파이는 "Pie"로 바꿀 수 있고, "더블 더즌"은 24, "몰타의 매"는 "매"가 소문자라서 말 그대로의 새를 의미하므로 "검은 새"가 되고, 이게 "파이 안에서 구워지는 스물 네 마리 검은 새"라는 동요로 이어지는데, 한국 독자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추리인 탓입니다.

그래도 재미도 있고, 추리적으로도 깔끔한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조르주 심농을 읽은 남자" 

친구 해럴드와 함께 고가의 화물을 나르는 바니는 조르주 심몽의 메그레 시리즈를 탐독해왔다. 그들은 대저택에서 '라이트풋' 래리 쇼필드라는 고용인 앞에서 싣고 온 화물을 내려놓았다. 그는 별명 그대로 알록달록 화려한 가죽 부츠를 신고 있었다. 그러나 바니는 메그레 경감의 활약을 떠올리며, 래리 쇼필드가 가짜라고 확신하는데...

메그레 경감은 사실 대단한 추리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은 아닙니다. 좀 우직하고, 인간 내면을 성찰하는 부분이 많은 편이죠. 그러나 성실하고 꼼꼼한데다가 관찰력이 뛰어난데, 이 작품 속 바니 역시 관찰을 통해 래리 쇼필드가 가짜라는걸 알아내게 됩니다. 그는 래리 쇼필드가 절대로 다리를 꼬지 않고, 발바닥을 계속 땅에 대고 있는걸 눈치채거든요. 부츠를 갈아신었는데, 새것이라는게 들통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요.

하지만 단지 부츠가 새 것이라는게 그가 가짜라는 증거가 될 수는 없다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래리 쇼필드가 자기 입으로 흙길을 걸어 왔다고 말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부츠는 얼마든지 갈아 신을 수 있잖아요? 바니가 오지랖을 떨어서 쇼필드의 정체를 폭로한 이유도 불분명합니다. 설령 눈치를 챘더라도, 현장을 벗어나 경찰에 신고하는게 당연했습니다. 현장에서 총을 든 상대방을 위협해가며 추리쇼를 펼칠게 아니라요.

이렇게 단점이 더 눈에 많이 뜨이며, 메그레 경감의 특징을 잘 살린 것도 아니라서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존 크리시를 읽은 소녀" 

에밀 프랫은 오랫만에 겨우 집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담당하고 있는 도킨스 사건 때문이었다. 영국인 도킨스는 미국으로 여행을 왔었는데, 칼에 찔려 살해당했다. 도박으로 땄던 3천 달러 정도를 노린 범행이었다. 그는 죽기 전 경찰에게 "올드 피싱.."과 비슷한 말을 남겼다. 에밀 프랫의 딸 메릴리는 최근에 읽고 있는 존 크리시의 기디온 경정 시리즈에 나온 영국 코크니 말투가 해결의 실마리라는걸 아빠에게 알려준다....

기디온 경정의 활약보다는, 작품에 등장했던 영국 런던 토박이 코크니들의 은어가 단서가 된다는건 독특했습니다. 그러나 다이잉 메시지라는 억지스러운 설정에 더해 죽어가면서 은어를 써서 단서를 남길 이유가 설명되고 있지 않은 등, 이야기의 설득력이 낮다는건 아쉬웠어요. 당연히 한국인 독자로서는 추리하기도 힘든 내용이었고요. 그냥저냥한 작품으로 별점은 2점입니다.

"아이작 아시모프를 읽은 남자들" 

역사 교사 폴 해스킬, 전화선 보수 기술자 재스퍼 지머먼, 대장장이 가브리엘 둔, 은행장 시드니 워윅과 메리 팅커 술집 주인 핀들레이의 다섯 명은 모두 아이작 아시모프 박사의 팬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메리 팅커 술집에 모여 "흑거미 클럽" 처럼 수수께끼 풀이 놀이를 하곤 했었다. 그러나 진짜 작은 마을 홀컴밀스에서는 별다른 사건이 없어서 놀이 속 수수께끼는 공상에 불과했다. 

