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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28

미사고의 숲 - 로버트 홀드스톡 / 김상훈 : 별점 2.5점

미사고의 숲 - 6점
로버트 홀드스톡 지음, 김상훈 옮김/열린책들


2차 세계 대전 후 군에서 제대하고 라이호프 숲 가장자리에 있는 잉글랜드의 옛집으로 돌아온 스티븐은 오랜만에 해후한 형 크리스찬의 기묘한 행동에 의구심을 느낀다. 오랜 기간에 걸쳐 강박적으로 라이호프 숲의 내부를 조사했던 박물학자인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그는 이 숲에 매료된 나머지 <숲>이 만들어 낸 소녀 귀네스의 환영을 찾아 헤매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크리스찬은 아버지처럼 숲속에서 행방을 감춘다. 홀로 남게 된 스티븐은 아버지가 남긴 일기를 읽고, <숲>에는 사람의 무의식적인 사고(思考)를 실체화하는 불가사의한 힘이 내재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신화는 인간의 무의식적 사고를 실체화한 것이 보여지는 것이라는 독특한 설정이 등장하는 전설적인 작품. Mythago는 신화(myth)와 심상(라틴어로 imago)의 합성어로 바로 이 실체화된 결과물을 의미합니다. 개인적으로는 美思考, 즉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본다는 한자어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좀 의외였어요.

여튼,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제서야 읽게되었네요.작품은 크게 아래의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제1부 미사고의 숲
  • 제2부 사냥꾼들
  • 제3부 숲의 심장

1부는 고향으로 돌아온 스티븐이 형 크리스찬을 통해 미사고에 대해 알게 되지만 형이 귀네스를 다시 데려오기 위해 숲으로 들어간 뒤 그를 잃게되는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2부는 귀네스가 실체화된 후 스티븐이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되나 돌아온 크리스찬이 이끄는 매의 전사들에게 습격당해 그녀를 빼앗긴다는 내용이고요.
3부는 귀네스를 되찾기 위해 해리 키튼과 함께 숲의 내부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단계별로 이야기가 점점 업그레이드되고 스케일이 커지는 구조인데 개인적으로는 2부까지가 딱 좋았습니다. 특히 2부에서 매의 전사들이 나타나고 그 우두머리가 나이를 한참 먹은 크리스찬이라는 것이 밝혀지는 반전이 괜찮더군요.
그러나 3부는 지나치게 신화화를 의식한 느낌이라 별로였어요. 특히 스티븐까지 신화의 일부가 되는 것으로 묘사할 필요는 없지 않았나 싶었거든요. 쫓고 쫓기는 추격전과 전투장면, 여러가지 마법과 기묘한 인물들이 실체화되어 등장하기 때문에 재미만 놓고 보면 가장 재미있기는 하나 단순한 모험물에 불과해서 새로움이나 깊이있는 무언가는 없었고요.

그리고 80년대 출간 당시라면 꽤나 새롭고 인상적이었을 수 있으나 지금 읽기에는 너무 낡은 듯 싶네요. 무의식 속 무언가를 실체화한다는 설정은 일본 만화 등에서 많이 본 것이기도 하죠. 개인적으로는 <파프리카>가 연상되었습니다. 신화냐 꿈이냐의 차이일 뿐 사람의 무의식을 실체화하고 그것에 외려 사람이 휘둘린다는 설정 자체는 동일하니까요.
아울러 결국은 연인을 구하기위한 모험담이자 사랑이야기였다는 것에서도 좀 실망스러웠어요. 언젠가는 돌아올 귀네스를 기다리는 스티븐이 그 자체로 전설이자 신화가 되었다는 케케묵은 결말은 <백발마녀전>과 뭐가 다른지도 잘 모르겠고요.

결론내리자면, 신화라는 것에 대한 깊이있는 통찰 및 시리즈로 이어질만한 재미와 설정이 없지는 않으나 주제에 비하면 내용은 딱히 특별한 것이 없는 판타지 모험담이었습니다. 시대가 너무 많이 흐른 탓이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시대를 뛰어넘는 작품은 아니었다는 뜻도 되겠죠.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시리즈 후속권이 국내 출간되지는 않았는데 출간되었더라도 더 읽을 생각은 없습니다.

덧 : 그래도 유명작품이니 만큼 인터넷 상에 정보는 많네요. 제가 본 것 중 가장 괜찮은 귀네스 이미지 한장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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