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전편보다는 재미없었습니다. 아이언맨의 탄생과 정교하고 매력적이었던 악당 오버다이어 스테인으로 압축할 수 있는 1편에 비해 내용이 너무 많은 탓이죠. 죽어가는 토니 스타크 - 스타크 가문에 복수를 꿈꾸는 물리학자 이반 반코 - 토니 스타크의 경쟁업체 사장 저스틴 햄머의 군용 수트 개발 - 워머신의 탄생 - 쉴드와 어벤저스 등 여러개의 이야기가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거든요. 그러나 단 한가지도 깊게 파고들지 못해서 아쉬움을 많이 남깁니다.
특히 이반 반코는 단지 아버지가 미워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복수를 꿈꾸다는 식이기에 설득력이 너무 약할 뿐더러 캐릭터 표현도 진부하기 이를데 없어서 미키 루크라는 배우가 아까울 정도로 별볼일없는 배역이었어요. 1편의 오버다이어는 스타크 부자 2대에 걸쳐 2인자였기에 1인자를 꿈꾼다는, 역할과 과정 모두 설득력있는 악역이었는데 아쉬울 뿐이죠.
그나마 이반 반코가 처음 등장하는 몬테카를로 자동차 경주장에서의 액션은 어쨌건 화면에서의 존재감만으로도 간지가 줄줄 넘쳐 기대를 갖게 만들었는데 오히려 막판 클라이막스에서는 수트를 걸치게 함으로서 존재감을 약화시키는 최악의 선택을 하고 맙니다. 어차피 저스틴 햄머 자체가 토니 스타크에 비하면 10년정도 뒤떨어지는 기술력의 소유자로 묘사되기에 아이언맨이 햄머로이드를 다 쓸어버리는 것은 당연한 결말이었을터라 긴장감도 없지만 그나마의 볼거리였던 이반 반코와의 최후 대결이 밋밋한 것은 분명 감독의 큰 실수라 생각되네요. 덕분에 클라이막스는 액션과 결말 모두 실망스러웠어요.
초반부 - 이반 반코의 첫 등장 까지는 아주 괜찮았고 액션과 유머가 잘 조화된 전체적인 연출은 나쁘지 않았는데 욕심이 지나친 것이 아니었나 싶네요. 몇가지는 쳐 내서 이야기를 간략하게 했어야 하는데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이반 반코의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고 저스틴 햄머는 2편에서는 이반 반코의 조력자 수준으로만 표현하여 워머신 이야기와 함께 통째로 들어내는 것이 더욱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머리를 비우고 보는데에는 아무 문제없는 액션 블록버스터임에는 분명하죠. 액션장면도 기대만큼 화끈하고요. 배우들도 미키 루크를 제외하면 다 적역들이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능청스러운 백만장자 연기도 여전히 괜찮고 기네스 펠트로는 정말 아름답게 늙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스칼렛 요한슨의 애니메이션 캐릭터 같은 비현실적인 몸매는 영화를 즐기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 외의 마블 팬이라면 반가울 캡틴 아메리카 떡밥같은 요소들도 재미있었어요. 때문에 별점은 2.5점입니다.
3편에서는 좀 더 압축된 이야기와 함께 근사한 악당을 만들어서 깔끔한 재미를 전달해 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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