그런 그들에게 기자 에드거 바시가 진짜 수수께끼를 가져왔다. 마을 최대의 백화점 '밸류 투데이'의 사장인 마케팅 귀재 데이비 로터스가 천 달러가 들어있는 금고를 전시장에 공개하고, 금고를 열면 누구나 돈을 가져갈 수 있다고 했는데, 그 비밀번호가 무엇인지에 대한 수수께끼였다. 아시모프 팬들은 각자 자신만의 추리를 들려주는데...

아이작 아시모프의 '흑거미 클럽'에 대한 일종의 파스티슈 작품입니다. 

참석자들이 각자 내 놓는 추리들이 눈길을 끕니다. 감히 '흑거미 클럽'을 운운할 수 없는, 여러모로 부족한 추리들이었지만 각자의 직업과 전문 분야에 바탕을 두고 있어서 잘 와 닿기는 했거든요. 마지막에 집사 헨리의 포지션인 술집 주인 핀들레이가 정답을 맞추고 천 달러를 얻는 결말도 좋아요. 

무엇보다도 밸류 투데이는 데이비 로터스의 철자를 가지고 만든 애너그램으로, 이를 이용하면 금고 번호를 알아낼 수 있다는 진상에 대한 정보도 공정하게 제공한다는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런게 바로 정통 본격 고전 추리물이라 할 수 있겠지요. 한국인 독자에게는 쉽게 추리할 수 없는 내용이기는 했지만요.

여러모로 아시모프의 원전인 걸작을 잘 이해하고 쓴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제 별점은 3점입니다.

- 2부 스트랭 씨 이야기 - "스트랭 씨 여행가다" 

스트랭 씨는 단체 버스 투어로 캐나다 여행을 떠났다. 그의 옆 자리에 앉게 된 건 제리 수녀였다. 그리고 여행 도중 제리는 가판대에서 나무로 된 십자가를 구입했는데, 그 십자가가 사라져 버린 사건이 일어났다. 스트랭 씨는 귀국 직전 십자가 사건과 퀘벡에서 일어났던 은행강도 사건의 연관성을 추리해 내고, 버스에서 추리쇼를 벌이게 되는데...

작가의 또 다른 시리즈인 고교 과학 교사 스트랭 씨 시리즈의 수록작 중 마지막 작품이자 가장 마음에 든 작품입니다. 십자가를 '길포일' 이라는 여행객으로 변장한 은행강도 르클레어가 훔쳤던 이유는, 십자가를 포장했던 신문지 때문이었다는 추리가 특히 좋습니다. 신문에 르클레어 사진이 실려 있었다는 이유는 십자가를 훔칠 충분한 이유가 되니까요. 비록 프랑스어이기는 하지만, 이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고요. '알맹이보다 포장지가 중요하다'는 기상천외한 발상은 왠지 "브라운 신부" 시리즈가 떠오르기도 해서, "~를 읽은 남자" 시리즈로 썼어도 좋았을 것 같네요. 은행강도가 도주를 위해 미국인 단체 여행객으로 변장한다는 아이디어도 국경에서 어떻게 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상당히 설득력있게 들렸습니다.

이렇듯 추리물로서 상당한 수작이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이 시리즈가 더 이어지지 못했고, 국내 소개도 이 단편집에 수록된 4편만으로 끝난게 못내 아쉽기만 할 따름입니다.

2007/12/10

로봇 머신 X - 아이작 아시모프 / 이원수 : 별점 3점


이 작품은 아시모프의 로봇 단편 연작집으로, 그 유명한 아시모프의 "로봇3원칙"을 쉽고 재미나게 설명하기 위한 동화와 같은 작품들입니다. 최소한 제가 읽은 이 책은 아동용이었는데 뭐 원작 완역본을 제대로 읽는다면 다를지도 모르겠네요.

