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B 박물관 사건목록 23 -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
24권까지 출간되었다는 말을 이전 리뷰에서 했는데 이제서야 23권을 읽게 되었네요. 확실히 요새는 읽는 속도가 떨어졌어요. 특히나 신간을 챙기기가 쉽지 않군요. 어쨌거나 이번 편에는 총 4편의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 네 번째 코테에
- 아시즈리 계란말이 가게
- Nobody
- 그라운드
이야기별로 간략하게 리뷰 남깁니다.
<네 번째 코테에>
신라가 지인의 부탁으로 환상의 코테에 (미장이 기술로 그린 회반죽 그림)를 찾기 위한 조사에 나선다는 내용.
환상의 코테에는 미장이 장인 쿄지로가 본인 최고 걸작이라 선언했던 것으로 그가 부호의 별장 벽 4면에 만들었으나 불타버려 사라져버렸다고 합니다. 게다가 조사하려는 사람에게 불행이 닥쳐 저주에 걸린다는 소문까지 있는 그런 물건이죠.
그런데 결국 신라가 밝혀낸 진상이 꽤 놀라우며 그럴듯합니다. 여성의 아름다움을 극한으로 추구한 쿄지로가 자신의 기술로도 여성의 아름다움을 표현하지 못하자 결국 여성 그 자체를 코테에로 만들었다는 것이거든요. 현대물 중 여성을 수집한다는 변태스러운 작품이야 여럿 있고 포우의 <검은 고양이>라던가 란포의 고전 변격물도 떠오를 정도로 흔한 설정이기는 하지만 이를 에도시대와 코테에로 변주했다는 것이 신선했고 작가가 평상시 보여주지 않던 스타일이라 더 의외성있게 다가왔던 것 같네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네번째 코테에의 파편이라는 증거도 적절히 제시되어 설득력을 높여주고요. 코바씨 습격 사건이라는 곁가지 사건이 줄거리에 잘 녹아들어 있다는 점, 욕심내지 않고 짧게 마무리한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 시리즈 최고의 장점 중 하나인 박물학적 지식과 추리의 결합이 오랫만에 절묘하게 이루어졌다는 것도 좋았어요. 이래야 CMB지!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4점. 간만에 본 상당한 완성도를 지닌 수작입니다.
<아시즈리 계란말이 가게>
계란말이를 사러 간 신라 일행이 주인이 부재 중인 가게 안에 우연히 들어간 뒤 난장판이 된 가게 상황을 놓고 이런저런 추리를 한다는 일상계.
유머러스하고 즐거운 소동극으로 남겨진 증거들에서 극단적인 상황만 예상하는 이웃 사람들의 추리가 웃음을 자아냅니다. 묘사도 아시즈리씨가 도둑과 격투를 벌이는 장면은 하이킥 연타, 아내와 부부싸움을 하는 장면은 프로레슬링으로 그려지고 있는 식으로 대놓고 개그스럽고요.
그러나 핵심 단서라 할 수 있는 "다.스.케.테"라는 글자가 작위적인 것은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드네요. 일종의 암호 트릭인데 (당연하겠지만) 일본어라 국내 독자가 즐기기에는 무리일 뿐더러 설정 자체가 억지스러웠거든요. 국내용으로 변주한다면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해 "도지마롤", "와인", "주스", "슈크림"을 사러가기 위한 앞글자만 적어놓은 장보기 메모가 "도-와-주-슈"가 된다는 식인데... 설득력있게 와 닿지는 못했습니다. 때문에 별점은 2.5점입니다.
<nobody>
밀매조직 소속으로 살인혐의로 체포된 3명의 용의자 중 진범이 누구인지를 밝힌다는 내용.
여러모로 평균 이하였어요. 일단 핵심 트릭이라 할 수 있는 부분에서 프로 청부업자들이 시신확인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설정. 오랫동안 피를 모아놓는다는 설정 모두 무리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피해자 카를로의 도주가 너무 쉽게 이루어지는 점도 설득력이 부족하고 억지로 "자바 코뿔소의 뿔"을 집어넣어 CMB스럽게 만드려는 꼼수를 부린 것도 영 마음에 들지 않네요. 고정 캐릭터인 쿠지라자키 경감이 신라에게 사건을 의뢰한다는 설정 역시 경찰이 왜 고교생에게 이런 것을 부탁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고요.
내용도 어설프기 짝이 없습니다. 시체가 없다면 기소할 수 없다는 것도 옛말이죠. 우리나라도 얼마전에 유명한 "시체없는 살인사건"이 남겨진 증거만으로 살인 혐의가 인정되어 유죄가 선고되기도 했으니까요. 일본의 판례는 좀 다를 수 있지만 누군가 죽었다는 것이 명백하다면 충분히 법원에서 살인혐의를 인정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별점은 1점. 점수를 줄만한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그라운드>
물바다가 된 학교 운동장에 얽힌 사연이 드러나는 일상계. 평균 이상의 재미를 보장하던 학교 무대 일상계입니다.
그런데 사건의 발단이 되는 운동장 사건은 야구부 감독이 21세기 출전권을 노린 꼼수라는 것이 비교적 초반에 밝혀지고 이후에는 신라 - 타츠키 컴비가 주축이 되어 벌이는 간단한 사기극이 전부입니다. 감독의 행동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 것도 문제네요. 엄연한 범죄행위에 당한 것을 제대로 항변하지 못하는 것은 이해불가였거든요. 이런 유치한 사기극에 걸려들 정도의 인물이니 그럴만도 한건가?
여튼, 추리적 요소는 없는 그냥 학원 드라마에요. 타츠키 아버지의 활약 정도만이 인상적일 뿐이네요. 시리즈의 팬이라면 즐길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별점은 2점입니다.
