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보네어 드라이브 Debonair Drive 1 - 아사쿠라 세카이이치 글 그림/중앙books(중앙북스) |
치바에서 무허가 방문목욕 서비스를 운영하는 해파리 에치젠과 게이 모모야마는 의문의 미녀 마리와 함께 과거 인연이 있던 횡도파의 보스를 아내 쇼코의 부탁으로 츠가루에 있는 양로원으로 모셔가기 위한 긴 여행을 떠난다...
국내에는 아마 처음 소개되는 것 같은 아사쿠라 세카이이치의 판타지 로드코믹입니다. 작가에 대한 소개는 이시카와 쥰의 "만화의 시간"에서 접해 보았었는데 비록 다른 작품이지만 국내에 출간되어 굉장히 반갑더라고요. 책도 야무지고 이쁘게 잘 나왔고요.
위에 언급한 짤막한 줄거리 그대로 여정을 다룬 로드 코믹인데 (제목만 보아도 "멋지고 당당한 드라이브" 죠) 내용이 굉장히 독특합니다. 자칭 해파리라는 에치젠과 게이 모모야마 컴비는 물론 사나이 중의 사나이였지만 지금은 노망든 할아버지인 보스와 의문의 미녀 마리와 같은 등장인물도 굉장히 개성적이지만 그 외에도 이야기 전개 자체가 상식을 깨거든요.
독특함을 배제하더라도 에피소드별로 짤막하게 이어지는 로드코믹답게 여행하는 장소에서 일어나는 뜻밖의 사건들만 단편적으로 보아도 재미있고 전편에 걸쳐 의문의 미녀 마리와 그들을 쫓는 일당이 누군인지에 대한 수수께끼가 진행되기에 긴 호흡으로 보아도 지루하지 않는 등 기본 재미에도 비교적 충실합니다.
물론 일행의 여정이 어린아이의 상상력을 펼쳐놓은 동화같은 세계관으로 펼쳐지기에 좋게 보면 판타지라 할 수 있지만 나쁘게 보면 지나치게 무리수를 둔 유치한 개그로 읽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견 낙서같으면서도 정교한 구도와 묘사로 일정경지에 오른 듯한 그림이 좋은 쪽으로 상승작용을 불러 일으킨다는 점에서 작가의 내공을 느끼게 해 주더군요. 필명의 "세카이이치 (世界一)"가 허풍만은 아니었달까요?
워낙에 특이하기에 호불호는 분명히 갈릴 것이라 생각되는 작품이지만 저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모든 면에서 따뜻하고 여유로운 마음을 느끼게 하는 만화였어요. 별점은 3점입니다. 일상 속의 상식을 깨는 지극히 일본적인 현대의 동화같은 판타지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그런데 1권에서 마리의 정체와 수수께끼가 대부분 해결되기에 2권에서는 긴 호흡으로 즐길거리가 별로 없어보여서 2권을 계속 봐야할지는 약간 고민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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