전편이 전부 몇 편인지는 모르지만 이 책에는 전부 4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아이보는 로봇 로비. 수성로봇 스피디, 생각하는 로봇 하비, 그리고 머신X의 4편이죠. "걷는 식물 트리피드"를 읽고 탄력을 받아 읽게 된 고전 SF 작품으로 "직지심경 프로젝트"의 아이디어 회관 출간 버젼을 구해 읽어 보았습니다.(이것도 저작권에 걸리는 행위일까 궁금하군요)

어쨌건, 예상치 않은 거장의 동화라는 것에서 신선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끔은 이런 것두 좋지요. 네 작품 모두 고르게 착하고 귀여운 이야기들이지만 특히 수성로봇 스피디같은 경우에는 스피디의 이상한 행동과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인간들의 노력이 잘 어우러진 수작이었습니다. 단지 교훈만이 아닌 재미를 전해주는 측면에서 말이죠. 단 그 외의 작품들은 좀 지나치게 교훈적인 부분이 많아 약간 지루한 맛이 없잖아 있습니다. 착한 이야기의 맛을 간만에 느끼는 잔재미와 귀여움은 있지만 거의 도덕교과서 수준의 이야기이긴 하거든요.

그래도 착하고 인간을  위해 살아가는 로봇들이 등장하는 귀여운 동화로서 충분히 제몫을 하고 있고 우리나라 판본의 삽화가 너무 귀여워서 이 삽화그대로 작은 판형으로 재간된다면 꼭 다시 구입하고 싶어지네요. 정말 삽화가 너무 귀엽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새삼 과거 아이디어 회관 SF시리즈의 위력과 알참을 느끼게 해 주네요. 직지 프로젝트에 올라온 책들을 다시 찬찬히 읽어 봐야겠습니다.

2009/12/07

이 미스터리를 읽어라! 해외편 - 본격물 목차 소개

이전에 읽었던 "이 미스터리를 읽어라 - 일본편" 에 이은 해외편입니다. 형이 구입했기에 빌려서 읽게 되었죠^^ (땡쓰~)

무려 100편이나 되는 작품이 총 7편의 큰 주제로 나뉘어 소개되고 있는데 첫번째가 본격물, 두번째가 하드보일드, 세번째가 경찰소설, 네번째가 법정 미스터리, 다섯번째가 서스펜스 스릴러, 여섯번째가 모험 & 스파이물, 일곱번째가 괴기환상 & 패러디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리뷰 전에 이 중 본격물부터 먼저 간략하게 정리해서 목차만이라도 소개해볼까 합니다.

읽은 것은 적색 (그중 리뷰가 있는 것은 링크), 번역 자체가 안된 것은 녹색, 번역되었지만 땡기지 않거나 절판 등의 이유로 아직 읽지 않은 작품은 파란색입니다. 총 30편 중 6편이 번역되지 않았고, 남은 24편 중 4편을 읽지 않았으니 84% 독파니까 나름 선방한 편이군요. 나머지도 어서 읽어봐야 겠습니다.

미스터리라고 한다면 본격물! 저릿저릿한 무서움을 만끽해라!
1. 모든 것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에드가 알란 포우 - 모르그가의 살인
2. 영국 미스터리의 기념비적 대작 - 월장석

3.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홈즈 시리즈, 그 중 최고봉은 "바스커빌가의 개"
4. 준비된 의외의 비장의 카드! 실속이 빛나는 "구석의 노인"
5. "심리적 밀실" 스타일을 창출한 불후의 명저 "노란방의 비밀"
6. 소년의 꿈. 괴도 뤼뺑의 진면목이 떠오르는 "813"
7. 체스터튼의 "브라운 신부의 동심"을 읽지 않은 독자는 가짜다!
8. 큰 논쟁을 불러 일으킨 추리소설중의 추리소설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9. 크리스티와 인기를 양분했던 도로시 세이어스의 "나인 테일러스"
10. 일본의 여정 미스터리 붐에 불을 당긴 F.W 크로포츠의 "통"
11. 미국 미스터리 중흥의 시조. 회심의 역작 "그린 살인사건"

