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10/05/25

유빅 - 필립 K 딕 / 한기찬 : 별점 3점

유빅 - 6점
필립 K. 딕 지음, 한기찬 옮김/문학수첩


초능력에 의한 사생활 침해를 막는 회사인 런사이터 어소시에이츠에서 달로 파견한 12명의 직원들과 회사의 대표 글렌 런사이터가 의문의 폭발 사고를 당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러나 폭발 사고 이후 모든 것이 불분명해진다...

필립 K 딕의 SF 소설. 정확하게 정의할 수 없는 신조어들과 설정이 난무하고 전개도 복잡하기 이를데 없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주인공 조지가 목숨을 걸고 음모의 실체를 파악하는 흥미진진한 스릴러로 탈바꿈하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은 작품입니다. 시간 역행에 대한 아이디어와 묘사도 대단했고요.

무엇보다도 지금 시각으로 보면 일종의 "가상현실"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동양철학적인 "장자의 꿈", 혹은 "매트릭스" 류의 설정과 반전이 녹아들어 있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쓰여진 시기를 생각한다면 굉장히 기발한 발상임에 분명하고 후대에 많은 영향을 끼친 느낌이 팍팍납니다. 1969년에 쓰여진 것이 믿기지 않는, 그야말로 필립 K 딕의 천재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작품이 아닐까 싶네요.

그러나 잘 달려주다가 갑작스러운 "유빅"이라는 만병통치약의 등장, 그리고 그 정체가 단지 "믿어라, 그럼 이루어질 것이다" 였다는 결말은 너무 쉽게 간게 아닌가 싶긴 했습니다. 뭐 필립 K 딕 작품은 대부분 마무리가 급작스러우니 그러려니 해야죠. 사실 이 작품의 문제는 내용이 아니라 알아먹기 힘든 번역과 당쵀 정체를 알 수 없는 표지 일러스트에요...

그래도 좋은 작품은 좋은 작품입니다.저는 작가의 대표작이라는 "높은 성의 사나이" 보다 훨씬 좋았어요. 더 대중적이고 더 화끈하거든요. 이런 천재의 시대를 앞서가는 작품은 발표 당시에 실시간으로 읽었어야 하는데 아쉬울 뿐이네요. 별점은 3점입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