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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9

윤광준의 생활명품 - 별점 3점

 

윤광준의 생활명품 - 6점
윤광준 글 사진/을유문화사

사진작가 윤광준씨가 자신이 구입해서 사용하는 제품 중심의 이른바 "생활명품" 60종을 사진과 함께 짤막한 글로 풀어낸 책입니다. <중앙선데이>라는 매체에 연재했다고 하는데 연재물 답게 호흡이 짧다는 것이 장점이기도 하죠. 사진작가다운 뛰어난 사진도 좋지만 이런 류의 책 답지 않게 상품 카탈로그 느낌보다는 연륜과 경험이 묻어나는 글도 맛깔났고요.

개인적으로는 이 책은 그동안의 저의 소비철학을 반성(?)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습니다. 사실 저는 얼리어답터나 된장남은 절대 될 수 없는 체질로, 뭔가를 구입하는데 있어 굉장히 주저하고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면 절대로 사지 않을 뿐 아니라 제품의 가격이나 디자인 보다는 이른바 "실속"을 찾는 소비자였거든요.
그런데 뭔가를 구입할때 확실한 철학이 있고 그 가치를 지불하는 것에 대해 합리적이라면 이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끔 만들어 주네요. 험한 산행을 앞두고 있는데 제품의 가치와 기능에 주목하여 가장 좋은 등산화를 구입한다던가, 강이 많은 나라에 트랙킹을 가기 때문에 방수기능이 확실한 독일제 배낭을 구입한다던가, 여행과 출장이 잦은 상황에서 커피를 마시기 위한 휴대용 주전자와 가볍게 한잔하기 위한 용도의 휴대용 술병같은 것은 모두 합리적이고 좋은 선택이니까요. 제품을 한번 구입해서 10년 넘게 쓰는 모습도 인상적이고 말이죠.
물론 등장하는 모든 제품이 그런 것은 아니고 자신의 취미를 극단적으로 즐기기 위한 상위 1% 스러운 제품도 등장하긴 합니다만 이런 것들은 윤광준씨의 나이와 사회적 지위를 볼 때 큰 흠을 잡기는 어렵겠죠.

저도 주말마다 가볍게 등산을 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데 제 발에 딱 맞고 가볍고 편한 등산화와 오랫동안 쓸 수 있는 적당한 사이즈의 보온병은 가격보다는 제품을 보다 생각하고 구매해야 겠습니다. 앞으로 저도 저만의, <hansang의 생활명품>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노력도 해야겠고 말이죠. 이런것도 어떻게 보면 연륜이고 경험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책 자체의 의미와 가치보다는 제 자신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었다는 점에서 별점은 3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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