12. 30년간 베스트 원의 자리를 독점. 엘러리 퀸의 "Y의 비극"
13. "세개의 관"으로 불가능범죄를 풀어나가는 놀라운 쾌감을!
14. 개성파탐정의 필두는 "독사"로 데뷰한 미식가 탐정 네로 울프.
15. 변호사물의 원조 "기막힌 살인사건"은 최고의 유머 미스터리.
16. "본격단편"에 반드시 꼽히는 실력파 "9마일은 너무 멀다"
17. 안락의자 탐정의 고독한 자리를 지키는 브롱크스의 "엄마는 뭐든지 알고 있다"
18. 현재의 쥴리안 소렐이 더욱 숙달시킨 완전범죄. 아이라 레빈의 "죽음의 키스"
19. 전통과 참신한 모험소설의 융합이 호평받은 "사이먼은 누구?"
20. 사상 최저의 무능한 탐정이 책 속으로! "도버 4 / 절단"
21. 순도높은 영국 본격파의 맛. 레지널드 힐의 "뼈와 침묵"
22. 중후하고 고귀한 향기. P.D 제임스 "욕망과 음모"
23. 수많은 상을 모두 획득! 루스 랜들 "장미의 살의"
24. SF 대가 아이작 아시모프가 펼쳐놓는 고도의 수수께끼 "흑거미 클럽 1"
25. 아 이런 방법이 아직 있었다니! 본격 팬들이 감탄한 "호그 연속살인"
26. "숲을 지나가는 길"은 크로스워드 퍼즐을 풀듯이 읽는 것으로도 충분
27. 희대의 명 요리장이 팔을 걷어올리고 만든 일품요리 "초대받지않은 손님들의 뷰페"
28. MWA 최우수 장편상을 수상한 백골의 판타지. 엘킨즈의 "오래된 뼈"

29.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궁극의 역사 미스터리 "장미의 이름"
30. 수도사를 탐정으로! 성인들의 역사 미스터리 "수도사 캐드펠"

2005/08/12

동서(東西)미스터리 베스트 100

일본 추리작가협회가 1,315인의 앙케이트로 뽑은 동서 미스터리 베스트 100입니다. 요새 통 책 읽을 시간이 없어 이런 글로 땜빵하게 되네요.
일본편과 해외편, 즉 동-서 리스트가 따로 있는데 해외편만 옮겨 보았습니다. 국내 출간된 작품은 파란색으로 표시했는데, 대충 봐도 2/3은 번역되어 나온 듯 하군요. 최근에 동서 추리 문고가 복간된 탓에 고전이 많이 소개된 탓이 크지만 어쨌건 반가운 일입니다. 절판된 책도 포함시켰기 때문에 지금은 구할 수 없는 책도 있기는 하지만요.

하여튼 이 리스트에 실린 작품들은 제가 읽어본 바로는 대체로 수긍할 만한 걸작들이 대부분이라 읽지 못한 작품이 있다면 차분히 손 대 보아도 후회하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너무 고전이라 지금 읽기에 낡고 지루한 작품도 있지만 다 나름의 맛이 있는 것이니까요. 국내 출간작은 볼드체, 읽은건 적색 볼드체입니다. 제 블로그에 리뷰가 있는 작품들은 링크를 걸어 두었고요. 내용이 궁금하시면 링크를 통해 참고하셔도 좋겠습니다.
원문에 가시면 일본 편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출처는 역시 "Mystery Best"입니다. 원문은 여기서 확인하세요.

그나저나... 1위가 "Y의 비극" 이네요. 2위는 "환상의 여인" 이고.... 약간 의외이긴 합니다. 하지만 제일 의외는 역시 5위의 "독수리는 날개치며 내리다". 제가 보기에는 "추리" 소설은 아니라는 생각인데 말이죠. 일본인들의 독일군 선호 취향이 반영된건가.