결론적으로 전체 평균 별점은 약 2.5점. 수작과 졸작이 섞여 있는데 그래도 전부 평작인 것 보다는 마음에 듭니다. 다음 권에도 최소한 한편의 수작이 있는 구성이었으면 합니다.
신라가 지인의 부탁으로 환상의 코테에 (미장이 기술로 그린 회반죽 그림)를 찾기 위한 조사에 나선다는 내용.
환상의 코테에는 미장이 장인 쿄지로가 본인 최고 걸작이라 선언했던 것으로 그가 부호의 별장 벽 4면에 만들었으나 불타버려 사라져버렸다고 합니다. 게다가 조사하려는 사람에게 불행이 닥쳐 저주에 걸린다는 소문까지 있는 그런 물건이죠.
그런데 결국 신라가 밝혀낸 진상이 꽤 놀라우며 그럴듯합니다. 여성의 아름다움을 극한으로 추구한 쿄지로가 자신의 기술로도 여성의 아름다움을 표현하지 못하자 결국 여성 그 자체를 코테에로 만들었다는 것이거든요. 현대물 중 여성을 수집한다는 변태스러운 작품이야 여럿 있고 포우의 <검은 고양이>라던가 란포의 고전 변격물도 떠오를 정도로 흔한 설정이기는 하지만 이를 에도시대와 코테에로 변주했다는 것이 신선했고 작가가 평상시 보여주지 않던 스타일이라 더 의외성있게 다가왔던 것 같네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네번째 코테에의 파편이라는 증거도 적절히 제시되어 설득력을 높여주고요. 코바씨 습격 사건이라는 곁가지 사건이 줄거리에 잘 녹아들어 있다는 점, 욕심내지 않고 짧게 마무리한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 시리즈 최고의 장점 중 하나인 박물학적 지식과 추리의 결합이 오랫만에 절묘하게 이루어졌다는 것도 좋았어요. 이래야 CMB지!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4점. 간만에 본 상당한 완성도를 지닌 수작입니다.
<아시즈리 계란말이 가게>
계란말이를 사러 간 신라 일행이 주인이 부재 중인 가게 안에 우연히 들어간 뒤 난장판이 된 가게 상황을 놓고 이런저런 추리를 한다는 일상계.
유머러스하고 즐거운 소동극으로 남겨진 증거들에서 극단적인 상황만 예상하는 이웃 사람들의 추리가 웃음을 자아냅니다. 묘사도 아시즈리씨가 도둑과 격투를 벌이는 장면은 하이킥 연타, 아내와 부부싸움을 하는 장면은 프로레슬링으로 그려지고 있는 식으로 대놓고 개그스럽고요.
그러나 핵심 단서라 할 수 있는 "다.스.케.테"라는 글자가 작위적인 것은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드네요. 일종의 암호 트릭인데 (당연하겠지만) 일본어라 국내 독자가 즐기기에는 무리일 뿐더러 설정 자체가 억지스러웠거든요. 국내용으로 변주한다면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해 "도지마롤", "와인", "주스", "슈크림"을 사러가기 위한 앞글자만 적어놓은 장보기 메모가 "도-와-주-슈"가 된다는 식인데... 설득력있게 와 닿지는 못했습니다. 때문에 별점은 2.5점입니다.
<nobody>
밀매조직 소속으로 살인혐의로 체포된 3명의 용의자 중 진범이 누구인지를 밝힌다는 내용.
여러모로 평균 이하였어요. 일단 핵심 트릭이라 할 수 있는 부분에서 프로 청부업자들이 시신확인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설정. 오랫동안 피를 모아놓는다는 설정 모두 무리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피해자 카를로의 도주가 너무 쉽게 이루어지는 점도 설득력이 부족하고 억지로 "자바 코뿔소의 뿔"을 집어넣어 CMB스럽게 만드려는 꼼수를 부린 것도 영 마음에 들지 않네요. 고정 캐릭터인 쿠지라자키 경감이 신라에게 사건을 의뢰한다는 설정 역시 경찰이 왜 고교생에게 이런 것을 부탁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고요.
내용도 어설프기 짝이 없습니다. 시체가 없다면 기소할 수 없다는 것도 옛말이죠. 우리나라도 얼마전에 유명한 "시체없는 살인사건"이 남겨진 증거만으로 살인 혐의가 인정되어 유죄가 선고되기도 했으니까요. 일본의 판례는 좀 다를 수 있지만 누군가 죽었다는 것이 명백하다면 충분히 법원에서 살인혐의를 인정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별점은 1점. 점수를 줄만한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그라운드>
물바다가 된 학교 운동장에 얽힌 사연이 드러나는 일상계. 평균 이상의 재미를 보장하던 학교 무대 일상계입니다.
그런데 사건의 발단이 되는 운동장 사건은 야구부 감독이 21세기 출전권을 노린 꼼수라는 것이 비교적 초반에 밝혀지고 이후에는 신라 - 타츠키 컴비가 주축이 되어 벌이는 간단한 사기극이 전부입니다. 감독의 행동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 것도 문제네요. 엄연한 범죄행위에 당한 것을 제대로 항변하지 못하는 것은 이해불가였거든요. 이런 유치한 사기극에 걸려들 정도의 인물이니 그럴만도 한건가?
여튼, 추리적 요소는 없는 그냥 학원 드라마에요. 타츠키 아버지의 활약 정도만이 인상적일 뿐이네요. 시리즈의 팬이라면 즐길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별점은 2점입니다.
결론적으로 전체 평균 별점은 약 2.5점. 수작과 졸작이 섞여 있는데 그래도 전부 평작인 것 보다는 마음에 듭니다. 다음 권에도 최소한 한편의 수작이 있는 구성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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