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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1

달님은 알고 있을지도 몰라 - 아사쿠라 세카이이치

 

달님은 알고있을지도 몰라 - 6점
아사쿠라 세카이이치 지음, 오주원 옮김/중앙books(중앙북스)

4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는 어른들을 위한 환상동화단편집. 심심하면서도 뭔가 여유로운 느낌이 가득한 환상적인 이야기들이 아사쿠라 세카이이치의 귀엽고 오묘한 그림과 결합되어 읽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줍니다. 블로그 이웃 "청정하수구" 님이 번역하신 작품이기도 하죠.

총 4편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작품별로 이야기해 보자면

<여사장의 나날>
대리운전 회사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 단편입니다. 바다속에서 잠수정 사고가 난 우미노씨를 구하기 위해 잠수정과 자동차를 우연하게 운전하게 된 후 대리운전 회사를 차리게 되었다는 여사장에 대한 상상력은 정말 압권이었어요. 부하 직원의 이야기도 좋았고요. 잔잔한 분위기와 더불어 그야말로 이게 아사쿠라 세카이이치다!라는 느낌 가득한 작품이라 시리즈로 계속되어도 참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별점은 3점입니다.

<터너씨, 고맙습니다>
영국에서 제작된지 40년이 지나서 운행되는 E.터너씨가 설계한 오토바이. 그 오토바이를 모는 청년의 드라이브에 대한 하룻밤 상상을 그린 작품. 상상과 현실의 갭을 느끼게 하는 현실적인 마무리가 작가의 다른 작품들과는 좀 다르네요. 하지만 여전한 여유로움과 더불어 단순한 환상으로 그치지 않고 현실 속으로 끌고 들어온 느낌이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별점은 4점입니다.

<yaongderful>
고양이 요괴의 대를 이은 저주와 그것을 막으려는 엑소시스트의 한판 승부!를 코믹하고 여유롭게 그린 난장판 코미디입니다. 설정과 캐릭터보다는 왁자지껄 소동이 이야기의 핵심이라 장르를 정의하기는 쉽지 않은데 <데보네어 드라이브>와 조금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너무 단칼에 끝내버리는 (여운이 남긴 하지만) 시니컬한 결말은 취향이 아니라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슬과 롯>
롯을 위해 할아버지가 개발한 슬롯머신 로봇 "슬"이 빠져있는 "7" 2개를 찾기 위하여 심볼군단과 싸워가며 모험을 한다는 역시나 난장판 코미디. 청정하수구님에 따르면 파칭코 잡지에 연재된 작품이라고 하는데 "파칭코 잡지? 그럼 슬롯머신의 영웅담을 그리면 되겠네? 예쁜 소녀를 보호하는 정의의 슬롯머신! 그를 노리는 심볼군단!" 뭐 이런 식으로 아이디어를 정리한 거 같아요. 한마디로 쉽게 쉽게 생각나는대로 그린 느낌이라는거죠.
이러한 대충 전개된 느낌에 더해서 에 비하면 엔딩이 시시하고 뜬금없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네요. 별점은 2점. 튀는 느낌도 강해서 차라리 이 작품을 빼고 더 작고 예쁘게 책을 만들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어쨌건 이렇게 해서 작품 평점은 3점입니다. 취향을 많이 탈만한 작가이고 작품인데, 이런 류의 환상동화 좋아하신다면 한번쯤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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