[해외편]

1. Y의 비극 - 엘러리 퀸
2. 환상의 여인 - 윌리엄 아이리쉬
3. 기나긴 이별 - 레이몬드 챈들러
4.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아가사 크리스티
5. 독수리는 날개치며 내리다 - 잭 히긴스

6. 심야플러스1 - 개빈 라이얼
7. 통 - 크로프트
8.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 애거서 크리스티
9. 승정(비숍)살인사건 - 반 다인
10. 셜록 홈즈의 모험 - 코난 도일

11. 여왕폐하 율리시즈 호 - 알리스테어 맥클린
12. 쟈칼의 날 - 프레드릭 포사이스

13. 안녕 내사랑 - 레이몬드 챈들러
14. 화형법정 - 딕슨 카

15. 섀도우 81 - 루시안 네하임
16. 노란방의 비밀 - 가스통 르루
17. 죽음의 키스 - 아이라 레빈

18. 빨간머리 레드메인즈 - 이든 필포츠
19. 흥분 - 딕 프란시스

19. 말타의 매 - 더쉴 해미트
21. 높은 바위 - 데스몬드 배글리
22. 그린 살인사건 - 반 다인
23. 지푸라기 여자 - 카트리느 아를레
24. 소름 - 로스 맥도널드
25. 브라운신부의 동심 - 체스터튼
26. 세 개의 관 - 딕슨 카

27. X의 비극 - 엘러리 퀸
28. 첫가을 - 로버트 B 파커 ("약속의 땅"이라는 작품이 출간되어 있는데 이 작품이 어떤 작품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29. 피의 수확 - 더쉴 해미트
30. 웃는 경관 - 바르 & 슈발

31. 이집트 십자가의 비밀 - 엘러리 퀸
32. 암살자 - 로버트 러들럼 (많은 작품이 소개된 작가인데 역시 이 작품이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33. 추운나라에서 온 스파이 - 죤 르 카레
34.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 - 아가사 크리스티

35. 유다의 창 - 카터 딕슨
36. 모르그가의 살인 - 에드거 알란 포우
37. 당신을 닮은 사람 - 로얄드 달
38. はなれわざ Tour de Force - 크리스티나 브랜드
39. 사라진 소녀 - 콜린 덱스터
40. 황금벌레 - 에드거 알란 포우
41. 813 - 모리스 르블랑

41. 사라진 남자 - B.프리맨틀
43. 빅 슬립 - 레이몬드 챈들러
44. 진리는 시간의 딸 - 죠세핀 테이

45. 바스커빌가의 개 - 코난 도일
46. 독 쵸콜릿 사건 - 안토니 버클리

46. 상복의 랑데뷰 - 코넬 울리치
48. 오른손 - 딕 프란시스
49. 스위트 홈 살인사건 - 크레이그 라이스
49. 도버 4 / 절단 - 죠이스 포터
51. 월장석 - 윌키 콜린스
52. 백만달러를 돌려줘! (한푼도 더도말고 덜도말고) - 제프리 아처
53. 재앙의 거리 - 엘러리 퀸

54. 위철리 가의 여인 - 로스 맥도널드
54. 그리스 관의 비밀 - 엘러리 퀸

56. 우편배달부는 벨을 두번 울린다 - 제임스 M 케인

56. 탈출항로 - 잭 히긴스 (어떤 작품인지 역시 잘 몰라서....)
58. 야수는 죽어야 한다 - 니콜라스 블레이크
59. 더욱더 위험한 게임 (가장 위대한 게임) - 개빈 라이얼
60. 죽어가는 자를 위한 기도 - 잭 히긴스
61. 흑거미클럽 - 아이작 아시모프
61. 시행착오 - 안토니 버클리 콕스

63. 휴먼 파이터 - 그레이엄 그린
64. 호그 연속살인 - 윌리엄 디 안드레아
64. 경관혐오 - 에드 멕베인

64. 도둑맞은 편지 - 에드거 알란 포우
67. 신데렐라의 함정 - 세바스티앙 자프리조

68. 레베카 - 다프네 뒤 모리에
68. 황제의 코담배 케이스 - 딕슨 카
70. 악마의 선택 - 프레드릭 포사이스
71. 타이타닉호를 인양하라 - 클라이브 커슬러
71. 디미트리오스의 관 - 에릭 앰블러

73. 大穴 Odds Against  - 딕 프란시스
74. 마천루의 몸값 - 리쳐드 제섭
74. 어둠 속의 목소리 - 이든 필포츠
74. 트렌트 최후의 사건 - E.C 벤틀리
77. 복수법정 - 헨리 덴커

78. 이별을 알리러 온 남자 - 브라이언 프리맨틀
79. 보이지 않는 그린 - 죤 슬라텍
80. 나바론의 요새 - 알리스테어 맥클린
81. A-10 탈환팀 출동하라 - S.L 톰슨
82. 주정뱅이 탐정가를 가다 - 커트 캐년
83. 사나이의 목 - 죠르쥬 시므농
84. 어센덴 - 서머셋 모옴

85. 바늘구멍 - 켄 폴레트
86. 9마일은 너무 멀다 - 해리 케멜먼

86. 빨강집의 수수께끼 - A.A 밀른

88. 유리열쇠 - 더쉴 해미트
89. 리리안과 악당들 - 토니 켄릭
90. 네덜란드 구두의 비밀 - 엘러리 퀸
90. 제제벨의 죽음 - 크리스티나 브랜드
92. 이와 손톱 - 빌 S 벨린져
93. 불타는 사나이 (크리시 1) - A.J 퀸넬
94. 피의 줄 - A.J 퀸넬 (크리시 시리즈가 아닐까요?)
94. 도중의 집 - 엘러리 퀸
94. 즐거운 장례식 - 에드먼드 크리스핀
97. 크로이든발 12시 30분 - F.W 크로포츠
97. 오뎃사 파일 - 프레드릭 포사이스
99. 제 1의 대죄 - 로렌스 샌더스

99. 酔いどれの誇り - 제임스 크램리

** 2006. 11.29 추가 : 읽은 것은 볼드체
** 2008. 04.21 추가 : 한 4편 정도 더 읽었네요.
** 2011.11.20 추가 : 이제 국내에 출간된 건 거의 다 읽은 것 같습니다.
** 2020.02.01 추가
** 2026.04.11 추가

2015/09/08

면세구역 - 이영수 (듀나) : 별점 2.5점

면세구역 - 6점 이영수(듀나) 지음/북스토리

얼마 전 소개해드린 알라딘의 "끝내주는 책"에서 소개되었던 책입니다. 읽지 않은 작품이 많았지만 그중 가장 눈길이 가기에 구해 읽었습니다. 방대하고 깊이 있는 리뷰로 존경해 마지않는 게렉터 블로그의 주인이시기도 한 SF 소설가 곽재식 님의 소갯글이 너무나 멋졌기 때문이지요. 제가 읽은 책은 2000년 출간된 책의 개정판입니다. 모두 15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고요. 듀나의 평론은 많이 읽어봤지만 소설은 처음이네요. "판타스틱"에서 단편을 하나 읽어본 적은 있습니다만.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이유는 드라마가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입니다. 등장인물들은 이야기 배경이 되는 설정이나 소재에 휩쓸리거나 적응할 뿐, 맞서 싸우거나 극복하려는 시도와 노력을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또 몇몇 작품은 재미는 있지만 단편으로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펜타곤 계획"이 대표적입니다. 작가 스스로 제시한 떡밥도 제대로 회수하지 못했고, 등장인물들의 행동도 설득력이 부족하더군요. 보다 상세하게 설정과 배경을 설명하려는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물론 아이디어와 발상 자체는 대단합니다. 10년도 더 전에 발표된 작품임에도 지금 읽어도 낡았다거나 뻔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별점은 2.5점입니다. 아이디어를 하나의 작품으로 풀어내는 힘이 부족한 점이 아쉽습니다. 작가적인 실력이 성숙해진 최신작을, 가능하면 장편으로 찾아 읽어볼 생각입니다. 추천작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작품별 간단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참고로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면세구역"

사고로 죽은 동생이 찍은 몇 장의 사진에는 서울임이 분명하지만 어디로도 들어갈 수 없는 골목이 찍혀 있었다. 그곳은 어디일까?

앞서 말한 ‘드라마가 거의 없다’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죽은 동생의 사진 속 비밀 공간을 찾아내려는 과정까지는 상당히 재미있고, 면세구역이라는 아이디어도 좋습니다. 그런데 찾아낸 다음에는? 그냥 그런 곳이 있더라.. 고 끝납니다. 이래서는 한 편의 이야기라고 보긴 어렵죠. 별점은 2점입니다.

"스핑크스 아래서"

인터넷으로 장난삼아 "스핑크스 아래서"라는 가상의 영화를 등록했는데, 실제로 그런 영화가 존재했다는 식으로 흘러가는 이야기입니다. 중간까지는 인터넷 루머가 어떻게 확대 재생산되는지에 대한 재미있는 은유로 보여 흥미롭습니다. 그러나 결말은 영화가 존재했는지 여부가 중요하지 않다는 식으로 짤막하게 끝나 버립니다. 올리비아 에번즈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궁금한데 설명이 턱없이 부족해 아쉬워요. 별점은 2점입니다.

"나비전쟁"

모든 사물의 인과관계를 꿰뚫고 조작할 수 있는 초능력자가 등장합니다. 이 단편집에서 드물게 주인공이 적극적인 투쟁을 벌이는 작품이지요. 바닥에 물을 뿌리는 것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식의 인과관계 조작 설정은 정말 뛰어납니다. 적도 많은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는 인물로 묘사되는데 "와치맨"의 오지맨디아스를 떠올리게 합니다.

딸에게 남긴 편지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설정에 비해 턱없이 짧다는게 좀 아쉽네요. 전설의 요약본 같은 느낌을 주거든요. 그래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사라지는 사람들"

사람들이 서로를 인식할 수 없게 된다는 내용인데, 주인공의 수동적인 태도와 ‘그래서 어쩌라고?’ 하는 결말 때문에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낡은 꿈의 잔해들"

누군가의 간절한 소망이 구체화되어 인격체가 되었다는 내용으로 일종의 도플갱어물입니다. 어떤 영화 예고편을 보고 떠올렸다는 창작 배경은 독특했고, 내가 허구이며 닮았다고 생각한 그 누군가가 진짜 나였다는 진상만큼은 괜찮습니다.

그러나 너무 직선적으로 드러내어 반전의 맛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단편의 한계일 수 있지만, 보다 깊이 있는 묘사로 결말의 충격을 극대화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오발행동"

무언가 지구로 다가오고, 그 영향으로 지구인들이 성적 흥분에 가까운 트랜스 상태에 빠져 신을 영접하기를 기다린다는 내용입니다.

예전 휴거 사태에서 모티브를 얻은 듯한데, 지구로 다가온 존재가 지구와 짝짓기를 원하는 정체불명의 거대 생물이었다는 결말이 흥미롭습니다. 주인공들이 부르던 노래가 흰긴수염고래의 구애가와 비슷했다는 설정도 좋고요.

다만 주인공이 수동적인 관찰자에 머무르는 점은 단점입니다. 특히 이 작품만큼은 다양한 인간군상을 3인칭 시점으로 바라봤다면 훨씬 좋았을 것 같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타인의 눈"

태어날 때부터 시각 장애를 가진 손녀가 시공간을 초월해 에드 버크먼이라는 남자와 연결되어 그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는 SF입니다.

가장 큰 아쉬움은 화자가 손녀의 할아버지라는 점입니다. 에드 버크먼에게 일어난 변화와 죽음까지의 과정이 이야기의 핵심인데, 이를 제3자가 전해 듣고 전달하는 방식은 몰입을 떨어뜨립니다. 에드 버크먼 시점으로 교차 편집했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입니다. 설정 역시 그다지 신선하지 않고요. 별점은 1.5점입니다.

"펜타곤 계획"

사고에서 살아남은 5명은 뇌사자의 몸으로 부활한 정보요원인데, 그 중 한 명인 구엔 투 레가 병원에서 탈출해 모두를 죽이려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초반에 5인의 설정을 풀어가는 전개와, 구엔 투 레의 의도를 추리하는 구성이 좋습니다. 특히 그들 모두가 한 사람의 기억을 보존하기 위해 5개의 뇌로 나뉘어 부활했다는 진상은 인상적입니다. 설정과 진상만으로도 압도적인 재미를 전해줍니다.

다만 이 훌륭한 설정을 살리기에는 작품이 너무 짧습니다. 원래 육체를 부활시킨 이유나 각 인물의 비밀 같은 떡밥이 회수되지 않은 점이 아쉽습니다. 그래도 워낙 재미있기에 별점은 3.5점입니다.

"기녀기담"

송나라 시대, 기술자 공수반이 모욕을 당한 뒤 기계 인간을 만든다는 이야기입니다.

중국이 배경이라는 점 외에는 특별할 것이 없습니다. 인간보다 우월한 기계가 나타났을 때의 이야기는 이미 아이작 아시모프를 비롯한 많은 작품에서 다루었기에 참신함도 부족하고요. 별점은 1.5점입니다.

"집행자"

호전적인 지성체가 사는 행성에 조난당한 지구 개척단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이 호전적인 이유가 설득력 있게 설정되어 있고, 이를 존속살인 사건과 연결하는 전개도 뛰어납니다. 우두머리의 아들을 누가 죽였는지 추리하는 과정도 흥미로웠습니다.

다만 생존을 위해 아들에게 존속살인을 저지르게 한다는 설정은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긴박한 위기가 없는데도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가 부족합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그 크고 검은 눈"

거대한 생명체가 분신들을 우주 각지로 보내 지식을 습득한다는 설정의 SF입니다.

화자인 페를리니의 과거 모험담으로서도 흥미롭고, 괴생명체에 대한 추리적 접근이 돋보입니다. 기형 생명체의 디테일한 묘사에서 작가의 상상력이 빛납니다.

그러나 과거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결말이 시시합니다. 주인공이 거대 생명체를 찾기 위해 장거리 우주 여행자를 찾는다는 결말은 예상 가능하고 긴장감이 없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비잔티움"

비잔티움 행성에 찾아간 상속녀와 후견인이 마주한 행성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로, 행성이 인공 생명체를 키우기 위한 인큐베이터였다는 설정은 빼어납니다. 

그러나 행성의 소유자 에오닌-드-레다가 예술품에 집착한 이유가 부족해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집착이 강했다면 별과 함께 파괴되는 길을 택했을 가능성도 있는데 이 부분이 설명되지 않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로렐라이"

전투정 비행사가 자신이 죽인 적에 대한 죄책감으로, 적의 노랫소리가 머릿속에 맴돈다는 내용입니다. 그는 이를 없애려 적의 우주선을 찾아가지만 진짜 위기에 휘말리게 되지요.

우주를 배경으로 한 심령 호러물이라 할 수 있는데, 분량이 짧고 반전도 없어서 별로 언급할게 없네요. 별점은 1.5점입니다.

"숲의 제단"

우주의 황제가 출생지인 별을 방문했다가 숲에 삼켜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숲을 숭배하는 무속신앙 같은 설정은 "미사고의 숲"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반전 없이 예상 가능한 결말로 마무리되어서 특기할 점이 없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아이들은 모두 떠난다"

"숲의 제단"과 비슷하게, 별에 방문한 이주민들이 별에 삼켜져 하나가 된다는 내용으로 너무 짧아 아쉽습니다.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설화를 변주하는 식으로 구성했더라면 더 드라마틱했을 것입니다. 이주민과 원주민의 이후에 대한 언급이 없어 떡밥 회수도 부족하고요. 별점은 1.5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